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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타머사이언스 “ADC보다 원가 낮고 안전한 ApDC, 임상서 기술력 입증할 것”
  • 압타머사이언스 “ADC보다 원가 낮고 안전한 ApDC, 임상서 기술력 입증할 것”
  • [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고형암치료제 후보물질인 ‘AST-201’의 임상 진입이 조금 늦었지만 1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신청한 지금 이 단계부터는 빠르게 진행될 것입니다. 회사도 신규 간암 환자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내년 중 AST-201 기술이전을 마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지난 16일 경기도 판교 압타머사이언스(291650)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난 이광용 압타머사이언스 최고사업책임자(CBO)는 “지난 9일 식약처로부터 검토의견을 수령했고, 이에 대한 대응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오는 6월 말까지는 승인을 예상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이광용 압타머사이언스 CBO가 지난 16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답변하고 있다.이광용 CBO는 지난해 10월 압타머사이언스에 임상 전반과 사업개발(BD)을 담당하는 총괄임원으로 합류했다. 그는 카이스트(KAIST)에서 생물학을 전공하고 한국얀센, 한국화이자, 올림푸스한국 등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의 임상개발 및 마케팅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과 네트워크를 쌓은 인물이다.앞서 올릭스(226950)에서는 비대흉터치료제 ‘OLX101A’의 영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미국 임상 2상을 준비한 경험이 있다. 프랑스 안과전문기업 떼아(Thea)와 약 6억7000만 유로(약 9160억원) 규모 기술이전 계약 등 성과도 이 CBO가 올릭스 재직시절 달성했다.이 CBO는 “압타머라는 기술이 상당히 전망이 밝은 기술이라고 판단했고, 임상단계에 돌입했다는 데서 기술적으로 큰 허들 하나를 넘겼다고 봤다”며 압타머사이언스의 제안을 수락한 이유를 설명했다.AST-201은 압타머사이언스의 첫 본임상 진입이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임상 1상은 국내 4곳의 종합병원에서 1a와 1b 두 단계로 진행된다. 1a에서 최대 5가지 용량에 대한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확인한 뒤, 1b에서는 약효가 가장 좋게 나타날 수 있는 타깃 적응증을 선정하기 위해 추가 안전성 및 예비효력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총괄책임연구자는 전홍재 분당차병원 교수로, 간암, 췌담도암 치료 분야 권위자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간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당장은 임상 1상에서 다양한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지만 회사측은 간세포암에서 AST-201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본다. 이 CBO는 “중국 및 국내의 외부 비임상시험수탁회사(비임상CRO)에 맡겨 진행한 마우스 효력 실험에서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는데, 여기 사용한 용량을 인체 용량으로 환산하면 1000㎎/㎡를 투약해야 하는 젬시타빈 대비 AST-201의 젬시타빈 성분 환산량은 30~40㎎/㎡에 불과해, 적은 용량으로도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며 “인체에서도 적은 용량으로 높은 약효를 냄으로써 효율적인 표적항암제 성분 전달을 기대하며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1996년 췌장암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일라이릴리의 ‘젬시타빈’(상품명 ‘젬자’)은 그간 췌장암, 폐암, 방광암 등의 1차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며 다양한 암종에 쓰이고 있다. 빠르게 분열하는 세포를 표적으로 새 DNA의 생성을 막아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데, 암 세포뿐만 아니라 피부, 골수, 위장관벽 등 정상세포에도 작용하는 전신항암제여서 독성 이슈가 있다. 아울러 간에 있는 효소가 젬시타빈을 분해하기 때문에 간암치료제로는 적응증을 받지 못했다. 반면 AST-201은 변형핵산을 사용한 2세대 압타머 기술을 통해 젬시타빈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므로 마우스 실험에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했다.이 CBO는 “젬시타빈은 가장 전통적으로 쓰이는 항암제 중 하나로, 개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 약값도 굉장히 저렴하고 효능도 입증돼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간암은 약물이 대사되는 기관이기 때문에 너무 독성이 강한 페이로드(약물)를 달아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약한 성분을 투약하면 항암효과가 없다. 반면 AST-201은 압타머라는 미사일이 암 세포를 정확하게 겨냥하기 때문에 간과 같은 표적기관 외 다른 인체 내 기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낮고, 그러므로 더 적은 양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압타머사이언스의 고형암 치료제 ‘AST-201’의 기전 (자료=압타머사이언스)타깃은 고형암 환자 중에서도 GPC3 단백질을 발현하는 환자들이다. 압타머가 GPC3에 선택적으로 결합하기 때문에 항암제 젬시타빈을 운반하는 ‘미사일’의 역할에 최적화돼 있다고 보고 있다. 이 CBO는 “간 세포암 환자 중 75% 정도에서 GPC3가 양성으로 나올 정도로 GPC3는 간암의 훌륭한 바이오마커”라며 “간암 1차치료제로 쓰이는 ‘아바스틴+티센트릭’ 요법이 GPC3가 높은 환자군에서는 큰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어 AST-201이 타깃하는 시장은 매우 밝다”고 주장했다. 회사는 AST-201의 약효가 1상에서 어느정도 확인된다면, 장기적으로 GPC3가 발현되는 담도암, 췌장암으로도 AST-201의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압타머를 전달체로 사용하는 기술을 항체를 전달체로 활용하는 항체-약물접합체(ADC)에 빗대 ‘압타머-약물접합체’(ApDC)라고 부른다. ApDC는 최근 바이오업계에서 가장 ‘핫’한 기술인 ADC 대비 장점도 뚜렷하다.이 CBO는 이에 대해 “생물학적 배양기술로 제조하는 ADC대비 ApDC는 화학적 합성과정을 거치므로 품질관리나 제조원가 면에서 장점이 있다”며 “아울러 ApDC는 siRNA(소간섭RNA)나 안티센스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ASO)와 같은 올리고 핵산물질이므로 개발단계에서 규제기관의 인지도나 친숙도가 높은 편이 또다른 장점”이라고 강조했다.회사는 고유의 ApDC 플랫폼 기술을 가진 만큼 주력 파이프라인인 AST-201 가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압타머사이언스가 보유한 기술이전 사례가 없다는 것이 향후 원활한 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회사는 부족함을 보완하기 위해 이달부터 중국 현지 에이전트와 함께 기술수출 등 활동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 CBO는 “이 에이전트는 유한양행(000100)과 나스닥 상장사인 미국 소렌토 테라퓨틱스의 합작 바이오벤처인 이뮨온시아의 4억7050만달러 규모 기술이전을 이끌어냈고, 국내·외 다수의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딜을 성사시킨 이력이 있다”며 “최소 70군데 중국 내 바이오 제약사와 태핑을 하기로 에이전트사와 목표를 세웠고 연말까지 딜 구조를 만들어 내년 초까지는 의미있는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중국을 첫 기술이전 국가로 타깃한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신규 간암 환자가 많은 나라라서다. 