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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T&T, 잉여현금흐름 호조…“배당 걱정 없겠네” (영상)
-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하락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경제클럽 회의에서 연설에 나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다소 매파적으로 발언을 하면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에 근접했기 때문이다. 증시 마감 직후 5%를 터치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최근 몇달간 데이터는 ‘최대 고용’, ‘안정적인 물가’라는 연준의 임무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진전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고 인플레 목표(2%) 달성을 위해서는 경제 성장 및 노동 시장의 추가적인 완화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19만8000건을 기록해 전주 21만1000건은 물론 시장예상치 21만2000건을 밑돌았다. 시장 예상보다 더 견고한 노동시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날 특징주 흐름은 다음과 같다. ◇AT&T(T, 15.26, 6.6%)미국의 유무선 통신 서비스 기업 AT&T 주가가 7% 가까운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많은 잉여현금흐름(FCF)을 창출하면서 배당 여력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완화된 영향이다. 이날 AT&T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 304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 0.64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각각 302억달러, 0.62달러를 소폭 웃도는 규모다. 이 기간 FCF는 52억달러를 창출해 예상치 48억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이어 연간 FCF 가이던스를 종전 160억달러에서 165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AT&T가 제시한 연간 배당금 80억달러를 크게 웃도는 규모다. ◇TSMC ADR(TSM, 92.91, 3.7%)대만의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 주가(ADR 기준)가 4% 가까이 상승했다. 반도체 업황이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TSMC는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매출액은 전년대비 11% 감소한 173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 171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EPS는 25% 감소한 1.26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치 1.15달러를 상회했다. 다만 5년래 최대폭 감소다. 영업마진은 41.7%로 당초 회사측이 제시한 가이던스 38~40%를 웃돌았다. 이날 TSMC는 반도체 업황 회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특히 스마트폰 시장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4분기 매출 가이던스를 188억~196억달러로 제시했다. 시장 예상치는 185억4000만달러다. 다만 영업마진 가이던스는 39.5~41.5%를 제시해 이번 분기보다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디스커버 파이낸셜 서비스(DFS, 84.59, -7.9%) 신용카드 발급과 대출, 결제서비스 등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디스커버 파이낸셜 주가가 8% 가까이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지난 18일 장마감 후 3분기 실적을 공개한 가운데 매출액은 40억4000만달러로 예상치 39억5000만달러를 웃돌았지만 EPS는 2.59달러에 그쳐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는 3.17달러였다. 특히 신용채권 손실에 대한 충당금을 17억달러 설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우려가 확산됐다. 부실 채권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 것. 디스커버 파이낸셜의 작년 3분기 충당금 규모는 7억7000만달러였다. ※네이버 기자구독을 하시면 흥미롭고 재미있는 미국 종목 이야기를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주식이든 국내 주식이든 변동엔 이유가 있습니다. 자연히 모든 투자에도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 이유를 찾아가는 길을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이데일리 유재희 기자가 서학 개미들의 길잡이가 되겠습니다. 매주 월~금 오전 7시40분 유튜브 라이브로 찾아가는 이유 누나의 ‘이유TV’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햇볕에 고추 말리던 고창 고인돌, 세계문화유산이 되다 [여행]
