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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율주행 안 돼도 언젠가는'…테슬라, 연초 국내 인기 폭발
-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연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자율주행 ‘FSD’ 기능을 사용할 수 없더라도 아랑곳 없이 국내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규제가 풀리면 FSD를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른다는 기대감과 연초 테슬라가 대대적인 할인 정책을 펼친 것도 주효했다.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월 테슬라는 국내 시장에서 7868대를 판매하며 1위를 탈환했다. 전달에는 1966대로 BMW, 메르세데스-벤츠에 이은 3위였다. 2월 순위는 테슬라에 이어 BMW 6313대, 메르세데스-벤츠 5322대, 렉서스 1113대, 볼보 1095대로 5강을 형성했다.‘모델Y 프리미엄’이 5275대, ‘모델Y 프리미엄 롱 레인지’가 1740대 팔리며 모델별 베스트 셀링 1,2위에 올랐다. 이어 ‘모델3 프리미엄 롱 레인지’가 311대, ‘모델3 퍼포먼스’가 242대 판매되며 힘을 보탰다. 특히 모델3의 경우 국고, 지자체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 후반 가격으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지난달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남부 연방지법이 테슬라 주행보조 시스템 ‘오토파일럿’ 관련 사망사고에 따라 테슬라에 2억4300만달러(약 3500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지만 국내 인기는 뜨겁다.지난해 테슬라 FSD 감독형 서비스가 국내에 풀리면서 자율주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나 국내에 수입되는 물량 대부분은 중국 상하이 테슬라 공장에서 수입되는 모델로 자율주행을 이용할 수 없다.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에서 승인을 받은 차량은 국내에서 운행할 수 있는데, 현재 국내에서 달리는 일부 FSD 차량은 미국산이다. 같은 모델이라도 중국산은 국내에서 자율주행을 운행할 수 없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테슬라 차량 5만9916대 가운데 FSD를 적용할 수 있는 미국산 차량은 모델S, Y 등 719대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테슬라 측은 모델3·Y의 감독형 FSD 적용 계획 등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국토교통부도 “최근 운전자의 방향지시등 수동작동 없이도 차로 변경을 지원하는 국제기준이 2025년 9월 발효돼 국내기준 도입을 위한 제도연구 등을 준비 중”이라는 입장이지만 FSD 도입 시기에 대해 입장은 없다.그럼에도 테슬라 차주들의 기대는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테슬라 차주들의 매매대금 반환 청구 소송 재판에서 소비자 측은 “테슬라가 FSD를 이용할 수 있도록 홍보했지만 여태 옵션 작동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정부 규제 탓에 FSD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자율주행차도 머지 않아 달리게 될 텐데 중국산 테슬라 차량의 FSD 이용 제한을 언제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며 “최근 가격 인하 정책과 맞물려 테슬라의 국내 인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네이버, 피지컬 AI 투자 확대...로봇 스타트업 2곳 신규 투자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네이버(NAVER(035420)) D2SF가 산업 현장의 자동화 수요를 겨냥한 피지컬 AI 스타트업 2곳에 신규 투자했다. 북미 호텔 하우스키핑 업무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 중인 ‘카멜레온’과 물류 현장의 고강도 작업 자동화에 나선 ‘애니웨어 로보틱스’가 대상이다. 네이버 D2SF는 두 회사가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피지컬 AI의 사업성과 제품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팀이라고 판단했다.네이버 D2SF는 10일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에 신규 투자했다고 밝혔다. 두 스타트업은 모두 자동화 수요가 높지만 기존 솔루션으로는 대응이 쉽지 않았던 현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네이버 D2SF는 앞으로도 인지, 연산, 제어 등 피지컬 AI 전 영역에 걸쳐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카멜레온은 북미 호텔 하우스키핑 업무에 특화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북미 호텔업계는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자동화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지만, 하우스키핑 업무는 작업이 복잡하고 품질 기준이 높아 상용화된 로봇 솔루션이 많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배달이나 컨시어지 분야를 중심으로 로봇 도입이 확산돼 왔지만, 청소와 객실 정비 같은 업무는 자동화 진입 장벽이 높았다는 설명이다.카멜레온은 화장실 청소를 포함한 하우스키핑 전반을 수행할 수 있는 휴머노이드 형태의 로봇을 설계했다. 네트워크 환경이나 호텔 인프라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현장에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사는 현재 미국과 중국에서 잠재 고객을 확보했으며, 올해 2분기 중 화장실 청소에 특화한 시제품을 개발해 현장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후 적용 업무를 하우스키핑 전반으로 넓혀간다는 구상이다.2024년 창업한 카멜레온은 이번 네이버 D2SF 투자를 첫 외부 투자 유치로 확보했다. 창업진은 테슬라, 애플, 메타, 베어로보틱스 등에서 컴퓨터 비전, 로봇 제어, 텔레오퍼레이션 분야 경험을 쌓은 인력들로 구성됐다.애니웨어 로보틱스는 물류 현장의 고강도 작업을 자동화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트럭 하역, 팔레트 적재, 패키지 이동 같은 물류 작업은 강도가 높고 부상 위험도 커 자동화 필요성이 크지만, 작업 환경과 방식의 변동성이 커 실제 현장에서 성과를 내는 로봇 솔루션은 많지 않았다.이 회사는 실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로봇을 훈련해 작업 속도와 적용 범위를 최적화했고, 이를 통해 고강도 작업을 대체할 수 있는 성능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단일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를 설계한 것도 특징이다. 확장성과 범용성을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읽힌다.애니웨어 로보틱스는 글로벌 로봇 기업 파낙과 물류 기업 새들 크릭 등과 협업하며 현장 경쟁력을 검증해 왔다. 2023년 설립된 이 회사의 창업진은 기계공학과 모방학습 분야 전문성을 바탕으로 파낙, 보스턴 다이내믹스, 아마존 로보틱스 등에서 로봇 상용화와 현장 운영 경험을 쌓았다.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카멜레온과 애니웨어 로보틱스는 자동화 수요가 높은 현장에 집중하는 로봇 스타트업으로, 실제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며 피지컬 AI의 가치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스타트업 특유의 민첩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공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해 각 산업에서 경쟁우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네이버 D2SF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피지컬 AI 전반에 대한 투자 전략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네이버 D2SF가 투자한 클로봇은 로봇 소프트웨어 기업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했고, 최근 투자한 써머 로보틱스는 제조 현장의 고속 공정을 겨냥한 비전 센서를 개발하고 있다. 단순 소프트웨어를 넘어 실제 기계와 산업 현장을 움직이는 피지컬 AI 영역이 차세대 투자처로 부상하는 가운데, 네이버 D2SF도 관련 포트폴리오 확대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로봇 스타트업 ‘카멜레온’, 프리시드 투자 유치[마켓인]