간암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흔한 악성종양으로, 연간 36만명의 신규 간암환자가 생겨나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이는 연간 신규 발병하는 세계 간암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숫자다이 CBO는 “AST-201 임상이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개념검증(PoC·Proof of Concept) 데이터가 확보되는 시점을 내년 여름으로 보고 있고, 이때쯤엔 라이선스 딜을 클로징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귀띔했다.전공의 파업이 하반기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면 외부 요인으로 인한 임상 지연은 거의 없을 것으로 봤다. 이 CBO는 “오는 5~6월 중 식약처의 AST-201 1상 IND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이 경우 환자 모집 등 본격적인 절차는 3분기부터 개시되므로 전공의 파업이 장기화되지 않는다면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2024.04.24 I 나은경 기자
유인촌·황정민 맥베스 낭독…방방곡곡 책 권해 봄
  • 유인촌·황정민 맥베스 낭독…방방곡곡 책 권해 봄
  • 황정민 배우가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라운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행사에서 작품 ‘맥베스’를 낭독하고 있다(사진=문체부 제공).[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공중파 티브이(TV)에서 매주 토요일밤 책을 권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를 아는 혹자라면 ‘2030세’ 이상일 확률이 높다. 무려 23년 전, 2001년 11월 첫 방송한 ‘!느낌표’의 대표 코너 ‘책책책…’은 ‘괭이부리말 아이들’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에 독서 열풍을 불러일으킨 MBC예능 프로그램이다. ‘책맹사회 타파’를 내건 이 코너는 책과 독서에 대한 엄숙한 편견을 깨뜨린 대중적 접근으로 ‘책 권하는 사회’ 분위기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이달 23일 ‘세계 책의 날’을 전후로 대한민국 전역이 책 축제로 들썩인다. 서울 광화문 책마당 등 전국 공공도서관에서 다채로운 독서문화 행사가 열리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세계 책의 날을 ‘달라지는 독서문화 진흥정책’의 시작점으로 삼아, 책과 책 문화를 나누는 열린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세계 책의 날’은 1616년 셰익스피어와 세르반테스가 4월23일에 서거한 역사에서 유래됐다. 유네스코는 1995년 전 세계인의 독서 증진을 위해 매년 4월 23일을 ‘세계 책의 날’로 지정했다.◇유인촌 장관·황정민 배우의 맥베스 낭독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이날 광화문 세종라운지에서 황정민 배우와 함께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인 ‘맥베스’를 직접 낭독해 눈길을 끌었다. 유 장관은 연극 ‘햄릿’에 주연으로 다수 참여했고, 황정민 배우도 연극 ‘리처드3세’에 출연하는 등 셰익스피어 작품과 인연이 깊다.“눈이여, 이 손이 하는 짓을 못 본 체하라. 차마 눈 뜨고 보지 못할 그 일은 기어코 일어나리니.” 배우 출신답게 유 장관은 이날 ‘맥베스’ 1막7장 대사를 건드러지게 표현했다. 덩컨 왕을 죽이기로 부부가 모의한 뒤 맥베스가 망설이자, 레이디 맥베스가 비웃으며 그를 부추기는 명장면이다. 황정민은 맥베스의 2막1장 “죽음에 환영이여, 넌 열기에 들뜬 뇌가 만들어낸 마음속 허상이냐”는 유명한 구절을 낭독해 갈채를 받았다. 배우 황정민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세계 책의 날 ‘더 많은 책, 더 넓은 세계’ 행사에서 ‘맥베스’ 낭독회를 하고 있다(사진=뉴스1).◇성인 10명 중 6명 “책 안 읽는다”이번 행사는 지난 18일 발표한 ‘제4차 독서문화진흥 기본계획’의 일환으로, 모든 국민이 충분히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독서문화 장려를 위해 마련됐다. 술 대신 책을 권하는 사회가 절실한 시점인 것은 맞다. ‘2023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책을 읽는 우리나라 성인들이 점점 줄고 있다. 지난 1년간(2022년 9월∼2023년 8월) 성인 가운데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뜻하는 종합독서율이 43.0%에 그쳤다. 성인 10명 중 약 6명이 1년에 책 한 권을 읽지 않는다는 의미다. 1994년 조사(격년)를 실시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문체부는 이런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여 독서정책 목표를 ‘비(非)독자의 독자 전환’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책 공급이나 소규모 행사에 대한 산발적 지원에 편중했던 기존 독서진흥사업을 책 친화 기반 조성을 위한 총괄적 지원으로 개편하겠다는 계획이다. 유 장관은 책의 날에 맞춰 낸 기고에서 “사람을 분석하고 사람을 궁리하는 과정에서 책은 언제나 좋은 스승이었다”며 “더 많은 독자들이 책을 통해 자신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문장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자료=문체부◇작가들의 인생 도서 추천출판사, 서점(온·오프라인), 전자책 플랫폼 등 출판계에서도 다양한 행사를 연다. 출판사 창비는 지난 19일부터 이달 28일까지 반짝매장(서울 망원동)을 열어 시 관련 체험 행사와 북토크를 진행한다. 온라인 교보문고는 책 3권을 장바구니에 담아 인증하면 추첨을 통해 100명에게 해당 도서를 선물(4월30일까지)한다.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책의 날, 인생 네 권’ 기획전을 벌인다. 나태주, 김초엽, 구병모, 이병률 등 국내 작가 30인이 직접 뽑은 인생 도서 네 권을 소개한다. 나태주는 ‘월든’, ‘피로사회’, ‘논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김초엽은 ‘리아의 나라’, ‘이토록 굉장한 세계’, ‘작은 것들이 만든 거대한 세계’, ‘세계 끝의 버섯’을 인생도서로 꼽았다. 전자책 플랫폼 윌라는 회원들의 인생 책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도서를 추천(4월28일까지)한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전국 10개 광역 지자체, 17개 공공도서관에서는 저자 강연, 이색 독서문화체험, 문화공연, 책 전시 등을 개최한다. 서울시는 11월10일까지 ‘2024년 서울야외도서관’을 운영한다. 올해는 서울광장(책읽는 서울광장), 광화문광장(광화문 책마당)에 이어 청계천(책읽는 맑은냇가)이 새로운 야외도서관 장소로 추가됐다. 말 그대로 ‘책 권하는’ 사회다. ‘책’은 자아가 자유롭게 유영하며 확장해가는 우주이자, 겹겹의 문을 열고 통과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이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야외도서관 개장 후 첫 주말을 맞은 21일 오후 서울광장에 마련된 야외도서관 ‘책읽는 서울광장’을 찾은 시민들이 독서를 하며 휴식을 즐기고 있다.
