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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러워야 힙(Hip)" Y2K 타고 온 여름 패션 트렌드는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최근 패션, 화장법, 헤어스타일은 물론 음악, 드라마, 영화와 같은 문화 콘텐츠까지 2000년대 초반으로 돌아간 듯 Y2K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배꼽을 드러내는 기장의 크롭톱에 통넓은 청바지, 눈을 겨우 가릴 듯 얇고 가는 선글라스, 니삭스, 쫑쫑 땋은 머리까지 촌스러운 스타일이 인기를 끌고 있다. Y2K 타고 온 여름 패션 트렌드.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16일 신세계인터내셔날(031430)이 분석한 올해 여름 패션 트렌드에 따르면 데님은 ‘Y2K’ 트렌드를 만나 더욱 개성 있는 스타일로 진화하고 실용성과 기능성을 모티브로 한 카고 디테일도 더욱 활용도 높은 스타일로 변형됐다. ◇ 배꼽티의 귀환최근 10대 교복 패션으로 불릴 만큼 10대의 대표 아이템이 된 ‘크롭티+통바지’의 크롭티가 더욱 과감해졌다. 1999~2000년에 유행했던 코르셋, 뷔스티에를 비롯해 니트 탑과 티셔츠까지 배꼽과 배, 허리선을 드러내는 크롭탑이 현대적인 버전으로 다시 부활했다.보브, 스튜디오 톰보이(오른쪽).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크롭티 외에도 올여름에는 셔츠, 베스트(조끼), 후드티, 재킷까지 짤막한 크롭 기장으로 출시되며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크롭티는 다양한 분위기 연출이 가능하다. 같이 코디하는 아이템이나 액세서리에 따라 스포티한 느낌부터 관능적인 매력, 귀엽고 발랄한 분위기까지 연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반다나 스카프, 니삭스, 실핀, 눈을 겨우 가리는 얇은 선글라스, 벙거지 모자, 통굽 운동화 등이 Y2K 패션 트렌드를 대표하는 액세서리로 인기를 끌고 있다.◇ 빛 바랜 데님데님은 디테일과 색감에 따라서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다. Y2K 감성을 가득 느끼고 싶다면 빛이 바랜 듯 촌스럽다고 느껴질 정도의 물 빠진 연청을 활용해 보는 게 좋다. 외부에 큰 포켓이 있다면 더욱 빈티지한 무드가 강조된다. 여름을 앞두고 복고풍 데님은 반바지와 올 풀린 미니스커트로 속속 출시되고 있다. 왼쪽부터 스튜디오 톰보이, 갭, 보브.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Y2K 감성 데님은 빛바랜 연청 혹은 아예 워싱이 되지 않은 듯한 진청 두 가지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무릎을 덮는 통 넓은 진청 반바지에 오버사이즈 럭비셔츠를 코디해 완벽한 복고 무드를 연출했다. 밑단의 올 풀림을 멋스럽게 연출한 청치마 또한 Y2K 무드가 돋보이는 제품으로, 크롭 티셔츠나 뷔스티에를 함께 코디하면 최신 유행 패션이 완성된다.◇ 주머니 달린 스커트와 카고 카고 팬츠는 군복에서 유래되어 실용성과 기능적인 측면을 고려해 많은 주머니가 달린 디자인이 특징이다. 이 포켓 디테일이 19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주목할 것이 있다면 올해는 카고가 바지에 머물지 않고 스커트까지 점령했다는 점이다.왼쪽부터 스튜디오 톰보이, 지컷, 보브.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H 라인의 카고 미니스커트는 치마를 절반 이상을 덮는 유틸리티 포켓 디테일 덕에 짧은 길이임에도 스포티한 매력을 강조한다. 코튼 소재의 양쪽에 앙증맞은 사이즈의 더블 포켓이 사랑스러움을 더해주는 카고 스커트는 일상에서도 캐주얼하게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더할 나위 없다. 이외에도 짧은 반바지 길이의 카고 팬츠나 베이지, 카키 톤이라고만 생각했던 카고 팬츠의 고정관념을 깬 라벤더 컬러 팬츠도 이번 시즌 눈여겨볼 아이템이다.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에 유행했던 밀레니얼룩(Y2K룩)은 과거 X세대에게는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현 10~20대에게는 낯설지만 새롭고 신선함을 선사해 두루 인기”라고 말했다.
