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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스닥은 어떻게 세계 2위 거래소가 됐나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지난 2021년 8월 미국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 중심 나스닥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1만5000선을 돌파했다. 지난 1971년 출범 후 50년 만이다. 2020년 6월 사상 최초로 1만선을 넘기며 ‘만스닥’ 시대를 연 지 1년2개월 만에 1만5000선 고지를 밟았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등 각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며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되고 있지만 만스닥 지위는 굳건하다. 지난 2021년 1월 1000포인트를 돌파하며 ‘천스닥’ 시대가 열린 지 1년 만에 신기루처럼 사라졌던 코스닥 시장과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그래픽=김일환 기자)◇적자기업에도 낮은 문턱…기술주 정체성 유지도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나스닥의 시가총액은 17조2000억달러로 전 세계 증권거래소 1위인 뉴욕증권거래소(22조1000억달러) 다음으로 시가총액 규모가 크다. 세계 2위 거래소인 만큼 나스닥 상장사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국 증시 전체에서 시총 1~4위 자리를 꿰차고 있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알파벳, 아마존닷컴은 모두 나스닥에 포진해있다. 동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는 미국 주식인 테슬라도 나스닥 기업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으로 옮겨오는 경우도 있다. 지난 1999년 정보기술(IT)업체 시스코시스템즈에 이어 2021년에는 캐나다 대마초 생산업체 헥소가 이전 상장했다. ‘한국의 나스닥’을 표방하고 있는 코스닥 시장에서 기업들이 코스피 시장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나스닥이 ‘기술주 명가’ 지위를 유지해오고 있는 것은 회사설립 초기 적자를 내는 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하는 등 시장 진입 문턱을 낮췄기 때문이다. 투자 위험이 따르지만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 투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기술주 시장이라는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해 온 것도 롱런 비결이다. 미국에서는 업종이나 사업 성격에 따라 기업들이 상장 시장을 선택하는데, 주로 기술주 기업들이 나스닥행을 택한다. 특히 애플, MS, 알파벳 등 글로벌 거대 IT 기업들이 성장 후에도 나스닥을 떠나지 않고, 터줏대감 역할을 하고 있다. 기술주 시장이라는 이미지가 공고히 유지되고, 이는 새로운 IT 기업을 유입하는 동력이기도 하다.혁신으로 무장한 벤처 중심의 시장이라는 점도 나스닥이 가진 경쟁력이다. 지난 1990년대 중반 인터넷 보급 확산으로 IT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증하는 이른바 ‘IT버블’ 시기에 한국의 코스닥 시장을 비롯해 일본의 자스닥(JASDAQ), 독일의 노이어마르크트(Neur Markt) 등이 만들어졌다. 나스닥을 모델로 한 주식시장이다. 하지만 노이어마르크트는 2000년대 초, 자스닥은 지난해 도교증권거래소 재편 과정에서 일부 소속 기업이 마더스 시장과 합쳐졌다. 이어 신흥·벤처기업이 참여하는 ‘그로스(Growth)’ 시장에 편입되며 사실상 사라졌다. 노이어마르크트의 경우 일부 상장사들의 회계부정에 따른 시장 신뢰도 훼손, 자스닥은 애매한 시장 포지션으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와 반대로 나스닥은 닷컴버블 이후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이 4차산업혁명 기술을 주도하며 끊임없이 진화한 덕에 견고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교육·금융시장·문화적 인프라 힘, 경쟁력 근원미국의 경제·사회·문화적 인프라도 나스닥의 경쟁력을 이끄는 동력이다. IT기업과 벤처기업의 요람인 실리콘밸리로 인재가 몰리는 기반과 교육의 힘, 역동적인 금융시장,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제도 등의 장점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경쟁력의 근원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성장주 주식시장 가운데 나스닥만 성공을 거둔 것은 미국 벤처·혁신기업이 IT 생태계를 주도하고 있음을 냉정하게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닥 시장이 장기간 성장이 정체된 것은 미국 이외 성장주 시장이 겪는 보편적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장 참여자 간 이익 비대칭, 경제 규모에 비해 상장사가 많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김 센터장은 “코스닥 기업 수는 1600여개, 나스닥은 3300여개지만 두 나라의 경제 규모는 10배 이상 차이가 난다”면서 “(상장사)시장 공급이 끊임없이 이어져 주가가 억눌리고, 제도권 증권사에서 100개 내외 기업만 분석이 이뤄지는 등 코스닥 기업 수가 한국 시장에서 소화할 수 있는 규모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관장 천녹, 최상급 녹용에 정관장의 품질력이 인기비결
