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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공습에도 우리는 플랫폼 규제?…역직구 전략 키워야”
-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 같은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이 더 깊숙이 침투하면 국내 유통시장을 다 뺏길 수 있습니다. 무분별한 규제보다 역직구 플랫폼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정연승 단국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이 지난달 2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장(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해외에서는 플랫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규제에 더 나서려고 한다”며 “우리 정책도 큰 그림에서 전체 파이를 키울 수 있도록 방향성을 다시 정해야 한다”고 이같이 전했다.최근 알리·테무 등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들은 한국에서 신선제품까지 영역을 확장하며 공세를 취하고 있다. 막강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국내 유통시장의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다. 정 교수는 “국내 대형 유통 플랫폼들은 저가로 밀고 오는 알리의 제품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 중인 다이소도 여파가 있을 것”이라며 “공산품 위주의 해외 구매대행 업체들도 향후 다 없어질 수도 있다. 결국에는 우리 안방을 다 내줄 수도 있다”고 했다.또한 그는 중국발 이커머스 공습에서 국내 유통산업이 생존하려면 우선 규제 일변도의 정책 방향을 바꾸고 해외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역직구 시장을 키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 중인 플랫폼법만 하더라도 기존 취지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어 우려가 있다. 이젠 플랫폼에 대한 정책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내 유통업체들이 지난 10년간 해외에서 축적한 상품력, 서비스, 기획력 등을 플랫폼을 통해 잘 결집시켜고 이를 기반으로 역직구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다음은 정 교수와의 일문일답. -최근 알리 등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무섭다. 향후 전망은.△알리와 테무는 출발부터 세계시장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배후에 알리바바, 핀둬둬 등 정보기술(IT) 기반의 글로벌 기업들이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과는 규모에서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 정부는 현지 이커머스 플랫폼을 강력하게 지원한다. 최근 현지 오프라인 물류가 많이 막히자 온라인을 전략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지금 알리와 테무는 저가의 일상용품을 시작으로 최근 신선식품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현재 국내 온라인 유통시장은 수요가 한정돼 있고 경쟁자는 많은 상황이다. 여기에 중국 플랫폼이 영역을 키운다면 허무하게 우리 안방을 내줄 수도 있을 것이다.-국내 대형 유통사 외에도 타격을 받는 영역이 상당할 것 같은데.△일반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국내 대형 유통 플랫폼들이다. 쿠팡 등 국내 이커머스뿐만 아니라 다이소도 알리나 테무를 통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저가 제품들과는 경쟁이 안돼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형마트들도 최근 저가제품 비중을 늘리고 있어 일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국내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소상공인 판매자들 역시 주로 다루는 게 공산품들인데 알리 등과 영역이 다 겹친다. 구매대행 시장 자체도 나중에 다 없어질 수 있다. 알리와 테무를 국내 소비자들이 이용하면서 신뢰가 들면 점차 구매가 그쪽으로 쏠릴 것이고 구매대행 이용가치도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산 가전제품·전기차 등까지 영역이 넓어지면 국내 제조산업에는 영향이 없을까.△유통업의 뒤를 받치고 있는 게 제조업이다. 중국산 제조 제품들이 가격 경쟁력은 물론 품질까지 높여진데다 중국은 온라인 판매도 매우 일반화된 국가다. 자동차도 중국에선 온라인으로 사고 파는게 흔하다. 만약 알리가 가전이나 자동차 같은 고가 제조제품까지 들여오게 된다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굉장히 클 것이다. 예컨대 자동차를 한번 보자. 국내 자동차 가격이 수입차 못지 않게 비싸다. 중국에서 제조된 전기차가 3000만~4000만원 수준으로 저렴하게 들어온다고 하면 국내 소비자들은 혹할 수밖에 없다. -국내 이커머스 업계에선 중국 플랫폼과의 역차별을 호소한다.△최근 알리와 테무에서 소비자 피해나 불만들이 늘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이 같은 해외 직구 플랫폼 제품에 대해선 소비자민원센터를 반드시 갖추도록 강제해야 한다. 이는 통상과 관련한 게 아니라 자국 소비자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알리도 최근 소비자센터를 만들겠다고 했다. 다만 국내 업체들과 달리 KC인증이나 전자상거래법, 표시광고법에서 알리, 테무가 자유로운 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 이들에게도 국내법을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 다만 관세 등 세금 문제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인위적으로 변경한다면 알리와 테무를 겨냥하고 있다는 것이 극명히 보일 것이어서 중국 정부가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여러 무역협정에 위반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정책적 대안은 없을까. 우리는 플랫폼에 대해 너무 규제적인데.△기본적으로 우리 정부가 가진 플랫폼 산업에 대한 시각은 상당히 부정적이다. 최근 플랫폼의 힘이 너무 커져 기존 산업 구조나 질서를 해치면 안된다는 점에서는 동의하지만 플랫폼 산업은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고 있다. 