- 오뚜기, 초계 막국수 2종 출시...여름 시즌 공략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오뚜기가 초여름 더위를 식혀줄 프리미엄 냉장면 ‘초계 막국수’ 2종을 출시했다고 16일 밝혔다.(사진=오뚜기)신제품 ‘초계 막국수’는 △초계 물막국수 △초계 비빔막국수 등 2종으로, 구수한 메밀면과 육향 가득한 육수, 감칠맛 나는 비빔장에 새콤한 절임무와 닭가슴살 고명을 동봉했다. 기존 HMR 냉장면의 면, 육수, 비빔장이라는 단순한 구성에서 벗어나, 소비자들이 추가 재료 없이도 완전한 한 그릇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신제품 2종 모두 육수와 비빔장을 모두 제공하여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조절해가며 요리하고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초계 물막국수’는 담백한 메밀면에 육수를 부어 시원하게 즐기는 제품으로 동봉된 육수를 냉동실에 살짝 얼렸다 먹으면 더욱 맛있으며, 기호에 따라 비빔장을 추가하면 매콤한 물막국수로도 즐길 수 있다. ‘초계 비빔막국수’는 구수한 메밀면 위에 매콤달콤한 비빔장을 얹어 비벼 먹는 막국수로, 취향에 따라 동봉된 육수를 부어 먹으면 자작한 국물이 있는 비빔막국수가 완성되어 감칠맛이 더욱 살아난다. 오뚜기는 지난 해 여름부터 프리미엄 냉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면, 육수, 비빔장이라는 일반적인 구성과 다르게, 각 면 요리와 잘 어울리는 고명 구성을 동봉하여 소비자가 별도로 고명을 추가하지 않아도 푸짐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금번 신제품 초계 막국수 2종을 포함해 △고기고명 평양 물냉면 △코다리 회냉면 △불고기 쫄면 △차슈 돈코츠라멘 △니꾸우동 등 총 7종의 라인업을 갖추었다.오뚜기 관계자는 “때이른 더위가 찾아오면서 시원한 음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추가 재료 없이도 푸짐하게 즐길 수 있는 ‘초계 막국수’ 2종을 출시했다”며 “갈수록 세분화되는 소비자 취향을 겨냥해 전문점 수준의 맛과 품질을 갖춘 면류 제품을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여행]단풍 없어도 괜찮아…초록별 쏟아지니까
- 수면에 내장산이 반영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우화정 (사진=김명상 기자)[정읍=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여름을 코앞에 둔 지금. 정읍 내장산국립공원은 다른 계절과 달리 한가롭다. 해마다 가을이면 단풍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지만 어디까지나 한철이다. 연간 내장산 관광객의 거의 절반이 단풍 성수기인 10월 말부터 11월 초에 몰린다. 이 기간에 단풍을 즐기러 내장산을 다녀온 이들이 혼잡함에 고개를 내젓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반대로 한여름의 내장산은 조용하고 느긋하다. 한가로이 산길을 거닐며 차분한 분위기에 젖다 보면 사람들의 목소리에 파묻혔던 계곡 물소리가 들린다. 고개를 들자 초록 융단이 뒤덮은 자연이 찬연히 빛나고 있다. 내장산이 화려한 붉은 옷 속에 꼭꼭 감춘 푸른 속살은 가히 여름의 절정이라고 할 만큼 아름답다. ◆초록빛으로 물든 108그루 단풍나무 터널내장사 일주문에서 사찰로 이어지는 108그루 단풍나무 터널 (사진=김명상 기자)내장산은 전북 정읍시와 순창군, 전남 장성군에 걸쳐있는 명산이다. 외지인들에게는 KTX가 서는 정읍역이 내장산의 관문 역할을 한다. 해마다 수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그 이름의 뜻만큼 산 안에 숨겨진 것이 무궁무진해서다. 그나마 사시사철 중 내장산이 조용해지는 시기는 여름이다. 다만 여름의 내장산은 단풍이 없어선인지 어딘가 어색한 느낌은 어쩔수 없다. 내장산 연봉 아래 자리한 내장사로 가는 길. 단풍이 없는 내장산은 별볼일 없을 것이라는 편견은 이 길에서 산산히 부서진다. 일주문에서 사찰로 이어지는 300m 길이의 108그루 단풍나무 터널에서였다. 불교의 108번뇌를 의미하는 이 길은 가을이면 짙은 화장처럼 현란한 붉은빛의 터널을 만들어내지만, 여름 길목엔 단정한 초록빛으로 물들어 마치 현세의 욕망을 벗고 깨달음을 얻은 승려를 보는 듯 맑아지는 느낌이다. 내장사 경내에서 바라본 서래봉 (사진=김명상 기자)걸을수록 비워지는 길을 따라 내장사 경내로 들어선다. 