-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KGC인삼공사가 최상급 녹용과 고품질 홍삼을 결합한 ‘정관장 천녹’ 제품을 다양화하고 있다.26일 KGC인삼공사에 따르면 정관장의 대표제품인 ‘정관장 천녹’은 뉴질랜드 청정 환경에서 자란 건강한 사슴의 뿔만을 엄선한 뒤 전통 원료를 배합해 만든 프리미엄 제품이다.인삼공사 관계자는 “정관장 천녹은 뉴질랜드 정부가 보증한 최상위 등급(SAT) 녹용만을 100%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뉴질랜드녹용은 그 품질에 따라 총 30개의 세부등급으로 구분한다. 이중 녹용의 두께, 분골의 길이, 전지 길이, 무게 등 까다로운 조건에 부합하는 최상위 등급을 SAT라고 부른다.회사측은 “녹용 관련 특허기술 8개를 보유한 정관장의 기술력과 철저한 원료관리 기준 8단계(직접계약, 생산관리, 안전성검증, 품질검증, 건조관리, 건조검증검수, 선별, 품질검사)가 더해져 정관장 천녹을 만든다”고 설명했다.특히 최근에는 환 형태뿐만 아니라 스틱형태 등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있다.녹용과 홍삼을 함유한 농축액 천녹정 뿐만 아니라 천녹정을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스틱 형태로 만든 ‘천녹정편’도 있다. 또 ‘천녹톤’은 녹용과 홍삼을 주원료로 숙지황, 구기자, 당귀 등을 더해 만든 액상 파우치 타입이며 ‘천녹강환’은 낱개포장으로 간편하게 씹어 먹는 환(丸)타입이다.여성을 위한 맞춤형 녹용 제품인 ‘천녹W’는 왕비의 건강을 위해 궁에서 올렸던 4가지 전통원료인 숙지황, 작약, 천궁, 당귀의 사물(四物)과 여성에게 특화된 원료인 연자육, 약쑥, 익모초, 솔싹 등을 더해 여성 고객을 위한 선택의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다.시니어 맞춤 녹용인 ‘천녹S’또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천녹 비스트롱’(BESTRONG)이라는 남성 맞춤 환 제형의 제품을 출시했다.(사진= KGC인삼공사)
- 치매인줄 알았더니 알고 보니 뇌전증?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60세 이상 뇌전증 환자가 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혼미한 의식, 자꾸 깜빡하는 등 치매 증상과 유사하다고 생각했다가 뇌전증 진단을 받는 사례가 늘며 관련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적절한 치료만 받아도 정상 생활이 가능한 만큼 빠른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뇌전증 환자는 14만4091명이다. 1년 전 14만2354명이었던 것이 1737명 늘었다. 연령별로 보면 △9세 이하 1만694명 △10대 1만8568명 △20대 2만5084명 △30대 1만9102명 △40대 1만9790명 △50대 2만690명 △60대 1만9289명 △70대 1만1954명 △80세 이상 6317명 등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하면 60대 이상이 1419명 늘 때 20대 이하는 608명 늘었고 30~50대는 전년보다 427명 줄었다. 과거 간질이라고도 불렸던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에 갑작스러운 이상 흥분 상태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전기적 현상이 그 주위 또는 전체 뇌로 미쳐 발작 증세가 반복되는 질환이다. 원인은 다양하다. 어린 시절의 뇌전증은 대개 선천적인 요인이나 출산 시에 발생하는 뇌손상, 중추신경계 감염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노인성 뇌전증은 뇌혈관질환이나 치매 등 퇴행성 뇌질환, 뇌종양 등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졌다. 노인성 뇌전증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뇌졸중으로, 전체 환자의 약 40~50%를 차지한다. 이어 뇌종양이나 두부외상 등의 다양한 뇌병변이 약 20%, 치매 등 퇴행성뇌질환이 약 10%를 차지한다. 원인을 모르는 경우는 약 20~30% 정도를 보인다.노인성 뇌전증의 특징은 몸을 심하게 떠는 경련 발작의 빈도는 적고, 비경련 발작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비경련 발작은 지속된 기억력 상실, 인지기능 저하, 혼미한 의식상태 등 치매와 비슷한 증상들이 주로 나타난다. 때문에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들도 쉽게 눈치채지 못해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흔하다.이병인 명지병원 신경과 교수는 “노인 뇌전증의 경우 다른 질환으로 오인하거나, 노화로 인한 기억력 저하로 간과할 수 있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멍하니 한 곳을 응시한다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한 행동, 혼미한 의식상태가 반복된다면 뇌전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문가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뇌전증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습득해 조기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뇌전증을 제대로 극복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한편 26일은 ‘퍼플데이(Purple Day)’로, 뇌전증에 대한 편견과 부정적인 사회인식 개선을 위해 제정됐다. 이날은 2008년 뇌전증을 앓던 캐나다 한 소녀가 뇌전증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뇌전증 환우들의 유대 강화를 위해 보라색 옷을 입자고 제안한 것에서 시작됐다.
