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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케어' 손질에도 건강보험 보장률 역대 최고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2022년도 건강보험 보장률이 ‘문재인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 손질 이후에도 전년보다 1.2%포인트 상승한 65.7%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다. 제증명수수료·영양주사·도수치료·상급병실료를 제외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67.3%까지 상승한다. 전년 대비 0.9%포인트 오른 것이다. 반면 비급여 본인부담률은 14.6%로 전년 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 ◇ 비급여 줄인 의원급 보장률 ‘쑥’국민건강보험공단이 17일 공개한 ‘2022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2년도 총 진료비는 약 120조6000억원, 보험자부담금 79조2000억원, 법정 본인부담금 23조7000억원, 비급여 진료비 17조6000억원으로 추정됐다. 2022년은 보험자부담금이 전년 대비 10.5% 증가했지만, 비급여 진료비는 1.8% 증가하는데 그쳐 건강보험 보장률이 65.7%로 전년 대비 1.2%포인트 상승했다. 2020년 65.3%에 이르던 것이 2021년 64.5%로 소폭 하락했다가 다시 이전 수준을 웃돈 것이다. 연도별 건강보험 보장률건강보험 보장률은 전체 의료비 중 건강보험공단에서 부담하는 급여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전체의료비에는 일반 의약품, 성형, 미용 목적의 보철비, 건강증진 목적의 첩약비 등은 제외된다.병원별 보장률은 △상급종합 71.5%(+0.7%p) △종합병원 67.8%(+0.5%p) △병원 51.4%(-0.4%p) △의원 60.7%(+5.2%p)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의원급의 보장률이 가장 많이 상승했는데, 실손보험 청구 기준 강화로 백내장 비급여 진료(다초점렌즈) 등의 감소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초음파·MRI 급여화 및 법정본인부담률이 높았던 코로나19 검사 감소의 영향으로 보장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반면 요양병원 보장률은 67.8%로 전년대비 3.0%포인트 줄었다. 암 환자를 중심으로 투약 및 조제료, 재활 및 물리치료료 등의 비급여 진료가 큰 폭으로 증가해 보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건보공단 관계자는 “2021년에는 의료 이용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실손보험 이용 등으로 인해 비급여 진료가 증가해 보장률이 감소했다”며 “2022년에는 공단부담금은 증가한 반면, 백내장 관련한 실손보험 지급기준 강화 등에 기인한 의원급 중심의 비급여 진료 증가폭 감소로 건강보험 보장률이 전년 대비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중증·고액진료비 질환의 보장률은 암환자를 중심으로 비급여 진료가 증가해 전년 대비 하락했다. 4대 중증질환(80.6%, -3.4%p) 중 심장질환(89.4%, +1.0%p)을 제외한 암(75.0%, -5.2%p), 뇌혈관(88.0%, -0.3%p), 희귀·중증난치(87.7%, -1.4%p) 질환 모두 보장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을 요양기관 종별로 살펴보면, 진료비 비중이 가장 높은 상급종합병원(83.1%)은 전년 수준을 유지한 반면, 병원(63.2%, -15.8%p)과 요양병원(53.1%, -10.4%p) 보장률이 크게 하락했다.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위 내 질환(백혈병, 췌장암, 림프암 등)의 보장률은 79.6%(-3.0%p), 상위 50위 내 질환(30위 내 질환 및 치매, 호흡기 결핵 등)의 보장률은 77.8%(-2.5%p)로 나타났다.◇ 고령자·하위소득분위 보장률 ↑인구·사회학적 특성별로 살펴보면 65세 이상 보장률은 0.1%포인트 상승했다. 0~5세 아동 보장률은 3.0%p 하락했다. 65세 이상 노인(70.4%, +0.1%p)의 경우 앞서 언급한 백내장 수술 감소의 영향으로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감소하면서 보장률이 소폭 증가했다. 0~5세 아동(68.0%, -3.0%p)은 종합병원과 의원의 비급여 본인부담률과 병원급 이상의 법정 본인부담률 증가로 보장률이 감소했다. 아동의 비급여 진료 중에서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종합병원 호흡기 관련 질병 검사료 비중과 마스크 사용에 따른 의원의 아동 발달치료 비중이 증가했다. 아동의 법정 본인부담률 증가의 경우 소아 대상 보장성 강화에 따른 초음파 비중 증가, 2022년 11월부터 시작된 아동병원 1인실 기본입원료 지원 등의 영향으로 보인다.소득계층별 건강보험 보장률(본인부담상한제 효과 포함)을 살펴보면, 모든 소득 분위의 보장률이 전년 대비 증가했다. 