- [이데일리 마켓in 송승현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호텔 청소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카멜레온(Khameleon)'이 프리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라운드에는 한국의 베이스벤처스, 네이버D2SF, 매쉬업벤처스, 더벤처스, 슈미트와 미국, 영국의 기관 투자자들이 참여했다.카멜레온은 호텔 청소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단순히 특정 동작 하나를 자동화하는 수준을 넘어 호텔 객실을 사람처럼 돌아다니며 표준화된 청소 절차를 수행한다. 기존 호텔의 운영 방식이나 구조를 변경할 필요가 없어 시스템 도입에 따른 현장 부담이 적고, 투숙객에게 객관적인 청결도를 제공해 고객 만족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카멜레온은 최근 청소 환경에 특화된 다관절 로봇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 기술력을 인정받아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팁스(TIPS) 글로벌 트랙에 선정됐다. 이번 팁스 선정은 매쉬업벤처스 추천으로 진행됐으며, 최대 12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는다. 카멜레온 팀은 실리콘밸리 빅테크 출신의 석·박사급 엔지니어들로 구성됐다. 이동훈 대표는 서울대 박사 학위 취득 후 테슬라(Tesla) 자율주행 및 휴머노이드 프로젝트와 애플(Apple) 3D 스캐닝 기술 개발을 담당했던 전문가다. 여기에 메타(Meta), 베어로보틱스(Bear Robotics) 출신의 CTO(최고기술책임자), CRO(최고로봇책임자)를 영입해 로봇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전반에 걸친 기술적 시너지를 극대화했다.현재 카멜레온은 미국 실리콘밸리를 본사로 두고 한국 법인을 통해 글로벌 개발 및 운영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 이후 첫 번째 로봇을 실제 서비스 가능한 수준으로 완성하고, 호텔 고객사 현장에서의 안정성 검증(PoC)에 주력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 법인을 중심으로 우수한 엔지니어 채용을 확대하며 국내외 호텔 관계자들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넓혀나갈 예정이다.카멜레온 이동훈 대표는 "사람이 하기 힘들고 반복적인 작업을 로봇이 대신 맡아, 현장 인력이 더 가치 있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호텔을 시작으로 동일한 구조의 반복 작업이 존재하는 사무실, 병원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이번 투자를 담당한 매쉬업벤처스 박은우 파트너는 "카멜레온은 글로벌 빅테크에서 AI 모델, 컴퓨터 비전, 하드웨어를 두루 경험한 독보적인 역량의 팀"이라며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글로벌 호텔 시장에서 이들의 현실적인 자동화 접근 방식과 기술력이 강력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루센트블록 7전8기 “혁신 포기 안해…조각투자 거래소 재도전”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결론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심플하고 명확했다. 그리고 한 치의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았다.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지난 4일 이데일리와 만나 “한 번의 탈락으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며 “부족한 점을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할 것”이라고 선명하게 말했다. 이는 금융당국에 조각투자 장외거래소(수익증권 장외거래중개업) 인가를 재신청하고, 유통 인가를 목표로 뛰겠다는 출사표다. 허 대표는 “미국의 스페이스X도 3번의 참담한 실패 끝에 성공을 이뤄냈고, 대한민국 금융을 뒤바꾼 토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초기에는 고배를 마셨다”며 “위대한 혁신 기업들조차 숱한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한다. 우리도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흔들림 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향후 계획에 대해 결론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재도전(유통인가 신청)을 명확하게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정례회의 의결을 통해 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사업자 예비인가 대상으로 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과 한국거래소 컨소시엄(KDX)을 선정했다. 함께 예비인가를 신청했던 루센트블록은 탈락했다. 탈락 이후 시장에서는 루센트블록이 자산을 정리하고 폐업하거나 조각투자 유통 사업을 포기하기 발행 사업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루센트블록의 선택을 달랐다. 루센트블록은 7전 8기 각오로 ‘유통 인가’ 재도전을 택했다. 이달 중에 발행 인가를 신청해 사업 공백을 막고, 예비인가 심사 과정에서 지적받은 미흡했던 부분을 모두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하겠다는 것이다. 허 대표는 “발행 인가 신청은 발행 사업을 하겠다는 게 아니다”며 “무인가 사업이 돼 고객에 피해를 주는 것을 막으면서 시간을 확보해 유통 인가를 철저히 준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무모한 도전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선택이지만 허 대표는 “당국과도 소통하고 치열하게 고민한 뒤 내릴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황을 나이브하게 순진하게 보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사활을 걸고 루센트블록이 추진했던 플랜A(유통 인가)에 재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이 아닌가’하는 의문에도 “탈락 한 번이 우리의 오랜 비전과 혁신을 꺾을 순 없다”고 선을 그었다. 오히려 허 대표는 예측할 수 없는 미래 불확실성보다 루센트블록이 탈락한 예측할 수 없던 불확실성을 먼저 볼 것을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까지 나섰지만, 사실상 토큰증권발행(STO) 1호 기업으로 정부의 규제샌드박스를 믿고 혁신을 먼저 시도한 스타트업이 시장에서 오히려 퇴출될 위기에 처해서다. 