중국 플랫폼 공습이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에 우리는 규제를 하니 계속 고립되는 거다. 공정위의 플랫폼법만 해도 적용 기업들을 사전 지정하려다 보니 의도와 맞지 않는 결과가 나올 것 같다는 우려가 있다. 세계적인 흐름을 보면 일단 규제될 수 있는 시대는 아니다. 우리도 진흥까진 아니더라도 플랫폼의 자체 혁신과 노력을 막으면 안 된다. 상당한 정책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거다.-산업적으로 집중해 키워야 할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가.△산업적으론 역직구 플랫폼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유통업체들은 10여년 전부터 중국, 동남아, 러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했고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겪었다. 이를 거쳐 상품력, 서비스, 기획력 등이 최고 수준까지 올라갔다. 최근에는 K콘텐츠가 인기지만 이젠 K커머스가 본격적인 성과를 낼 때다. 큐텐만 하더라도 해외 기반 물류센터를 갖춰 역직구 역량이 충분하다. 쿠팡도 가능하지만 아직은 대만 한정이란 한계는 있다. 하지만 이런 게 이제 시작이다. 네이버도, 쿠팡도, 카카오도 플랫폼으로 해외에 많이 나가 있으니 이를 커머스로 연결할 수 있다. 정부도 역직구 플랫폼에 대해 전략적으로 선택과 집중해 키워줘야 한다. 기존 생태계 속에서 잘 하는 아이(업체)를 규제하려고 하기보다는 큰 그림에서 전체 파이를 키워줄 수 있는 부분에 더 신경을 쓰는 것이 건설적이다. 더불어 ‘한류’라는 자원도 잘 이용해야 한다. 커머스와 한류를 연결시키는 게 최근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우리의 유통 플랫폼들이 해외에서 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한류 자산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국가에서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정연승 교수는…△1970년생 △서울대 경영학과 △삼성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과 박사 △현대자동차 기획총괄본부 과장 △이노션월드와이드 브랜드마케팅팀장 △한국마케팅관리학회 회장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 △한국유통학회 회장 △서비스마케팅학회 회장
- '의대 증원' 놓고 의료계 줄소송…갈등 매듭 Vs 불씨 확대 촉각
- [이데일리 성주원 백주아 기자] 정부와 의료계간 갈등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이어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후속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 학생, 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입학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사건 심문이 이번 주 진행된다. 향후 사법부의 판단이 의대 증원 논란을 매듭지을지, 아니면 사회 갈등의 불씨를 키울지 주목된다.지난 3일 서울 여의대로 인근에서 열린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저지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의료 탄압 중단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방인권 기자)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부장판사 박정대)는 오는 22일 전공의, 의대생 및 의대 교수, 수험생 대표 5명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입학정원 증원 처분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기일을 진행한다.이는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 발표를 두고 제기된 두번째 집행정지 신청 사건이다. 지난 5일 전의교협 측이 의대 증원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과 함께 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일주일 뒤인 지난 12일에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한 전공의와 의대생, 의대 교수, 수험생 대표들이 같은 취지의 행정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제기했다. 14일에는 전국의 수험생과 의대생, 의대 교수를 포함한 914명이 3번째 소송을 접수했다.전의교협이 제기한 1차 집행정지 사건의 심문은 지난 14일 이뤄졌다. 전의교협 측은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며 집행정치를 촉구했다. 전의교협 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고등교육법상 아무 권한이 없는 무관한 보건복지부 장관이 2000명 증원을 결정해 통보하는 것은 절차적으로 위법해 무효”라며 “지난해 4월 이미 대학의 기본계획이 정해진 상황에 의대 증원의 직접 당사자인 학생과 전공의 교수와 협의하지 않고 증원을 추진하는 것은 교육부 장관이 대입 사전 예고제도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그러나 정부 측은 “의대 증원은 복지부 장관의 보건의료정책상 결정으로 고등교육법에 위배 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의대 교수들은 대학의 입학정원을 다툴 만한 원고로 ‘적격성’이 인정될 수 없다”며 집행정지 신청요건에 심각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의대 정원은 27년 동안 증가가 없었고 지역 격차, 지방 중소병원 구인난 등 보건 의료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정부는 현재를 마지막 골든 타임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지난 14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모습. (사진= 노진환 기자)법조계에서는 전의교협 측의 집행정지 신청은 각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임무영 변호사(임무영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아직 정부의 증원 ‘처분’이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집행정지를 할 행정행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집행정지를 신청할 수 있는 원고 적격은 수험생들이나 의대 재학생들로 봐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도 의대 교수가 주체가 된 집행정지 신청은 원고 적격이 없어서 각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 미충족 시 본안 심리 없이 소송 절차를 마무리하는 결정이다.