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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격자들]⑥탄핵을 둘러싼 여야 간 다른 속내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24년 12월 3일, 우리는 한국 현대사의 한 장면을 목격했다. 현직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초유의 사태였다. 계엄과 탄핵, 조기 대선을 거치며 사회는 깊게 갈라졌다.이 시리즈는 그 시기 국회를 출입하며 모든 순간을 지켜본 기자의 기록이다. 국정 혼란과 국가적 위기를 불러온 비상계엄 과정과 그 이후를 목격자의 시선으로 덤덤히 서술한다. 2024년 12월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은 ‘불성립’으로 부결됐다. 분노의 화살은 당연하게도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향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물론 비서진, 지지자들까지 분노 표출에 동참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당직자들을 향해서도 ‘내란 동조자’들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인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라고 해도 다를 것은 없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이용자들의 분노는 들끓었다. “또 탄핵 발의를 하면 된다”라는 의견이 나왔지만 들끓었던 분위기가 가라앉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흘러야 했다. 국민의힘도 분열 양상을 보였다. 대선주자 급이지만 국민의힘 내에 융화되고 있지 못했던 안철수 의원, 소장파였던 김상욱, 김예지 의원들은 당 지도부의 투표 거부 방침에도 본회의장에 들어가 자신의 표를 행사했다. 부산을 지역구로 둔 6선 조경태 의원도 소신 발언을 하며 탄핵에 찬성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탄핵 찬성에 분명하지 않더라도 윤 대통령이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다 할 수 없다고 본 인들도 꽤 있었다. 대표적인 이들이 친한계(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었다. 국민의힘 내 다수라고 보기는 쉽지 않지만 이들만 모아도 충분히 탄핵 요건 200명은 갖출 수 있었다. 이들은 12월 4일 국회 계엄 해제 의결에도 나서서 찬성했던 이들이었다. 그래도 대부분은 탄핵만큼은 피하고 싶은 눈치가 있어 보였다. 탄핵 후 당과 이들이 받는 상처가 클 것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이른바 2월 하야설이다.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을 설득해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만들자는 얘기였다. 탄핵심판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니 괜찮아 보였다. 인수위원회를 꾸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가질 수 있다. 국정 혼란이 덜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지였다. 문제는 이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속내였다. 정권을 빼앗기기 싫은 게 첫번째이고 그 정권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내주기 싫었던 게 두 번째인 듯 했다. 누군가는 이런 상황을 관망했지만 또다른 누군가는 이를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악플도 관심의 표현이라고, 자기 입지와 주장을 잘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는 의미다. 실제 국민의힘 내 몇몇 의원들은 극우 목소리를 내며 이를 잘 활용했다. 오히려 계엄을 두둔하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되도록 빠르게 윤 대통령을 탄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권좌에 있는 동안 무슨 일을 벌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컸다. 시간을 끌 수록 계엄 동조자들끼리 입을 맞추고 혐의를 감출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실제 윤 대통령의 재판 과정에서 몇몇 인물들은 초기 자신의 진술을 번복하기도 했다. 2차 계엄에 대한 걱정도 여전했다. 이재명 대표와 김민석 민주당 의원 등도 2차 계엄에 대한 우려와 경고를 했다. 1980년대초 계엄 상황을 경험했던 50대 이상 국민들에게 이는 불안과 공포나 다름 없었다.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탄핵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재명 대표에게 촘촘하게 씌워진 사법리스크였다. 2023년 단식 중이던 이 대표는 구속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했다. 그러나 2024년 11월 15일에는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1심에서 징역 1년형을 선고받았다. 당시 민주당은 큰 충격을 받았다. 선거법 재판 관례상 1심은 6개월, 2심은 3개월, 3심은 3개월 이내 선고 결과가 나와야 한다. 따라서 1심 이후에 2심 결과는 2월말에서 3월에 나오고 3심은 5월말에서 6월말에 나올 수 있다. 선거 전에 선거법 위반 유죄 확정을 받게 되면 후보 자격을 잃을 수도 있다. 이것 외에도 이 대표를 향한 재판은 줄줄이 있었다. 검찰은 이 대표 혐의를 5~6개로 촘촘히 나눠 기소했다. 이들 재판에서 모두 무죄를 받는다는 것은 어려워 보였다. 민주당이 검사들을 탄핵했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 있다. 