사찰 내부를 기웃대던 사람들이 산 봉우리 아래 몰려 한참이나 고개를 들고 눈을 떼지 못한다. 내장산은 기암절벽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어 ‘호남의 금강’이라고 불리는 산. 특히 북쪽의 서래봉이 가장 인기다. 봉우리 모양이 마치 농기구의 일종인 ‘써레’처럼 생겼다. 모를 심기 전에 물이 찬 논을 평평하게 고를 때 사용하던 물건이다. 생김새를 모르던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고 나면 감탄사를 터트릴 정도다. 서래봉을 제대로 보려면 내장사 경내가 제일이라는게 국립공원공단 관계자의 말이다. “다른 장소에서 보면 각도가 달라져서 써레 모양이 잘 보이지 않아요. 경건한 모습의 사찰 건물 뒤에 펼쳐진 서래봉을 특히 아름답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가슴에 와닿는다. 정갈한 사찰에서 바라본 서래봉은 마치 산에 왕관을 씌운 듯한 모습으로 내장산 미학의 극치를 이룬다.◆국내 최고의 단풍 포토존 ‘우화정’1980년에 개통한 내장산케이블카 (사진=김명상 기자)내장사 일주문에서 5분 정도 걸어가면 내장산케이블카 탑승장이다. 1980년에 설치된 케이블카는 오랜 연식만큼 고풍스러운 크림색 외관을 갖고 있다. 탐방안내소부터 연자대까지 운행하는데 요즘 유행하는 커다란 통창이나 바닥 유리는 없지만,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움직인다. 도착 후 케이블카에서 내려서 300m 이동하면 정자 모양의 전망대가 보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내장산 서래봉 (사진=김명상 기자)이곳에서 내장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 구름 위에서 보는 듯해 눈이 번쩍 뜨인다. 주변은 온통 초록빛으로 물들어 있다. 아래에서만 올려다보던 서래봉도 눈높이에서 춤추듯 펼쳐지고, 고개를 숙이면 우화정의 지붕이 파란 보석처럼 보인다. 잠시 서 있자니 넘실대는 초록 물결 속에 풍덩 빠진 기분이 들고, 청량함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여름에만 느낄 수 있는 압도적인 광경에 망막마저 푸르게 물들어 버릴 것만 같다. 내장산이 품은 거칠 것 없는 장관을 보고 싶다면 케이블카 이용을 적극 고려할 만하다. 내장산 우화정 (사진=김명상 기자)케이블카에서 내려 4분 정도 걸으면 내장산의 랜드마크로 꼽히는 우화정이 나타난다. 정자에 날개가 돋아 승천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우화정은 국내 최고의 단풍 포토존으로 꼽히는 곳이다. 우아한 내장산 사진의 대부분이 우화정을 배경으로 찍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호수에 떠 있듯 자리한 우화정은 자연석을 이용한 징검다리, 내장산의 자연을 거울처럼 보여주는 맑은 호수 등으로 선계에 온 듯한 분위기마저 연출한다. 내장산 우화정 (사진=김명상 기자)팔각정 형태의 지금의 우화정은 과거 모습과는 좀 다르다. 1965년에 콘크리트로 지은 옛 구조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낡은 데다 왜색이 짙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읍시는 기존 우화정을 철거하고 전통 한옥으로 개축을 추진해 2016년에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다. 과거 거부감이 들게 하던 모습은 사라지고 한국식 정자로 탈바꿈된 후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울창한 수목의 녹색과 투명 구슬처럼 맑은 물, 폭포와 계곡이 어우러진 여름의 내장산을 일컫는 ‘하청음(夏淸陰)’이란 단어를 압축해놓은 곳이라 할 수 있다. ◆야경이 멋진 정읍사문화공원 정읍사문화공원에서 초롱을 들고 산책하는 사람들 (사진=김명상 기자)‘달아 노피곰 도다샤…’로 시작하는 정읍사는 오래도록 돌아오지 않는 임의 밤길을 염려하는 백제 여인의 애틋한 마음이 담긴 노래다. 무등산곡, 방등산곡, 선운산곡, 지리산곡 등 백제가요 5곡 중 유일하게 현존하는 정읍사는 백제 멸망 이후에도 계속 불리면서 조선 성종 대에 이르러 악학궤범에 기록됐다.정읍사문화공원은 백제가요 정읍사를 주제로 조성된 공원으로 내부에는 남편을 기다리다 망부석이 된 정읍사 망부상과 함께 정읍사 노래비, 여인의 제사를 지내는 사당, 야외공연장, 편백산림욕 숲 등이 조성돼 있다. 