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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락한 증시, 지금 매수해도 될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에서는 오히려 주식을 사라고 권고한다고 하는데요. 정말 지금 주식을 사도 될까요.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과거 전쟁 당시의 주가 통계에 비춰 본다면 매수에 유리한 시기로 보입니다. 이미 월가에서는 ‘현금을 가지고 있다면 저가 매수에 나설 때’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의 기간과 강도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에 이번에도 반드시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단언하기는 어렵습니다.◇5번의 전쟁, 모두 전쟁 직후가 매수 기회27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주(21~25일) 중 코스피가 1%대 반등을 보인 단 하루(25일)을 빼놓고 4거래을 모두 ‘사자’로 일관했습니다. ‘Buy the Invasion’, 즉 전쟁이 시작할 때 주식을 사라는 월가의 격언을 따르는 것인데요. 실제로 역대 국제사회의 전쟁 시기 주가가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나쁜 전략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지난 전쟁으로 눈을 돌려보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60년대 베트남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증시는 급락했지만 이내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990년 8월부터 1991년 2월까지 7개월간 이어진 걸프전 때를 돌아보겠습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쟁 발발 직후인 1990년 11월까지 약 3달에 걸쳐 20% 급락하고 국제유가와 금값도 치솟는 혼란의 상황을 연출했습니다. 하지만 전쟁이 끝난 6개월 뒤 주가는 오히려 반등했습니다. 특히 국제유가는 1991년 1월 17일 미국이 이라크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자 33% 급락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이라크전쟁, 아프가니스탄전쟁,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탈 사건 등 총 5번의 전쟁 개시 상황 주가가 유사한 흐름을 보였습니다.알리안츠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안은 “전쟁 발발 직후만큼 강한 충격이 일어나지 않는 데다 중앙은행이 변동성을 억제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시장은 정치적으로, 지정학적인 충격에 의해 급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 금리인상 망설이는 미국빠른 긴축을 예고하던 미국에서도 분위기가 바뀌고 있습니다. 실제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긴축을 향한 Fed의 첫발은 빅스텝(0.5%포인트)에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 쪽으로 급격히 기우는 분위기입니다. 러시아가 주요 산유국인 만큼, 이번 전쟁으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면, 유가가 급등해 스태그플레이션(경기둔화+물가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게다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가 미국의 경기회복세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우크라이나 상황을 봐가며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이 긴축 속도를 늦추면 국내 증시를 둘러싼 외국인들의 매도 압력도 잦아들 가능성이 큽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쟁이 장기적인 전면전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경기침체가 나타나는 수준이 아니라면 파장은 기업의 펀더멘탈보다는 센티멘탈(투자심리와 수급) 측면에 그칠 것”이라며 “과거 사례에서 코스피는 전쟁 발발 전부터 단기 변동성이 컸지만 중장기로 보면 투매보다는 보유가, 관망보다는 매수가 유리했다”고 조언합니다. 물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진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현재 미국은 러시아 은행들을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등 강력한 경제 제재를 내세우면서도 우크라이나 영토 내부에서 직접적으로 전쟁에 참여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전쟁 지형도, 미국의 입장도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있습니다. 이 전쟁이 종결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증시의 급락이 저가 매수의 기회일 순 있지만, 전쟁이 길어지면 글로벌 사회에 사는 그 누구도 편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되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사진=AFP 제공)
-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치킨, 1만원 차이나는 이유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편의점 3사가 1만원 내외 한 마리 치킨으로 치킨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국내 대형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배달료를 포함해 2만원 내외로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인 셈인데요. 치킨 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업계가 폭리를 취하는 건가요. 편의점 치킨이 특별히 싼 이유는 무엇인가요.[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A: 편의점의 경우 GS25는 ‘쏜살치킨’(1만원), 세븐일레븐는 ‘한마리치킨(9900원)’, CU는 ‘자이언트 치킨박스(9900원) 등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후라이드 치킨 기준으로 BBQ는 1만8000원, Bhc 1만7000원, 교촌 1만7500원인 것과 비교해 약 7000~8000원 차이가 나는데요. ▲GS25가 최근 판매 중인 ‘치킨25’의 더큰반마리치킨. (사진=GS리테일)프랜차이즈의 생닭 유통은 ‘양계장→도계장(세척·열각·염지·포장 등 공정)→본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한 마리당 양계장에서 도계장으로 옮길 때 운반비, 도계장에서 각각 단계마다 인건비와 공정비, 균일한 맛·품질 유지를 위한 관리비, 광고비 등이 추가돼 가맹점에 전달되는 거죠. 대부분 치킨 업체들은 주로 생닭 10호(951~1050g)를 쓰는데, 4538원(25일 기준) 수준에 거래된 생닭은 유통 과정을 거쳐 가맹점에 왔을 때 9000~1만원 사이로 뜁니다. 이후 인건비와 고정비, 배달앱·대행 수수료까지 붙어 2만원대 가격이 형성됩니다.이에 비해 편의점 치킨은 국내 도계장에서 일괄 손질된 닭에 밀가루·튀김가루를 입힌 냉동 상태로 들어오기 때문에 운반비나 마케팅비 등 중간 마진이 빠집니다. 고정비의 경우 기존 있는 점포 자리 한구석에서 운영하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기 때문에 추가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이 들어가지 않고요. 편의점마다 차이가 있지만 닭 사이즈가 프랜차이즈 닭(9~10호)보다는 작은 닭이 사용돼 가격경쟁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GS25는 ‘더큰반마리치킨’에 11~12호 닭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치킨 맛은 사람들 입맛이 제각각인 만큼 객관적으로 뭐가 더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겠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두 개를 놓고 먹어보면 무슨 차이가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편의점 업계는 “과거 조각 치킨만 따로 판매할 때보다 맛과 품질이 훨씬 좋아졌고 프랜차이즈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고 설명합니다.코로나19 이후 외식 물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2만원대의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나 혼술족들의 편의점 치킨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지난해 치킨 매출이 전년 대비 37.2%, CU는 31.1%, 세븐일레븐은 각각 증가했습니다. 다만 프랜차이즈 업계는 편의점 치킨 수요 증가가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입을 모읍니다. 편의점 타깃 고객층이 1인 가구 중심이면 프랜차이즈는 1인 가구 포함 가족 단위까지인 만큼 같은 치킨이어도 다른 시장으로 본다는 게 중론입니다.