2024.04.24 I 김미경 기자
'강서구 빌라왕' 배후 부동산 컨설팅업자 징역 8년 확정
  • '강서구 빌라왕' 배후 부동산 컨설팅업자 징역 8년 확정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대규모 전세사기 행각을 벌인 ‘빌라왕’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에 대해 중형이 확정됐다. 피고인이 임대차계약을 직접 체결하지 않았더라도 공범관계에 있는 분양대행업자 등이 피해자들에게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아 계약이 체결됐기 때문에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대법원(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신모씨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고 24일 밝혔다.부동산컨설팅업체 대표인 신씨는 2019년 7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자신의 업체에 명의를 빌려준 ‘바지 임대인’, 이른바 ‘빌라왕’을 여러명 두고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다세대 주택을 사들여 임차인 37명으로부터 80억300만원의 임대차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신씨는 서울 강서·양천구 일대 빌라와 오피스텔 약 240채를 사들여 세를 놓다가 2021년 7월 제주에서 돌연 사망한 정모 씨 등 여러 빌라왕의 배후로 지목됐다.신씨 측은 재판과정에서 “이 사건 범행은 매도인, 매도인으로부터 매도를 의뢰받은 분양대행업자 또는 중개업자, 전세임차인인 피해자들을 소개한 중개업자, 무자본 갭투자자를 소개하는 피고인, 무자본 갭투자자 등이 가담해 공동으로 이뤄진 범죄이고, 피고인은 주범이라고 할 수 없다”며 “일부 범행의 경우 동시에 매매계약이 진행되는 점이나 매매가격과 전세보증금이 같다는 점이 고지됐다고 볼 수도 있는바, 이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되는지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1심은 신씨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75%는 경제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20∼30대로, 피고인은 임대차 보증금이 당연히 반환될 것이란 이들의 신뢰를 이용해 막대한 피해를 주고 이익을 취했다”며 “범행 가담 정도를 비춰봤을 때도 공범에 비해 죄질이 절대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신씨와 검사 모두 이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2심 재판부는 “신씨 등 이 사건의 공범들은 공모관계에 따라 리베이트 등의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기 위해 비정상적이고 인위적인 이 사건 동시진행 거래(신·구축 빌라 등의 주택에 관한 미등기 전세계약과 매매계약을 사실상 동시에 진행하는 거래) 구조를 형성해 임차인들인 피해자들로 하여금 해당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하도록 했고, 신의성실의 원칙상 피해자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들을 기망했다”며 “결국 이는 사기죄를 구성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사기죄에서 고지의무나 공소장변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2024.04.24 I 성주원 기자
공수처 “‘채상병 수사외압’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소환 일정 조율中”
  • 공수처 “‘채상병 수사외압’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소환 일정 조율中”
  • [이데일리 최정훈 기자] ‘해병대 채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핵심 피의자 중 한 사람인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의 소환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23일 밝혔다.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월 8일 설 명절을 맞아 서울역에서 시민들에게 귀성 인사를 하는 가운데 ‘채상병 특검’을 요구하는 해병대 전우회가 기습시위를 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박 전 본부장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올해 초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신범철 전 차관, 유재은 법무관리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김동혁 검찰단장과 함께 출국금지됐던 핵심 피의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8월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8명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수사 기록을 경북경찰청에서 회수 후 주요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공수처는 박 전 본부장을 조만간 소환해 회수한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기록의 재검토 경위, 혐의자 축소 과정 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지난 1월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국방부 검찰단 및 법무관리관 자료에 대한 포렌식 분석 작업도 모두 완료해 본격 수사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2024.04.23 I 최정훈 기자
의정 갈등 두달째…“영수회담서 협치로 해결책 모색해야”
  • 의정 갈등 두달째…“영수회담서 협치로 해결책 모색해야”
  • [이데일리 박태진 송승현 김형환 기자] 최근 서울 한 종합상급병원에서 암 진단을 받은 A씨는 수술 후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했으나 전공의 사직으로 무기한 연기됐다.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2차 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했으나 치료를 할 여력이 없다는 답을 받았다. 두 달째를 맞이한 의-정 갈등에 국민들의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의대 2000명 증원 방침을 둘러싼 의정 갈등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료 개혁과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수회담 테이블에 올라갈 의제로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3대(연금, 노동, 교육) 개혁, 총리 인사 등이 꼽힌다. 하지만 정치권과 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을 최우선 과제로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의-정 갈등이 지속되면서 국민들 피해가 속출하는 가운데 최대 분수령이 될 의과대학 입시안 확정(이달 30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상황은 절망적이다. 지난 4일 윤 대통령과 전공의 대표의 첫 만남이 성사됐음에도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했고 이후에도 의-정 간 대화는 성사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국립대 총장들이 제안한 의대 증원 규모 50~100% 조정안을 정부가 수용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정부는 유감의 뜻을 전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부는 의정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 교수 단체에 의료계-정부로만 구성된 협의체를 제안했지만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1 대 1 대화도 거부하고 있다”며 “의료계는 지금이라도 대화의 자리에 나와 정부와 합리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주 1회 휴진을 검토하면서 의정 갈등의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 될 상황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의대 증원 1년 유예와 전공의들에 대한 처우 개선안 등을 대통령에 건의하고 윤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는 방식으로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의료개혁은 최우선 민생 현안”이라며 “갈등의 해법을 어떻게 찾아낼지 당연히 회담 테이블에 의제로 올려놔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영수회담 첫 준비회동을 가진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회동 후 “의제와 관련해 시급한 민생문제를 해결할 정책과 중요한 국정 현안을 폭넓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4.04.23 I 박태진 기자
영수회담 바라보는 의료계 '기대반 우려반'
  • 영수회담 바라보는 의료계 '기대반 우려반'
  •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오는 25일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 효력이 발생할 것으로 예고된 날이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까지 의료현장을 떠날 경우 의료대란이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의료계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회담’에서 관련 돌파구가 만들어지지 않을까에 대해 ‘기대 반 우려 반’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2000년 의약분업 정책에 반발해 의사들이 집단 파업을 했던 의료대란 당시에도 영수회담이 계기가 돼 해결된 선례가 있다. 당시 김대중 정부는 약사들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된 의약분업 정책을 밀어붙였고 제1 야당인 한나라당은 의사들의 반발과 파업을 고려해 의약분업 전면 실시를 6개월 미루자고 제안했다. 결국 이를 통해 의사들이 파업을 중단하면서 의료대란 사태가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이번에도 이런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서울 한 병원 전공의 전용공간에서 의료진 등 관계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2000년 의약분업에 반대하며 벌어진 의사 파업의 주역이었던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교수들 내에 영수회담을 통해 빨리 (의-정갈등 사태가) 끝나기를 바라는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서울대 의과대학·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교수비대위)가 이날 오후 총회를 열고 ‘주 1회 진료 셧다운’ 안건을 의결하기로 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의-정갈등이 영수회담의 아젠다로 다뤄져 사태해결이 조속히 이뤄지도록 하려고 교수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하지만 다른 전문가들은 2000년 의약분업 사태와 현재 상황이 다르다며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봤다. 조승연 지방의료원연합회장(인천의료원장)은 “의료개혁은 민주당도 반대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형선 연세대 의료행정학과 교수도 “현재 의-정 갈등엔 정치가 개입해도 답이 나올 수 없는 구조”라고 짚었다.또다른 전문가는 야당이 추진해 온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정책이 의제로 추가될까봐 걱정스럽다고 했다.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 법안은 취약지역에서 의사를 일정 기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공공의대는 각 지역에 공공의대를 설립해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것이 골자다. 2가지 모두 의사단체에서 반대하는 정책이다. 의협 측 한 관계자는 “선거가 끝났으니 눈치보지 않고 야당에서 밀어붙일 수 있다”며 “영수회담 결과는 지금보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올 확률이 높다”고 우려했다. 현재의 사태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체로 “낮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 19일 국립대 총장의 건의를 전격 수용해 2025년도 신입생 모집에 한해 증원된 정원의 50∼100%의 범위에서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2000명 증원 고수에서 한 발짝 물러난 것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 등은 여전히 ‘의대 증원 전면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정형선 교수는 “의대 정원을 이달 말 확정하고 나면 모든 게 끝난다”며 “(의료계에서)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철폐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정부는 2000명 증원분을 반영한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이달 말까지 발표해야 한다. 수정한 시행 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하면 대교협 승인을 거쳐 5월 말까지 대학들은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학교 홈페이지에 게시한다. 결국 마지노선이 이달 말인 셈이다. 조승연 회장도 “사실상 정부가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이라며 “더는 양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현재 사직 전공의들은 반수 등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수의료를 선택했던 전공의들은 비필수과에 지원하기 위해 지방대학병원 전공의들은 수도권 대학병원 진학을 위해 다시 수능 등을 준비 중인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공의들 절반 이상이 올해 내 복귀가 요원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를 대학병원의 정상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전공의 부재로 타격을 입은 상급종합병원은 사내유보금을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수련병원 교수들이 외래환자에 매달리지 않고 입원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수가 구조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승연 회장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개혁을 빨리 완수하는 게 필요하다”며 “핵심이 수련병원 구조개편이라면 전공의들의 복귀와 상관없이 속도를 내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4.04.23 I 이지현 기자
전국 흐리고 비…충남·전북 곳곳 우박도
  • 전국 흐리고 비…충남·전북 곳곳 우박도[내일날씨]
  •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수요일인 24일은 전국에 비가 내리다 오후 대부분 그치겠다. 전국에는 강한 바람이 불고 충남·전북 등에 우박이 내리는 곳도 있겠다.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우산을 쓴채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23일 기상청에 따르면 내일(24일)은 오전 전국(제주도 제외)에 비가 내린 뒤 오후 12시부터 점차 그칠 전망이다. 경북 동해안의 경우 저녁까지 이어지겠다.23∼24일 예상 강수량은 △서울·인천·경기 5∼20㎜ △서해5도 5∼30㎜, △강원 영동 10∼40㎜ △강원 영서 5∼20㎜ △대전·세종·충남·충북 5∼10㎜ △광주·전남·전북 5∼10㎜ △부산·경남·대구·경북 내륙 5∼20㎜다.충남권과 전북의 경우 싸락우박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싸락우박은 지름 0.5㎝ 미만의 얼음알갱이나 얼음덩이를 의미한다.아침 최저기온은 9~14도, 낮 최고기온은 13~21도로 평년(아침 5~11도, 낮 18~22도)과 비슷하겠다.서해·동해상에는 돌풍·천둥·번개가 예상되니 해상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 바다의 물결은 동해 앞바다에서 1.0~3.5m, 서해 앞바다에서 0.5~1.5m, 남해 앞바다에서 0.5~3.0m로 일겠다.미세먼지는 원활한 대기 확산과 강수의 영향으로 ‘좋음’~‘보통’ 수준이 예상된다.