허 대표는 “열매(조각투자 장외거래소 제도화)가 맺혔는데 그 땅을 수년간 일궈온 원주민(루센트블록)이 오히려 쫓겨나는 예측 못했던 상황을 우선 살펴봐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그렇다고 루센트블록이 현실 탓만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허 대표는 “당국이나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우려사항 하나까지도 선제적이고 완벽하게 해소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며 △인재 영입을 통한 기술력·운영 역량 강화 △내부통제 기준 재정비를 예고했다. 특히 그는 허 대표의 ‘과반 대주주 지분’ 이슈 관련해서도 “우려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배구조를 즉각 변경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50만명의 고객 확보, 7년여간 고객과의 거래(B2C) 경험 등을 통해 경쟁력을 보일 것임을 예고했다. 허 대표는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에 대해 “루센트블록이 여기까지 온 것은 루센트블록이 잘 나서가 아니라 관심 가져주신 많은 감사한 분들 덕분”이라며 “큰 어려움에도 묵묵히 걸어오면서 포기할 줄 모르는 훌륭한 벤처 동료들을 본받아 우리 몫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사업을 하다 보면 족보가 없다며 무시당할 때도,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고 괴로울 때도 분명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여러분이 믿는 그 혁신의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허 대표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약 100분간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다.-금융위가 지난달 13일 수익증권 장외거래소 예비인가를 의결했다. 발표 이후 어떻게 지냈나? △정말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현실을 직시하자면, 7년간 구성원들이 피땀 흘려 노력했음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인가 경쟁에서 고배를 마셨다. 여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총론적으로는 대표인 제 부족함 탓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척 무거웠다. 구정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연락을 주시고 시간을 내어주셔서 뵙고 조언을 구했다. “그동안 할 만큼 했으니까 이제는 회사를 폐업하면 어떻겠냐”, “이러다가 사람이 진짜 죽을까봐 걱정된다”, “포기하고 폐업해도 뭐라고 안 할 테니 죽지 말라”는 염려의 말씀도 많았다. 감사한 분들이 많다.허세영 대표는 "758개에 달하는 규제샌드박스 참여 기업 중 대기업에 인수되거나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지난 7년간 본래의 사업 모델을 지키며 생존해 온 사실상 유일한 스타트업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정례회의에서 1월7일 증권선물위원회 심의 결과대로 루센트블록 탈락을 결정했다.(자료=루센트블록,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여러 조언을 듣고 내린 결론은?△치열하게 고민한 뒤 내린 결론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탈락’이라는 두글자가 루센트블록의 비전을 꺾거나 정의할 수는 없다. 저희를 믿어주신 50만 고객분들, 헌신해 준 구성원들, 그리고 지지해 주신 주주분들을 위해서라도 멈출 수 없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이 온전히 작동했을 때 사회에 줄 수 있는 혁신적 가치를 믿기에 포기할 수 없다.미국의 스페이스X도 3번의 참담한 실패 끝에 성공을 이뤄냈고, 대한민국 금융을 뒤바꾼 토스 역시 인터넷전문은행 도전 초기에는 고배를 마셨다. 위대한 혁신 기업들조차 숱한 실패를 거듭하며 성장한다. 저희 역시 이 한 번의 탈락으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지고 흔들림 없이 도전해 나갈 것이다.-유통 인가를 다시 신청하겠다는 것인가?△그렇다. 우선 이달 중에 발행인가를 낼 것이다. 이후 부족한 점을 보완해 유통 인가를 재신청할 것이다. 그리고 추가 유통 인가가 나오길 기다릴 것이다. 이같은 내용은 금융위와도 이미 소통을 한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최우선 과제는 변함없이 50만 고객분들과 주주, 구성원들을 안전하게 지켜내는 것이다. 이를 위해 작년과 마찬가지로 당사의 서비스가 인가 공백으로 인한 ‘무인가 사업’이 되는 것을 막고자 발행 인가를 우선 신청할 계획이다. 발행 인가 신청을 하면 신청 시간 동안에 샌드박스가 자동 연장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발행 인가 신청 이후 결론이 나올 때까지 6개월 이상 시일이 걸린다. 발행 인가를 신청한다는 것이 루센트블록이 유통 인가를 포기한다는 뜻이 결코 아니다. 현재 상황에서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서비스의 연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가장 책임감 있는 현실적 조치다. 당국이 발행 인가를 내줄지 모르지만, 루센트블록 입장에서 발행 인가를 받을 생각은 없다. 발행 인가 신청은 무인가 사업이 되는 것을 막으면서 시간을 벌고 유통 인가를 준비하는 취지다. 이 과정에서 고객분들께 단 한 치의 피해나 불편함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과 의지에 대해서는 금융당국과도 사전에 충분히 소통을 마쳤다. “모두에게 소유의 기회를” 드린다는 루센트블록의 비전은 우회로를 거칠지언정 결코 멈추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금융위원회가 공개한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 심사결과에 따르면 루센트블록은 자기자본 등에서 3등을 했다. 이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샌드박스 형태로 새로운 신산업 만들었는데 나중에 자금력, 지배력 조건 등의 허들을 만들어 사업을 못하게 한다면 혁신을 가로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작년에도 발행 인가 신청했다가 철회하고 유통 인가를 신청했는데, 이와 동일한 절차로 이번에도 진행하겠다는 것인가? △그렇다. 이는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 제도의 구조적인 타임라인 때문이다. 샌드박스는 기본 2년에 2년을 연장해 총 4년의 기간이 주어진다. 이 기간 내에 서비스의 편익과 시장성이 검증되면 법제화가 진행된다. 작년 당시는 법제화가 진행 중이었으나, 루센트블록의 샌드박스 만료 시점 역시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이었다. 자칫하면 ‘무인가 사업’으로 전락해 고객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었다.제도화의 시차와 금융당국의 권고도 있었다. 당시 법 제도화는 ‘발행’ 부문이 먼저 이뤄졌고, ‘유통’ 부문은 그다음이었다. 즉, 유통이 완벽히 제도화되기 전에 루센트블록의 사업 만료 기간이 도래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법률상 인가 신청을 접수한 상태에서는 심사 기간 동안 규제샌드박스 사업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간주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절차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우선 먼저 제도화된 ‘발행 인가’를 임시로 신청해 두라고 권고했다.이에 루센트블록은 우선 당국의 권고대로 우선 발행 인가를 신청해 사업 연속성을 확보했다. 이후 유통 인가 가이드라인이 나왔을 때 기존 발행 인가를 철회하고 본래 목적인 유통 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며 정해진 적법한 절차를 그대로 따른 결과다. 