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표찍기가 된 해당 명단이 확산되면서 개딸들은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까지 담긴 문자폭탄을 보내기 시작했죠. “‘수박’(겉과 속의 색이 다르다는 뜻)을 깨버려야 한다”는 표현이 대표적이죠. 그리고 이번 무기명투표에서 실제 체포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의원들을 색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더 커졌습니다. 민주당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체포동의안 찬성 국회의원 명단 공개’ 글이 3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기도 했죠.
이같은 움직임이 번지자 이 대표가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선 안 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달했지만, 지지자들의 행보는 요지부동, 더 거세졌습니다. 특히 대선 경선 과정에서 이 대표와 경쟁한 이낙연 전 대표를 ‘반란의 씨앗’이라고 규정하며 영구제명해야 한다는 청원도 올라왔고, 이는 무려 5만명이 넘는 이들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
다른 비명계 의원인 조응천 의원도 “이 표결 이후에 소위 친명 쪽이라고 하는 일부 의원들이 그 ‘공천권 보장을 거래하려다가 그게 안 되니까 뭐 이런 반란을 일으켰다, 비열한 트릭을 썼다’ 이렇게 아주 좀 듣기 거북살스러운 말들을 좀 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확인해 봐야할 것은 정말 30여명의 이탈표가 민주당 지지자들과 동떨어진 생각을 했느냐는 건데요. 표결 직전 실시된 한국갤럽의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들의 의중이 어느정도 반영된 결과였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지난달 21~23일 진행된 이 조사에서는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민주당 지지자(339명) 중 찬성과 반대 의견이 각각 45%로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또한 ‘이 대표를 구속수사 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도 민주당 지지자 중 15%는 필요하다고 답변하기도 했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론조사가 모두 맞는 것은 아니겠지만 민주당 내 이탈표가 아예 민심과 떨어진 결과라고 보기에도 어려운 셈이죠.
아울러 어떤 이유에서라도 폭력적인 행위가 정당화되기도 쉽지 않겠죠. 이상민 의원은 “의견 차이를 좁혀가는 것도 당원으로서의 덕목인데, 다른 사람을 가해하고 폭력하는 건 오남용이고 나쁜 행동”이라고 했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나도 ‘개딸’들이 엄청나게 비난한다. ‘당신도 수박이냐?’ (고 한다) 나 수박 잘 먹는다. 제일 좋아하는 과일이 수박이다. 도대체 왜 이런 논쟁이 나오느냐”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를 향한 검찰의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는 상황, 체포동의안 표결이 또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인 탓에 민주당의 이러한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