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증권가 꽃 애널리스트가 여의도를 떠나는 이유

'고노동 저페이' 구조 심화에 애널리스트 이탈 '러시'
비상장사 등 분석 업무 느는데 페이는 제자리
IB·VC·PE 업계로 증권가 인력들 속속 유입돼
고성장 산업군 유망 비상장사 발굴하며 커리어·연봉↑
  • 등록 2022-03-02 오전 11:00:00

    수정 2022-03-07 오전 7:01:45

[이데일리 김예린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홍세종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 이정기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 김지하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최근 1년간 증권가를 떠나 투자은행(IB)과 벤처캐피털(VC), 사모펀드운용(PE) 업계로 직장을 옮긴 대표적 인사들이다. 김두언 KB증권 애널리스트는 로보어드바이저 두물머리로,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다이어트 및 간편 건강식 전문 플랫폼을 운영하는 푸드나무로 옮기는 등 스타트업에 입사한 사례도 많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속속 여의도를 뜨고 있다. 과거에는 고액 연봉으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갈수록 분석대상 영역이 확대되고 업무 강도는 높아지는데 연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자 더 좋은 처우와 미래 가능성을 보장받을 수 있는 투자업계로 방향을 트는 분위기다.

증권가꽃이었던 애널리스트가 여의도를 떠나는 이유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협회 등록 금융투자분석사(애널리스트) 수는 2019년 1087년에서 2020년 1071명, 2021년 954명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올해 2월 23일 기준 1033명으로 소폭 늘었으나, 최근 3개월 이내 등록한 애널리스트가 50여 명에 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널리스트들의 VC, PE 업계 이탈이 잦은 이유는 업무 강도는 세지는데 연봉은 줄어드는 구조가 심화하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상장주만 분석하면 됐지만 동학개미운동으로 증시에 대거 유입된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애널리스트의 분석 범위도 넓어졌다. 해외 주식은 물론이고 국내 비상장기업, 디지털 자산 등이 대표적이다. 또 애널리스트의 기본 업무인 분석보고서 작성에서 더 나아가 유튜브 채널과 TV 방송 출연까지 당연히 해야 하는 업무로 자리 잡았다.

반면 증권사 내 주 수익원이 브로커리지(주식 위탁 매매)보다는 IB와 자산관리(WM) 쪽으로 무게 중심이 기울었다. 증권업계보다는 VC, PE 업계가 유동성이 풍부하고 투자사들이 ‘잭팟’을 여럿 터뜨리면서 애널리스트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인력이라는 시각이 확산했다. 맡은 업무는 많아졌는데 연봉이나 대우 측면에서는 그만큼 인정받지 못하자 애널리스트들이 더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받고 전문성도 높일 수 있는 투자업계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메타버스나 NFT, 콘텐츠, ICT, 바이오 등 고성장 산업군에 비상장사가 많은 것도 이유다. 증권사에서 상장사를 분석하기보단 VC·PE에서 유망한 회사를 발굴하는 것이 커리어를 쌓기가 더 좋다는 업계 전언이다. 한 전직 애널리스트는 “업무량은 느는데 연봉은 동결돼 실수익이 많지 않고, 애널리스트 조직은 성과급도 없다”며 “벤처투자업계 내 시장 분석 및 투자 인력 수요도 많아졌기에 인센티브도 많이 주고 미래 커리어도 쌓을 수 있는 투자업계로 많이 옮기는 추세”라고 전했다.

애널리스트들이 기관투자자(LP)와 접촉할 기회가 늘어난 것도 VC 업계로의 전향이 많아진 배경이다. 기존에는 모태펀드나 연기금·공제회 등이 전통적인 유한책임사원(LP) 역할을 해왔으나 벤처투자업계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증권사들도 신탁형 벤처펀드를 만들어 LP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었다. 신기술금융사업자 라이선스를 등록하고 직접 투자조합을 결성해 운용하며 벤처투자에 나서는 증권사들도 많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지난해 10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LP 문턱이 높아진 점도 증권사들의 벤처투자 활성화에 한몫했다. 개정법 시행으로 한은과 금융사, 연기금과 공제회 등 일반적인 LP를 제외한 일반 법인이 기관투자가 전용 사모펀드에 투자할 경우, 주권상장법인으로서 금융투자잔액이 1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LP 벽이 높아지자 상대적으로 증권사의 VC 참여가 더 활발해졌다는 것. 여러 루트로 펀드레이징 하는 과정에서 애널리스트들이 투자처를 발견하고 LP와 관계를 맺으며 VC 업계 진출 토대를 마련했다는 분석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VC업계 한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시장 규모가 확장되면서 인력이 부족해졌고, 증권사를 통한 신탁 벤처펀드들이 많이 만들어지면서 증권업계에서도 좋은 투자 건을 발견하고 LP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게 됐다”며 “투자업에 대한 기회와 가능성을 본 애널리스트들이 VC로 많이 넘어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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