2024.04.23 I 김형환 기자
범죄 목적 계좌개설 위해 허위사실 기재…유죄→파기환송, 왜?
  • 범죄 목적 계좌개설 위해 허위사실 기재…유죄→파기환송, 왜?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범죄이용 목적으로 계좌를 개설하면서 계좌개설신청서에 허위사실을 기재했더라도 은행에 대해 위계(僞計·속임수)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되지 않는다는 대법원의 기존 판례가 재차 확인됐다. 금융기관의 계좌개설 심사업무 담당자가 증빙자료 요구 등 추가적인 확인조치 없이 계좌를 개설해 준 것은 불충분한 심사에 의한 것이므로 신청인의 위계가 업무방해의 위험성을 발생시켰다고 할 수 없다는 논리다.사진=게티이미지◇유령법인인데 정상 회사인 것처럼…1·2심 ‘유죄’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업무방해, 전자금융거래법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A씨에 대해 징역 2년, 추징금 50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깨고 이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피고인 A씨는 B씨 등과 공모해 2019년 11월 7일 명의대여자인 C씨를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법인 변경등기를 마쳤다. 사실 주식회사 D는 유령법인이고, C씨는 실질적인 대표이사가 아니었다. A씨는 2019년 11월 14일 D사의 사업자등록증, 인감증명서, 신분증 등 계좌개설에 필요한 서류를 피해자 E은행의 담당직원에게 제출해 법인명의 계좌를 개설했다. A씨는 법인 명의 계좌가 개설되면 이에 연계된 통장, 체크카드를 도박사이트,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유통할 계획이었음에도 마치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회사인 것처럼 꾸민 것이다. A씨는 2019년 11월부터 2022년 5월까지 총 602회에 걸쳐 피해 금융기관들로부터 35개 유령법인 명의의 602개 계좌를 개설받음으로써 위계로 피해 금융기관들의 계좌개설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1심은 A씨의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법인 계좌 개설에 제출되는 개설신청인의 서류는 계좌 개설 또는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피고인은 위계로써 피해자 은행들의 계좌 개설 업무를 방해했다”며 “피고인은 또한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전자금융거래 접근매체를 유통했다”고 판시했다.검사와 피고인은 모두 항소했다. 검사 측은 “형량이 가벼운데다가 추징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피고인 측은 “양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호소했다.2심은 검사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 피의자신문에서 ‘약 10개월가량 많게는 월 800만원, 적게는 월 500만원을 벌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며 “원심에서 그 내용을 부인해 증거능력은 없지만 추징 대상 여부나 추징액 인정은 법관의 자유로운 재량에 의한 이른바 자유로운 증명의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피고인 A씨를 징역 2년에 처하고 5000만원을 추징한다고 선고했다. ◇대법 “심사절차 적절했는지 필요한 심리 했어야”A씨는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금융기관 계좌개설 업무담당자들이 자격요건과 사실확인 등을 충분히 심사하고 판단했는지 여부 △그로 인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폈다.그 결과 대법원에서 원심의 판단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원심이 채택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 등이 법인 명의로 계좌를 개설하는 과정에서 피해 금융기관들이 미리 마련한 양식인 거래신청서 등에 어떠한 내용의 기재를 했는지, 피해 금융기관들의 업무담당자가 피고인 등에게 금융거래 목적 등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했거나 이를 확인했는지, 피고인 등이 그에 관해 허위 서류를 작성하거나 문서를 위조해 제출함으로써 업무담당자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해 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는지 여부 등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이어 “이러한 경우에 원심으로서는 피해 금융기관들의 업무담당자가 피고인 등에게 금융거래 목적의 진실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적절한 심사절차를 진행했음에도 피고인 등이 그에 관해 허위 서류를 작성하거나 문서를 위조해 제출함으로써 업무담당자가 허위임을 발견하지 못해 법인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기에 이르렀는지 여부에 관해 필요한 심리를 했어야 한다”고 판시했다.그러면서 “이에 대한 심리 없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2024.04.23 I 성주원 기자
檢, ‘144억 전세사기’ 빌라왕 징역 12년에 항소
  • 檢, ‘144억 전세사기’ 빌라왕 징역 12년에 항소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수도권 일대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144억원 규모의 전세 사기 범행을 저지른 이른바 ‘30대 빌라왕’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은 가운데 검찰이 형이 가볍다며 항소를 제기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중앙지방검찰청22일 서울중앙지검 공판3부(부장검사 임선화)는 사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모(3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 더 중한 형의 선고를 구하기 위해 항소(1심 구형 징역 15년)했다고 밝혔다.아울러 검찰은 최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컨설팅업체 대표 정모(35)씨에 대한 징역 3년형도 너무 가볍다며 항소장(1심 구형 징역 10년)을 제출했다. 또 명의수탁자 모집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직원, 공인중개사 등 3명에 대해서도 1심 벌금형 선고는 지나치게 가벼워 같은 날 함께 항소(구형 각 징역 6월 내지 1년)했다. 검찰 관계자는 “단기간에 자기자본 없이 380채의 빌라 등을 사들여 많은 피해자를 양산하고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한 보증보험 제도를 악용한 사안”이라며 “서민들의 삶을 심각히 위협하고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악질적인 중대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 피해가 회복되지 않았고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1심 선고형은 가볍다고 판단돼 죄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항소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최씨는 2019년 6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일대에서 다세대주택을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취득하고 임대하면서 임차인 70명으로부터 보증금 총 144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정씨는 최씨와 공모해 세입자 4명에게서 7억6000만원의 임대차보증금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명의 신탁자를 모집하는 등 이들의 범행을 도운 21명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부동산 목적물 표시 광고 위반 등 혐의를 받는다.지난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박병곤 판사는 최씨에게 징역 12년, 컨설팅업체 대표 정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외 공범 21명은 각각 80만~12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재판부는 “전세 사기 범행은 주택시장의 거래 질서를 어지럽혀 서민들의 전 재산이나 다름없는 보증금을 이익 추구 수단으로 삼아 삶의 기반을 뿌리째 흔들어 놓는 범죄”라며 “엄한 처벌을 통해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부동산 규제나 경기 악화 등의 사정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임대인으로서는 적어도 그런 상황을 염두에 뒀어야 한다”며 “자신의 탐욕이 누군가에게 피해를 준다면 멈춰야 했다”고 질책했다.한편 정씨에 대해서는 “자기 잘못을 인정·반성하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며 “실형을 선고하긴 했으나 재판에 성실하게 임했고 추가로 피해를 복구할 기회를 줄 필요성이 있어 보석 결정을 취소하진 않겠다”고 했다.