정읍사문화공원의 망부상 (사진=김명상 기자)입구에서 사랑의 계단을 지나면 2.5m 높이의 망부상이 있다.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이 두 손을 맞잡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으로 서 있는데 그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서 애잔함마저 느껴진다. 공원 전망대로 가는 길에는 편백나무가 시원하게 솟아 있어서 깔끔한 숲의 기운을 느끼며 쉬엄쉬엄 올라갈 수 있다. 주변에는 정읍사 노래비, 정읍사 여인의 제사를 지내는 사우 등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기 좋다. 정읍사문화공원에서 본 정읍 시내 야경 (사진=김명상 기자)정읍사문화공원은 야간에 더 화려해진다. 정읍사 공원 전체가 오색 빛으로 빛나서 낭만적인 분위기가 흐른다. 위로 올라가면 ‘아양사랑숲’이라고 쓴 글씨와 전망대가 있다. 의외로 여기서 내려다본 정읍 시내의 전망이 굉장히 멋지다. 공원의 가로등이 푸른 나무를 환하게 비추고 멀리 서 있는 아파트와 빌딩 불빛이 어우러지면서 여느 도시가 부럽지 않은 야간 경관을 만들어 낸다. 함께 오른 이들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졌다. 곳곳에서 멋지다는 찬사가 쏟아진다. 특별한 조형물이 있거나 눈에 띄는 랜드마크는 없지만 사랑을 테마로 한 공원에서 본 정읍 시내 야경이 무척 로맨틱하다..◆내장호 걷고 솔티숲에서 쌍화차 한잔내장호 전경 (사진=김명상 기자)내장산국립공원의 내장호는 내장산으로 들어가는 길 초입에 있다. 서래봉 등 봉우리와 내장산의 풍경이 수면에 비치는 절경으로 유명하다. 그냥 눈으로만 보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짙다. 내장호에는 황톳길과 수변 데크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있는데 난이도가 낮아서 누구나 여유롭게 풍경을 즐길 수 있다. 한 바퀴 걷는 데 약 1시간 반 정도 소요되며 내장산 수목원, 내장생태공원 등과 이어져 더욱 풍성한 걷기 여행이 가능하다. 갑오동학혁명 100주년 기념탑 (사진=김명상 기자)내장호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내장산 조각공원이 있다. 뾰족하게 서 있는 커다란 탑은 갑오동학혁명 100주년 기념탑이다. 한국 사상 최초의 민중운동이었던 동학농민혁명은 정읍 고부면에서 시작됐으며, 비록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근대적 민중의식을 일깨우는 데는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혁명이 일어난 해인 1894년을 기념해 탑의 높이는 1894㎝로 지었고, 동학혁명의 발원지라는 고장의 상징성을 알리기 위해 이곳에 건립했다. 내장산 조각공원과 말발굽 모양의 생태탐방마루길 (사진=김명상 기자)내장산 조각공원의 하이라이트는 생태탐방마루길이다. 내장호를 향해 뻗은 마루길은 일종의 스카이워크로 숲 위를 걷는 듯이 올라가는 산책로다. 마루길을 따라 올라가면 조각공원과 내장호의 아름다운 호반 풍경의 정취를 높은 곳에서 볼 수 있다. 솔티숲의 생태놀이터 (사진=김명상 기자)내장생태탐방마루길은 솔티숲 옛길로 이어진다. 원시숲이 잘 보존된 지역으로 멸종위기종인 진노랑 상사화를 비롯해 많은 야생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20분 정도 이어지는 숲길을 걸어가면 생태 놀이터가 나타난다. 놀러 온 아이들이 이곳에서 미니 짚라인을 타고 스릴을 즐기거나, 놀이기구를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심으로 돌아간 아이들의 함박웃음을 보자 마주친 일행의 입가에도 미소가 감돈다. 이곳에 놓인 평상에 앉아 쌍화차 한잔을 음미하니 전신에 기운이 차오르는 듯한 착각에 기분마저 좋아진다. 어린 학생들의 생태학습과 야외활동을 위한 장소이자 어른들에겐 치유의 산책로가 되어주는 곳이다.정읍의 명물인 쌍화차 (사진=김명상 기자)◆호텔 부럽지 않은 생태탐방원에서 자연 만끽내장산생태탐방원 (사진=김명상 기자)정읍이 숨겨둔 또 다른 명소는 내장산생태탐방원이다. 위치는 가히 명당이라 할 만하다. 뒤로는 내장산 서래봉이 놓여 있고, 내장호를 앞에 둔 배산임수의 지형으로 풍수지리를 몰라도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특징은 생활관에서 숙박하며 생태관광과 휴식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장산 국립공원 초입에 자리한 탐방원은 지난 2019년 12월에 개장했으나 바로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제대로 홍보 한번 할 수 없는 불운을 겪었다. 