- 백신 땐 외면받던 ‘부루펜’, 재택치료 땐 귀한 몸…왜?[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 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대유행으로 인해 정부가 확진자 관리 체계를 변경하면서 일반확진자는 재택에서 스스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 도래했습니다. 이런 가운데도 코로나19 확산세는 줄지 않아 지난 23일 기준 집에 머무르면서 치료하는 재택치료자가 50만명을 넘어섰습니다. “해열제나 감기약 같은 코로나 상비약을 사전에 구비해 두라”는 재택 치료자들의 조언이 쏟아지면서 약국과 편의점 등에서는 처방 없이 구매할 수 있는 감기약·해열제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는 복용을 피하라는 권고가 내려졌던 ‘부르펜’은 이제는 없어서 못 파는 약이 됐습니다. 재택치료에 쓰는 의약품은 어떤 게 있을까요?[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A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국내에서 ‘코로나19’의 치료를 위해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뿐입니다. 지난해 12월2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내에서 유일하게 긴급사용승인을 내린 코로나19 치료제입니다.이 약은 단백질 분해효소를 차단해 바이러스의 복제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막는 원리로 작용합니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코로나를 치료하는 방식이죠. 다만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 증식만 억제할 뿐이지 당장 열이 나거나 목이 칼칼한 ‘증상’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이마저도 중증 코로나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경증 및 중등증 환자만을 대상으로 합니다. 약을 조제할 수 있는 약국도 전국 시군구에서 지정한 472곳뿐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의료기관에서 재택치료자에게 팍스로비드를 처방한 경우에만 복용이 가능합니다.‘코로나 상비약’으로 판매되고 있는 일반의약품들은 기실 기존의 해열제, 감기약, 진해거담제 등 기존에 우리가 쉽게 접해온 약입니다. 이 의약품들은 환자가 겪고 있는 불편을 경감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질병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질병의 증상만을 치료하는 대증요법입니다.식약처 관계자는 “현재 일반확진자는 코로나19에 대증요법으로 대처를 하고 있다. 증상에 따른 증상 개선 효과”라며 “일반적으로 알려진 해열 진통제나 감기시 복용하는 에페드린 계열의 안티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지난 2009년 범세계적 유행을 보였던 인플루엔자, 곧 신종플루를 막아낸 타미플루의 원리도 유사합니다. 타미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증식에 필요한 특정 단백질을 공격해 증식을 차단합니다. 다만 이 때도 타미플루는 증상을 억제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함께 해열제, 항히스타민제, 진해거담제 등 증상에 맞는 약물을 병행해야합니다.(사진=삼일제약 홈페이지 캡쳐)그렇다면 왜 코로나19 백신 접종 때는 외면받았던 ‘부루펜’은 코로나 치료에서는 판매량이 폭증했을까요? 과다하게 해석한 측면이 있었지만 부루펜의 성분인 ‘이부프로펜’보다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을 보다 추천했던 것은 사실입니다.해열진통제는 크게 아세트아미노펜 성분과 이부프로펜 성분으로 나뉩니다. 큰 차이는 소염, 즉 염증 대응 유무입니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염증에 대응하지 못하는 반면, 이부프로펜 성분 진통제는 염증성 통증에 효과를 보입니다.반면 아세트아미노펜은 부작용이 적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그래서인지, 코로나19 초기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아세트아미노펜 사용을 권장했습니다. 대한약사회는 백신 접종 후 이부프로펜 계열 해열진통제도 활용가능하다고 했지만, 역시 우선적으로 권장한 것은 아세트아미노펜입니다.어린이의 경우 열이 날 때는 염증 질환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염 효과가 있는 이부프로펜 계열의 해열진통제 판매량이 급증한 이유가 이것입니다. 부루펜, 이부펜, 애드빌, 이지엔6 애니 등 제품이 이에 속합니다.이부프로벤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량한 덱시부프로펜도 있습니다. 70% 가량의 용량으로도 동일한 효과를 얻으면서 부작용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지엔6 프로, 솔루펜, 덱시부펜, 덱시엔, 제로정 등이 덱시부프로펜 계열 해열진통제입니다.이런 일반의약품들은 코로나와 관계 없이 증세를 낮추는 데 쓰이기 때문에 용법·용량에서 기존과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어린이용으로 출시된 의약품을 그대로 활용해도 된다는 의미입니다.
- 블라인드 폭로 제보자, 수사 가능할까?[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 최근 ‘이재명 옆집 의혹’의 진원지는 517만 명이 쓰는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였습니다.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은 내부 고발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사실과 다른 폭로글이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기도 합니다. 블라인드 폭로 제보자를 경찰에 고소하면 수사할 수 있을까요? 블라인드앱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GH와 이헌욱 전 사장은 해당 글에 대해 허위라고 밝혔다.[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A :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수사하기 쉽지 않습니다. 블라인드 서버에는 가입자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즉, 경찰이 법원 영장을 받아 블라인드 측에 가입자 신원 정보를 내놓으라고 윽박질러도 블라인드에 글쓴이 정보가 없어 줄 수 없습니다.블라인드는 회사별로 가입하게 돼 있는데 회사 이메일을 쓰느냐 여부만 보고 가입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첫 서비스 가입 때 개인 인증용으로 쓰였던 이메일은 블라인드 서버에 평문 형태로 서버에 저장되는 게 아니라고 합니다. 가입하고 나면 이메일이 사라지고 블라인드 계정 1,2,3 등의 형태로 블라인드 서버에 저장됩니다. 블라인드는 이 같은 ‘가입자 로직에 대한 시스템’을 특허등록했습니다.팀블라인드 관계자는 “주요 개발자들이 네이버나 티몬에서 오다 보니까 기존 플랫폼들에서는 철저하게 이용자의 익명성을 보장해줄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그래서 아예 우리 서버 안에 가입자 정보를 두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블라인드의 운영사인 팀블라인드의 대표는 문성욱 씨로 한국인이지만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고 서버 역시 미국에 있습니다. 직원은 한국과 미국에서 인턴을 포함해 150여 명이라고 합니다. 혹시 국내 인터넷 규제를 피하려고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는 건 아닐까요? 팀블라인드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만든 직장인 SNS여서 미국에서 설립한 것일 뿐 규제와는 관련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만 3000여 개가 넘는 기업 채널이 개설된 블라인드가 사회적 책임에는 무심한 게 아닌가 하는 비판도 여전합니다. ‘직장인 대나무숲’이라는 긍정적 효과를 인정해도,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범죄 우려, 직장 내 왕따 문화 확산 같은 부정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입니다.실제로 지난해 초 카카오 직원이 카카오 블라인드에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썼지만, 카카오는 그를 찾아 도울 수 없었습니다. 경찰에 신고하고 팀블라인드에 협조를 구했지만, 그의 신원 정보를 넘겨받는 게 불가능했죠. 신원 정보가 아예 없기 때문입니다. 