2024.04.22 I 박정수 기자
조태열 “글로벌중추국가 실현위해 국력에 맞는 역할해야”(종합)
  • 조태열 “글로벌중추국가 실현위해 국력에 맞는 역할해야”(종합)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조태열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을 위해 외교부가 국력과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2024년도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외교부는 22일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 대사·총영사·분관장 등 총 181명의 재외공관장이 참석한 ‘2024년 재외공관장회’의 개회식을 개최했다. 회의는 이날부터 26일까지 닷새간 열린다.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은 대한민국이 지정학적 숙명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국력과 위상에 걸맞은 더 큰 역할과 기여를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조 장관은 “국제사회에서 선진국과 개도국 간 소통과 타협의 촉진자, 개도국의 번영과 국제 공공제 증진에 기여하는 후원자, 새로운 국제규범 제정 작업을 주도하는 선도자 역할을 통해 우리의 역할과 기여를 차별화하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여 나가자”고 당부했다.한중일 정상회의를 조속히 개최하고, 중국·러시아와도 전략적 우호관계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조 장관은 “가까운 장래에 개최될 한중일 정상회의가 양국 관계 발전을 추동할 수 있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중국과는 원칙 있는 외교 기조를 견지하는 가운데 경제, 인문교류 등 갈등 요소가 적은 분야에서부터 착실하게 성과를 축적해 나감으로써 상화 신뢰의 기반을 튼튼히 다지고자 한다”고 말했다.우리 정부는 이번 한중일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현재 중일 양국에 다음달 26~27일에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안을 제안한 상태다.조 장관은 “러시아와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기본적 제약 요소가 있지만 최대한 전략적으로 관리해 나가고자 한다”고 전했다.미국과는 작년 한미동맹 70주년을 계기로 이뤄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에서 강화된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의 내실을 다지겠다고 했다.더불어 조 장관은 경제안보 융합시대에 각국의 무역 정책이 산업과 민생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관이 촘촘하게 모니터링하고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조 장관은 “미중 기술 패권 경쟁으로 경제와 안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과거를 답습하는 외교는 설 자리가 없다”며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사고와 발로 뛰는 외교로 시대 변화에 유연하고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이번 회의는 ‘지정학적 전환기의 우리 외교 전략’이라는 주제로 △튼튼한 안보 외교 △다가가는 경제·민생 외교 △글로벌 중추국가 다자 외교 등 세 가지 과제를 이행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이날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북한 경제사회 실태 및 우리 통일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강연했다. 이어 김홍균 외교부 제1차관 주재로 △북한 비핵화 정책 및 자유로운 통일 한반도 추진 △미·일·중·러 등 주요국과의 관계 관리 및 발전 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2024.04.22 I 윤정훈 기자
내과교수 사망에 의료계 비통…병원은 "과로와 무관"
  • 내과교수 사망에 의료계 비통…병원은 "과로와 무관"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분당 한 종합병원의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A 교수가 중환자실에서 사망해 의료계가 비통한 심청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전공의를 중심으로 한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1일 서울시내의 한 2차 종합병원 응급실에 환자가 들어서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21일 의료계에 따르면 50대인 A 교수는 장폐색으로 1·2차 수술을 받고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건강을 회복하지 못하고 전날 오전 중환자실에서 숨을 거뒀다.내과는 중환자와 응급환자를 치료하기 때문에 필수의료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진다. A 교수의 사망으로 의료계에서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무리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느 현직 내과 교수님의 안타까운 갑작스러운 사망에 대해 너무나 애통해하는 고인의 옛 동료로부터 메시지를 받아 SNS에 공유했는데, 또 다른 고인의 옛 동료는 이것이 매우 불쾌하다고 말씀하신다”며 “유가족도 원하신다고 해서 일단은 (게시글을) 삭제했다”는 글을 올렸다.노 전 회장은 “또 한 분의 유능하고 귀한 의사가, 귀한 생명이 떠나갔다”며 “꼭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길 빈다”고 애도했다. 앞서 노 전 회장은 “얼마 전 (부산대) 안과 교수의 사망에 이어 내과 교수가 또 돌아가셨다”면서 “무리하지 말라.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무리하고 계시냐”고 쓴 바 있다.이와 관련해 병원 측은 A 교수의 사망 원인이 의료 공백으로 무리했기 때문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는 유족의 요청이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대병원 40대 안과 B 교수가 지난달 새벽 자택에서 숨졌다. 부산지방고용노동청은 현재 사망 원인을 수사 중이다. B 교수의 사인은 지주막하뇌출혈인 것으로 전해졌다.
2024.04.21 I 장병호 기자
의료개혁특위 본격화…조규홍 “의사들 참여해달라”
  • 의료개혁특위 본격화…조규홍 “의사들 참여해달라”
  •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이번 주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될 예정인 가운데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료계의 참여를 요청했다.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4대과제 발표를 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보건복지부는 21일 조 장관이 주재하는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제3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조 장관은 이날 “의료개혁 관련 다양한 이슈에 대해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와 전공의단체 등이 꼭 참여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이번 주 첫 회의 예정인 의료개혁특위에 대해 “공급자 단체, 수요자 단체, 분야별 전문가 등 각계 인사가 다양하게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체로서 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개혁과제·필수의료 투자방향·의료인력 주기적 검토 방향 등을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불참 의사를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지난 20일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제대로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위원회가 된다면 참여하는 것이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또 의협은 “특위는 물리적으로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없기에 다른 형태의 기구에서 따로 논의해야 한다”며 “의수 수 추계위원회 등은 (의료계와) 1대 1로 따로 운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특위 참여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부는 의료계가 불참하더라도 다른 의료단체들이 특위에 참여하기로 한 만큼 특위 출범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중수본은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한 중증·응급환자 진료 역량을 점검하고 계속적인 인력 지원을 논의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차 파견돼 이달 21일부로 근무가 종료된 수련병원 군의관과 공중보건의사 184명의 파견 기간이 연장됐다. 상급종합병원과 공공의료기관 등의 비상진료 신규 인력 채용을 위한 국고보조금 76억원도 교부 완료됐다. 복지부는 교부 미신청 기관에 대해서는 신청하는 순서대로 국고보조금을 집행할 예정이다.