최신 건물에 본격적인 운영을 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건물 전체가 매우 깨끗한 것이 장점이다. 내장산생태탐방원의 4인실 생활관 (사진=김명상 기자)생활관에는 4인실과 8인실 숙소가 있는데 호텔 뺨치는 시설을 자랑한다. 객실의 경우 4인실은 방 2개와 거실을 갖췄고, 8인실의 경우 복층 구조로 펜션에 온 듯한 착각마저 준다. 내부에는 칫솔을 제외한 침대, 수건, 샴푸, 린스, 헤어드라이어, 정수기, 전자레인지, TV 등 머무는 데 필요한 대부분의 물품이 갖춰져 있다. 내장산생태탐방원의 8인실 복층 시설 (사진=김명상 기자)다만 어디까지나 생태탐방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취사는 불가하며, 생태탐방 프로그램을 등록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무척 다양하고 흥미롭게 구성돼 있다. 단체 방문객의 경우 정읍사공원 야간 걷기, 솔티숲 쌍화차 체험 등을 즐기거나 가족이나 개인의 경우 내장산 탐방, 내장호 트레킹, 솔티마을 방문 등을 고를 수 있다. 예약은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을 이용하면 되고, 매달 1일 오후 5시에 다음 달 예약이 가능해진다. 주말의 경우 예약 희망자가 몰려 금방 마감되는 만큼 서두르는 것이 좋다.
- “인구 절벽, ‘천만 영화’가 사라진다” K-콘텐츠의 미래는[ESF 2023]
- [이데일리 이다원 기자] 한국 최초로 ‘쌍천만’을 기록한 영화감독이 있다. 2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웃기고 울린 윤제균 감독의 두 영화는 모두 가족의 사랑과 믿음을 그리고 있다. 그런 그가 “다시는 한국에서 ‘천만 영화’가 나오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구 절벽을 마주한 우리나라의 콘텐츠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윤제균 감독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윤제균 감독은 15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변화하는 사회 속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길을 창작자들이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가족 형태를 포용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콘텐츠로 세계 시장을 공략하자는 것이다.◇ 가족 소중함을 알기에…인구 절벽 위기감 커져윤 감독은 가족애를 중심으로 다룬 영화 두 편이 각각 1000만명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 감독이 됐다. 영화 ‘국제시장’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격동하던 우리나라 격변기를 헤쳐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뤘다. 영화 ‘해운대’에서도 가족의 소중함을 드러낸 장면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줬다.가족애를 다룬 영화를 다수 제작하게 된 배경이 있다. 윤 감독은 “저는 화목한 가정에서 따뜻함과 위안을 굉장히 많이 느끼며 자랐다”며 “그래서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혼해 가족을 꾸리고 두 아들을 키우면서는 그가 받은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따뜻하고 화목한 가족을 이뤘다고 자신하는 그는 지금도 아들들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그러면서 윤 감독은 자녀 세대에게 결혼해 가족을 꾸릴 것을 강요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는 “젊은 친구들에게 결혼에 대해 물으면 ‘이거 꼭 해야 하나요’라는 답이 돌아온다”며 “젊은 세대에게 결혼은 선택이지 필수가 아니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이들 세대에게 모든 의사 판단의 기준을 개인의 행복에 두라고 한다”며 “행복하다는 판단이 서면 결혼을 선택해야 하지 않을까”라고 되물었다.