- [전립선 방광 살리기]10년 넘은 난치성 방광질환도 치료 가능한가요?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이 병원 저 병원 다녀도 치료 효과가 미미해 몇 년 이상이나, 혹은 길게는 십 년 넘게 방광염을 앓아 온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꼭 묻는 말이 있다. ‘저처럼 난치성 방광염으로 고생한 사람도 정말 완치가 되나요?’ 이에 대답은 하나다 ‘방광염은 수술을 하지 않고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니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다.필자는 방광염을 단순히 세균의 감염 문제로만 보지 않는다. 방광과 관련된 내부 기관의 손상과 기능 저하, 신체 면역력 등 총제적인 문제로 보고 치료한다. 따라서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방광과 관련된 내부 기관의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회복하는 것이 난치성 방광질환 치료의 초점이다. 대표적으로 가장 치료가 까다로운 간질성방광염의 치료결과를 통해 이를 설명할 수 있다.간질성방광염의 양방적 치료는 행동요법, 약물치료, 방광 내 약물 주입요법, 수술 등 다양하다. 연구를 보면 통증에 대해 수압확장술로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은 몇 개월 남짓으로 알려진다. 다양한 임상 경과를 밟게 되지만 대부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것이 간질성방광염의 특징이다. 따라서 양방 치료 목표 또한 완치보다는 증상 개선이 우선이다.반면, 한방치료는 명확하게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하며, 실제 임상 논문과 환자 사례를 통해 유의미한 결과를 얻고 있다. 섬유화가 진행되는 방광 조직을 탄력 있는 정상 조직으로 회복시켜 증상을 없애는 것은 물론 재발을 방지하는 완치 개념의 치료다. 간질성방광염 환자에게 축뇨제통탕이라는 고유의 처방을 일정 기간 복용케 한 결과, 환자 모두가 치료 전에 비해 간질성방광염 증상지수(ICPI)가 10점 이상 줄었고, 환자의 40%는 20점 이상이나 증상 점수가 감소했다. 일상생활의 지장이 없을 정도로 회복된 셈이다. 증상이 좋아지는 정도는 치료 기간이 길고 환자의 나이가 젊을수록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치료하는 것과 치료를 빨리 시작하는 조기치료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축뇨제통탕은 각종 만성비뇨기 질환의 한방 치료 처방에서 널리 활용되는 육미지황탕을 기본으로 항생제 효과와 소변기능과 빈뇨 개선, 손상된 방광 조직을 회복하는 효능이 있는 20여 가지의 한약재를 가감한 처방이다. 복강의 면역을 담당하는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면역증강 효과도 있다. 필자는 이 같은 결과를 대한한방내과학회지에 간질성방광염에 대한 임상적 고찰이라는 논문으로 발표했다. 이렇게 오랜 기간의 연구와 치료사례를 바탕으로 환자 개개인의 상태와 특성을 고려하여 최적의 한약을 처방하고, 침, 약침치료 등의 보조 치료를 병행하여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난치성 중에서도 가장 난이도가 높은 방광질환인 간질성방광염을 단순히 증상개선이 아닌 완치 개념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의미 있는 임상 결과다. 이 같은 치료 원리는 만성방광염이나 과민성방광 등 다른 방광 질환의 치료에도 실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 신장암, 부분 절제술로 삶의 양과 질 모두 잡을 수 있어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신장(콩팥)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으로 우리 몸 양쪽 옆구리에 하나씩 있다. 크기는 12㎝ 정도로 강낭콩 모양, 무게는 성인 기준 200~250g이다.신장은 심장에서 보내진 혈액 속의 수분과 노폐물을 거르고 불필요한 수분(소변)을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나트륨, 칼륨, 칼슘, 인 등의 성분이 몸속에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항상성을 지키는 기능도 있다. 또 혈액의 산도를 조절해 신체를 약알칼리성(약 7.4㏗)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이외에 혈액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에리스로포이에틴을 생성하고 분비하며 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칼슘이 흡수되도록 돕는다. 때문에 신장이 나쁘면 비타민 D가 만들어지지 않아 뼈가 약해지고 빈혈이 생길 수 있다.신장암은 신장에 생긴 악성종양이다. 전체 신장종양의 약 85%를 차지한다.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내 신장암 환자는 6026명으로 남녀 비율은 2.2:1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60대(27.8%)가 가장 많고, 50대(24.0%) 70대(19.2%) 순이었다.