다행스럽게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블라인드에서는 자살예방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자살예방법(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조성을 위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 등이 자살 의사나 계획을 표현한 사람의 정보 제공을 요청하면 인터넷 플랫폼 회사는 그의 개인정보를 넘겨주게 돼 있습니다.블라인드역시 공지 사항을 통해 자정에 나서고 있긴 합니다. 글 삭제는 본인만 가능하지만, 범죄정보나 프라이버시 침해 정보 등은 ‘숨김처리할 수 있다’고 공지합니다.△불법촬영물 유통방지 안내△특정인 비방 및 개인 사생활 침해 사례 안내△데이팅 어플의 추천인코드, 스크린샷 후기 이용제한 안내 등을 하고 있죠. 아동성착취물을 올리면 영구적으로 블라인드 이용을 제한하고, 특정인으로 추측 가능한 내용이나 이미지에 대해 신고건수가 많으면 숨김처리 된다는 걸 알립니다.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표현이 몇 번 있을 때 글이 숨김처리되고 이용정지되는지 설명하진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블라인드 관계자는 “너무 자세히 이용제한 기준을 공개하면 악용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 측에서 조직적으로 팀을 짜서 신고하는 행위가 우려된다는 것이죠.블라인드의 체류 시간은 지난해 기준 하루 평균 40분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체류 시간이 긴 유튜브(46분)에 맞먹는 로열티를 자랑합니다. 특히 한국은 재직자 300인 이상 기업체 근로자의 85% 이상이 블라인드를 사용하죠. 한국인이 만든 잘나가는 직장인 소셜 SNS 블라인드. 결국 이용자들이 함께 만드는 자정 노력이 법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는 논란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 우크라이나 사태 악화 시 한국군 파병 가능성 있나?[궁즉답]
-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마리우폴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기를 들고 “마리우폴은 우크라이나 영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 러시아 상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영토 밖 군대 주둔 요청을 참석 의원 153명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사진=뉴시스)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Q.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전쟁이 일어난다면 우리나라도 군대를 파병할 가능성이 있을까요?[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A.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러시아 상원으로부터 해외 파병 승인을 받았습니다. 전날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독립을 승인하고 이 지역에 군대를 파병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입니다. 말 그대로 ‘일촉즉발’인 상황이죠.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나라가 우크라이나에 군대를 보낼 가능성은 매우 희박합니다. 먼저 해외 파병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합니다. 우리나라 헌법 60조 2항에는 ‘국회는 선전포고, 국군의 외국에의 파견 또는 외국군대의 대한민국 영역 안에서의 주류에 대한 동의권을 가진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막아 서방의 유럽 내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목적으로 벌어진 일입니다. 만약 양국 간 충돌이 일어나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은 미치겠지만,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건 아닙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지지할 이유가 없는 셈입니다.노무현 정부 시절인 지난 2003~2004년 국회 동의를 거쳐 비전투병을 이라크에 파견한 적은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에도 미국이 이라크 북부 지역 치안을 담당할 수 있는 전투부대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끝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비전투병 파병조차도 반대 여론이 무척 거셌습니다. 결국 정부가 ‘파병 대가로 북핵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자’고 주장하며 국회와 여론을 설득해냈지만, 지금으로선 우리가 우크라이나 파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외교·안보적인 이익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이 희박한 또 다른 이유는 나토나 미국 측이 굳이 한국군 파병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는 러시아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미국이 파병을 요청하면 동맹인 우리도 응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충돌해 미국과 나토가 참전해야 한다면 영국이나 프랑스, 독일 등 서방 국가들의 전력이 먼저 투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병력 투입에 걸리는 시간이나 지리적인 요건을 따져보면 굳이 먼 동아시아 지역에 있는 한국군을 요청할 이유가 있을까요.끝으로 러시아와의 관계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무역 규모는 273억달러로, 러시아의 10대 교역국입니다. 현대, 삼성, CJ, 아모레퍼시픽 등 우리나라 대기업들도 러시아에서 사업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를 의식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있습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군사적 지원이나 파병은 우리에게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지역에서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더 많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긴장완화와 평화적 해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가 평화적인 방식으로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크렘린궁에서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통해 옛 러시아 제국의 영토를 회복하려 한다는 세간의 주장을 반박했다. (사진=뉴시스)
- 29세? 34세?…청년희망적금 '청년' 기준이 뭐지?[궁즉답]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2년 간 매달 50만원 한도 내에서 꼬박꼬박 부으면 시중이자에 최대 36만원의 저축장려금을 얹어주는 청년희망적금이 화제입니다. 이 상품에 관심을 갖고 `미리보기`에 참여한 청년만 200만명에 이르렀고, 첫 날부터 가입 대란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최고 연 10% 안팎의 금리 효과를 내는 ‘청년희망적금’이 21일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에서 5부제 가입 방식으로 출시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의 한 은행과 모바일 앱. (사진=연합뉴스)당초 456억원의 예산을 배정해 약 38만명이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보니 조기 마감 우려가 커지자 `희망고문`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당초 38만명의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계획했던 사업이지만, 신청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그 계획을 대폭 확대해 신청 자격을 갖춘 청년이라면 모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정리해야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인기 때문인지, 다른 한편에서는 청년희망적금에 가입 가능한 `청년`의 기준을 만 19~34세로 잡은 기준이 무엇이냐는 궁금증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30대 직장인 중에서 “나도 청년이었네”라는 우스갯소리도 있고, “만 35세는 청년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의문 때문인데요. 