시대의 흐름에 따라 가족관도 변화하고 있다. 윤 감독은 “우리 (세대)가 참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싶다”며 새로운 시대의 흐름을 인식하게 됐다고 말했다. 1969년생 베이비붐 세대인 그는 한 반에 60~70명이 모여 ‘산아 제한’을 주제로 포스터를 그리던 국민학교 시절을 보냈다. 이어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캠페인이 펼쳐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영화를 만들다 보니 어느새 저출산 대책이 나오기 시작했고, 이제는 세계 최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는 나라가 됐다.그의 통찰에 따르면 산업화 세대를 거쳐 198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의 화두는 ‘국가’였다. 나라를 위해 희생하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민주화 운동 등을 통해 ‘시민’이 주체로 등장했다. 이어 2000년대 중반부터는 ‘개인’이 사회의 중심이 됐다. 그렇기에 가족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었다. 결혼하고 자녀를 낳아 꾸린 3~4인 가족에서 1~2인 가족으로 범위가 넓어졌다.이런 변화를 이해하기에 그는 인구 절벽에 대한 위기감도 느끼고 있다. 윤 감독은 “인구 감소가 가족 개념의 변화를 넘어 길게는 생존 문제와도 연결되는 듯하다”며 “학령인구 감소부터 경제·산업 등 인적 자원이 풍부하던 과거와 다른 세계가 오고 있다”고 봤다.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연사로 나서는 윤제균 감독이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창작자로서 한국 콘텐츠 업계에 대한 고민도 크다. 윤 감독은 “제가 ‘천만 관객 영화감독’을 두 번 했다. 5000만 인구 중에 두 번의 기회가 있었다”며 “하지만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 앞으로 영원히 우리나라에서 1000만 관객을 동원할 영화는 나오지 못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볼 관객 수가 줄어드니, 영화가 흥행할 가능성도 점차 낮아진다는 것이다. 그는 “현상적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면 내수 작품들도 그 규모에 맞게 제작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며 “그러다 보면 당연히 깊이가 낮아지고, 퀄리티도 떨어지면서 서서히 (한국 영화계가)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영화 제작 현장에서도 젊은 인구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할 때가 있다. 과학 기술이 발달해 카메라·조명 장비의 소형화로 영화 촬영에 필요한 스태프 수가 감소하기도 했지만, 젊은 인구가 줄면서 현장에 투입되는 청년 인력 역시 조금이나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하지만 시대를 역행할 수는 없다. 그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이미 출산율은 꺾였다”며 “정치인, 사업가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자들도 이런 고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가 찾는 K-콘텐츠…새로운 가족상 담는다면인구 감소로 닥친 위기를 기회로 바꿀 방법은 바로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만큼 한국 영화·드라마의 해외 수출도 활발해지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등을 통해 글로벌 관객과 만날 기회도 늘었다.윤 감독은 “영화계로서는 위기이면서 동시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그는 “드라마 ‘오징어게임’ 이후로 한국 배우들이 우리나라 말로 만든 콘텐츠여도 잘 만들면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건 엄청난 발전”이라고 짚었다.