이민 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회 위원(법률사무소 헤아림 변호사)도 “행정소송 제기를 하기 위해서는 ‘원고 적격’과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라는 2가지 법적요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이번 사안에서 원고 적격이 있을지에 대해 소극적으로 판단받을 가능성이 높고, 처분성도 인정을 받기는 조금 어려워 보인다”고 전했다.1차 집행정지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르면 이달 마지막주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이병철 변호사는 지난 14일 심문 종료 후 “2차 소송의 집행정지 심문기일까지 마치고 그 다음주쯤 법원이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수험생들이 낸 2차 소송은 원고적격이 당연히 인정된다”고 말했다.김창수 전의교협 의장은 “이번 판결은 현재의 혼란을 막고 의료계와 정부가 조건없는 협의에 이를 수 있게 하는 정말 중요한 판결”이라면서 “제자인 의대생과 전공의의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를 열고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됐던 의대 정원을 2025학년도 입시에서 5058명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후 지난달 22일 교육부는 의과대학을 설치·운영하는 전국 40개 대학에 공문을 보내 2025학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수요를 지난 4일까지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은 모두 3401명의 증원을 신청했다. 이는 현재 총정원(3058명)보다도 343명 많은 수치다.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후 전공의 집단사직과 의대생 동맹휴학이 이어진 가운데 지난달 27일 서울 한 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학위수여식에 참석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 이영훈 기자)
- 오스템임플란트부터 공매도까지…韓 증시 떠나는 이유[최훈길의뒷담화]
-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처벌이 약하고 크게 한 탕 해먹고 몇년 감옥 살고 나오면 평생 떵떵거리면서 살 수 있는 나라 아닙니까!”, “이러니 미국 주식으로 이동하지. 나라에서 확실하게 관리 좀 해주세요. 제발 좀 요.”독자분들이 지난 14일 이데일리 기사 <[단독]오스템임플란트 CEO, 미공개정보로 상폐 전 ‘사익’ 챙겨>에 남긴 댓글입니다. 기사 내용은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 기업인 오스템임플란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엄태관 대표이사가 회사 내부의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로 사익을 추구했다는 내용입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에서 금융감독원이 올린 관련 제재 건을 논의했고, 엄 대표에게 검찰 고발 등 제재 조치를 내리기로 결정했습니다. 관련 제재 내용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놀랄 만한 일이 많았습니다. 엄 대표는 오스템임플란트 상장 폐지 전에 수년간 부인 등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 매매를 했습니다. 금융당국 보고 의무도 묵살했습니다. 2017년부터 CEO를 맡아온 엄 대표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엄 대표는 묵묵부답입니다. 오히려 금감원 전직 간부 등을 통해 이데일리 취재진에게 ‘기사 보도 무마’ 시도를 했습니다. 그동안 금감원은 증권범죄에 대해 엄단 의지를 강조해왔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해 4월 라덕연 주가조작 사태 이후인 작년 5월23일에 후속 대책 관련해 언급하면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해 직을 걸고 전쟁을 선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지난 13일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도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하지만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선 솜방망이 처벌에 대한 우려가 여전합니다. ‘엄정대처하겠다고 했지만 총선 전 깜짝쇼 아니냐’는 말까지도 나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자본시장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큰 것입니다. 불법 공매도에 대한 반발이 큰 것도 이같은 ‘불신’의 영향도 있다고 봅니다. 이런 불신이 불식되지 않으면 아무리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통해 세금 인센티브를 줘도 증시 활성화엔 한계가 있을 것입니다. 오늘 뒷담화에서는 이번 주에 있었던 오스템임플란트 CEO 제재 뒷이야기를 중심으로 공매도 토론회, 증선위원 선임 내용을 다뤄보려고 합니다. 자본시장 불신을 높이는 불공정거래, 불법 공매도 해소 방안도 모색해보려고 합니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 (사진=이데일리DB)-오스템임플란트 CEO 제재 내용은 뭔가요?△이데일리 취재 결과에 따르면 증선위는 지난 13일 정례회의를 열고 미공개 중요정보 이용 행위, 소유상황 보고의무 위반 등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엄 대표가 상장폐지 전에 차명계좌를 통해 얻은 단기매매차익에 대해선 회사에 반환하도록 했구요. -엄 대표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는요?△상장 폐지 전에 엄 대표는 회계부서로부터 내부 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영업이익 급등 및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이라는 오스템임플란트의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를 알게 됐습니다. 그는 이 정보가 시장에 알려지기 전에 자신의 배우자와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금융위, 금감원에 조사에 따르면 엄 대표는 상장 폐지 전인 수년간 차명계좌를 이용해 회사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매했습니다. 