일단 국가 통계기관인 통계청은 청년층을 15~29세로 잡고 있습니다. 이를 기준으로 각종 통계를 작성하는데요. 고용관련 통계를 만들 때는 본격적으로 사회 진출을 준비하는 젊은 구직자들이 몰려 있는 19~34세를 청년층으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청년희망적금은 일하면서 소득이 있는 청년들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인 만큼 이를 준용해 19~34세를 가입 기준으로 잡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이 상품을 설계할 때 지난 2013~2015년에 운영했던 재형저축을 모델로 했다고 밝혔는데요. 당시 가입자 중 청년 비율을 고려해 주어진 예산에 맞춰 19~34세 정도로 잡으면 무리가 없겠다고 판단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여러 정책에서 기준으로 삼는 ‘청년’의 연령은 정책 목표나 예산에 맞춰 다분히 자의적으로 설정되는 경향이 있다 보니 혼란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실제 여러 법령에서 정한 ‘청년’의 나이대는 제각각입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조세제한특례법 등은 통계청 기준을 따라 청년을 15~29세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와 서울 청년의회는 19~39세이고, 각 정당은 19~45세를 청년당원으로 삼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별로도 청년 기준은 다른데요. 서울시와 세종, 경기, 울산 등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정한 기준(15~29세)을 적용하는 반면 전남은 18~39세이고 광주, 대구, 대전, 인천은 19~39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습니다. 충남과 부산, 강원은 18~34세이고 충북과 경북은 15~39세, 경남과 제주는 19~34세를 청년으로 정하고 있죠. 국회에서도 청년발전지원법은 18~39세로 규정했지만, 청년기본법과 청년정책기본법안은 19~34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정책을 만드는 정부부처 입장에서야 주어진 예산 범위 내에서 설계해야 하니 청년 범위를 줄였다 늘렸다 할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 사회가 빠르게 고령화하고 있는 가운데 청년들의 어려움이 큰 만큼 분명한 타깃팅을 위해서라도 청년 나이 기준을 새롭게 정비해야할 시점이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나랏빚 무조건 없다고 좋은 게 아니다?[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이재명·윤석열 대선 후보 간 재정 건전성과 지출 여력에 대한 인식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윤 후보는 국가부채 비율이 높아지면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이 후보는 아직 선진국대비 낮은 수준인 만큼 재정 여력이 있다며 반박했다.21일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사진=연합뉴스)이번 정부 들어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나랏빚이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재정 지출을 통한 경제의 선순환 기대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경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적정 국가채무의 비율은 어느 정도가 될까.◇문재인 정부 5년간 국가채무 400조 이상 늘어양강 대선 주자인 이재명·윤석열 후보는 지난 21일 열린 토론회에 참석한 국가부채의 수준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윤 후보는 이 후보에게 적정 국가부채비율을 물으며 “한 50~60% 넘어가면 비(非)기축통화인 경우 어렵다고 한다. 국채가 많이 발행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외채차입 이자율이 올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후보는 “국민 가계부채 비율은 전 세계적으로 제일 높은데 국가부채 비율은 다른 나라가 110%, 우리나라는 50%가 안 된다”며 “(추가 국채 발행이) 충분히 여력 있다”고 설명했다.일단 용어를 정리하자면 두 후보가 이야기한 국가부채는 국가채무로 부르는 게 적확하다. 국가채무는 상환 의무가 있는, 말 그대로 빚이다. 지난해 기준 965조3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47.3% 수준이다.반면 연금충당부채 등 비확정 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는 좀 더 확장적 개념이다. 2020년 기준 약 1985조원으로 당시 GDP(1933조원)를 이미 넘었다. 통상 국가채무 규모를 두고 나랏빚 부담을 논하고, 이·윤 후보 발언을 감안할 때 당시 논쟁의 대상은 ‘국가채무’인 것으로 해석된다.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선진국대비 낮다는 이 후보의 주장은 사실과 부합한다. 중앙·지방정부 채무에 비영리공공기관 부채까지 포함해 국제 비교 수준으로 쓰이는 일반정부 부채(D2)의 비중은 2020년 48.9%로 주요 선진국 중 가장 낮은 편이다. 스웨덴(52.7%), 체코(46.5%), 뉴질랜드(45.4%) 등이 우리와 비슷하다. 재정준칙이 깐깐한 독일도 78.8%고 미국은 133.9%로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일본은 237.3%로 가장 높은 축에 속한다.해당 지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정 지출을 늘려야 한다는 정치권의 주장에 활용됐다. 이 후보도 지난해 12월 선대위 현장에서 “국가부채비율이 100% 넘었다고 특별히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고 말하며 적극적인 확장 재정 기조를 시사했다.다만 절대 국가채무 규모가 선진국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증가 속도는 빠르다. 한국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약 660조원에서 지난해까지 300조원 가량 늘었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올해는 1076조원으로 400조원 이상 급증하게 된다.이에 빠른 국가채무 증가세를 우려하는 안팎의 시선도 많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지난해 한국의 국가채무가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한국의 적극 재정지출 기조가 중기적으로 신용등급을 압박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재정 여력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이자율 등 감안, 적정 비율 없다” 의견도정부가 판단하고 있는 적정 국가채무 비율은 어느 정도일까. 이번 정부 초기만 해도 국가채무 비율은 40%대를 마지노선으로 여겼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9년 5월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국가채무 비율을 40% 초반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기획재정부가 2020년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 시나리오별 국가채무 비율 추이. (이미지=기재부)하지만 문 대통령은 홍 부총리 발언을 두고 40%를 유지하겠다는 근거가 무엇이냐며 명확한 인식 차를 나타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적어도 내년까지는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결국 올해 국가채무 비율(50.1%)은 50%를 넘기게 됐다.확장적 재정 정책을 지속하는 정부가 새로 세운 기준은 국가채무 비율 60%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재정준칙은 국가채무 비율 60%와 통합재정수지 적자 비율 3%를 상호 보완적으로 유지하는 산식으로 짜였다.2020년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경제 체질을 개선해 성장률 하락폭을 둔화시킬 경우 40년 후인 2060년에도 국가채무 비율이 64.5%에 그칠 것으로 제시했다. 