보편성과 독창성을 아우른 ‘웰메이드’ 콘텐츠라면 전 세계에서 환영받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 특히 윤 감독은 “우리나라 콘텐츠의 특징 중 하나라면 가족, 혈연에 대한 진하고 끈끈한 감정이 있는 것”이라며 “이런 점이 가족을 중시하는 동남아시아나 중동, 중남미 등에서 주목받는 이유인 듯하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가족에 대한 개념이 자유로운 서구 사회에서도 한국 콘텐츠의 이런 점을 주목한다.수많은 국내 감독들, 제작자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할 수 있는 작품들을 구상하고 있다. 윤 감독 역시 창작자로서 이런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해 CJ ENM 스튜디오스 대표로 부임해 콘텐츠 부문을 맡은 그는 기회를 잡으려면 다가올 시대에 대한 예측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본다.특히 윤 감독은 인구 감소에 따라 새로 등장한 사회상과 가족을 포용한 콘텐츠가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기존의 가족 형태와 다른 가족의 모습이 앞으로 계속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는 전 방향으로 열려 있다. 가족에 대한 획기적 관점을 담은 이야기는 앞으로 계속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윤 감독이 꼽은 대표적 작품은 일본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어느 가족’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가족이 된 이들을 주인공으로 일본의 사회상을 그려내 호평을 받았다. 지난 2018년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최우수상인 황금종려상을 받기도 했다.그는 “이처럼 혈연관계가 아니어도 서로 의지하며 같은 공간에 살아가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한국에서도) 나오고 있다”고 했다. 어쩌면 이를 통해 우리 사회가 변화를 더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또한 윤 감독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1인 가구, 이민자에 대한 시각도 변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1인 가구가 늘면서 소형 주택이 늘어나는 등 산업적 파급효과가 일어날 것”이라며 “그들에 대한 이야기와 영화가 앞으로 많이 나오게 될 것 같다”고 했다.외국인, 이민자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날 수 있다. 이미 외국인 이민자가 증가세에 접어든 만큼 다양한 문화를 포용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윤 감독은 “제가 ‘국제시장’에서 다뤘듯이 우리나라도 파독 광부, 간호사 등 이민의 역사와 핍박의 세월이 있었다”며 “이제는 우리가 이민자, 외국인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 만큼 이들에 대한 시선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바뀐 사회와 변화한 가족상을 반영한 한국의 영화·드라마가 우리 사회, 나아가 전 세계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까? 윤 감독은 오는 21~2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에 연사로 참석해 K-콘텐츠 속 변화하는 가족상과 산업의 미래에 대해 논한다.“뻔하고 반복적인 것보다는 새로운 분야를 찾고 도전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윤 감독 역시 창작자로서의 도전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는 “시대의 흐름이 바뀐 만큼 일, 사랑, 가정에서 어떻게 최선을 다할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내게 동기부여가 되고 자극이 될 분야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 더워지며 찾아오는 '통풍'...'