차명계좌를 사용한 ‘수년’이 어느 정도인지 취재해보니, “최소 3년 이상”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엄 대표는 관련 소유주식 변동내역과 보고의무는 물론 단기매매차익 반환의무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자료=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상장 폐지 전에 벌어진 일이라고요?△그렇습니다. 앞서 오스템임플란트는 직원이 2000억원 넘는 회삿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을 일으켰습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된 횡령 범행 가운데 가장 커 ‘단군 이래 최대 횡령’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습니다. 오스템임플란트 전 직원인 이모(47) 씨는 재무팀장 때인 2020년 1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15차례에 걸쳐 회사 계좌에서 본인 명의 증권 계좌로 2215억원을 이체한 뒤 주식 투자와 부동산·금괴 매입 등에 써버렸습니다. 서울고법 형사4-3부(부장 김복형·장석조·배광국)는 지난 1월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 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5년을 선고했습니다. 이같은 횡령 사고 이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의 컨소시엄인 덴티스트리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오스템임플란트의 주식을 공개매수하고 상장폐지를 추진했습니다. 이후 오스템임플란트는 임시주주총회,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지난해 8월14일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됐습니다. 엄 대표는 이같은 상장 폐지 전에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차명계좌를 이용해 주식 매매를 했습니다. -검찰 고발 조치로 어떤 처벌이 이뤄질 전망입니까?△상장사 임직원이 해당 직무를 하면서 알게 된 공개되지 않은 정보를 증권 거래에 이용하면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목적으로 차명계좌를 이용한 경우에는 금융실명법 위반으로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상장사 임원 또는 주요주주가 자기 계산으로 회사 주식을 매매하면 그 내용을 변동일로부터 5일 안에 금융당국에 의무 보고해야 합니다. 주식의 매수나 매도 후 6개월 이내에 매도나 매수해 얻은 단기매매차익은 반환청구 대상이 될 수 있구요. 증선위는 엄 대표가 이같은 내부자거래 규제 등을 회피하기 위해 차명계좌를 이용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오스템임플란트 사옥. (사진=뉴시스)-사실 엄 대표가 이렇게 연루된 것 자체가 당혹스럽습니다.△사실 ‘국내 치과용 임플란트의 산증인’으로 꼽히는 엄 대표가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쉽게 납득되지 않습니다. 앞서 엄 대표는 대우자동차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2001년 오스템임플란트에 연구부장으로 합류했습니다. 이후 2017년 3월에 CEO에 오른 엄 대표는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 3년의 대표이사로 재선임됐습니다. 그는 20년 넘게 오스템임플란트에 근무하면서 ‘임플란트 판매량 세계 1위’라는 성공을 이끌었습니다. 특히 엄 대표는 “‘행복 경영’을 정착시킬 것”이라며 대표 취임 이후 ‘관리자 윤리강령’을 선포했하기도 했습니다. 15개 항목으로 구성된 윤리강령에는 ‘부하직원과의 술자리는 개인별 월 2회 이상 하지 않는다’, ‘술값과 밥값은 반드시 상급자가 지불한다’, ‘공적(功績)은 부하직원에게 주고 나쁜 결과는 관리자가 책임을 진다’ 등이 담겼습니다. 엄 대표는 이같은 윤리강령을 만든 이유에 대해 “직장인은 인생의 80%가량을 회사 생활로 보낸다”며 “가장 먼저 행복한 회사 생활을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겠다고 직원들에게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행복 경영’을 강조해온 엄 대표가 증권범죄에 연루된 게 쉽게 납득되지 않았습니다. -관련해 엄 대표 입장은 뭔가요?△제재에 대한 입장이 무엇인지, 혹시 제재 내용 중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을지, 나름의 개인 사정이나 억울한 부분이 있는지 등이 궁금했습니다. 기사 관련해 충분히 반론권을 부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구요. 그래서 이데일리는 엄 대표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취재진 신분을 설명드리고 문자도 남겼지만 현재까지 어떤 연락도 없는 상태입니다. 오스템임플란트 관계자들과는 수차례 통화가 됐지만, 회사 공식 입장은 “이 건에 대해서는 회사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내용뿐이었습니다. 오히려 엄 대표는 친분이 있는 금감원 전직 간부 등을 통해 이데일리 취재 관련한 보도 무마를 시도했습니다. 이같은 시도를 하기보다는 이데일리 취재 과정에서 CEO로서 입장을 충분히 밝혔으면 하는 아쉬움이 큽니다. 오스템임플란트가 코스닥에 상장돼 있을 당시 벌어진 범죄 혐의이기 때문에 당시 주주들에게 관련 설명을 하는 취지도 있기 때문입니다. (자료=한국거래소)-우려되는 건 회사 내부의 호재성 미공개 중요정보로 사익을 추구하는 게 많아지고 있다고요?△그렇습니다. 지난 13일 한국거래소가 공개한 ‘지난해 불공정거래 심리 실적’ 결과에 따르면, 미공개정보이용 사건이 43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43.5%)을 차지했습니다. 시장별로는 코스닥에서의 불공정거래가 67건으로 전체 67.7%를 차지했습니다. 주요 불공정거래 혐의자는 사건당 평균 20명으로 전년(14명) 대비 42.9%(6명) 증가했습니다. 이승범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 상무는 지난 1월18일 이데일리 좌담회에서 “내부자 결탁 사례가 많다는 것이 최근 불공정거래 특징이다. 전문적으로 인수합병(M&A) 기업 탈취세력과 연계된 경우가 많다. 기업을 인수하거나, 인수당하는 과정에 있어서 내부자가 정보를 가장 먼저 알아서 인수 당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돈도 번다. 인수당하는 기업을 담보로 주식을 빌리기도 하고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해서 현금을 마련한다. 마련한 현금을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뒤로 빼돌리는 등 내·외부자가 결탁된 사건이 많다”고 설명했습니다.(참조 이데일리 1월25일자 <“주가조작 근절하려면 원스트라이크 아웃 필요”>, <“1400만 개미 노린 주가조작…일벌백계 시스템 구축해야”>)-문제는 솜방망이 처벌이 여전하다는 것이지요?△정부와 국회는 작년에 과징금을 강화하는 쪽으로 자본시장법을 개정했습니다. 개정안은 올해 1월부터 시행됐습니다. 