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초청 경총 정책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추경호 부총리와 손경식 경총 회장을 포함해 이인용 삼성전자(005930) 사장 등 경총 회장단 30여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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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 완화에 대한 기업들의 주문이 이어졌다. 손경식 회장은 인사말에서 “경쟁국보다 불리한 법·제도나 기업활력을 저해하는 규제들을 조속하게 없애달라”며 “기업인들의 ‘기업하고자 하는 의지’를 키우는 데 힘써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동개혁과 세재 개편에 대한 이야기도 집중적으로 나왔다. 손 회장은 “기업들이 급속한 환경 변화에 더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노동 시장의 유연성도 높아져야 한다”며 “핵심 과제로 근로시간 유연성, 임금체계의 유연성과 함께 고용의 유연성도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계에서는 기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세재 개편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손 회장은 “기업 경영의 영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상속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선진국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며 “법인세 역시 기업들이 활력을 되찾고 해외시장으로 나가는 대규모 투자가 국내로 충분히 유입될 수 있도록 (인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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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의 애로사항을 청취한 추 부총리는 “기업의 발목 잡고 있는 것들을 떨어뜨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해치는 것이 아닌 이상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혁파하고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모두발언 후 비공개로 전환해 1시간께 이어진 간담회에서는 노동개혁에 대한 논의가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물가 속 임금 상승에 대한 노동계의 요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뿐 아니라 추 부총리는 최근 대기업과 정보통신(IT) 기업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임금 상승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그는 “최근 일부 IT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나타나면서 여타 산업·기업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 부총리는 “과도한 임금 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를 더욱 확대해 중소기업, 근로취약계층의 상대적 박탈감도 키운다”며 “이것은 결국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임금은 기본적으로 노사 간 자율적으로 결정할 부분”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경제계에서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주고 생산성 향상 범위 내 적정 수준으로 임금 인상이 됐으면 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