이번에도 위와 같은 절차로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유통 추가 인가가 가능할까? 꼭 유통 인가를 고집할 게 아니라 나중에 상장(IPO) 절차처럼 증권사와 협업하는 구조로 가면 되지 않나?△인가받은 조각투자 유통 채널이 아닌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유통을 할 수는 없는 구조다. 저희는 앞으로 조각투자 유통 추가 인가가 열려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에 토스도 처음에는 인터넷뱅크에 탈락했지만 나중에는 승인을 받았다. 루센트블록도 유통 추가 인가를 받을 수 있도록 사활을 걸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한다. -유통 추가 인가가 정말 가능할까? 과거에도 규제 샌드박스 받은 회사들이 폐업을 많이 했는데, 플랜 B·C를 마련하지 않고 상황을 나이브하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이브하게 안이하게 생각한 적 없다. 사활을 걸고 플랜A에 재도전해 보겠다는 것이다. 사실 다른 부처의 규제 샌드박스와 달리 금융위 샌드박스는 애초에 플랜 B·C를 만들 수 없는 구조다. 애초 본사업을 계속하지 않으면 불법이 된다. 따라서 다른 사업을 구상해놓는 플랜 B·C는 애초에 옵션에 들어갈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그리고 과거 규제 샌드박스 사례와 루센트블록 사례의 차이점이 있다. 과거에 규제 샌드박스 관련 제도화가 안 돼 무너지는 사업들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샌드박스 케이스 중에 제도화가 되는 케이스는 진짜 극소수다. 하지만 루센트블록이 도전하는 유통 인가는 조각투자 장외거래소로 제도화가 된 것이다. 이는 루센트블록이 진출한 시장에서 열매가 맺힌 것이다. 그런데 그동안 농사를 지은 땅에서 열매가 맺혔는데 이렇게 쫓겨나게 될 것이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원주민이 원래 살던 땅에서 쫓겨나 산속에서 화전민처럼 살아가게 될 줄 몰랐다. 사실 이런 상황까지 미리 예측하기는 힘들었다.이재명 대통령은 1월20일 국무회의에서 조각투자 허가 문제는 어떻게 됐어요라고 질문한 뒤 인허가 절차에 대해서는 의심도 많고 걱정도 많기 때문에 최대한 투명하게, 공정하게, 떨어지는 사람은 무조건 억울하다고 생각하니까 최대한 납득할 수 있게 잘 설명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 합리적 기준에 따라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KTV)-탈락 원인을 분석한 결과, 구체적으로 무엇을 보완할 것인가?△이번 인가 심사 과정을 거치며 보완이 필요하다고 느낀 부분들이 많았다. 향후 시장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압도적인 1등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시스템과 조직 양면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해야 한다.현재도 훌륭한 인재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더 압도적인 기술력과 운영 역량을 갖추기 위해 훌륭한 동료들을 더 많이 모실 계획이다. 또한 금융소비자 보호와 시스템의 무결성을 위해 내부통제 기준과 규정들을 기존보다 훨씬 더 세밀하고 엄격하게 재정비하겠다. 당국이나 시장에서 가질 수 있는 작은 우려사항 하나까지도 선제적이고 완벽하게 해소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겠다. -‘대주주 지분 이슈’가 걸림돌로 작용해 탈락 원인 중 하나였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지분 이슈는 어떻게 보완할 것인가?△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확히 바로잡아야 할 오해들이 있다. 크게 세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다.첫째, 개인투자조합의 성격이다. 루센트블록의 2대 주주인 개인투자조합은 중소벤처기업부가 공인한 공식 투자 기구다. 허세영 개인 지분은 단 1주도 포함돼 있지 않다. 기타 개인투자조합들 역시 초기부터 루센트블록의 비전을 믿고 뜻을 모아주신 투자자분들의 조합이다. 다만, 개인투자조합은 절차상 행정 업무를 감당하고 투자금의 5% 이상을 출자해야 하는 ‘업무집행조합원’이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저는 창업자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그 역할을 수행했을 뿐이다. 모든 과정은 중소벤처기업부의 절차를 적법하게 따랐다. 조합의 의사결정은 수익자 총회를 통해 민주적으로 이뤄진다. 저는 회사의 특수관계인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재량권이 거의 없다.둘째, 금융당국과의 투명한 소통이다. 이 모든 지분 구조와 조합원 구성은 금융당국에 숨김없이 투명하게 보고됐다. 누가 얼마만큼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지 면밀히 소통됐기에, 이번 인가에서도 대주주 적격성에서 만점을 받았다.셋째, 벤처 투자의 엄격한 지배구조다. 스타트업은 성장을 위해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자연스럽게 지분이 희석된다. 또한 벤처 투자 계약은 상법보다 훨씬 엄격한 통제를 받는다. 20~30페이지가 넘는 벤처 투자 계약서를 계약상 모두 공개를 할 수는 없는데 주요 내용을 말씀드리면 이렇다. 예를 들어, 루센트블록은 저를 제외한 주주들의 결의 없이는 주총 안건조차 상정할 수 없는 구조다. 대표이사의 연봉 인상 여부를 비롯한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지분 매각 시에도 투자자들의 사전 서면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즉, 창업자의 권한이 철저히 견제받고 사전 검열되는 교과서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에서 우려하는 부분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가이드라인에 맞춰 지배구조를 즉각 변경하겠다. 이 의사 역시 이미 면밀하게 당국에 전달한 바 있다. 추후 유통 인가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부분 역시 이번과 같이 한 치의 의혹 없이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다.-이번에 예비인가를 받은 넥스트레이드 컨소시엄에 대해 ‘공정위 판단에 따른 조건부 인가’라는 단서가 붙었다. 공정위에 넥스트레이드를 제소한 건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구체적인 심사 진행 상황을 전부 언급하는 것은 조심스럽기에, 현재 공개된 사실관계에 기반해서만 말씀드리겠다.핵심은 아주 간단하고 명확하다. 넥스트레이드는 당초 이 사업(조각투자 장외거래소)에 직접 진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를 전제로 당사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하고 NDA(비밀유지계약)를 체결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미팅이 있었고, 핵심 자료들이 전달 됐다. 그러나 넥스트레이드는 루센트블록에 어떠한 사전 통보도 없이 루센트블록의 파트너사들과 동종업계 스타트업들에게 은밀히 연락해 제안을 건넸다. 결국 약속을 어긴 채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이 문제는 단순히 루센트블록이라는 한 스타트업의 사례를 넘어 대한민국 모든 벤처기업들와 중소기업들에게 매우 기념비적인 선례가 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렇기에 공정위 등 유관 기관들을 통해 진실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때까지 루센트블록은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기다릴 것이다.