올해 7월에는 ‘내부자 주식거래 사전공시제도’도 시행됩니다. 하지만 법원 선고를 보면 여전히 미국에 비해 불공정거래 관련 처벌 수위가 약합니다. 우리나라는 형법상 최대 양형 기준이 징역 15년에 불과합니다. 미국은 죄에 대한 형벌을 합산하지만, 우리나라는 ‘합산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주가조작단이 수백억원 부당 이득을 챙겨도 수사당국이 부당이득 산정에 실패하면 최대 5억원 벌금만 내면 됩니다. 이 때문에 증권범죄를 저질러도 찔끔 제재만 받고 다시 주가조작 등 증권범죄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우리나라와 다르지요?△저는 작년 11~12월에 미국 워싱턴 D.C. 현장 취재를 했습니다. 당시 증권거래위원회(SEC)를 찾아 헤스터 피어스 위원(Hester Pierce commissioner)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피어스 위원은 “상황, 사이즈에 따라 다르지만 한 번 위법했을 때 비즈니스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있다”며 “의도적인 위법의 경우에는 좀 더 강하게 처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즉 미국에서는 중대한 주가조작 등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한 번이라도 하면 시장에서 즉각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있습니다. (참조 이데일리 12월11일자<걸리면 원스트라이크 아웃…‘징역 150년형’ 가중처벌도>)하지만 우리나라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가 도입돼 있지 않습니다. 앞서 우리 정부는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를 하면 10년간 자본시장 거래를 제한하고 상장사 임원 선임에서 제한하는 법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관련 법안은 작년 5월 발의됐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회에 계류 중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불공정거래가 계속 늘어날수록 자본시장 신뢰는 훼손될 것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열린 토론’에서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방인권 기자)-끝으로 금감원의 공매도 토론회 얘기도 해볼까요.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 ‘불법 공매도’ 문제도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를 불신하거나 떠나는 이유잖아요. △지난 13일 공매도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등 개인 투자자 측과 공매도 관련 첫 토론회였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유동성 공급자(LP)에 공매도 거래, 신한투자증권 불법 공매도 의혹,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 등이 다뤄졌습니다.이복현 원장은 토론회가 시작한 10시부터 끝나는 11시 반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고, 새로운 조사 착수에 대해서도 직접 언급했습니다. 토론회가 끝나고 나서는 출입기자들 대상으로 12시께까지 30분 가량 별도로 질의응답도 받았습니다. 특히 이 원장은 증권사와 개인 투자자 간 뜨거운 설전을 지켜본 뒤 “과거 점검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최근 사례 등을 다시 점검하겠다”며 LP의 시장교란 의혹에 대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작년 11월 점검한 증권사는 6곳(미래에셋증권(006800),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메리츠증권(008560), BNK투자증권)입니다. 이어 이 원장은 증권사의 초단타매매에 대해 조사 입장도 밝혔습니다. 이 원장은 토론회에서 DMA 하이 프리퀀시 트레이딩(High Frequency Trading·HFT) 관련한 토론을 청취한 뒤 “무차입 공매도나 거래 자체의 불법성이 없더라도 시세에 관여할 의도가 있을 수 있다”며 “다시 점검하겠다”고 말했습니다. DMA는 초단타 알고리즘매매를 하는 기관투자자가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거래소와 직접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는 고속 매매시스템입니다이 원장은 “불법 공매도 및 주가 조작 등을 통해 부당 이득을 취하는 세력, 무분별한 쏠림 투자를 유도하는 검증되지 않은 허위사실 유포행위, 주주환원에 충실하지 못한 기업문화 등은 우리 자본시장의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극복해야 할 과제”라며 “금융당국은 불법 공매도·불공정거래에 대해 지속적으로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윤수 신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진=금융위원회)-증선위원도 새로 임명돼 향후 증권사, 운용사, 회계법인 등의 제재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도 주목되네요.△시가총액 2500조원이 넘는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감독하고 금융사 제재를 결정하는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고위직에 이윤수(55) 금융정보분석원장(FIU)이 임명됐습니다. 금융위는 오는 18일자로 증선위 상임위원 등을 비롯한 고위공무원 전보 인사발령을 한다고 지난 15일 밝혔습니다. 증선위 상임위원직은 증시 전반을 감독하고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증권사·운용사·회계법인 등의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자리입니다. 우리나라 증시는 지난 15일 기준 시총 2584조2408억원(코스피 2170조2081억원, 코스닥 414조327억원)을 기록, 작년 말(2082조원)보다 증시가 살아나는 분위기입니다. 증선위는 이같은 증시 회복세 상황에서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등 증권범죄 감독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한 이윤수 신임 증선위 상임위원은 지난해 4월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당시 금융위 자본시장국장을 맡아 후속 조치를 비롯해 차액결제거래(CFD) 개편 등 제도개선을 이끌었습니다. 자본시장 전문가로 매끄럽게 현안 과제를 처리하면서 부드러운 소통형 리더십을 갖춰 금융위 안팎의 신망이 두텁습니다. 이윤수 신임 증선위원이 내주부터 증선위에 새바람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여 주목됩니다.