검찰이 공소권 남발을 해왔다는 점, 특히 이재명 대표에 대해 유독 집요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에 대한 특별검사법을 강조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김 여사가 주가 조작의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민주당은 믿지 않았다. 그렇다면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한 가지. ‘이 대표는 감옥에 가야할 만큼 죄가 있는가?’이다. ‘살라미’처럼 하나하나 행동과 말 한마디를 썰면서 문제를 삼는다면 안 걸릴 게 없다. 정치인이기에 감내할 수밖에 없는 숙명일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도 사법 기관이 야당 대표를 타깃 삼아 말 한마디 행동 하나까지 꼬투리를 잡아 법리적으로 판단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형평성의 문제가 있어서다. 윤석열 대통령, 더 나아가서 여당 의원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그가 2022년 유세 동안에 했던 말 중 일부는 거짓이거나 과장이 있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날 사람 없다’라는 속담은 괜한 말이 아니다. 만약 이 대표가 일개 지자체장으로 남았다면, 대선 후보로 주목받는 이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그 혐의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인간 이재명이 아니라 유력 대선주자 이재명으로서 단죄받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는 별개로 계엄은 윤 대통령의 정치적 자살이 됐다. 이 얽히고설킨 관계성을 단칼에 베어버리려는 대통령의 ‘유아적 발상’이 본인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끊는 비수가 됐다. 반대로 이 대표에게는 회생의 기회가 됐다. 이건 어디까지나 정치공학에 가까운 얘기는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는 큰 충격을 받았다. 잠재성장률 하락에 인구 위기까지 겪고 있는 상황에서 윤 대통령의 계엄은 ‘판을 뒤엎는 난장’이 됐다. 계엄 전 1300원대였던 환율은 1400원대로 치솟았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표결이 불성립으로 실패하자 달러 당 원화 환율은 1450원대까지 치솟았다. 시장에서도 그의 탄핵 가결을 바라고 있었다는 의미다. 당사자들은 물론 우리 국민들까지 잠 못자는 하루가 지났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은 다시 발의됐다. 그때 여론조사에서도 국민 여론 70% 가까이가 탄핵에 찬성했다. 2016년 촛불혁명의 충격을 잊지 못하는 국민의힘 의원들도 더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렇게 두 번째 탄핵 표결의 날은 성큼 다가왔다. 2024년 12월 14일이었다.
- 조국, 장래 지도자 선호도 1위…2위는? [한국갤럽]
-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위를 기록한 가운데 고를 인물이 없다는 의견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장래 지도자 선호도에서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위를 차지했다. (사진=연합뉴스)5일 한국갤럽이 지난 2∼4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조 대표가 8%로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며 1위를 차지했다. 조 대표는 지난 9월 호감도 조사에서도 1위에 오른 바 있다.이어 김민석 국무총리가 7%,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각각 4%로 뒤를 이었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각 3%로 나타났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에 그쳤다.아울러 김동연 경기지사, 홍준표 전 대구시장, 우원식 국회의장,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박찬대 민주당 의원 등이 1%대로 나타났다. 이 중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을 주관했던 우 의장은 거의 1년 만에 재언급됐고,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국민의힘 의원 108명을 일일이 호명하며 참여를 호소했던 박 의원(당시 민주당 원내대표)은 이번에 처음으로 포함됐다.김 총리와 조 대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장 대표와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선호도 10%를 가까스로 넘겨 다른 이들을 크게 앞서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갤럽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이번까지 장래 정치 지도자 조사에서 한 번이라도 선호도 1% 이상을 기록한 인물은 모두 19명”이라며 “이 조사 결과는 현재 전국적 지명도나 대중적 인기, 조사 시점 이슈가 반영된 지표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이어 “다음 대선 출마 전제 질문이 아니고 자유응답 특성상 유권자가 주목하는 인물 누구나 언급될 수 있다”며 “때로는 정치권·언론에서 자주 거론되지 않던 새로운 인물이나 불출마 선언 또는 출마 불가한 인물도 나타난다”고 전했다.한편 이재명 정부 출범 6개월을 맞이해 분야별 정책에 대한 평가를 조사한 결과에서는 외교정책(63%)이 가장 긍정 평가 비율이 높았다. 이어 복지(57%), 경제(48%), 대북(44%), 노동(43%) 순이었으며, 부동산에 대해선 부정 평가 비율(49%)이 긍정 평가 비율(29%)을 앞섰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p)이며 응답률은 11.8%다.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내부총질' 이겨낸 김동연, 차기 경기도지사 적합도 1위