2024.04.21 I 황병서 기자
대법 “檢진술분석관이 성범죄피해 아동 면담한 영상…증거 안돼”
  • 대법 “檢진술분석관이 성범죄피해 아동 면담한 영상…증거 안돼”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이 수사 과정에서 아동 성폭력 피해자와 면담한 내용을 녹화한 영상은 형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법원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13세 미만 미성년자 유사성행위),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들에게 일부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고 21일 밝혔다.2009년생인 피해자 A양은 자신의 친모와 계부, 친모의 지인들로부터 수 차례 성폭력과 학대를 당했다. 이에 피해자의 친모와 계부, 지인들은 성폭력처벌법과 아동복지법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성폭력처벌법 제33조는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경우 관련 전문가에게 피해자의 정신·심리 상태에 대한 진단 소견 및 진술 내용에 관한 의견을 조회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검찰은 진술분석관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대검 진술분석관은 주로 물증 없이 피해자의 진술만 있는 성범죄 등에서 진술의 신빙성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의사 표현이 불명확할 수 있는 아동과 장애인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주로 활용된다.검사는 대검찰청 진술분석관에게 피해자 진술 신빙성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진술분석관은 피해자와 면담하면서 그 내용을 녹화했고 검사는 녹화물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다.재판의 쟁점은 이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지였다. 원칙적으로 형사재판에서 사건 관련 진술은 직접 경험한 사람이 법정에 출석해 말한 것만 증거로 쓸 수 있다. 그 밖에 남에게서 전해 들은 말이나 진술이 담긴 서류는 ‘전문증거’로 증거능력이 없다.다만 해당 영상을 수사 과정에서 녹화한 영상으로 보고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따라 증거능력 인정 여부를 판단할지, 아니면 수사과정 외의 진술로 보고 형사소송법 313조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지 여부였다.검사는 진술분석관의 면담 녹화물이 수사 과정 외에서 나왔으므로 313조를 적용해 증거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검 진술분석관은 수사관이 아니고, 피해자와 면담한 것일 뿐 수사나 조사한 게 아니라는 이유였다. 그러나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이 사건 영상녹화물은 수사 과정 외에서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313조 1항에 따라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면담이 검사의 요청으로 이뤄졌고 진술분석관은 대검 소속이며 면담 장소도 지방검찰청 조사실이었던 점 등을 고려해 수사 과정에서 있었던 행위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사 과정 외’의 경우에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허용하는 313조를 적용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대법원은 그러면서 “영상녹화물은 수사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나 피고인이 아닌 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가 아니고, 피고인 또는 피고인이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도 아니므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 의해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도 없다”고 했다.수사 과정에서 작성된 것은 조서·진술서의 형태만 허용하므로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의미다.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해 “대검찰청 소속 진술분석관이 피해자와의 면담 내용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이 전문증거로서 형사소송법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고 최초로 판시한 판결”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번 사건에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은 총 4명이다. B씨는 피해자의 친모이며 C씨는 계부, D·F씨는 친모의 지인들이다.1심은 B씨에게 징역 10년, C씨에게 무죄, D씨에게 징역 7년, F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은 B씨와 F씨의 형량을 줄여 이들에게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으며, C씨와 D씨에 대해선 1심 판결을 유지했다.
2024.04.21 I 박정수 기자
한동훈 '검수완박' 권한쟁의 변호사 수임료 비공개…法 “위법”
  • 한동훈 '검수완박' 권한쟁의 변호사 수임료 비공개…法 “위법”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의 수사권 완전 박탈’(검수완박)에 대응해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한 권한쟁의 심판에 쓰인 변호사 수임료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돼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21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법무부 장관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씨가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정보공개 거부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3월 법무부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과 검사 6인이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권한쟁의심판사건’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A씨는 재판을 준비하는데 사용된 경비 총액과 세부내역, 변호인과 소속 법무법인의 이름, 담당 공무원 명단 등을 공개하라며 법무부를 상대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하지만 지난해 4월 법무부는 A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재판 경비와 법무법인 정보 등은 법인의 영업상 비밀에 해당해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관련 공무원 명단의 경우 요청 범위를 특정할 수 없다며 마찬가지로 공개를 거부했다.A씨는 법무부 처분에 반발해 행정소송을 냈다. 권한쟁의 심판에 쓰인 변호사 수임료는 정부 예산에 해당하고, 국민의 알권리 보장이라는 공익 달성을 위해서는 구체적인 액수가 공개될 필요가 있다는 게 A씨 측 주장이다. 그는 변호사 수입료가 공개되더라도 소송 취지를 감안하면 특정 로펌의 이익과도 무관하다고 주장했다.법원도 변호사 수임료와 같은 정보에 대해서는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변호사 수임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사업 활동에 유리하다는 점이 인정되지만, 재판의 갖는 공익적 성격에 따라 공개 여부를 달리해야 한다는 취지다.재판부는 “이번 심판은 국가기관인 피고 등이 다른 기관인 국회를 상대로 기관 상호간 권한침해를 주장하며 제기된 것”이라며 “어느 사건보다 공적 영역에 속하는 사건이며, 원고가 요구하는 정보는 이를 위해 지출된 변호사 수임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 발생하는 국가 재정작용은 국민이 부담하는 세금 등에 기초한다”며 “국가기관인 피고는 비용을 지출하며 국민을 납득시키기 충분한 정도의 정당성·투명성을 갖춰야 할 의무가 있고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과 관련 예산집행의 적정성 확보를 위한 공익 달성에 기여한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관련 심판을 대리한 법인은 사건을 수임할 때 자기가 하는 활동이 국가재정의 지출대상이 됨과 동시에 공적인 관심사항에 속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며 “또 정부기관은 공공조달 방식을 통해 변호사 등과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미 그 수임료를 공개하고 있고 피고도 홈페이지에서 일부 소송사건에 관해 계약상대방을 명시한 위임계약 내용 및 수임료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재판부는 “피고가 이 사건 정보를 공개한다고 하더라도 관련 심판을 대리한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이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2024.04.21 I 박정수 기자
“양주를 생수로” 면세품 ‘바꿔치기’ 일당 기소…대검 우수사례 선정