상위소득분위 보장률보다 하위소득분위 보장률이 높았다. 본인부담상한제의 효과도 하위소득분위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공단은 이번 중증·고액진료비 질환 보장률 하락의 원인이 된 비급여를 관리하기 위해 정보공개 강화, 선택적 속성이 큰 비급여 집중 관리, 공사보험연계를 통한 비급여 관리 등 합리적 비급여 이용·공급 유도 정책을 복지부와 협의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병원급부터 시작된 비급여 보고제도를 올해는 의원급까지 확대 시행하고 보고항목을 2023년 594개에서 올해 1068개로 확대해 비급여의 상세 진료 변화 양상을 지속적으로 조사·분석하고 있다”며 “의료인과 의료소비자가 의학적으로 필요한 비급여 항목을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비급여 목록 정비와 표준화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 "韓 증시, 상승 탄력 약화…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흐름 제한 전망"
-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표를 두고 전날 연준위원들이 저마다 해석을 내놓은 가운데 국내 증시는 차익 실현 매물이 대형주 중심으로 일부 출회하며 제한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사진=키움증권)17일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전고점을 돌파하기는 했으나 경제지표 부진, 월마트 실적 호조, 엇갈린 연준위원 발언 등 혼재된 결과가 이어지면서 상승탄력은 약화된 모습이다. 금리 인상 경로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지표 부진이 호재로 작용하는 국면이지만, 동시에 경기 연착륙 불확실성 역시 부각되며 시장금리와 달러는 하락 후 소폭 반등했다. 특히 연준위원들은 전일 CPI 와 소매판매 결과에 대한 해석을 내놓았는데, 전반적으로 4월 CPI는 긍정적이었으나 한 달간의 수치로 확대 해석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중한 입장 유지했다. 시장 심리 관련해서 지난 15일에 나온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글로벌 펀드매니저 서베이에 따르면 경기침체 전망에 대해 경착륙 전망 비율은 지난달 7%에서 1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랜딩 전망은 36%에서 31%로 감소했다. 또한 경기개선 기대감에 대한 응답 역시 재차 하락하며 기준선 0 하회해 매크로 비관론이 소폭 우위를 차지했다. 한 연구원은 “CPI 효과 반영은 어느 정도 마무리되었고 연내 2회 금리 인하 전망 회복하며 지수 역시 4월 하락폭을 회복했다”며 “다만, 신규 재료 부재 및 위험 자산에 대한 경계심리 높아진 상태로 예상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되돌림 나올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내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날 국내 증시는 시장금리 하락, 원달러 환율 급락 등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 속 외국인 현선물 매수세 유입되며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나타냈다. 다만, 이날에는 전일 급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대형주 중심으로 일부 출회 및 중소형주 순환매 이어지며 제한된 흐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위험선호심리 우위로 2차전지, 바이오 등 성장주뿐만 아니라 호실적에 보험, 증권 등 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 역시 동반상승했으나, 전고점 돌파를 앞두고 저항받으며 상승폭이 소폭 축소했기 때문이다.한 연구원은 “한편, 엔비디아 실적 기대감은 국내 반도체 강세 및 나스닥 신고가 경신으로 선반영됐다”며 “결국 지수가 전고점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추가 이익개선 모멘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권력자만 이용했던 비밀의 해변…온갖 푸른색이 이곳에 [여행]