(※넥스트레이드(NXT) 컨소시엄 설립준비위는 지난달 19일 “금융위의 예비인가 조건과 관련해 공정위의 행정조사가 이뤄지는 경우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해 기술 탈취 의혹이 사실이 아니란 점을 명백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13일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외부평가위원회는 NXT가 루센트블록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에 대해 “(양사가) 업무협력은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기술 탈취 등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평가 요소에 반영할 객관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밝혔다.)2018년에 창업한 루센트블록은 하나증권, 한국예탁결제원 등과 협업해 금융위의 STO 가이드라인에 맞는 서비스 구조를 업계 최초로 구축했다. (사진=루센트블록)-규제 환경이 녹록지 않다. 루센트블록이 이 사업을 계속 추진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현재까지도 너무나 많은 역경이 있었다. 루센트블록이 굳이 이 사업을 계속하고자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유통이 돈이 좀 될 테니까 발행을 했다가 기회주의자처럼 유통으로 돌아선 게 아니다. 루센트블록은 애초부터 발행과 유통을 함께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당국 권고에 따라 둘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을 때, 유통을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회사를 처음 설립할 때 세웠던 “모든 이에게 소유의 기회를”이라는 비전 때문이다. 그 꿈을 향해 달려온 지 벌써 7년이 넘었다. 이번 인가 경쟁에서의 ‘탈락’ 한 번이 우리의 오랜 비전을 꺾거나 정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저희에게 이런 뼈아픈 경험이 처음도 아니다.저희는 극소수의 자산가들만 영위할 수 있던 우량 자산들을 소수의 자산가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투자자도 쉽고 안전하게 사고팔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다. 이를 통해 더 나은, 더 평등한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실제로 샌드박스 승인을 받기까지 2년 반, 첫 고객을 만나 뵙기까지 무려 3년 반이라는 긴 시간이 걸렸다. 수천 건의 샌드박스 신청 사례 중 부결 결정이 뒤바뀐 유일한 케이스가 루센트블록인 것으로 알고 있다. 사업을 해오면서 단 한 번도 길이 평탄했던 적은 없다. 그럼에도 계속 도전하는 이유는 이 사업이 편하고 쉬워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에 반드시 필요하고 긍정적인 가치를 창출한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그 목표를 꼭 이루고 싶다.-대형 금융사들이 뭉친 장외거래소와 비교했을 때, 루센트블록이 그리는 STO 유통 시장은 어떤 점이 다른가?△가장 본질적인 차이는 ‘B2C 플랫폼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기존 제도권 증권 거래소들은 본질적으로 B2B 모델이다. 그들의 직접적인 고객은 40~50개 남짓한 증권사들이며, 그들 사이의 시스템적 거래만 체결해 주면 된다. 하지만 STO 유통 사업은 수십만, 나아가 수백만명의 개인 고객을 직접 응대하고 관리해야 하는 철저한 B2C 플랫폼 서비스다. 여기에는 고객의 사망에 따른 상속·증여 처리, 고객서비스(CS) 응대, 앱의 사용성 등 기존 거래소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수많은 운영 노하우가 필요하다.루센트블록은 이 B2C 서비스를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지난 7년이 넘는 시간과 350억원 이상의 자본을 쏟아부었다. 계좌관리기관 및 예탁결제원과 연동한 최초의 인프라 구축 사례다. 루센트블록 시스템에는 실전에서 부딪히며 얻은 뼈저린 경험과 고도의 기술력이 고스란히 녹아있다.더불어 기초자산의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에 발행사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은 것은 결국 ‘절박함’의 차이다. 다른 컨소시엄을 이끄는 분들께서도 훌륭하시겠지만 주 7일, 하루 10시간 이상 휴가 없이 회사의 명운을 걸고 뛰는 루센트블록의 결의와 간절함과는 다를 것이라 단언한다. 이 사업이 완전히 꽃피울 때까지 루센트블록은 이 절박함을 무기로 치열하게 뛸 것이다.루센트블록 직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대전에 본사를 둔 루센트블록은 2018년 금융위에서 혁신금융서비스(규제 샌드박스)로 지정돼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충청권에서 유일한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이다. 허세영 대표는 이데일리 인터뷰에서 변방에서 역사를 만든 실리콘밸리 신화처럼 충청권 유일한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으로서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허세영 대표 페북)-루센트블록 사태를 계기로 규제 샌드박스 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관련해 언급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국회와 핀테크, 스타트업 업계에서 꾸준히 논의가 돼왔고 현재 금융당국과 많은 의원님들 사이에서도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된 것으로 알고 있다. 논의 중인 개선안들이 실제 정책으로 실행만 된다면 대한민국 벤처 생태계 성장에 엄청난 밑거름이 될 것이다. 사실 모든 산업의 혁신과 발전 이면에는 수많은 고통과 희생이 수반된다. 루센트블록이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도 저희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먼저 길을 개척하며 희생을 감내했던 수많은 선배 창업가들의 발자취가 있었기 때문이다.샌드박스라는 실험의 장에서 성공적으로 편익을 입증한 기업들이 본 사업으로 넘어가는 고비에서 좌절하지 않도록, 연속성을 보장해 주는 제도적 안전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개선을 통해 앞으로는 저희처럼 샌드박스 만료 시점과 법제화 시차 사이에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사례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비록 저희가 이번 과정에서 큰 상처를 입었지만, 루센트블록의 사례가 벤처 생태계의 제도를 조금이라도 발전시키는 ‘의미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대단히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혁신을 준비하는 미래 스타트업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아이 하나를 키울 때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사업을 하며 “하나의 혁신 스타트업과 창업가를 키워내기 위해선 온 나라의 역량이 필요하다”는 말의 의미를 뼈저리게 느꼈다.서울이 아닌 지역(지방)에 거점을 둔 회사로서 겪는 숱한 애로사항, 초기 규제와 법률에 대한 무지 등 매순간이 고비였다. 하지만 지자체와 정부의 훌륭한 지원 정책 그리고 조건 없이 손을 내밀어 주신 수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번 심사 과정에서도 결과를 떠나서 정말 셀 수 없이 많은 분들이 따뜻한 위로와 응원을 보내주셨다. 세상은 생각보다 따뜻하고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다.제 부족함으로 이번엔 고배를 마셨고 매 순간 좌절감이 밀려오기도 하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려 한다. 