적극적인 정책 대응을 통해 60%대 국가채무 비율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빠른 국가채무 증가세는 조절해야 한다는 게 재정당국 판단이다. 홍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논의가 한창이던 지난 8일 국회에서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한국 재정준칙이 말로만 이뤄지고 입법되지 않는 것과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속도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재정당국이 (재정건전성) 노력을 병행하는 점에 대해 (좋게) 평가를 해줬는데 이제는 어느 정도 한계에 와 있지 않나 싶다”고 우려했다.애초에 적정한 국가채무 비율이란 전제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 국채 이자율과 대외신인도, 경제 성장률 등이 얽힌 상태에서 감당 가능한 채무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한국조세정책연구원장을 지낸 김유찬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세계 많은 석학들이 국가채무 비율이 증가할 때 나타나는 경제 역효과 등을 분석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할 만큼 적정 비율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과거에 비해 이자율이 크게 낮아져 국가채무가 늘어나도 오히려 이자 금액은 줄거나 외환시장 안정성 등으로 추가 여력이 생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
- "기축통화국 된다"는 이재명…SDR통화와 헷갈렸나?[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때 아닌 ‘기축통화국’ 논란이 거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21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열린 토론에서 “우리가 곧 기축통화국으로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히면서 시작된 논란이다. 나라 빚은 ‘좋은 빚’이라며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채를 대거 발행하겠다는 이 후보의 공약에 재정건전성 논란 등 비판이 쏟아지자 이에 대한 반론으로 ‘기축통화국’을 거론했다. 기축통화국이 되면 우리나라가 국채를 마구 찍어도 국채를 사줄 외국인들이 많아서 나라 빚을 늘려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란 게 이 후보가 말한 배경일 것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그런데 과연 우리나라가 기축통화국이 될 수 있을까. 기축통화국은 누가 지정을 해주는 것일까. 논란이 되자 더불어민주당 측은 이 후보의 발언은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13일 발표한 ‘원화의 기축통화 편입 추진 검토 필요성’ 자료를 근거로 한다고 했다. 문제는 이 보고서가 기축통화를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편입 통화와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잘못된 보고서를 잘못 인용한 결과다. ◇ “기축통화는 누가 정해주지 않아요”…믿음의 산물일 뿐 기축통화는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통화로 정의되지만 어느 통화가 기축통화인지는 그때 그때 바라보는 사람마다 다르다. 달러화만 기축통화일지, 달러·유로화까지가 기축통화일지, 엔화까지 기축통화로 봐야할지 똑 부러지게 정의되지 않는다. *작년 3분기말 기준 출처: 국제통화기금(IMF)어느 통화가 기축통화인지 추정해 볼 수 있는 데이터가 있긴 하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쌓고 있는 외환보유액의 구성을 보면 된다. 나라가 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변제 가능한 통화로 어떤 통화를 보유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IMF에 따르면 작년 9월 말 전 세계 외환보유액의 55.2%는 달러화가 점유하고 있다. 유로화(19.1%), 엔화(5.4%), 파운드화(4.5%) 순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반드시 기축통화라고 할 수 없다. 유럽에서 전쟁이 나게 될 경우 전 세계인에서 유로화를 팔게 될 텐데 그때는 기축통화로 달러화와 금만 남을 수도 있다. 원화는 기타 통화에 들어가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얼마를 차지하는 지 추정하기 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통용되는 통화라는 기준으로 살펴봐도 원화는 그 위치에 있지 않다. 국제은행 간 통신협회(SWIFT)가 집계한 작년 한 해 무역 거래 등에 사용된 통화의 비중을 살펴보면 달러화가 40.5%, 유로화가 36.7%, 파운드화가 5.9%에 달했다. 우리나라 원화는 태국 바트화(0.7%)보다 거래 비중이 낮아 순위권 밖에 있었다. 2년 연속 세계 경제 규모 10위를 기록했다고 해도 원화가 거래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과는 다른 얘기다. 전경련에선 IMF SDR 통화바스켓 편입 통화를 기축통화라고 했지만 이 역시 한참 잘못된 것이다. 실제로 2015년 11월 IMF는 중국 위안화를 SDR에 편입했지만 위안화를 기축통화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전 세계 외환보유액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2.5%에 불과하다. 세계 경제 2위인데도 위안화 사용 비중 역시 2.7%로 4위 수준이다. ◇ IMF SDR 편입 가능성 낮지만…편입되더라도 기축통화 아냐 출처: 국제은행간 통신협회(SWIFT)원화가 기축통화가 될 수는 없지만 IMF SDR 편입통화가 될 수 있을까. IMF SDR은 IMF가 1969년 브레튼우즈 체제(금본위제)의 고정환율제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달러 등 준비통화에 대한 교환권을 의미한다. SDR은 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 등 5개 통화로 구성된다. IMF는 190여개 회원국에게 SDR 지분을 부여하고 회원국이 외환위기 등 달러 유동성이 부족할 때 담보 없이 달러를 인출할 수 있도록 권리를 부여하고 있다.SDR 지분이 높을수록 IMF 내에서의 발언권도 커지는데 우리나라는 작년 8월 23일 기준으로 SDR 지분율 순위가 16번째로 그리 높지 않다. IMF에서 발언권이 센 나라는 미국, 일본, 중국, 독일, 프랑스 순이다. IMF SDR에 편입되기 위해선 수출 규모 세계 5위권, 자유로운 통화 사용을 조건으로 하지만 위안화 사례에서 보듯이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실제로 IMF가 위안화를 SDR에 편입한 후 IMF의 기준이 자의적이란 비판을 받았다. 정치적 영향력 등이 더 크게 좌우했다는 얘기다. 전경련 설명대로 우리나라가 수출 규모 세계 5위(2016~2020년 평균 수출액)에 속하고 2019년 세계 외환상품시장에서 원화 거래 비중이 2.0%로 위안화 SDR 편입 전인 2013년 위안화 거래 비중(2.0%)과 비슷하다고 해서 원화가 SDR에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 전경련 역시 원화가 SDR에 편입되면 각종 이점이 많기 때문에 정부가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서를 냈다고 보는 것이 적정하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원화가 SDR 통화에 편입되고 나아가 이 후보의 말처럼 기축통화가 된다고 해도 나라 빚 증가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나라는 없다는 점이다. 명실상부 기축통화인 달러화를 찍는 미국도 나라 빚이 늘 도마에 오른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2011년 재정적자를 이유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고 피치는 2020년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추기도 했다. 전경련도 22일 논란이 일자 긴급 자료를 내고 “원화가 SDR에 편입돼도 국가 재정건전성 문제는 거시 경제 안정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제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인식돼야만 국제 지급, 결제 기능을 갖춘 명실상부한 기축통화가 될 수 있어 경제 펀더멘털 유지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가 경제 교과서에 등장할 법한 기축통화조차 제대로 몰랐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문제이고, 알고도 그 사실들을 왜곡했다면 일반 국민들의 상식을 너무 얕잡아 본 것이 아닐까 싶다.