- 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이 압권이다.[사이판·티니안=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5월의 사이판은 총천연색 물감을 섞어 놓은 팔레트와 같았다. 강렬한 붉은빛을 내뿜는 불꽃나무, 별 모양의 하얀 플루메리아, 온갖 파란 물감을 흩뿌린 듯한 바다가 눈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인다. 화려한 색의 향연에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혀를 감싸는 미식의 향연까지 더해지면서 몸과 마음은 저절로 무장 해제된다.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는 문구를 통째로 녹인 듯한 사이판 축제는 태양마저 핑크빛으로 보이게 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로 가득했다. 사이판 글자 간판 ◇1년에 단 한 달, 사이판 음식의 진수를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 행사장 입구매년 5월 사이판의 토요일은 맛있어진다. 올해로 25주년을 맞이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Taste of the Marianas)는 한 달 동안 미식가의 심장을 뛰게 하는 축제다. 행사장인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는 다양한 먹거리와 함께 빨리 먹기와 요리 등 경연 대회, 전통춤 공연, 예술·공예품 판매 등 축제 프로그램이 잔뜩 이어진다.사이판의 지역 수제 맥주 판매 부스.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는 북마리아나 제도에 속하는 사이판과 인근 티니안, 로타의 주요 음식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행사다. 호텔·리조트를 비롯해 30여 개 개성 넘치는 현지 식당들이 참여하는 행사는 셰프들에겐 자존심을 건 맛의 격전장, 방문객에겐 이들의 손끝에서 탄생한 맛난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맛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의 음식 부스.축제 입장료는 무료이지만, 음식을 주문하려면 먼저 돈을 토큰으로 환전을 해야 한다. 판매자와의 현금거래를 제한하기 때문인데, 5달러는 녹색, 1달러는 주황색 토큰으로 바꿔준다. 토큰을 들고 있자니 모든 음식 부스가 어서 오라고 손짓하는 듯하다. 판매하는 음식 종류는 코코넛 떡의 일종인 아피기기, 통돼지구이, 피자, 타코, 치킨은 물론 일식과 불고기, 제육볶음 등의 한식까지 아우른다. 미식 축제 ‘테이스트 오브 마리아나’에서 전통 공연을 선보이는 아이들.일행과 함께 각자 사 온 음식을 나누다 보니 축제의 하이라이트 행사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대회가 열렸다. 국제 대회답게 본선에는 한국인 먹방 크리에이터 권상혁 씨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 대표, 샌드위치 많이 먹기 예선을 통과한 현지인 3명이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의 안내와 함께 대회가 시작됐다. “1시간 동안 놓인 음식을 가장 먼저 다 먹거나, 시간 초과 시 남은 음식의 무게가 가장 적은 사람이 우승하게 됩니다!”빨리 먹기 대회인 ‘OMG 인터내셔널 푸드 챌린지’ 참가자들이 행사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각국 대표들은 1시간 동안 열띤 응원을 받으며 음식을 해치우기 시작한다. 바비큐 치킨, 스테이크, 돼지갈비, 삼겹살, 소시지, 마카로니 샐러드, 파파야 코코와 사투를 벌이는 선수들. 응원석에서 휘날리는 태극기와 일장기가 마치 한일전을 방불케 했다. 열띤 경쟁을 벌인 끝에 한국 대표 권상혁 씨가 1위를 차지하며 박수갈채를 받았다.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축제가 아니더라도 음식은 사이판의 중요한 문화로 꼽힌다. 북마리아나 제도 인구의 90% 이상이 사는 사이판은 전통 차모로 음식문화에 스페인, 독일, 일본, 미국이 통치하면서 유입된 동서양의 식문화가 뒤섞인 독특한 미식 세상이다. 평소 매운맛을 즐긴다면 티니안의 매운 고추 ‘도니 살리’를 넣은 음식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도니살리가 청양고추보다 훨씬 매워 혀를 내두르게 하므로 자만은 금물이다. ◇만세 절벽의 슬픈 과거, 사이판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한국인일본군과 민간인이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던 만세 절벽.과거 태평양 전쟁 시절, 미군과 일본군은 사이판에서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특히 사이판 북단에 있는 80m 높이의 ‘만세 절벽’은 아름다운 절경과 별빛 투어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인의 한이 서려 있다. 사이판이 함락되자 이곳에서 1000여 명의 일본군과 민간인은 미군의 항복 권유에도 ‘천황 폐하 만세(반자이)’를 외치며 목숨을 버렸다.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치른 대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당시 일본인뿐 아니라 한국에서 끌려온 희생자도 다수였다. 군사기지, 활주로 건설 등을 위해 동원됐다가 학대와 굶주림, 풍토병, 폭격에 희생된 한국인이 1000여 명 이상으로 추정된다.