제가 감히 조언을 드릴 입장은 아니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사활을 걸고 각자의 전쟁터에서 싸우고 계실 동료 창업가분들께 이 말씀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역사를 보면 세상을 바꾸는 위대한 변화는 늘 중심부가 아닌 ‘변방’에서 시작되었다. 오늘날의 실리콘밸리 역시 기득권이 아닌 이민자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구글, 엔비디아, 스페이스X, 테슬라 모두 이민자나 그 2세들이 일군 기적이다.사업을 하다 보면 족보가 없다며 무시당할 때도, 거대한 벽 앞에 좌절하고 괴로울 때도 분명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믿는 그 혁신의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부족하지만 같은 변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업계 동료로서 여러분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는 혁신 스타트업들에게 "여러분이 믿는 그 혁신의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며 "부족하지만 같은 변방에서 고군분투하는 업계 동료로서 여러분의 도전을 진심으로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좋은 주주분들을 많이 만난 것도 복, 지금의 회사 구성원 분들을 이렇게 만난 것도 복, 이번 일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 것 자체가 복이라고 본다. 이번 예비인가 결과가 절망스럽고 슬픈 것 같지만, 사실 이 세상에 억울한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지 않나. 그럼에도 루센트블록에 관심을 가져주고 공감을 해주고 응원·격려해주는 자체가 너무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이번 일로 배운 게 있다면 분명한 것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루고자 하는 루센트블록의 목표(유통 인가)는 확실하다는 것이다. 당장 내일 뭔가 발표가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더 깊이 고민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로또 긁듯이 요행을 바라고 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골방에서 혼자 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세상에 쉬운 일이 없다. 멋지게 잘 간 것처럼 보이는 사람도 내면을 보면 별의별 고충이 많다. 세상사라는 게 쉽게 얻는 것은 쉽게 잃는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출사표를 던지듯 지금 다시 신발끈을 조여매고 갈 것이다.
- 퓨리오사AI "NPU는 GPU 카피캣 아냐"… LGU+와 'K-AI 풀스택' 의기투합
- [바르셀로나(스페인)=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AI 소프트웨어 기업’ 전환을 선언한 LG유플러스가 국산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와 손잡고 ‘K-AI 생태계’ 확장에 나섰다. 반도체, 모델, 인프라를 결합한 이른바 ‘K-AI 풀스택’ 전략을 앞세워 공공·국방·의료·금융 등 보안 민감 산업을 정조준하겠다는 구상이다.양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26에서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퓨리오사AI의 NPU, LG AI연구원의 거대언어모델 ‘엑사원 4.0’, LG유플러스의 AI 인프라 및 기업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국내형 AI 풀스택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는 방침이다.백준호(오른쪽) 퓨리오사AI 대표가 4일(현지시간) MWC26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MWC26 현장 기자간담회에서 “NPU(신경망처리장치)는 GPU(그래픽처리장치)를 값싸게 만든 카피캣이 아니다”라며 “AI 네이티브, 즉 AI에 최적화된 설계 혁신의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그는 퓨리오사AI의 2세대 NPU ‘레니게이드’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 대표는 “LG AI연구원의 엑사원 4.0을 구동했을 때 엔비디아 GPU 환경보다 효율적인 추론 성능을 기록하며 엔터프라이즈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독자 노선을 택한 배경에도 이런 기술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이 깔려 있다는 평가다.양사가 이번에 추진하는 소버린 AI 어플라이언스는 보안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겨냥한 일체형 AI 장비다. LG유플러스의 기업용 AI 플랫폼에 엑사원 4.0과 레니게이드 NPU를 통합한 구조로, 데이터가 외부 클라우드로 나가지 않는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작동한다. 전원과 네트워크만 연결하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완제품 형태라는 점도 특징이다.백 대표는 이번 협업을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닌 ‘K-AI 생태계의 청사진’으로 규정했다. 그는 “반도체 칩이라는 하드웨어에 우수한 AI 모델, 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인프라 레이어가 결합돼야 한다”며 “각 레이어의 플레이어들이 혁신적으로 힘을 모으는 풀스택 접근이야말로 생태계를 키우는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말했다.퓨리오사AI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성장의 무게중심도 기술 고도화에서 시장 확장으로 옮기겠다는 방침이다. 백 대표는 “지금까지가 기술을 연마하는 시간이었다면 이제는 구축된 생태계를 기반으로 시장을 넓혀야 할 시점”이라며 “이번 협업은 국내 시장 점유율 확대를 넘어 글로벌 시장 진출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국내 NPU 산업이 이제 본격적인 상용화 구간에 진입했다는 진단도 내놨다. 백 대표는 “테슬라도 의미 있는 매출을 내기까지 8~10년이 걸렸고 자율주행 역시 이제 본격화되고 있다”며 “국내 AI 반도체 산업의 역사도 길게 봐야 8년 수준으로, 퓨리오사는 8~9년간의 R&D(연구개발)를 거쳐 이제 막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고 말했다.양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폐쇄망 환경에서도 24시간 365일 안정적으로 AI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보안이 특히 중요한 공공·국방·의료·금융 분야를 우선 공략할 계획이다.수익화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백 대표는 “제품이 양산 단계에 진입한 만큼 본격적인 매출은 올해부터 발생할 것”이라며 “에이전틱 RAG(검색증강생성), 코딩, 데이터 파운드리 분야를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퓨리오사AI는 이 같은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2027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다.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부 역할도 주문했다. 