- [수원=이데일리 황영민 기자]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가 예상되는 여야 후보군을 상대로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내년도 경기도 복지예산 삭감을 둘러싼 김병주, 강득구 의원 등 차기 지사를 노리는 자당 의원들의 십자포화 속에서도 김 지사는 더불어민주당 후보 적합도에서 차순위와 20%포인트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지난달 26일 오후 수원 고색뉴지엄에서 열린 경기도 기후도민총회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경기도)4일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와 글로벌리서치가 경기일보 의뢰로 지난달 29~30일 이틀간 경기도에 거주하는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경기도지사 후보 적합도’ 조사(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포인트)에서 김동연 지사는 20.2%로 타 후보 대비 오차범위 밖 1위를 기록했다.김 지사에 이어서는 추미애 의원 13.2%,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10.7%, 김은혜 의원 9.2%,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6.2%, 한준호 의원 6.1%, 김용민 의원 5.4%, 유승민 전 의원 5.4%, 김병주 의원 4.7%, 강득구 의원 0.8%, 원유철 전 의원 0.5% 순이었다. ‘그 외’는 1.1%, ‘없음·모름’은 16.5%다.김동연 지사는 민주당 내 후보 적합도에서도 35.0%로 타 후보들을 오차범위 밖에서 큰 차이로 앞섰다. 추미애 의원은 15.0%, 한준호 의원 9.2%, 김용민 의원 6.3%, 김병주 의원 6.3%, 강득구 의원 1.5%였으며, 그외는 0.4%, 없음 또는 모름은 26.3%로 집계됐다. 차순위인 추 의원과 김 지사의 적합도 차이는 20%포인트다.이번 조사가 진행된 11월 29~30일은 김동연 지사를 향한 민주당 내 다른 도지사 후보들의 견제가 한창이었던 시기다. 김병주 전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두 차례에 걸쳐 김 지사를 공개 저격한 바 있다. 지난달 7일에는 경기도의 내년도 복지예산 삭감을 두고 “행정 편의주의가 노인복지의 가치를 짓밟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26일에는 양우식 경기도의원(국민의힘·비례)의 성희롱 사건으로 촉발된 도의회와 갈등 상황에 대해 “경기도지사의 소통 없는 행정은 민주당이 소중히 지켜온 지방자치의 가치,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사람 중심, 공정한 나라’, 이같은 국정기조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행동”이라고 직격했다.강득구 의원 또한 지난달 16일 국회에서 경기도의 복지예산 삭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연 바 있다.한편,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성, 연령대, 지역별 비례할당 무작위 추출)를 활용한 전화면접(CATI) 방식을 사용했으며, 2025년 10월말 행정안전부 발표 주민등록인구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대별, 지역별 가중값을 부여했다. 응답률은 8.0%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실용' 내세우며 지지율 발판된 외교의 힘[李정부 반년]
-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통해 글로벌 경제·안보환경 대전환의 위기를 국익 극대화의 기회로 만들겠다.”지난 6월 4일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선서다. 이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한미일 협력을 다지면서,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면 중국이나 러시아 등 주변 국가와도 손을 잡겠다는 철저한 ‘국익 중심’의 외교를 선언했다. 취임 6개월간 이 대통령은 미국, 일본과의 관계를 확인하면서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도 경주에서 성사시키며 주요국들과의 우호 관계를 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6월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3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UAE), 이집트, 튀르키예를 방문하며 올해 마지막 순방 일정을 마쳤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2주 만에 캐나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의장국인 캐나다를 포함 유럽연합(EU) 지도부·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일본·인도·호주·멕시코 정상 등과 10차례 양자 정상회담을 마쳤고, 이어 일본과 미국을 방문했다. 특히 첫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도널트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가 되면, 나는 페이스메이커(Pacemaker)가 되겠다”라 말하기도 했다. 