- 최태원 회장이 SKT 회장도 겸임하면 어떻게 되나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 최태원 SK 회장이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직을 맡아 화제입니다. 인공지능(AI) 사업과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는 데 힘을 보태기 위해서라는데 그게 전부일까요? SK텔레콤(017670)의 경영은 어떻게 변할까요? 최태원 SK 회장. 사진=이데일리 DB[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A : 최태원 SK 회장은 21일 SK텔레콤 사내게시판에 “글로벌 AI 컴퍼니로의 혁신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SK텔레콤의 도전에 함께 하고자 한다”고 적었습니다.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으로 활동하게 됐음을 공식화한 것이죠. 최 회장은 SK그룹의 투자형 지주회사인 SK(주)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이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에서 미등기 회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어찌 보면 SK텔레콤 회장이 된다는 게 새로울 게 없죠. SK이노든, SK하이닉스든, SK텔레콤이든 이사회 멤버가 아닌 ‘조력자’로 참여한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게다가 최 회장은 과거 SK텔레콤 ‘1mm(일미리)’서비스에 대해 극찬할 만큼, AI에 대한 관심이 컸습니다. ‘일미리’는 휴대폰의 첫 화면에 떠있는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고객의 취향과 상황에 맞는 각종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죠. 스마트폰이 나오기 훨씬 전인 2005년 상용화돼 실패를 맛봤지만 말입니다.2005년 4월 20일, SK텔레콤은 휴대폰 첫 화면에 떠있는 캐릭터와의 대화를 통해 고객에게 필요한 무선 인터넷 서비스를 최단의 접속경로 제공해주는 개인화 서비스인 ‘1mm’를 상용화했다. 하지만 단말기의 제약, 높은 요금제 등으로 실패했다.하지만, 최태원 회장의 SK텔레콤 회장 겸임 이유를 ‘AI를 직접 챙기기 위해서’ 정도로 보기엔 미흡합니다. 그룹 안팎에선 SK ICT 계열사들의 지배구조 변화까지 염두에 둔 포석으로 봅니다. 그 이유는 △ 2018년 하반기부터 진행된 SK서린빌딩 리모델링 공사 때 최 회장은 SK텔레콤 사옥에 회장실을 만들어 1년여 동안 출근하는 등 이미 SK텔레콤 경영을 챙겨왔고 △ 2021년 SK텔레콤을 둘로 쪼개 IT 투자회사인 SK스퀘어와 AI 서비스 회사 SK텔레콤을 만들었지만, 완성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라는 강력한 성장 엔진을 본체인 SK(주)가 아닌 SK스퀘어 밑에 둔 건 여전히 제한적이죠.뿐만 아니라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 등을 맡으며 ICT 분야를 챙겨온 동생 최재원 수석부회장이 SK온 각자 대표가 돼 배터리 부분을 맡게 된 점도, 최 회장이 SK텔레콤 경영 참여의 폭을 넓힌 배경으로 꼽힙니다. 즉, 당장은 아니어도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을 아우르는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질 것에 대비한 사전 포석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SK 관계자는 “당장 지배구조를 개선하려 했다면 최 회장이 직접 텔레콤 회장을 겸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그렇다면 최태원 회장이 회장을 맡게 된 SK텔레콤의 경영은 어떻게 변할까요? 당장 크게 달라질 것은 없어 보입니다. SK그룹은 공식 자료에서 최 회장의 회장 보임 이후에도 SK텔레콤의 일상적인 경영 활동은 전문경영인인 유영상 대표를 중심으로 한 현 경영진이 담당하고, 주요한 의사 결정도 김용학 이사회 의장을 중심으로 한 이사회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최 회장 역시 이런 부분을 걱정해 텔레콤의 무보수 회장이 되기 전에 이사회 멤버들을 만나 양해를 구했다고 하죠. 최 회장은 SK텔레콤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습니다.다만,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입장에선 메타버스, AI 반도체, 양자암호 기술 등을 수출하는데 최 회장이 가진 강력한 글로벌 인맥의 도움을 더 많이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SK텔레콤의 위상을 ‘그룹내 캐시카우(Cash Cow)였던 통신업의 혁신을 모색하는 기업’이 아니라 ‘그룹 내 디지털 혁신을 주도하는 기업’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도 이점입니다.
- 주식·코인, 언제까지 떨어질까요?[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비트코인 시세가 4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주식뿐 아니라 전반적인 코인 시장도 하락세입니다. 비트코인 등 코인 시장이 언제까지 하락세를 보일까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A: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수개월간 하락세나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대 변수인 우크라이나 사태가 길게는 6월까지 장기전으로 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은 우크라이나 긴장 상태가 장기화될수록 이득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AFP)◇우크라이나 사태, 장기전 갈듯시세부터 살펴보시면, 비트코인이 21일 낮(12시40분 기준)에 전날보다 2.14% 하락한 3만9008달러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은 지난 19일 오전 1시께 4만달러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이후 사흘 연속으로 4만달러가 붕괴된 상태입니다. 작년 11월11일(6만8622달러) 고점을 찍은 뒤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진 것입니다. 미국 3대 증시도 18일(현지시간) 모두 하락했습니다. 앞으로 시세는 반등하거나, 더 떨어지거나, 하락한 현 상태에서 횡보하거나 하는 3가지 방향입니다. 시장 전문가들은 향배를 결정짓는 최대 변수를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목했습니다. 이 또한 3가지 방향입니다. 전쟁이 나거나, 외교적 타결을 맺거나, 대치가 길어지는 결과입니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통화에서 “코인을 비롯한 자산시장 시세는 외교적 타결이 나면 바로 반등하고, 전쟁이 나면 떨어졌다가 상황이 정리되면서 오를 수 있다”며 “지금 시세는 시장 외적인 정치적 상황이어서 언제까지 떨어질지는 외교적 상황에 달려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20일(현지시간)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바이든 미국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면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은 정상회담 의제 준비를 위해 오는 24일 만납니다. 24일 극적 타결이 될까요? 외교 전문가들은 극적 타결이 낮다고 봤습니다.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전 국립외교원장)는 통화에서 “러시아는 체첸, 조지아, 크림반도, 우크라이나까지 조금씩 조금씩 침공이나 침공 시도를 하는 상황”이라며 “푸틴은 과거 소련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한 속내이기 때문에, 이번 한 번으로 사태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도 ‘장기전’을 예상했습니다. 아무리 푸틴이 야심을 가졌더라도 경제적 이유 때문에 전면전은 힘들 것이라는 게 김 원장의 분석입니다. 유럽은 가스 소비량의 약 3분의 1을 러시아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전면전이 벌어져 유럽이 가스 수입을 끊는 등 제재를 가하면 러시아가 타격을 입기 때문입니다. 최근 1주일 비트코인 시세. (사진=코인마켓캡)◇“우크라이나 긴장 길어질수록 미·러 이득”김 원장은 통화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지금처럼 긴장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서로 좋은 상황”이라며 “미국과 러시아가 전면전으로 가지 않고 장기적인 우크라이나 대치 상황으로 갈 것이다. 6월 나토정상회담까지 가야 해법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이번 긴장 사태로 미국과 러시아 모두 ‘이익을 봤다’는 지적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나토 가입은 현재로선 그저 꿈(dream)”이라고 말했습니다. 바딘 프리스타이코 주영(駐英) 우크라이나 대사는 (나토 가입을) 포기할지도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나토 가입이 좌절되는 것은 러시아가 원하는 것입니다. 미국은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봤습니다. 김 원장은 “바이든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다’는 발언을 계속하면서, 유럽 이슈에 대한 미국 영향력을 키웠다. 미국은 미중 갈등과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에서 스타일을 구긴 상황을 이번 사태로 만회했다”며 “가스 판매 등 경제적으로도 이익을 봤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천연가스(LNG) 물량은 최근 3개월 동안 전년 동월 대비 3배 급증했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서방 국가들과 러시아 간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미리 재고를 확보한 것입니다. 우크라니아 긴장 관계가 계속될수록 미국으로서는 가스 수출을 늘리는 등 경제적으로 이득인 셈입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바이든은 6월 나토 정상회담까지 아니면 그 이후까지도 긴장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게 이득일 수 있습니다.여기에 금리 인상 리스크까지 겹치면 당분간 코인이나 주식 가격은 오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 시각입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전 자본시장연구원장)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원자재 의존도가 크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수록 글로벌 공급망 타격→인플레이션 우려→미국의 금리 인상 수순이 될 것”이라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발언도 주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FOMC는 내달 15~16일 열립니다.