신장암은 초기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통증을 동반한 빈뇨, 혈뇨, 등 또는 옆구리 통증, 복부 혹(종괴), 체중감소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위험인자는 흡연, 비만, 고혈압, 당뇨, 장기간의 투석, 유전적 요인 등이다.김정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신장암은 증상이 거의 없는 편으로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찾으면 이미 3기 이상으로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며 “다행히 질병 예방에 관심이 높아지고 초음파 검사 등 건강 검진의 일반화로 이제는 증상보다는 조기 검진을 통해 신장암을 의심하고 외래를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신장암은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가 잘 반응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초기에 수술하면 수술만으로 90% 이상 완치될 정도로 예후가 좋다. 신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암덩어리를 포함한 한쪽 신장을 완전히 들어내는 ‘전절제술’이다. 이전에는 보통 전절제술로 신장암을 치료해왔다. 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반대편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며 제거된 신장의 기능을 보완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남은 반대쪽 신기능 또한 과부하로 인해 점차 감소하게 된다. 김정준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통상 전절제를 시행한 환자의 20% 정도가 추후 투석 등의 신 대체 요법을 받게 되는데, 혈액 투석을 하는 환자의 경우 직장생활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 어렵다는 점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전절제술에서 신기능 감소 자체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는 신기능이 감소하면서 기대 수명 또한 줄어든다는 점이다. 만약 운이 좋아 투석을 피한다 해도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암이 재발하거나 혹은 다른 중증질환이 발생하게 될 경우 감소된 신기능으로 인해 여러 검사나 치료의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또 신기능이 감소된 환자에서 이차암이나 대사 증후군, 혈관 질환 등 잔여 수명과 연관이 깊은 중증질환의 발생률이 올라가는 것도 문제다.이를 보완하기 위해 고안된 수술법이 부분절제술이다. 90년대 국내에 처음으로 부분절제술이 도입된 이후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신장암 수술의 대략 70%가 부분절제술이다. 부분절제술의 경우 암 자체의 완치율은 전절제술과 유사하지만, 잔존 신기능 측면에서 전절제술보다 우위에 있기 때문에 예상 생존 기간 또한 증가할 수 있다. 통상 부분 절제술이 성공할 경우 신기능이 대략 10~20% 정도만 감소하기 때문에 향후 신부전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김정준 교수는 “최대한 광범위한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과거 종양학에서 생각해 왔던 암 수술의 원칙이었다면, 이제는 신체의 기능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수술을 시행해 삶의 양과 질을 모두 생각하게 된 것이 현대 종양학의 흐름이다”며 “이러한 흐름은 비교적 위험도가 낮은 갑상선암이나 유방암 등에서 시작돼 점차 악성도가 높은 암종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장암의 경우 전절제 후 단시간 내에 신부전으로 진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부분절제술이 소극적으로 적용돼 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 수술 기술이 발달하면서 부분절제술의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신장은 우리 몸에서 단위 면적당 혈액이 가장 많이 공급되는 장기다. 혈관에 문제가 생겨 혈액 공급이 안 되면 심장보다 빨리 손상을 입는다. 신장은 조금만 건드려도 피가 많이 난다. 수술을 위해서는 신장으로 가는 혈관을 박리해 혈액 흐름을 차단한 뒤 허혈 상태를 만든 후 종양을 절제하고 남은 신장을 재건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허혈 시간은 신장 부분절제를 하면서 신장의 혈액을 차단하는 물리적 시간으로, 허혈 시간이 길어지면 신기능이 잘 보존될 수 없고, 자칫 신기능을 영원히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허혈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관건으로 여겨져 왔다.고전적인 신장 부분절제술은 신장의 동맥, 혹은 정맥 전체를 막아 신장의 기능을 일시적으로 멈춘 뒤 시행하는 수술이다. 