사이판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1981년에 조성된 ‘태평양한국인위령평화탑’1981년 조성된 ‘태평양 한국인 위령평화탑’은 이곳에서 희생된 한국인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 장소로 만세 절벽에서 차로 약 3분 거리에 있다. 위령탑 주변은 사자 석상과 장승, 한글로 된 추모비 등으로 채워져 있다. 이곳을 찾는 한국인들은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에게 작은 쉼터가 되길 바라며 묵념을 한다.하지만 핍박받던 과거의 상처는 아물고 있다. 전쟁이 끝난 후 80년이 지난 현재, 사이판 관광산업의 실질적인 열쇠는 한국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사이판 관광객의 약 80% 이상이 한국인이다. 경제를 지탱할 특별한 산업이 거의 없는 사이판에서 ‘한국인 관광객이 없으면 망한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다.라오라오베이 골프 리조트한국인 관광객이 쓰는 비용은 한국 기업이 회수하고 있다. 이랜드 그룹 소속 MRI가 운영하는 사이판 내 유일한 5성급 호텔 ‘켄싱턴호텔 사이판’, 바다 배경의 골프코스로 유명한 ‘코럴 오션 리조트 사이판’, 가족 여행객이 선호하는 ‘PIC 사이판’은 전체 방문객의 60%가 찾는 사이판의 랜드마크다. 대형 워터파크로 유명한 ‘월드리조트’, ‘라오라오베이 골프·리조트’ 역시 한국계 기업 소유다. 이쯤 되면 패망하고 떠난 일본의 빈자리를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차지했다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사이판에서 ‘관광 독립’을 이룬 한국의 저력이 역사의 서러움을 조금이나마 씻어주는 것만 같다. 사이판의 최고봉인 ‘타포차우산’ 정상에서 내려다 본 섬 전경.제주도의 10분의 1 크기인 사이판은 전쟁과 무관한 아름다운 명소도 여럿이다. 섬 전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타포차우산’, 사이판 최고의 포토존 중 하나인 ‘새섬’(Bird Island), 다이내믹한 레저를 즐길 수 있는 ‘마나가하섬’ 등은 필수 방문 코스로 꼽힌다.사이판의 주요 관광지 중 하나인 새섬.◇원자폭탄이 출발한 섬, 티니안에서 만난 눈부신 바다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 원자폭탄을 탑재한 B-29가 출격한 곳이다.사이판에서 맨눈으로도 보일 만큼 가까운 티니안은 한국인에게 광복을 선물한 섬이다. 1945년 8월 6일,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 ‘리틀보이’를 탑재한 B-29 폭격기 ‘에놀라 게이’가 티니안 북부에 있는 노스필드 비행장에서 이륙했다. 이날 원폭이 투하된 히로시마는 전체 인구 35만 명 중 14만 명이 사망했고, 도시는 아무것도 없었던 신석기 시대처럼 변해버렸다. 사흘 뒤인 8월 9일에는 티니안에서 출발한 두 번째 원자폭탄 ‘팻맨’이 나가사키에 투하됐고, 약 7만 5000명이 사망했다. 끝까지 패배를 인정하지 않던 일본 군부가 두 번의 원폭 투하에 백기투항하면서 한국은 그토록 바라던 해방을 맞이했다. 티니안이 우리에게 깊은 역사적 의미를 갖는 이유다.‘원자폭탄 적하장 터’.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장소다.사이판 국제공항에서 경비행기로 10분이면 닿는 티니안에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를 초토화시킨 리틀보이와 팻맨을 보관했던 ‘원자폭탄 적하장 터’가 있다. 유리지붕으로 덮여 있는 콘크리트 구조물은 인류 역사에 미친 영향력과 달리 다소 아담한 크기다. 안에는 원자폭탄의 모습, 투하를 위해 이륙한 폭격기의 사진 등이 전시돼 있다.티니안에 있는 일본군의 녹슨 대포티니안 섬 곳곳에는 건물 뼈대만 남은 일본 공군 행정본부, 발전소, 폭격으로 박살이 난 연료저장소를 비롯해 벙커, 녹슨 포대 등이 남아 있다. 이를 구축하는데 필요한 노동력은 한국인 강제 징용자들이 채웠다. 리틀보이와 팻맨이 출발한 노스필드 비행장 활주로도 이들이 뙤약볕을 맞으며 만들었다. 미군이 티니안에 상륙하자 일본군은 한국인 징용자를 죽이거나 자살을 강요했다. 티니안에서만 5000여 구 한국인 유골이 발견된 배경이다.하늘에서 본 티니안의 타가 비치. 오묘한 푸른 빛으로 인기를 끄는 명소다.전쟁의 쓰라린 기억은 ‘타가 비치’에서 훌훌 날려버릴 수 있다. 차모로의 족장 타가가 자신과 가족의 전용 해변으로 썼던 것에서 유래해 붙은 이름이다. 얼마나 특별한 풍경이기에 권력자가 이곳을 혼자만 쓰려고 했을까. 타가 비치에 이르자 에메랄드, 사파이어, 티파니 블루 등 온갖 푸른색을 가져와 바다에 풀어놓은 듯한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세상에 푸른 빛깔이 이렇게 많고 고왔던가. 눈앞의 색을 표현할 단어가 없으니 ‘티니안 블루’라고 불러야겠다. 일행 중 한 명은 “물빛이 몰디브보다 더 다채롭고 아름다운 것 같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타가 비치 자체가 티니안 방문의 이유라고 해도 인정할 만한 절경이다. 이곳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거대한 돌로 지은 타가 족장의 집터가 남아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 좋다.세상의 푸른색을 모두 담은 듯한 티니안의 타가 비치.
