"7%대 물가도 가능"…연속 빅스텝 놓고 의견 엇갈려

[빅스텝 시험대]②전년比 6.0%, 올해 연간 5.3%
유가 등 공급요인에 더해 수요 압력, 공공요금 인상까지
올해 연간 5%대 물가, 내년 연말이나 되어야 2%대 예상
7월 금통위 빅스텝 기대, 이후 통화긴축 속도에 더 관심
  • 등록 2022-07-04 오전 5:00:11

    수정 2022-07-04 오전 5:00:11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우리나라가 IMF 외환위기 이후 약 24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상황에 직면할 것이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월별 소비자 물가가 6%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일반 소비자의 기대인플레이션율(향후 1년의 예상 소비자물가 상승률)마저 4%에 바짝 다가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사상 첫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 단행이 사실상 굳어지는 분위기다.

사진=연합뉴스
6월 6%로 물가 상승 예상…상황에 따라 7%도 배제 못해

이데일리가 국내 증권사 애널리스트 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중간값)은 전년동월대비 6.0%로 집계됐다. 6%대 물가는 외환위기 당시인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만에 처음이다.

물가 수준도 높지만, 상승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점에서 시장의 우려가 크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2%대에 머물렀던 국내 물가 상승률은 올초 3%대로 오르더니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3월 4%대, 5월 5%대로 뛴 뒤, 한 달 만에 다시 6%대로 올라설 조짐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6.2%, 전월대비 0.7%를 예상한다”면서 “각종 원자재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면서 공산품 등으로 가격 상승이 확대된 데 더해 임대료 상승, 소비 확산 등에 따른 수요측 물가 압력의 가격 전이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연간 물가 전망치는 당초 4%대에서 5% 수준으로 올려잡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월 대비로도 꾸준히 0.6~0.7%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 정점이 올해 3분기 또는 연말까지로 늦춰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권희진 KB증권 연구원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등을 고려하면 7~8월이 고점이라고 생각하지만, 9월까지 물가 고점이 더 늦춰질 수 있다”면서 “전월 대비 0.7%씩 상승한다면 7%대도 가능하며 5.6% 수준으로 예상했던 연간 물가도 상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도 “전기·가스요금 인상이 하반기 물가상승률을 0.3~0.4%포인트 끌어올리고, 연간으로는 0.2%포인트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물가 상승기간이 길어져 물가 정점 시기가 연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예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원자재 가격의 하방 경직성이 강해지고 원화 약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되고 있어 연말께 6%대 물가 고점을 예상한다”고 밝혔다. 박성우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3%대 물가가 이어지다가 연말께 2%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7월 빅스텝 다음이 문제…연속 빅이냐 vs 베이비스텝 회귀냐

6월 물가가 6%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과 함께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시장에선 더 강해진 분위기다.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6% 물가가 예상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3.9%로 급등한 점 등을 고려해 한은이 7월 빅스텝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구 연구원은 “7월 빅스텝 전망을 포함해 올 연말 기준금리 상단을 3.0% 수준으로 높여잡았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하반기 물가 오름세가 지속하는 국면에서 한은이 연속 빅스텝에 나설지,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으로 회귀한 후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려 있다. 물가 정점 시기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연속 빅스텝에 나서자니 경기에 대한 ‘과잉 억제’(Over kill, 오버 킬)가 우려된다. 반면 연속 빅스텝을 통해 현재의 기대인플레이션을 꺾지 못한다면 향후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침체) 늪에 빠질 수 있다.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연속 빅스텝’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연속 빅스텝으로 금리를 급격하게 올릴 경우 이자 부담 증가로 소비 위축 등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206%를 넘었다. 1년 전보다 8%포인트 넘게 증가한 것으로, 지난 2년간 가계 부채는 가처분소득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중립금리 수준이 2.25~2.5% 정도로 연말 금리가 3% 이상 넘어간다면 경제에 유의미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면서 “올해 연말께 금리가 2.75%라고 가정해도 경제주체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커지고 수출도 4분기 마이너스로 떨어진다면 한은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먼저 잡는 것이 우선이란 주장도 맞선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리나라 가계부채 비율이 높긴 하지만 취약차주를 관리하면 시스템 리스크로 전환될 가능성은 낮다”면서 “약을 쓸 때 한 번에 세게 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경기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물가 대응을 위해 연말 금리를 3.5%까지 올릴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도 3.0%까진 올려둬야 환율의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수입을 막을 수 있다”면서 “‘오버 킬’을 걱정할 단계가 아니라 인플레이션을 먼저 잡아 향후 더 큰 침체로 가지 않게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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