무허혈 부분절제술은 이러한 허혈이라는 과정 없이 신장 본연의 기능을 중단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법이다. 이 수술법은 환자의 신기능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는 이상적인 수술법으로 생각돼 오랜 기간 시도돼 왔지만, 실혈 등의 위험성과 기술적 한계로 임상에 적용되지 못했다. 또 신장 부분절제술 중에서도 가장 높은 난이도의 수술법으로, 비교적 최근 기술적으로 완성돼 미국과 이탈리아 등 로봇수술 기술이 발달한 일부 의료선진국을 중심으로 경험이 풍부한 의료진에 한해 선택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김정준 교수는 “신장암은 일반적으로 수술적 치료만으로 평균 완치율이 90%에 육박하고, 신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성공한다면 환자가 걱정할 후유증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며 “로봇 수술기의 장점을 이용하면 빠른 시간 내에 보다 완벽하게 종양을 제거할 수 있고 신기능 보존을 최대화함으로써 환자의 수술 이후 삶의 질 향상 등 많은 장점을 갖는다”고 말했다.신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금연,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 식단관리와 체중 조절 등이 권장된다. 또 진단이 늦어질 경우 위험성이 증가하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복부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
- [김정유의 웹툰파헤치기]한국형 아포칼립스물…네이버웹툰 ‘물 위의 우리’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네이버웹툰 ‘물 위의 우리’분명 한국형 포스트 아포칼립스물인데 극의 분위기는 때에 따라 180도 바뀐다.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을 보여주다가 돌연 냉혹하고 현실적인 어른들의 현실을 내보낸다. 각 캐릭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스토리는 온도차가 크다. 세계관의 참신함에 더해 스토리 전개의 특별함이 이 웹툰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네이버웹툰 ‘물 위의 우리’다.웹툰 ‘물 위의 우리’는 2020년 네이버웹툰 최강자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작품이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인데, 기존 비슷한 설정의 작품들과 다소 차이점을 보이는 건 ‘한국형’이라는 점이다. 극중 세계는 남산, 잠실, 북한산 등 한국의 주요 지역들이다. 현실세계의 명소들을 웹툰 속에선 각각의 대형 세력으로 묘사한다. 재밌는 포인트다. 세계관 설정은 이렇다. 알 수 없는 원인으로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한 지구. 세상이 물에 잠기면서 사람들은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된다. 살아갈 수 있는 땅은 점점 좁아지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식량과 자원들도 제한이 생겨 힘든 삶을 살아간다.주인공인 ‘호주’는 딸 ‘한별이’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자 20년 만에 자신의 고향인 양지로 돌아온다. 하지만 오랜만에 찾은 고향은 자신이 살던 시기와 너무 달라진 분위기와 수상한 행적들이 가득하다. 자신의 딸 한별이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고향의 비밀을 살피기 시작한다.‘물 위의 우리’는 크게 보면 딸 한별이와 아빠 호주의 시선으로 나뉜다. 한별이가 이끄는 스토리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들을 담은 일상물 같다. 하지만 아빠 호주가 이끄는 스토리는 어딘지 음산하면서 비밀스러운 느낌을 풍긴다. 이처럼 큰 2개의 메인 스토리가 서로 조금씩 얽히면서 흥미진진함을 더한다. 극의 고증도 상당하다. 부부인 뱁새 작가와 왈패 작가는 작품 구상 단계에서 직접 양지, 남산, 관악산 등 작품 내 주요 장소를 고도계 어플 설치 후 등산시 해수면이 어디까지 잠길지 체크하는 등 고증에 공을 들였다. 기상, 건축, 생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의 조언까지 받아 완성됐다고 한다. 다만 스토리 전개 상 다소 늘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아쉽다. 독자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는 포인트들이 많아 흥미로움을 더하지만, 그 궁금증을 해소하는데까지 시간이 꽤 걸린다. 작화는 순수한 한별의 모습을 너무 잘 표현해 나도 모르게 ‘아빠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바다에 잠긴 도시의 모습 등 전반적인 묘사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관의 특징을 잘 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