백 대표는 “AI 컴퓨팅은 대규모 인프라가 필수적인 기간산업으로, 초기 시장 형성 단계에서 정부의 역할이 결정적”이라며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공 AX에 본격 접목돼야, 그 기반이 되는 NPU 시장도 함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전쟁발 유가 폭등에 고용 쇼크까지…‘스태그 공포’ 에 뉴욕증시 흔들[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중동 전쟁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가운데 미국 고용지표까지 예상 밖으로 악화되면서 뉴욕증시가 하락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과 경기 둔화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월가에서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확산하고 있다.뉴욕증권거래소 (사진=AFP)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5% 하락한 4만7501.55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3% 내린 6740.02를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100지수는 1.59% 하락한 2만2387.68에 거래를 마쳤다.시장 불안 심리를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하루 만에 25% 급등하며 30선에 근접했다. 지정학적 긴장과 경기 둔화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대형 기술주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엔비디아가 약 3% 하락했고 애플(-1.1%), 알파벳(-0.9%), 아마존(-2.6%), 메타(-2.4%), 테슬라(-2.2%) 등 주요 빅테크 종목도 대부분 하락했다.이번 주 들어 뉴욕증시는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이번 주 2% 이상 하락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다.◇전쟁 확산에 국제유가 2년반 만에 최고...150달러 전망도증시를 흔든 가장 큰 요인은 국제유가 급등이다. 중동 전쟁 격화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쿠웨이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저장 공간 부족에 직면하면서 일부 원유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배럴당 92.6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했다. 브렌트유가 종가 기준 9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3년 9월 이후 처음이다. 이번 주 상승률은 브렌트유 27%, WTI는 약 36%에 달했다.서부 텍사스산 원유 가격 추이 (그래픽=CNBC)유가 급등은 이란 전쟁 확대에 따른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특히 이란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페르시아만 지역의 원유 수출이 큰 영향을 받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원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에서 생산을 줄이고 있다. 쿠웨이트는 하루 약 26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지만 현재는 국내 소비 수준인 하루 약 120만배럴 수준으로 생산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원유 운반 선박 부족도 생산 차질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저장 시설이 가득 차면 추가 생산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이라크는 이미 생산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였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저장 여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 장관은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중동 전쟁이 계속되면 페르시아만 국가들이 며칠 안에 에너지 생산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런 상황이 현실화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에너지 컨설팅 업체 우드맥킨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이 조속히 재개되지 않을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은 무조건 항복 외에는 없다”며 “전쟁이 끝나면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용 충격 겹치며 스태그플레이션 논쟁 확산유가 급등과 함께 발표된 고용지표도 시장 충격을 키웠다. 그동안 견조한 흐름을 이어오던 노동시장에 균열이 생긴 것 아니냐는 우려가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비농업 일자리는 9만2000개 감소했다. 이는 팬데믹 이후 가장 큰 감소폭 중 하나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고용은 기존 4만8000개 증가에서 1만7000개 감소로 수정됐고, 올해 1월 증가폭도 13만개에서 12만6000개로 낮아졌다. 이에 따라 12월과 1월 고용은 기존 발표보다 총 6만9000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실업률도 4.3%에서 4.4%로 상승했다. 미 월별 비농업고용 추이 (그래픽=트레이딩이코노믹스)이번 고용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일부 감소는 악천후와 의료기관 파업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지만 여러 산업에서 동시에 고용이 줄어든 점이 노동시장 둔화 우려를 키우고 있다.특히 미국 대형 의료기관 카이저 퍼머넌트(Kaiser Permanente)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하와이와 캘리포니아에서 3만명 이상의 의료 종사자가 근무에서 이탈하면서 의료 부문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의료 부문 고용은 2만8000개 감소했다.아넥스 웰스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전략가는 “고용 감소와 유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나면 투자자들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을 우려하게 된다”고 말했다.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AFP)◇고용 ‘충격’에 유가 급등까지…더 복잡해진 연준 금리 셈법 예상 밖의 고용 충격에 중동 전쟁발(發) 유가 급등까지 겹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판단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노동시장 둔화는 금리 인하 압력을 키우는 반면,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다시 자극할 수 있어 연준의 정책 경로가 더욱 안갯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평가다.최근까지 연준 내부에서는 노동시장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그러나 이번 고용지표는 그런 낙관론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가 나온다.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안정되고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는 그런 판단을 약화시켰다”며 “노동시장 상황을 계속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오스턴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번 고용지표를 “예상보다 크게 빗나간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같은 결과가 몇 달 더 이어진다면 노동시장에 상당한 우려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경제학자들 사이에서는 노동시장 둔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동시에 나타나는 ‘불편한 조합’에 대한 경계도 커지고 있다. 