치맥'도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한낮의 더위로 시원한 맥주 한잔이 끌리는 요즘, 술과 함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어 체내 요산의 수치가 높아지며 통풍을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때 통풍은 좋은 음식을 먹고 술을 마시는 부자들의 병으로 간주하곤 했다. 그러다가 식생활이 서구화되고 윤택해지며 누구에게나 발생하는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통풍은 다른 사람이 지나가면서 일으킨 바람을 맞아도 아프다는 뜻이 이름에 담길 만큼 통증이 극심하다.통풍은 요산이라는 물질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과도하게 축적되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요산이란 우리가 먹는 음식이 소화돼 최종적으로 대사된 후 나오는 물질로, 보통 혈액 내에 녹아 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된다. 통풍 환자들은 혈액 내 요산이 지나치게 많으며, 과다 축적된 요산은 결정체로 변한다. 이 요산 결정체는 관절의 연골, 힘줄 등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한다.보통 엄지발가락, 발목, 무릎 등 한 곳의 관절이 갑자기 빨갛게 부어 오르며 통증이 발생한다. 통풍이 심하면 발열과 오한이 동반된다. 엄지발가락 관절에 염증이 잘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얇은 이불이 스치기만 해도 아파 대개 양말을 신지 못하고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43만명에서 2021년 49만 2300명으로 늘어났다. 환자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남성의 경우 콩팥에서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는 반면,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계절에 따른 차이도 있다. 환자 수는 봄부터 서서히 증가하다가 한여름인 7~8월에 급격히 늘었다.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높아진다. 땀이 배출되며 혈액 내 수분의 양이 줄고, 상대적으로 요산이 증가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풍이 있다면 충분한 수분섭취를 해야 한다.갈증 해소를 위해 마시는 탄산음료나 맥주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들은 당 함유량이 높아 요산 수치를 높이고 통풍을 악화시킨다. 특히 맥주에 있는 효모에는 퓨린이라는 성분이 많아 요산 수치를 높이고, 소변을 통해 요산이 배출되는 것도 방해한다. 또 술을 갑자기 많이 마시면 술에 취해 있는 동안 일시적인 고젖산혈증이 발생해 고요산혈증이 악화된다. 장기간 술을 마시는 것 역시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통풍은 식습관과 비만 때문에 생기는 경우도 많으므로 열량 제한을 통한 체중 감량도 필요하다. 삼겹살, 치킨 등 고열량 음식은 요산 수치를 빨리 높이기 때문에 열량이 높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고단백, 고칼로리식에는 통풍성 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퓨린이 많이 들어있어 주의해야 한다.세란병원 정형외과 권원환 과장은 “통풍은 증상 자체로도 고통스럽지만 관절 손상과 신장 기능 저하 등 여러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며 “기름진 음식 섭취, 맥주와 같은 알코올, 과식 등을 피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성 환자의 빈도가 높기 때문에 중년 남성의 경우 체중관리와 음주 습관을 조절하면 예방할 수 있다”며 “일단 통풍 진단을 받으면 정상 체중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도 약물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