- 카드사, 혜자카드 단종 러시...'돈벌이' 때문이라고요?[궁즉답]
-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Q: 신용카드 회사들이 혜택이 좋아 이른바 ‘혜자 카드’로 불리는 신용카드 상품을 속속 단종하고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는데요. 그럼에도 혜자 카드를 없애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카드사가 ‘돈벌이’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A: 매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도 카드사들이 혜자카드 발급을 잇따라 중단하는 것은 관련 법에 따라 ‘적자 구조의 상품’을 운영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카드사가 신용카드를 판매하고 회원을 유지하면서 발생하는 수익과 비용을 따졌을 때 비용이 커지면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카드사 입장에서 혜자카드에 담긴 혜택은 비용인데, 비용이 수익보다 커진 카드는 단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죠.이를 이해하려면 카드사가 신용카드로 어떻게 돈을 버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신용카드로 얻는 수익은 △소비자가 매년 한 차례 납부하는 ‘연회비’ △소비자가 카드를 사용할 때마다 가맹점이 내는 ‘가맹점 수수료’(카드수수료) △소비자가 할부 이용시 발생하는 ‘할부수수료’ 등 세가지입니다.비용은 △업무원가 △자금조달 비용 △대손 비용으로 나뉘는데요. 이 가운데 업무원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소비자가 카드 사용 시 받는 혜택들, 이를테면 할인, 포인트 적립, 무이자할부 등 각종 마케팅 비용이 업무원가에 포함됩니다.마케팅 비용, 즉 소비자 혜택은 카드 유효기간인 5년 동안은 축소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는 출시 3년 후 금융감독원 승인을 받으면 가능하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금감원이 카드 혜택 축소를 승인한 적은 없습니다.그런데 카드 수익의 대표 항목인 카드수수료는 3년마다 인하돼 왔습니다. 카드사는 적자 상품을 운영할 수 없다고 했죠? 카드사가 과거의 높은 혜택(카드사로선 비용)을 유지하기 위해선 그만큼의 수익을 내야 합니다. 하지만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떨어졌고 결국 적자 구조로 돌아선 카드를 단종한 것이죠.최대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수익이 떨어졌다니 의아하실 겁니다. 매년 카드사 실적을 견인한 것은 카드론 등 대출(금융 판매) 부문입니다. 지난해엔 카드론 운용시 발생하는 대손 비용이 대거 환입된 영향도 컸죠. 그런데 신용카드 운영(신용 판매) 시 따지는 수익 항목엔 대출로 인한 수익은 빠져 있습니다.쉽게 말하면 카드사가 대출 영업으로 전체 실적은 좋아졌지만, 개별 카드 상품을 놓고 보면 비용(소비자 혜택)은 제자리이지만 수익(카드수수료)은 줄어들고 있는 것입니다. 업계가 “카드수수료 인하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하는 것은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카드 판매·운영)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카드사가 새로 출시하는 상품 혜택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사진=이미지투데이)그렇다면 카드사는 왜 적자 상품을 운영하지 못하는 것일까요?과거엔 가능했습니다. 시장점유율(MS)을 늘리기 위해 적자를 감내하고도 혜택이 큰 상품을 대거 출시했죠. 지금 잇따라 단종하는 혜자카드가 그것들입니다.하지만 문제가 만만치 않았죠. 고객을 뺏어오기 위한 과당경쟁이 도를 넘었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혜택들, 즉 과도한 마케팅 비용이 높은 카드수수료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였습니다. 카드수수료 원가(적격비용)에 마케팅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이죠.카드수수료는 적격비용에 따라 정부가 정하는 유일한 시장 가격인데요. 정부는 2018년 말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며 카드사의 고비용 마케팅 관행을 개선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카드상품 출시 전 과도한 부가서비스 탑재 자제를 유도하겠다고 했죠.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카드업계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리기까지 했습니다.그 결과가 2020년 1월 업계가 자율적으로 내놓은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체계 가이드라인’입니다. 가이드라인이 정한 ‘기본원칙’(제3조)은 카드사가 카드상품을 개발(출시)하거나 운영할 때 합리적인 수익성 분석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새로운 상품 개발시엔 신용판매 수익이 비용보다 크도록 설계해야 한다(제4조5항)고 규정했습니다. ‘적자 상품’을 내놓지 말라는 것이죠.가이드라인에 대한 법적 근거도 있습니다. 여신전문금융업감독규정(제24조의12)은 카드사가 카드상품의 수익성을 분석하고, 이를 위한 내부통제 기준을 마련하도록 규정했습니다.짚어 볼 문제는 카드수수료가 이미 상당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점입니다. 2018년 말에 이어 지난해 말에도 인하됐습니다. △연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은 2012년 1.5%에서 지난해 말 0.5% △연매출 2억~3억원 가맹점은 같은 기간 2.12%에서 0.5% △3억~5억원 가맹점은 2.12%에서 1.1% △5억~10억원 가맹점은 2.12%에서 1.25% △10억~30억원 가맹점 2.12%에서 1.5% 등으로 각각 낮췄습니다.이들 가맹점에서 결제할 때 발생하는 수익(카드수수료)이 10년 동안 이만큼씩 낮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카드사가 소비자 혜택(비용)을 주기 위한 수익이 낮아진 것이죠.물론 이런 반문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신용카드 수익과 비용을 구성하는 항목이 카드수수료(수익), 소비자 혜택(비용) 외에도 많지 않느냐. 다른 수익 및 비용 항목에 따라 수익성이 좋아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맞습니다. 수익 항목에선 연회비와 할부수수료가, 비용 항목엔 조달비용과 대손비용이 더 있죠. 하지만 수익에선 카드수수료가, 비용에선 마케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큽니다. 정부가 카드수수료 인하를 위해 고비용 마케팅 구조를 직접 뜯어고친 것도 이 때문이죠. 더구나 지금은 채권금리가 오르고 있어 조달비용도 커지고 있습니다.업계는 기존 카드의 혜택 축소만이라도 당국이 승인하길 원하고 있습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혜자카드 단종으로 소비자는 실망하겠지만, 카드사로서도 고객을 잃을 위험이 있다”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카드 혜택을 축소할 수 있어야 하는데, 당국이 승인해주지 않으니 단종할 수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 '베이징 금 1·은 2' 최민정, 메달별 연금은 얼마나?[궁즉답]