- 지지율 제각각 총선 여론조사, '표집오차' 때문이다?[팩트체크]
-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선거철이면 수많은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신뢰성 논쟁이 되풀이된다. 과거에는 유·무선전화 조사 방식에 따른 논란이 컸다면, 최근에는 표본 성향·질문 방식·요일 및 시간대 등도 ‘표집오차’를 유발하는 변수로 지목을 받는다. 선거여론조사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 지지율 결과를 뒤집을 정도의 표본 ‘편향(bias)’일까?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 외벽에 투표 독려 홍보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사진=방인권 기자)◇‘정치 高관여’ 지지층은 여조에 적극…표집 반영 높아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과 후보(예비후보 포함)의 지지 성향 등을 묻는 선거여론조사들로 하루에도 여러 번 휴대전화가 울려댄다. 낮이건 밤이건, 주중이든 주말이든 가리지 않는다. 정당과 언론사 등에서 의뢰를 받은 수많은 여론조사 업체들이 곳곳에서 후보자 공천·경선·본선 등을 앞두고 집중적으로 표본(샘플)과 응답을 확보하느라 그렇다.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산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현재 정식 등록된 여론조사기관 수는 현재 61곳이다. 미등록 업체들까지 포함하면 수백 곳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다. 여심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1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제22대 국회의원선거’ 관련으로 등록된 선거여론조사 결과만 754건에 달한다. 75일간 하루 평균 10건꼴이다.선거철 쏟아지는 전화면접(CATI) 또는 자동응답시스템(ARS) 여론조사 홍수 속에서 표본 선정(표집) 대상이 되는 유권자들은 크게 두 가지 반응을 보인다. 특정 정당·후보 지지를 위해 적극 전화 여론조사에 응하거나, 피로감에 거부하거나.이렇듯 ‘정치적 관여도’가 높을수록 표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실제 모집단의 표심과 일부 다른 분포를 보일 수 있다. 흔히 중도층 혹은 무당(無黨)층으로 불리는 ‘스윙보터(부동층)’의 여론조사 참여율에 따른 편향도 존재한다.예를 들면 한국갤럽이 지난 8일 발표한 3월 첫째 주(5~7일)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전국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힘(37%)이 더불어민주당(31%)보다 약 6%포인트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당층은 17%로 집계됐다. 반면 친야 성향 방송인 김어준 씨가 운영하는 ‘여론조사꽃’이 지난 8~9일 실시한 CATI에선 민주당(42.8%)이 국민의힘(33.9%)에 약 9%포인트 앞섰다. 서로 약 15%포인트의 격차를 보인 것이다.(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일단 모든 조사에 수반하는 무작위적 ‘오차변량’을 고려해야 한다. 표집오차뿐만 아니라 조사회사가 범하는 오차들도 더해야 한다”면서 “마음이 바뀌지는 않을망정, 행동은 미묘하게 달라질 수 있다. 정치 지식수준이 높은 집단의 정당별 메시지에 대한 수용과 지지의 격차가 차이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봤다.(자료=한국갤럽)(자료=여론조사꽃)◇할당표집 ‘가상번호’도, ‘요일·시간대’도 표집오차 수반최근 여론조사는 기존 무작위 전화 걸기(RDD) 방식 외에도, 이동통신사업자로부터 ‘지역·연령·성별’ 정보만 있는 비식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제공 받아 활용하는 방법도 늘고 있다. 선거구별 유권자 분포에 맞춘 할당표집이 더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에도 표집오차에 따른 왜곡 요소는 존재한다.우선 알뜰폰(MVNO) 사업자는 이통사에 해당하지 않아 선거여론조사를 위한 가상번호 표본에서 제외된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 수는 지난해 7월 기준 1500만명을 넘어섰다. 알뜰폰 주 이용자인 청소년·주부·노년·취약계층의 여론이 덜 반영될 확률이 크다.여론조사 ‘시간대와 요일’도 특정 계층과 직업군의 ‘쏠림세’가 발생할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주중 평일 주간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직장에 다니는 근로자들과 버스·택시·택배 등 운수업 종사자들의 전화 응답률은 떨어지는 반면, 자영업자·주부·은퇴층의 응답률은 높은 것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평일 야간 시간대나 주말에도 일부 선거여론조사가 이뤄지기도 한다.이 교수는 “모집단에 접근할 수 있는 전화번호 표집틀을 잘 규정하고 통신사 안심번호를 사용해서 무작위 표본까지 잘 뽑았다고 하더라도, 통화 시간대가 한낮이라서 직장생활을 하는 젊은 유권자와 통화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면서 “여론조사 표집 및 추론 과정 중에 특정 후보자와 정당을 지지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비무작위 교란 요인’이 개입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짚었다.실제 2016년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당시 선거 예측이 실패한 이유로, 여론조사에서 이른바 ‘샤이 트럼프’로 불리는 저학력 백인 노동자 집단을 제대로 접촉하지 못한 점이 꼽힌다.여심위 등록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 김대진 대표는 “기관의 성향에 따라, 혹은 특정 세력 지지가 알려질수록 반대쪽 응답 거부가 많아지면서 결과가 편향성을 가지는 ‘하우스 이펙트(house effect)’도 발생한다”면서 “일부러 의도한 게 아니더라도 조사 환경과 여러 변수에 의해 결과가 달라질 때도 있다”고 말했다.(그래픽=문승용 기자)◇최소 표본, 대표성 왜곡 우려?…신뢰수준 확보하면 충분다만 전문가들은 표본의 크기에 따른 모집단 대표성 왜곡 가능성에 대해선, 일정 수준의 표본오차 신뢰수준을 확보하면 통계적으로 무리가 없다고 말한다. 공직선거법상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르면, 표본의 최소 수준은 대통령 후보 또는 전국적 정당 지지도의 경우 1000명, 광역자치단체장 및 시·도 단위 800명,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및 구·시·군 단위 500명으로 규정하고 있다.이계오 한국갤럽 자문교수와 이기재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공동저서 ‘여론조사의 이해’에서 “표본 크기가 200만명이라고 하더라도 오차는 생길 수 있다”며 “대개 조사기관들은 표본 크기를 약 1000명으로 해 95% 신뢰수준에서 오차한계를 ±3.16%포인트 정도로 하고 있는데, 대단히 엄밀함을 요구하고 있지 않는 한 이 정도의 정확성이면 충분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설명한다.유권자의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거여론조사는 최대한 오류를 줄이기 위해 의뢰자의 의도, 이를 수행하는 조사기관의 표집법, 이를 인용·해석해 보도하는 언론에 높은 중립성과 객관성이 요구된다. 이를 받아들이는 유권자 입장에서도 특정 여론조사와 보도가 마치 정답인 것 마냥 맹신하지 말고, 경계심을 가지고 여러 조사 결과를 비교하며 참고 자료 정도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여심위가 발행한 ‘2022년 양대선거 선거여론조사 백서’ 위원으로 참여한 이상일 케이스탯컨설팅 소장은 “지역·성별·연령을 구분한 가상번호 활용 여론조사는 표본추출의 정밀성을 향상시켰고 응답률을 높이는 데도 상당한 효능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도 그는 “특정 시기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는 여론조사 횟수를 제한하고, 일정 기한을 설정한 유권자들의 ‘번호 제공 거부-재포함’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며 “‘정치여론조사’가 사회적 문제가 된다면 담당 조직을 신설하거나 선거여론조사의 범위 규정을 국회가 재정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검증결과]여론조사는 여론이 아니다. 모집단과 표본 사이 정량 요소를 잘 갖췄어도, 여러 정성적 변수에 따른 표집오차 등 한계는 분명히 있다. 이에 꾸준한 자율규제와 외부통제도 필요하다. 따라서 ‘선거여론조사에서 표집오차에 따른 결과적 편향성이 있다’는 ‘절반의 사실’로 판정한다.