이후 유엔(UN) 총회에 참석해 한반도 문제 해법으로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선 말레이시아와 자유무역협정(FTA)도 최종 타결했다. 10월31일부터 지난달 1일까지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두 번째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하며 미국으로부터 핵연료 추진 잠수함(핵잠) 건조 승인을 받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에서도 한화오션 제재 1년 유예 등 성과를 냈다. 계엄과 탄핵 등으로 APEC 준비에 대한 우려도 나왔지만, 행사 자체는 내실있게 꾸렸다는 평가다. 게다가 이 APEC을 계기로 미중 정상회담도 열려 전 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취임 이후 6번의 공식 해외 순방을 마쳤고 한국에서 개최된 APEC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외교’는 이번 정부의 힘이 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11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 이 대통령 긍정 평가 1위로 ‘외교’(43%)가 꼽힐 정도다. 다만 다가오는 과제는 많다. 내년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미 대화를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내년 북미대화가 성사되더라도 ‘핵 없는 한반도’라는 원칙을 전제로 한국의 역할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펴면서 한국을 배제하는 상황인 만큼, 이를 극복하고 한국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첫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만을 두고 중일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주변국 사이에 어떤 균형을 잡아갈지도 중요하다. 정부는 한일관계와 한중관계 모두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안보를 생각하면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고 대북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연구센터장은 “과거처럼 ‘전략적 모호성’을 택하느냐, 좀 더 명확한 태도를 보이느냐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월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경찰, 5개월간 5대 반칙운전 13만건 단속…끼어들기 10만건 넘어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경찰청은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13만건이 넘는 5대 반칙운전 행위를 단속했다고 3일 밝혔다.경찰 (사진=연합뉴스)앞서 경찰청은 공동체 신뢰를 저해하는 기초질서 미준수 관행을 개선하고자 교통·생활·서민경제 질서를 ‘3대 기초질서’ 과제로 선정했다.경찰은 교통질서 확립을 위해 단속과 홍보, 시설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새치기 유턴 △12인승 이하 승합차의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꼬리물기 △끼어들기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을 5대 반칙운전 행위로 선정하고 집중단속 중이다. 7월부터 11월까지 총 13만5574건의 반칙 운전 행위를 적발했다. 구체적으로 끼어들기 위반 10만7411건, 새치기 유턴 1만3669건, 꼬리물기 1만693건, 비긴급 구급차의 교통법규 위반 69건 등을 단속했다.아울러 경찰은 전국 교차로 중 상습 교통법규 위반이 잦고 민원이 많은 핵심 교차로(833개소)를 선정해 정차금지지대 신설, 유턴구역선 조정, 끼어들기 위반 표지 설치 등 시설을 개선했다. 경찰은 이번 정책 추진의 효과를 분석하기 위한 여론 분석과 국민 체감도 조사도 진행했다.온라인 정책여론수렴시스템을 활용해 빅데이터 동향과 인터넷 검색량·연관어 등 여론을 분석한 결과 기초질서 확립 정책 발표 이후 검색량이 증가한 것을 파악했다. 관련 키워드도 안전한, 깨끗한 등 단어 비율이 46%, 긍정·중립 비율이 67%로 높게 나타났다.국민 체감도 조사도 긍정적이었다. 경찰은 최근 고속도로 운전자를 대상으로 버스전용차로 준수 국민체감도 조사를 실시했다. 운전자 1968명 중 78.4%(1542명)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단속 활동이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경찰청에서는 이번 정책이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연말까지 집중단속을 추진할 예정이다.12월부터는 ‘교차로 꼬리물기 신규 무인교통단속장비’를 시범운영한다. 시범운영은 서울 강남 국기원사거리에서 진행된다.경찰청은 꼬리물기 단속 장비의 신규 설치뿐 아니라 기존 운영 중인 신호 과속 무인단속장비에 꼬리물기 단속 기능을 추가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끼어들기·불법 유턴 행위를 단속할 수 있는 무인단속장비도 신속하게 개발할 예정이다.김호승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은 “5대 반칙운전 단속과 함께 현장 계도, 홍보 캠페인, 관계기관 협업 등 교통질서 준수 문화 정착에 중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한 점이 국민 체감도 개선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앞으로도 국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교통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법을 바로 세운다"는 법왜곡죄, 오히려 법을 흔드나[현장에서]