오마이르 샤리프 인플레이션 인사이트 대표는 “약해지는 노동시장과 더 높은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결합할 수 있다”며 “정책 결정자들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환경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고용 감소가 일시적 요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혹한에 따른 경제활동 둔화와 의료 부문 파업 등이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유가 급등 역시 연준의 정책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빠르게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며 약 2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유가 상승은 휘발유 가격과 운송비 상승으로 이어져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다만 연준 내부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유가 상승은 헤드라인 물가를 일시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지만 통화정책 판단에서는 근원 인플레이션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연준 인사들 사이에서도 금리 경로를 둘러싼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미셸 보먼 연준 금융감독 부의장은 노동시장 둔화를 언급하며 금리 인하 필요성을 시사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약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정책금리를 통한 추가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역시 금리 인하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는 “현재 통화정책은 여전히 긴축적인 수준”이라며 “금리는 경제를 제약하지도, 자극하지도 않는 중립 수준에 더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반면 베스 헤맥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 등은 금리를 당분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헤맥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노동시장이 추가로 안정되는지를 확인하는 동안 정책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연준은 오는 17~18일 워싱턴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기준금리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고용 둔화와 에너지 가격 급등이라는 상반된 변수 속에서 향후 정책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프라이빗 크레딧 불안·AI 투자 축소도 시장 압박시장 불안은 다른 영역에서도 확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블랙록이 운용하는 약 260억달러 규모의 프라이빗 크레딧 펀드에서 투자자 환매를 제한하면서 금융주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블랙록 주가는 이날 7.2% 급락했다.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오라클과 오픈AI는 텍사스 애빌린(Abilene)에 건설 중이던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확장 계획을 철회했다. 자금 조달 협상이 지연되고 오픈AI의 인프라 수요 전망이 변화하면서 추가 투자 계획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시설은 미국 내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Stargate)’의 일부로 알려졌다.이 소식이 전해지자 AI 인프라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술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시장에서는 AI 투자 자체가 축소되는 것이라기보다는 대형 기술기업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구조가 조정되는 과정일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채권시장 ‘인플레 헷지’ 투자 몰려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하자 미국 채권시장에서 인플레이션 위험을 피하려는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투자자들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 채권과 파생상품에 몰리며 시장의 물가 상승 기대도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월가에서는 단기적으로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며 관련 자산 선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채시장과 인플레이션 스와프 시장에서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 상품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주말 이란을 공격한 이후 유가가 급등하고 이란이 보복에 나서면서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특히 단기 물가연동국채(TIPS)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물가연동국채는 CPI 상승률에 맞춰 원금과 이자가 조정되는 채권으로, 인플레이션 시기에 대표적인 방어 자산으로 꼽힌다.현재 5년 만기 일반 국채 수익률은 약 3.7%로, 같은 만기의 TIPS 수익률(약 1.05%)보다 크게 높다. 이 차이는 향후 5년 동안 예상되는 평균 인플레이션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바클레이즈의 존 힐 인플레이션 전략 책임자는 “유가 상승은 결국 휘발유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런 시기에는 TIPS가 매력적인 투자 수단이 된다”고 설명했다.인플레이션 기대를 반영하는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1년 만기 CPI 스와프 금리는 약 2.9%로 올라 일주일 전(약 2.5%)보다 크게 상승했다.유가 급등은 실제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3월 초 갤런당 3달러 미만에서 최근 약 3.32달러까지 상승했다.다만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30년 만기 물가연동국채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은 약 2.2% 수준으로 여전히 낮은 범위에 머물러 있다.월가에서는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소비 둔화를 유발해 오히려 물가 상승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전쟁으로 군사 지출이 늘고 재정 적자가 확대되면 장기 금리는 오히려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윈쇼어 캐피털 파트너스의 갱 후 매니징 파트너는 “전쟁 상황에서 장기 재정 여건은 항상 악화된다”며 “이는 명목금리든 실질금리든 장기 금리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