- [e추천경매물건]대방1차이편한세상 84.3㎡, 12억원에 매물 나와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대방동 아파트 84.3㎡ 12억원서울 동작구 대방동 대방1차이편한세상 아파트 105동 304호가 경매 나왔다. 신길초등학교 북동측 인근에 소재한 물건으로 7개동 609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2003년 6월에 입주했다. 17층 건물 중 3층으로 동향이며 84.3㎡(34평형)의 3베이 구조로 방이 3개다. 여의대방로, 노량진로 등을 통해 차량 진 출입이 수월하며 지하철 1호선 대방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다. 신길초등, 영등포중, 영등포고교 등이 단지 인근에 있어 교육환경은 양호하다. 감정가 15억원에서 한 차례 떨어져 12억원에 매각이 진행된다. 등기부 등본상 근저당 4건 등은 매각 후 잔금 납부시 소멸된다. 소유자가 거주하고 있어 매각 시 인도부담이 적다. 시세는 12억4000만원에서 14억1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세가는 6억2000만원에서 7억1000만원 선이다. 매각일자는 3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3계다. 사건번호 23 - 3712◇가락동 아파트 84.7㎡ 10억8800만원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쌍용 아파트 103동 401호가 경매 나왔다. 가주초등학교 남서측 인근에 소재한 물건으로 14개동 2064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1997년 3월에 입주했다. 23층 건물 중 4층으로 동향이며 84.7㎡(39평형)의 2베이 구조로 방이 3개다. 동남로, 오금로 등을 통해 차량 진 출입이 수월하며 지하철 3호선 경찰병원역이 걸어서 7분 거리에 있다. 가주초등, 송파중, 보인고교 등이 단지 인근에 있어 교육환경은 양호하다. 감정가 13억6000만원에서 한 차례 떨어져 10억8800만원에 매각이 진행된다. 등기부 등본상 압류 2건, 근저당 2건 등은 매각 후 잔금 납부시 소멸된다. 소유자가 거주하고 있어 매각 시 인도부담이 적다. 시세는 13억원에서 13억8000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세가는 6억2000만원에서 6억9000만원 선이다. 매각일자는 3월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경매 1계다. 사건번호 23 - 50988◇석관동 아파트 84.8㎡ 6억7200만원서울 성북구 석관동 래미안석관 아파트 107동 801호가 경매 나왔다. 석관초등학교 남서측 인근에 소재한 물건으로 14개동 660가구의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2009년 6월에 입주했다. 14층 건물 중 8층으로 남동향이며 84.8㎡(32평형)의 2베이 구조로 방이 3개다. 화랑로, 돌곶이로 등을 통해 차량 진 출입이 수월하다. 석관초등, 월곡중 등이 단지 인근에 있어 교육환경은 양호하다. 감정가 8억4000만원에서 한 차례 떨어져 6억7200만원에 매각이 진행된다. 등기부 등본상 근저당 5건, 가압류 2건, 압류 1건 등은 매각 후 잔금 납부시 소멸된다. 소유자가 거주하고 있어 매각 시 인도부담이 적다. 시세는 8억2000만원에서 9억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전세가는 5억2000만원에서 5억8000만원 선이다. 매각일자는 3월 26일 서울북부지방법원 경매 2계다. 사건번호 23 - 1111
- "지방도 입지 따라 양극화"…도심지 분양에 청약 통장 몰려
-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생활 인프라가 풍부하고 입지가 좋은 아파트가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방의 경우 입지에 따라 예비 청약자들의 선호도가 뚜렷해지면서 상품성이 높은 단지에 청약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1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에서 분양한 ‘서신더샵비발디’ 1순위 청약 결과 644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3만5797명의 청약자가 몰리며 1순위 평균 55.59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전주시 대표 인기 주거지인 서신동에 위치해 백화점, 학군, 대형병원 등의 편리한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올해 1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서 분양한 ‘더샵 탕정인피니티시티’도 인프라가 우수한 도심 분양으로 분양 당시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1순위 평균 52.58대 1의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분양 시장에서는 생활 인프라를 잘 갖춘 입지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통, 교육, 편의 등 각종 생활 인프라가 풍부해 정주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는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방 도심지역 아파트는 시장에서 안정성 및 성장성을 모두 갖춘 단지로 인식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광주광역시 북구 운암동이 있다. 