- 이데일리는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여러 분야의 질문을 담당 기자들이 상세하게 답변드리는 ‘궁금하세요? 즉시 답해드립니다(궁즉답)’ 코너를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Q: 베이징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최민정이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를 따냈습니다. 포상금으로 얼마를 받나요?A: 한국 선수단에 두 번째 금메달을 안긴 최민정은 정부와 대한빙상경기연맹의 포상금을 받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 6300만원, 은메달리스트에게 3500만원, 동메달리스트에게 2500만원을 줍니다.단체전 선수들에게는 개인전 선수가 받는 금액의 75%가 돌아갑니다. 이로써 최민정이 문체부에서 받는 포상금은 여자 1500m 금메달(6300만원), 여자 1000m 은메달(3500만원), 여자 3000m 계주 은메달(2625만원) 등 총 1억2425만원이 됩니다.빙상연맹 포상금도 있습니다. 한국 선수단장을 맡은 윤홍근 빙상연맹 회장은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개인 종목 메달리스트에 금메달 1억원, 은메달 5000만원, 동메달 3000만원의 포상금을 내걸었습니다. 단체종목은 금메달 2억원, 은메달 1억5000만원, 동메달 1억원을 나눕니다.최민정은 연맹으로부터 최소 1억8000만원을 받습니다.최민정이 16일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태극기를 몸에 감고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Q: 금, 은, 동메달 별 연금은 어떻게 다른가요? 또한 여러 개의 메달을 따낸 최민정은 중복 수령이 가능한가요?A: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주는 ‘경기력 향상연구연금’ 제도가 있습니다. 이 연금은 선수들의 국제대회 입상 기록으로 매기는 평가점수에 따라 지급됩니다. 올림픽(장애인올림픽·농아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평가점수 90점, 은메달은 70점, 동메달은 40점을 받습니다.평가점수가 20점 이상인 선수는 국제대회 종료일 다음 달부터 사망할 때까지 월정금 형태로 매달 연금을 받게 됩니다. 올림픽을 기준으로 하면 금메달리스트는 매달 100만원, 은메달리스트는 75만원, 동메달리스트는 52만5000원씩을 수령합니다. 다만 월정금은 100만원, 평가점수 110점이 최대이고 100만원을 초과할 경우 나머지 점수는 일시 장려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따라서 이미 평가점수 110점을 넘은 최민정은 월정금과 별개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일시 장려금을 받습니다. 110점이 넘어가면 10점 당 일정 금액을 일시불로 받습니다. 10점당 150만원의 일시 장려금을 주는데 올림픽 금메달은 10점 당 500만원으로 액수가 껑충 뜁니다.또한 금메달의 경우 다른 올림픽을 포함해 2개 이상을 획득하면 50%의 가산 혜택이 있고, 같은 올림픽에서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따내면 20%가 가산됩니다. 이미 2018년 평창 대회에서 2개의 금메달을 획득한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했기 때문에 가산 혜택이 있습니다.이번 대회 금메달로만 135점을 받아 최소 6500만원(500만원x13)을 수령하고 또한 은메달 2개(140점)로 2100만원(150만원x14)을 받습니다.따라서 최민정은 문체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최소 2억1025만원을 받고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 최소 1억8000만원까지 공식 포상금만 최소 3억9025만원을 수령합니다.앞서 쇼트트랙 남자 1500m 금메달, 남자 계주 3000m에서 은메달을 딴 황대헌(강원도청)도 정부 포상금 약 8900만원과 빙상연맹 1억3000만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일시 장려금 5550만원 등 2억7425만원의 두둑한 포상금을 받을 전망입니다.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차민규(의정부시청)는 대한빙상경기연맹 포상금 5000만원, 문화체육관광부 포상금 3500만원에 소속팀 의정부시청에서 주는 은메달 기준 2000만원도 받습니다. 모두 합하면 1억500만원입니다.또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올림픽 기준 은메달리스트 월정연금은 75만원으로 월정금이 100만원을 초과하면 나머지는 점수에 따라 일시 장려금으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2018년 평창 대회에서도 은메달을 획득한 차민규는 평가점수 110점을 넘어 나머지 점수에 해당하는 일시금을 받을 전망입니다.스피드스케이팅 1500m 동메달리스트 김민석(성남시청)은 포상금 7500만원과 연금 52만5000원을 받게 됩니다.최민정은 16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2, 3위 선수들을 여유있게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사진=오메가)Q: 선수들 연금은 물가 인상률에 따라 상향되나요?A: 그렇지는 않습니다. 40년 동안 최대 연금이 100만원으로 고정돼 있기 때문입니다. 연금 제도가 시작된 초반에 비해 물가가 많이 상승했기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서는 ‘연금을 좀 올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장난 섞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운동 선수 연금은 비과세라 세금도 떼지 않는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