- "큐브 고수들 고양에 모였다"…'코리아큐빙마스터 in 고양' 개최
- [고양=이데일리 정재훈 기자] 아이들의 지능발달에 도움이 되는 장난감 중 하나로 취급받던 ‘큐브’의 최강자를 가리는 큐브대회가 고양에서 열렸다.특히 이번 대회는 이례적으로 고양시의회 의원이 주최해 관심을 끌었으며 처음 열린 대회임에도 불구하고 100명에 가까운 선수가 참가해 관심을 끌었다.16일 경기 고양특례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일산동구청 대강당에서 전국 큐브 대회 ‘Korea Cubing Masters in Goyang 2024’가 열렸다.지난 15일 일산동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전국 큐브대회 ‘Korea Cubing Masters in Goyang 2024’에 참가한 선수들이 실력을 겨루고 있다.(사진=권용재의원 제공)비바람이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97명의 선수 등 150여명이 대회장을 찾았으며 조현숙 고양시의회 부의장과 신인선 고양시의원, 서광진 일산동구청장이 참석해 축하했다.대회는 고양시의회의 권용재(식사·풍산·고봉) 의원이 시의원 신분으로 처음부터 행사를 준비해 주최하고 큐빙클럽코리아가 주관했다.권용재 시의원은 “훌륭한 선수들이 고양시를 방문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대회 참가 수요를 확인한 만큼 앞으로 고양시에서 큐브 대회 참가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경기는 △전통적 인기종목 2x2x2, 3x3x3 두종목 △일반인도 배우기 쉬운 클락(clock) △스큐브(skewb) △2x2x2 One Hand 등 다섯개 종목에서 실력을 겨뤘다.또 고양시에 소재한 동물원 쥬쥬랜드와 경기도 유망강소기업에 선정된 케이엠디엔지니어링, 큐브 유통 판매 쇼핑몰 큐브난나가 후원해 수상자들에게 쥬쥬랜드 입장권, 백화점 상품권, 큐브 제품 등 푸짐한 상품을 부상으로 제공했다.정헌재 큐빙클럽코리아 대표는 “지속적이고 차별화 된 컨텐츠와 행사를 통해 큐브의 생활 스포츠화를 실현하는 것이 큐빙클럽코리아의 미션”이라며 “정기적으로 다양한 큐브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말했다.‘Korea Cubing Masters in Goyang 2024’ 현장 모습.(사진=권용재의원 제공)대회에서는 국내 3x3x3 평균기록 2위로 알려졌던 한승오(서울 송파 위례솔중 3년)가 2x2x2(1.14초), 3x3x3(5.49초), 스큐브(3.36초), 2x2x2 One Hand(2.88초)를 석권했다.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큐브 스타로 떠오른 한승오는 “전혀 예상치 못한 우승을 차지해 영광”이라며 “대회를 주관한 큐빙클럽과 관계자들께 감사하다”며 소감을 전했다.또 지난 2월 대구 대회에서 3x3x3 종목 1위를 기록했던 박동수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 기록 6.60초로 2위에 머물렀다.지난 2월 대구 대회에서 3x3x3 종목 1위를 차지했던 박동수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 기록 6.60초로 2위에 머물렀고 2023 코리안 챔피언쉽 개인 최고기록자 이환희는 2x2x2(2.54초), 3x3x3(7.51초) 두 종목 모두 3위에 랭크했다.이번 대회에서는 다른 큐브 대회와는 달리 인기 종목인 2x2x2, 3x3x3 종목에 한해 초등 저학년 이하 선수들을 대상으로 별도 시상함으로써 동기부여 및 시상기회를 제공했다.저학년 2x2x2 종목은 이승욱이 최고기록 6.96초 및 평균 기록 8.09초로 1위를 차지했다.저학년 3x3x3 종목에서는 윤시온이 12.80초로 1위를 기록했고 김하늘이 최고기록 20.92초 2위에 올랐다. 정시윤은 최고기록에서 16.41초를 기록했으나, 평균기록에서 24.94초를 기록 3위에 머물렀다.