  • “양주를 생수로” 면세품 ‘바꿔치기’ 일당 기소…대검 우수사례 선정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면세 양주를 생수와 바꿔치기 수법으로 밀수입한 일당을 기소한 사례 등 5건이 대검찰청 형사부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대검찰청21일 대검찰청은 ’2024년 3월 전국에서 처리한 형사사건 가운데 5건을 국민을 섬기는 검찰상을 구현한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우선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 정유선 검사(사법연수원 36기)와 고병무 검사(변호사시험 2회)는 면세 양주를 생수와 바꿔치기 수법으로 밀수입한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피의자 3명에 대해, 대검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으로 ‘바꿔치기’ 장면을 확인한 후 6억원 상당의 밀수입 범행과 허위 진범을 내세워 범인도피를 교사한 주범의 존재를 새롭게 밝혀내어 총 4명을 직접 구속했다. 또 세관과 긴밀히 공조해 합계 77억원 상당의 면세 양주·담배의 밀수입 범행 전모를 규명하는 한편, 밀수품 압수 및 자동차 7대 등 시가 1억4000만원 상당을 추징·보전해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대검은 수사과정에서 주범의 존재 및 범인도피 교사 사실을 밝혀내는 등 적극적·지속적 사법방해 행위에도 불구하고, CCTV 영상, 통화 내역, 계좌거래 내역 등 객관적 증거를 근거로 지능적·조직적인 밀수입 범행의 전모를 밝혀내 우수 수사사례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천지검 국제범죄수사부는 면세 담배 31만갑, 면세 양주 960병을 압수하고, 자동차 7대 등 시가 합계 약 1억4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추징보전해 범죄수익도 철저히 환수했다. 전주지검 형사제1부 원형문 검사(33기)와 조원하 검사(변 11회)는 불법 리딩방으로 피해자 46명으로부터 합계 22억원을 편취하고도 대표와 직원들의 개별 사기범행 35건으로 나뉘어 불구속 송치된 사건을 전면 재수사해, 무등록 투자자문업체의 조직적·계획적 범행임을 규명하고, 범행에 가담한 핵심 공범 2명의 존재를 밝혀 주범을 포함해 총 3명을 직접 구속 기소하고 21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등 불법 리딩방 사건의 실체를 밝혀 엄단한 사례로 우수 수사사례의 주인공이 됐다.부산동부지청 형사제1부 송영인 검사(35기)와 조지현 검사(43기), 정다완 검사(변 11회)는 설 연휴 기간 중 남매가 친할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 송치됐으나 피의자들이 범행을 전면 부인해 살해 고의와 동기, 방법이 특정되지 못한 사안에서, 검찰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압수수색, 법의학 자문, 검·경 합동 현장검증 등을 통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고 객관적 증거 앞에 손자인 피의자가 범행을 자백해, 남매가 피해자가 관리하던 재산을 직접 사용할 의도로 치밀하게 공모한 뒤 살해한 범행 전모를 규명해 기소에 나서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광주지검 형사제3부 한문혁 검사(36기)와 오승은 검사(42기)는 공갈 및 무고로 송치된 고소 사건에서 고소인에 대한 별건 변호사법위반 및 조세포탈 사건이 경찰 내사종결, 국세청 조사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 기록 검토, 계좌·녹취록 분석 등 면밀하게 보완수사한 결과, 고소인이 경찰과 국세청 일을 봐주는 대가로 1억7300만원을 받고도 무고로 허위 고소한 실체를 밝혀 고소인을 변호사법위반 및 무고로 인지해 기소에 나서 우수 수사사례에 선정됐다.군산지청 형사제1부 김창희 검사(36기)와 홍혁기 검사(변 10회)는 피의자가 ‘곤충사육 전문가’로 행세해 피해자 2명으로부터 2억원 상당의 투자금을 받았으나 경찰 불송치 결정 이후 송치된 재기수사명령 사건에서 계좌·녹취록 분석, 추가 피해자 확인 등 재수사를 통해 피의자가 전국을 돌아다니며 곤충사육에 특별한 기술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피해자 4명으로부터 합계 11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밝혀 직접 구속 기소해 우수 수사사례로 뽑혔다.
2024.04.21 I 박정수 기자
김만배와 억대 돈거래 언론인…15개월 만에 압색
  • 김만배와 억대 돈거래 언론인…15개월 만에 압색[검찰 왜그래]
  •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김만배 씨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는 전직 언론사 간부 3명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섰습니다. 지난해 1월 김씨와 언론사 간부들의 금전 거래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3개월 만에 압수수색에 나서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가 지난해 9월 8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檢 “필요한 수사 순차적으로 하는 것” 지난 18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강백신 부장검사)는 배임수재,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한겨레신문, 중앙일보, 한국일보 간부를 지낸 전직 언론인 3명의 주거지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습니다. 한겨레신문 부국장을 지낸 A씨는 2019∼2020년 김씨에게 아파트 분양 대금을 내기 위해 수표로 총 9억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논란 초기 A씨는 회사에 ‘김씨에게서 6억원을 빌렸고, 2억원을 변제했다’고 소명했으나, 검찰 자금 추적 등을 통해 3억원의 금전 거래가 추가로 드러났습니다.중앙일보 간부 출신 B씨는 2018∼2020년 김씨와 총 1억9000만원의 돈거래를 한 혐의를 받습니다. B씨는 2018년 8000만원을 김씨에게 빌려준 뒤 7개월여 만에 이자를 합해 9000만원을 돌려받았습니다. 2020년에는 김씨로부터 1억원을 빌렸다고 합니다.한국일보 전 간부 C씨는 2020년 5월 주택 매입자금을 마련할 목적으로 김씨에게 1억원을 빌렸습니다. C씨는 대장동 의혹이 보도된 이후 김씨에게 이자를 지급했습니다.해당 언론인들은 모두 기자 출신인 김씨와 개인적인 금전거래를 했을 뿐이었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검찰은 이들이 김씨로부터 돈거래를 대가로 대장동 일당에 우호적인 기사를 작성하거나 이들에게 불리한 기사 작성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은 것으로 의심합니다. 또 검찰은 이들이 김씨와 돈거래를 시작한 시점이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배당받기 시작한 2019년 3월인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2021년 9월 언론이 대장동 의혹을 본격적으로 보도하기 전부터 김씨가 대장동 사업 과정에서 나오는 문제를 덮고 우호적인 여론 조성을 위해 ‘언론인 로비’를 시작했다는 게 검찰 시각입니다.검찰 관계자는 “김씨가 대장동 사업의 문제점들에 대응하려 자신과 가깝거나 지인 관계에 있는 기자들에게 여러 금품을 제공한 것으로 확인했다”며 “김씨가 당시 있었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에 의해 제공한 금품인지, 순수한 개인적인 친분에 의한 차용 관계인지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특히 의혹이 불거진 지 1년 넘게 지나고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에 대해 “대장동 비리 의혹 수사를 진행하면서 제기된 의혹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며 “순차적으로 관련 수사를 진행했고, 이 건도 그 과정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증거 수집이 필요하다 판단돼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설명했습니다.이어 검찰 관계자는 “혐의를 확정하고 수사하는 것은 아니다”며 “통상의 경우보다 이례적으로 큰 금액이 오갔다. 구체적인 혐의를 규명하기 위한 차원의 압수수색”이라고 말했습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별한 의도는 없어…통상 총선 전에는 숨 골라”김씨의 언론계 로비 의혹은 작년 1월 검찰이 김씨가 천화동인1호에서 빌린 대여금 473억원의 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다만 1년 넘게 지난 뒤 검찰이 관련자 압수수색에 나섰습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한겨레신문 부국장을 지낸 A씨의 3억원 금전 거래가 추가로 드러난 것 등을 보면 검찰이 금품수수를 명확하게 따져보기 위해 시간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며 “또 피고인들이 전부 언론사 간부 출신이니까 검찰 입장에서 신중하게 물증을 수집하느라 시간이 좀 걸리지 않았나 싶다”고 했습니다. 또 최종적으로는 피고인들 소환에 앞서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보이고 특별한 의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검찰의 관행인데 총선거 전 6개월 정도는 특수 수사를 하지 않고 주로 공안 관련 수사만 진행한다”며 “특수 수사는 일단 정치적인 의도를 의심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미뤄뒀다가 총선이 끝나면 확보했던 증거를 가지고 자세히 수사에 나선다. 이번 건은 관행에 따른 검찰의 통상적인 수사”라고 말했습니다.