-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판사님, 그 판결은 법을 왜곡한 겁니다. 고소하겠습니다.” 만약 법왜곡죄가 시행된다면 법정에서 이런 말이 오갈 수 있다. 불리한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나 검사가, 법관을 형사 고소하는 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법왜곡죄는 ‘사실을 조작하거나 법을 왜곡해 판결·처분을 내린 판·검사를 처벌한다’는 취지지만 그 이면에는 사법 독립이라는 헌법 원칙을 뿌리째 흔들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사진=챗GPT 달리◇여론은 찬성, 법조계는 일제히 경고법왜곡죄 도입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다.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지난 10월 31일~11월 1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전화면접조사(CATI) 응답자의 81.6%가 찬성했고 자동응답조사(ARS)에서도 72.4%가 찬성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12·3 비상계엄 이후 진행 중인 내란 재판에 대한 불신, 그리고 과거 불공정하다고 느껴진 재판들에 대한 분노가 쌓여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법조계 반응은 정반대다.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법왜곡죄는 재판과 관련한 불법 행위를 범한 법관을 처벌 대상으로 삼기에 사법부의 독립을 약화시킬 수 있고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도 있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은 지난 2019년 법왜곡죄 관련 연구보고서에서 “권력에 부역한 사법 관료를 단죄하기보다는 권력이 사법부를 장악·조종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법왜곡죄, 어떻게 작동하나구체적 상황을 그려보면 법왜곡죄의 위험성을 이해할 수 있다.법왜곡죄는 획기적 판결을 ‘법 왜곡’으로 만들 수 있다. 2018년 대법원은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에게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일본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한일청구권협정의 대상에 포함되지 아니한다’는 새로운 판단이었다. 당시로선 획기적 판결이었지만 일각에서는 “외교 관계를 고려하지 않은 법 왜곡”이라는 비판도 나왔었다. 만약 그때 법왜곡죄가 있었다면 판결에 불만을 가진 쪽이 대법관들을 형사고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법왜곡죄가 존재한다면 법관들은 새로운 법리를 시도하기보다 ‘나중에 고소당하지 않을 안전한 판결’을 택하게 될 것이다.정권이 바뀔 때마다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훗날 2035년 여당이 ‘과거 정권 봐주기 판결’을 문제 삼아 법관을 고소한다. 2040년 정권이 바뀌자 이번엔 야당이 ‘현 정권 편향 판결’을 문제 삼아 고소한다. 극단적인 가정 상황이지만 법관들이 법리가 아니라 정치 지형을 읽으며 재판하게 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배형원(왼쪽) 법원행정처 차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8차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진수 법무부 차관. (사진=뉴스1)◇“무엇이 왜곡인지 누가 정하나”법왜곡죄의 가장 큰 문제는 ‘왜곡’이라는 개념이 지나치게 추상적이라는 점이다. 형사처벌 조항은 경계선이 명확해야 하지만 ‘법을 왜곡했다’는 판단은 본질적으로 해석의 영역이다.축구 경기에 비유하면 심판이 오프사이드를 판정한 후 이에 불만을 제기한 팀에서 영상판독(VAR)으로 봐도 애매한 상황이었다. 패배한 팀은 “저 심판이 규칙을 왜곡했다”며 심판을 형사고소할 것이다. 다음 경기부터 심판들은 호각을 불기 전에 “내가 고소당하지는 않을까”를 먼저 고민하게 되지 않을까.재판도 마찬가지다. 증거를 어떻게 평가할지, 법조문을 어떻게 해석할지는 법관의 고유 권한이다. 상급심에서 판결이 뒤집히는 것 자체가 “다른 해석이 가능하다”는 방증이다. 이런 해석의 차이를 형사처벌로 다루기 시작하면, 법관 독립이라는 헌법 원칙은 무너진다.법왜곡죄 추진 배경에는 깊은 사법 불신이 있다. 사법계에 대한 불신을 잘못이라고 말할 순 없다. 사법부의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도 타당하다. 문제는 ‘어떻게’다.현행법에도 법관을 견제할 수단은 이미 존재한다. 탄핵, 징계, 손해배상, 직권남용죄 등이 있다.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 당시에도 이 제도들이 작동했다. 진짜 문제는 제도 부재가 아니라, 제도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한 것이다. 더 강한 처분이나 형벌을 만드는 것보다 기존 제도를 촘촘하게 운영하고 법관 인사와 평가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분노가 정당하더라도 해법이 위험하다”“판사도 잘못하면 처벌받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새겨들을 만 하다. 하지만 그 정당한 분노를, 헌법 원칙을 훼손하는 조항으로 풀어서는 안 된다.법왜곡죄는 표면적으로는 ‘나쁜 판사 처벌’이지만 실제로는 ‘모든 판사에게 보내는 위협 메시지’가 될 수 있다. 새로운 형벌 조항보다는 사법부의 책임성과 독립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정교한 제도 설계를 우선해야 한다.“법을 바로 세운다”는 명분으로 법의 기둥을 흔든다면, 어떻게 포장해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없다. 법왜곡죄는 지금 추진 방식대로라면, 법을 흔드는 역설적 입법이 될 수 있다. 국회가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김용민 소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