운암동은 광주 북구의 대표 생활권으로 편리한 교통환경, 대형병원, 공원, 문화시설 등의 생활 인프라가 우수해 주거 지역으로 인기가 높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2월 운암동에 위치한 ‘남양휴튼’ 전용 187㎡ 타입의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1666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단지가 위치한 북구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인 921만원(3.3㎡당)보다 약 745만원 높은 수준이다.또 대전광역시 서구 둔산동은 다양한 교통시설, 대형 쇼핑시설 및 공원 등이 자리 잡아 대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주거지로 꼽힌다. 지난 2월 둔산동에 위치한 ‘크로바’ 아파트 전용면적 114㎡ 타입의 평균 매매 가격은 3.3㎡당 약 3446만원을 기록했다.올해도 생활 인프라가 풍부한 중심지에서 분양이 이어질 예정이다. GS건설과 한화 건설부문은 이달 3월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주택재건축 사업을 통해 ‘운암자이포레나 퍼스티체’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 총 3214가구 중 1192가구를 일반분양한다. 단지는 호남고속도로로 직결되는 서광주IC를 비롯해 국도1호선(북문대로), 하서로, 서강로 등과 인접해 광주 시내는 물론 광역 이동이 쉽다. 또 단지 바로 앞에 경양초와 운암중이 있고, 금호중앙중, 금호고, 금호중앙여고 등이 가까이 있고, 운암동 학원가 등 우수한 교육환경도 갖췄다. 여기에 단지 앞에 도보로 이용 가능한 상권이 조성돼 있고, 이마트 광주점, 신세계백화점, 광주종합버스터미널, 운암한국병원, 광주현대병원 등 다양한 생활 편의시설 이용도 편리하다.롯데건설은 이달 경남 김해시 구산동 일원에서 ‘김해 구산 롯데캐슬 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2층~지상 29층, 6개동, 전용면적 84㎡, 총 714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는 인근의 부산김해경전철 연지공원역을 이용하면 30분대로 부산 사상구, 북구 등으로 이동이 가능하다. 단지 바로 앞에는 구산초가 위치해 있고 도보 거리로 구산중·고가 있고, 김해 상계동 일대 학원가로 접근성이 좋다. 홈플러스 김해점, 이마트 김해점,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등의 쇼핑시설과 김해시청, 창원지방법원, 김해시법원, 김해문화의전당 등의 생활 인프라도 가깝다.업계 관계자는 “지방 도시 내 도심지역은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주거 대기 수요가 풍부하고 부촌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며 “수요가 꾸준한 만큼 단지의 가치도 높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어서 분양 시장에서도 인기가 높다”고 전했다.
- "무섭게 오른다" 서울 평당분양가 최고 4548만원
-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지난달 서울의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가 3.3㎡당 3787만원을 기록했다. 일부에서는 4500만원을 넘는 모습도 보였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에서 삼성동 일대.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2월말 기준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을 15일 발표했다.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은 2024년 2월말 기준 536만6000원으로 전월 대비 1.57% 상승했다. 이를 평(3.3㎡)으로 환산하면 1773만9000원이다. 면적별로는 60㎡이하의 경우 평당 1736만원, 60㎡초과 85㎡이하의 경우 평당 1760만원, 85㎡초과 102㎡이하의 경우 1997만원, 102㎡초과의 경우 2056만2000원에 달했다.서울 아파트의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은 1145만7000원으로 전월(1123만원)대비는 1.99%, 전년(922만6000원)대비로는 24.18%나 상승했다. 평으로 환산하면 3787만4000원인데 면적별로는 60㎡이하의 경우 평당 3762만6000원, 60㎡초과 85㎡이하의 경우 평당 3489만6000원, 85㎡초과 102㎡이하의 경우 4123만6000원, 102㎡초과의 경우 4548만8000원을 기록했다.수도권의 경우에도 최근 1년간 ㎡당 평균 분양가격은 775만7000원으로 전월(758만원)대비 2.33%, 전년(646만3000원) 대비로는 20.02% 올랐다. 평으로 환산하면 2564만3000원인데 면적별로는 60㎡이하의 경우 평당 2588만4000원, 60㎡초과 85㎡이하의 경우 평당 2496만1000원, 85㎡초과 102㎡이하의 경우 2773만6000원, 102㎡초과의 경우 2908만8000원을 기록했다.2024년 2월 전국 신규 분양 민간아파트 물량은 총 1만9272가구로 전년 동월(6717가구)대비 187% 증가했다. 수도권 신규 분양세대수는 총 8821가구, 5대 광역시와 세종시는 총 5253가구, 기타지방은 5198가구가 신규 분양됐다.한편 전국 민간아파트 분양가격은 공표 직전 12개월 동안 분양보증서가 발급된 민간 분양사업장 평균 분양가격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