2024.04.20 I 박정수 기자
"1인 가구는 원룸만 가능"…임대주택 면적제한에 뿔난 1인가구
  • "1인 가구는 원룸만 가능"…임대주택 면적제한에 뿔난 1인가구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정부가 공공임대주택 공급 면적을 세대원 수에 따라 제한하기로 하면서 1인 가구 수요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19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공개된 ‘임대주택 면적 제한 폐지에 관한 청원’은 이날 오전 기준 2만4383명이 동의했다.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 개정령 공포안 내용 중 영구·국민임대, 행복주택에 대해 세대원 수별 적정면적 기준을 규정한 것을 철회해달라는 것이 청원의 주요 골자다.시행규칙 개정안에 따르면 △세대원 수 1명은 전용 35㎡ 이하 △세대원 수 2명은 전용 25㎡ 초과 전용 44㎡ 이하 △세대원 수 3명은 전용 35㎡ 초과 전용 50㎡ 이하 △세대원 수 4명은 전용 44㎡ 초과라는 공급 적정 면적 규정을 담고 있다. 기존에는 1인가구에만 전용 40㎡ 이하 공급이라는 규정이 있었지만 1인가구 공급 면적 상한선을 낮추고 2~4인가구 면적 규정이 신설된 것이다. 이 규정은 영구·국민·행복주택에 적용된다.1인 가구는 제한 면적이 너무 좁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공임대 중 국민임대에서 1인 가구는 최대 40㎡까지 지원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35㎡만 지원 가능하게 됐기 때문이다. 전용 35㎡는 10평짜리 원룸형이다. 공공임대주택의 면적 제한을 폐지해달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청원자 노 모씨는 “세대원 수별 규정된 면적이 너무 좁게 산정되어 있다”면서 면적 제한을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노 모씨는 “자녀 수에 맞는 적정 면적의 주택 공급을 통해 양육하기 좋은 주거환경 제공이라는 입법 효과를 기대하려면 기존에 건설되어 있는 임대주택에는 현재의 정책을 유지하고 앞으로 건설될 임대주택의 크기를 상향 조정해 건설하되 기본 시작을 30㎡ 이상으로 건설해 1인은 방 1개, 2인은 방 2개, 3인은 방 3개, 4인은 방 4개까지 만들어 서민도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혼인·출생 가구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저출산 대책 일환으로 자녀가 많은 가구가 넓은 면적의 공공임대주택을 우선 공급받을 수 있어야 한다”면서 “혼인·출생 가구가 자녀 양육 등에 불편이 없도록 더 넓은 면적의 주택에 입주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 1인 가구의 넓은 면적 주택 입주를 배제하는 건 아니다”고 강조했다.정부는 현재 공공임대주택에 거주 중인 임차인이 재계약할 땐 이번에 도입된 면적 기준이 적용되지 않아 계속 거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규 입주신청자는 세대원 수에 맞는 면적 주택이 전체 공급 주택의 15% 미만일 땐 넓은 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1인 가구는 전용 35㎡를 초과할 순 없지만 해당 임대주택이 45~60㎡로 공급될 경우 시행사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의를 통해 별도 기준을 둬 1인 가구도 전용 35㎡ 초과 주택에 입주할 수 있다. 또 입주자 선정 후 남은 주택은 면적 기준과 관계없이 신청 가능하다.국토부는 “제도 운영과정에서 공급 사례, 미비점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2024.04.19 I 오희나 기자
법원, 의대생 9000명 제기 집행정지도 각하…6건째 각하
  • 법원, 의대생 9000명 제기 집행정지도 각하…6건째 각하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법원이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학생 약 9000명이 제기한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이로써 의대 증원 관련 집행정지 신청 중 모두 6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의대생 4058명이 제기한 집행정지 1건만이 아직 결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전국 의대생 약 9000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 증원 및 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 2건의 집행정지를 모두 각하 결정했다.각하란 소송요건을 제대로 갖추지 않으면 본안을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마치는 것을 말한다.재판부는 앞서 4건의 결정과 마찬가지로 “신청인 적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이날 각하 결정은 집행정지 심문을 진행하지 않은 채 내려졌다. 집행정지 신청 사건의 변론 진행 여부는 법원이 재량으로 정할 수 있다.의대생들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이에 대해 “재판부는 필수적인 절차인 심문 절차조차 진행하지 않았다”며 즉시항고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즉시항고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상급법원에 제기하는 불복절차로 집행정지의 효력을 가진다.앞서 복지부는 지난 2월6일 2025학년도부터 매년 2000명씩 5년간 총 1만명의 의대생을 증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교육부도 지난달 20일 대학별로 의대 입학정원 수요 신청을 받아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이에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전공의·의대생, 전공의·수험생,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 등이 집행정지 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모두 각하 결정을 낸 바 있다.서울행정·가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2024.04.18 I 성주원 기자
5년 간 사찰 화재 194건…소방청, 석탄일 맞아 예방 대책 추진
  • 5년 간 사찰 화재 194건…소방청, 석탄일 맞아 예방 대책 추진
  •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최근 5년 간 사찰에서 194건의 화재가 발생해 11명이 다치거나 사망한 가운데 화재 원인으로는 부주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부처님 오신날을 한 달여 앞둔 지난 14일 서울시 종로구 조계사에 연등들이 달려 있다.이에 소방청은 부처님 오신 날(석가탄신일·올해는 5월 15일)을 앞두고 오는 22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전통 사찰 화재 예방 대책’을 추진한다고 18일 밝혔다.먼저 대구 동화사 대웅전 등 목조 문화재(국보?보물)가 있는 전통사찰 87개소를 포함해 전국의 982개 전통사찰을 대상으로 화재 위험 요소를 미리 제거하는 등 화재 안전 조사를 실시한다.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사찰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94건으로, 총 2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당했다.화재 원인은 화원 및 가연물 방치,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가 82건(42.3%)으로 가장 많았고, 뒤를 이어 전기적인 요인 55건(28.4%), 원인 미상 35건(18.1%), 기타 15건(7.7%), 기계적인 요인 7건(3.6%) 순이었다.특히 부처님 오신 날과 관련해 전국 곳곳에서 대규모 연등 행사가 예정돼 있는 등 사찰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화기 취급 등으로 화재 위험성이 있는 만큼 관계자 대상 화재 예방 교육과 화재 안전 컨설팅도 병행한다.주요 추진 사항은 △연등 관련 설비 및 화기 취급 시설 등 안전 관리에 대한 화재 예방 교육 △소화기, 단독 경보형 감지기 등 기초 소방시설 유지 관리 상태 확인 △옥외소화전 설비 및 자동 화재 탐지 설비 등 소방 시설 관련 작동 여부 확인 △사찰 주변 화재 위험 요인 제거 등이다. 또 각 소방관서장은 관내 사찰을 직접 방문해 현장 안전 컨설팅을 실시하고, 소방 시설 및 방수총 작동 훈련을 통해 사찰 관계자들에게 초기 화재 대처 방법을 안내한다. 소방 차량 진입로 및 차량 부서 위치도 미리 확보할 계획이다.박성열 소방청 화재예방총괄과장은 “전통 사찰의 경우 대부분 목조 건축물로 화재 발생 시 연소 확대가 급격히 진행되며, 대부분 산림과 인접해 작은 불씨로도 대형 산불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사찰 관계자는 물론 사찰을 찾는 국민들도 각별히 화재 예방에 주의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2024.04.18 I 이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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