- 뉴욕 3대지수 사상최고치…9월 금리인하 '베팅'[월스트리트in]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뉴욕의 3대지수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인플레이션이 둔화할 조짐이 나타난 데다 소비마저 주춤하면서 연방준비제도(연준)이 하반기에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다시 커졌다. 국채금리도 뚝 떨어지면서 엔비디아 등 기술성장주들이 대거 급등했다.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88% 상승한 3만9908.00을 기록했다.대형주 벤치마크인 S&5P500지수는 1.17% 오른 5308.15를,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지수는 1.40% 상승한 1만6742.39에 거래를 마쳤다.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다. 월가의 ‘공포 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12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인플레 둔화하고 소비도 주춤…투심 다시 고조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소폭이나마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투심이 고조됐다. 기조적 물가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년 만에 최저치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6%로, 지난달(3.8%)보다는 뚝 떨어졌다. 월가가 집계한 예상치(3.6%)에 부합했다.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지표로,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볼 수 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3%로, 이 역시 시장 예상치(0.3%)에 부합했다.근원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초 3%대 후반에서 고착화 현상을 보이다 이달에 처음으로 중반대로 떨어졌다. 1월에는 3.9%, 2~3월 3.8%를 이어가다 이달 3.6%까지 하락한 것이다. 이는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에너지, 식품 등 포함한 헤드라인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 0.3% 각각 올랐다. 시장예상치는 각각 3.4%, 0.4%로, 전월대비 상승률은 예상치 보다 약간 밑도는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여기에 소비 둔화 조짐도 나타났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미국의 4월 소매 판매는 7052억달러로 전월 대비 변동이 없었다. 월가에서는 전월대비 0.4% 증가를 예상했다. 미국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가 일부분 주춤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고용시장은 소비여력을 계속 제공하고 있지만, 물가와 금리가 상승하면 가계 재정이 더욱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소매 판매는 미국 전체 소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고 소비는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소매판매가 줄어들면 미국의 경제 성장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매크로 인스티튜트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브라이언 닉은 “시장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길 원했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며 “이번 수치가 연준이 올해 금리 인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확고히 했다”고 평가했다.◇시장, 9월 금리인하 베팅…“다시 인하시점에 초점”시장은 연준이 9월에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마감시점 오는 9월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75.3%로 반영했다. 하루 전(65.1%)보다 크게 오른 수치다. CIBC 프라이빗 웰스 US의 게리 프제지오는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가 예상보다 좋았고 소매판매도 다수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연준이 가을에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에버코어의 크리슈나 구하는 “연준이 9월에 이허 12월 두차례 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클리어브릿지 인베스트먼트의 조쉬 잼너는 “이제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를 하느냐에서 언제 하느냐로 이야기를 다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국채금리도 급락했다. 글로벌 국채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9.7bp(1bp=0.01%포인트)나 빠진 4.348%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연동하는 2년물 국채금리는 9.1bp 떨어진 4.728%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성장주들이 대거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3.58% 급등했고, 메타 역시 2.05% 올랐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모두 1% 이상 상승했다.이번주 초 급등했던 ‘밈 주식’ 게임스톱과 AMC엔터테이먼트홀딩스는 ‘이틀 천하’에 막을 내렸다. 게임스톱은 18.87%, AMC는 20% 급락했다.◇달러가치도 뚝…달러·엔 155엔 아래로달러가치 역시 뚝 떨어졌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 거래일 대비 0.66%나 하락한 104.33에서 움직이고 있다. 엔화 가치도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0.95% 하락하며 154.93엔을 기록 중이다.국제유가는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보다 0.61달러(0.78%) 오른 배럴당 78.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0.37달러(0.5%) 오른 배럴당 82.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면서 상대적으로 원유가격이 싸진데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글로벌에너지 수요가 다시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살아난 것으로 해석된다.유럽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런던FTSE100지수는 0.21%, 독일DAX지수는 0.82%, 프랑스CAC40지수도 0.17%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