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윤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예비치)이 소폭 증가세를 보이면서 역성장은 피했다. 하지만 낮은 세율 혜택으로 다국적 기업이 집결해 있는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마이너스’ 성장으로 볼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EU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는 31일(현지시간) 유로존의 지난해 4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영향으로 GDP가 0.1% 성장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치와 달리 소폭 성장세를 나타낸 것이다. 지난 3분기 GDP 성장률(0.3%)과 비교하면 증가폭은 줄어들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깜짝 증가세를 일종의 착시현상으로 봐야한다고 본다. 낮은 세율로 다국적 기업을 끌어들인 아일랜드 경기 지표를 제외하면 유로존의 GDP는 사실상 역성장한 것과 다름없다는 얘기다. 아일랜드는 4분기 GDP가 직전 분기보다 비교적 큰 폭인 3.5% 증가했다. 투자은행 ING의 베르트 콜레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성장률은 아일랜드가 포함되지 않았다면 0%로 떨어졌을 것”이라고 짚었다.
아일랜드를 제외하면 대부분 나라의 성장세는 크게 둔화됐다. 유럽 경제 1위인 독일은 4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0.2% 감소했고, 이탈리아도 0.1% 줄었다. 오스트리아(-0.7%), 스웨덴(-0.6%) 등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스페인, 프랑스가 각각 0.2%, 0.1% 증가했지만 소폭 증가세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