- 고창 고인돌 유적지 인근에 활짝 핀 코스모스[전북 고창=글·사진 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 6관왕에 오른 전북 고창. 2000년 고인돌 유적지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래 2003년 고창 판소리가 인류무형유산으로, 2013년에는 고창군 지역 전체가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고창 농악이 인류무형유산 등재에 이어 2021년에는 고창 갯벌이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그리고 지난 5월에는 고창·부안 국가지질공원이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면서 6개 부문, 7개 유산이 세계유산으로 지정되는 대업을 달성했다. 인구 5만명이 조금 넘는 이 작은 도시가 이처럼 엄청난 타이틀을 지녔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이뿐이랴. 고창에는 수억 년 태고의 신비와 대대손손 이어온 천혜의 자연과 변치 않을 역사의 숨결까지 가득하다. 마침 올해가 ‘고창 방문의 해’다. 손님 맞을 채비를 마치고 붉은 옷으로 치장한 고창에서 가을을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피비린내 나는 전투 대신 평화로움이 깃든 고창읍성 고창읍성 성곽길에서 본 공북문과 옹성단종 1년(1453)에 세워졌다고 알려진 고창읍성.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호남내륙의 방어하는 기지로 지었지만, 완성 후 이곳에선 전투가 벌어지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고창읍성은 평화롭고 느긋한 분위기를 품고 있다. 국내의 다른 읍성들은 대부분 평평한 곳에 자리 잡았지만 고창읍성은 낮은 야산에 축조된 산성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성벽은 30분 정도면 한 바퀴를 돌 수 있는데 물 샐 틈 없는 방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 흔적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성에는 공북문·등양문·진서문 등 성문이 3곳 있는데 각 성문 앞에는 입구가 좁은 항아리 모양의 ‘옹성’이 있다. 한꺼번에 적이 쳐들어와도 진입 인원에 한계가 있어 방어에 유리하도록 만든 시설물이다. 옹성이 있어서 접근하기 전에는 성문이 바로 보이지 않는다. 성문 앞에 서자 높다란 성벽이 주위를 감싼다. 이곳에 적이 서 있었다면 사방에서 쏟아지는 공격에 우왕좌왕하다가 격멸되었으리라. 고창읍성 성곽길과 등양문공북루 안으로 들어서면 왼쪽에 성벽 길의 시작을 알리는 표지판과 계단길이 있다. 성벽 순환로는 산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유려하게 뻗어 있다. 등양루(동문)까지 걷는 도중 ‘치’를 만났다. 성벽이 옆으로 삐죽 튀어나온 듯한 방어용 구조물로,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는데 고창읍성에는 6개가 있다. 왜구의 침략에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성곽길을 걷는 동안 왼쪽으로 고창읍내가 펼쳐진다. 오래된 읍성은 현대적인 풍경과도 잘 어울린다. 성곽 주변에는 철쭉이 촘촘하게 식재돼 있다. 매년 4월에는 길이 약 1680m에 달하는 성곽길 주변에 연분홍 철쭉이 흐드러지게 핀다. 무뚝뚝한 성을 감싼 진한 꽃물결은 가히 봄 풍경의 절정을 이룬다. 이곳을 안내하는 고창 출신 문화관광해설사는 “이 시기에 위에서 고창읍성을 보면 크고 붉은 꽃목걸이를 걸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고창읍성의 맹종죽림과 소나무등양루에서 성 안쪽으로 방향을 틀고 내부 탐방에 나섰다. 전체 면적이 16만5000㎡(약 5만평)에 이르는 읍성에서도 운치를 더하는 곳이 ‘맹종죽림’이다. 중국이 원산지인 맹종죽은 일반 대나무보다 몸통이 굵고 키가 큰 것이 특징이다. 울창한 대숲은 보는 것만으로 힐링이 될 만큼 차분한 정경을 연출한다. 독특한 것은 맹종죽림 사이에 자라는 소나무다. 사진가들이 사랑하는 이 소나무의 모습은 대나무를 감싸 돌며 하늘로 솟구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창읍성 앞에 놓인 답석놀이를 하는 여인상지역민들은 고창읍성을 모양성이라고 부른다. 백제 때 고창지역을 모량부리로 불렀던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오는 23일까지 열리는 제50회 고창 모양성제는 옛날 지명에서 이름을 딴 축제다. 예로부터 고창읍성은 성밟기를 하며 도는 답성놀이로 유명하다. 돌을 머리에 이고 성을 한 바퀴 돌면 다릿병이 낫고, 두 바퀴 돌면 무병장수하고, 세 바퀴 돌면 극락왕생한다는 전설이 있다. 여기에는 조상의 슬기가 담겨 있다. 고창은 눈이 많이 와서 ‘설창’이라고도 부르는데 봄이면 추위에 얼었던 성벽이 녹아 푸석푸석해지기 때문에 자칫 무너질 위험이 있다. 그래서 성벽을 밟아 다지는 노동을 답성놀이에 담아 즐거운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다.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는 올해 모양성제에서도 역사성을 담은 답성놀이는 축제의 백미로 꼽히고 있다. ◇인간의 무관심이 자연의 회복으로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30년이면 충분했다. 자연은 인간이 떠난 운곡습지를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려 놓았다. 2011년 4월에는 람사르습지로 등록되기에 이른다. 인간이 떠난 자리가 고창의 보물이 되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과거 운곡습지 일대는 계단식 논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1981년 전남 영광에 한빛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서기로 결정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발전용 냉각수를 공급하기 위해 운곡댐이 건설됐고, 운곡저수지가 생기면서 마을은 수몰됐다. 인간이 사라진 자리에 자연은 경이로운 회복 마법을 보여줬다. 곤충, 식물,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로 거듭난 습지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11년 람사르습지로 인증됐고 이제는 고창의 대표 관광명소로 거듭났다. 올해 2월에는 한국관광공사의 성장 잠재력 높은 관광지를 발굴·육성하는 사업인 ‘강소형 잠재관광지 발굴·육성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자연에 의해 환경이 스스로 복원된 국내 최초의 사례인 운곡람사르습지를 둘러보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걷는 것이다. 다양한 생태탐방 코스가 마련돼 있는데 약 3.6㎞ 길이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1코스가 인기다. 수달 모양의 탐방열차가 운행되는 운곡습지시간을 줄이고 싶다면 친환경주차장 옆 탐방열차 승하차장에서 오전 10시부터 1시간마다(오후 12시 제외) 출발하는 수달 모양의 탐방열차를 타면 된다. 귀여운 모양의 열차는 약 1.5㎞ 거리를 15분 정도 이동해 운곡습지 생태공원에 사람들을 내려준다. 이곳에서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되는데 조류관찰대, 생태둠벙, 운곡습지 생태연못을 지나 고인돌 유적지까지 이어진다. 자연보호를 위해 나무 데크길이 설치된 운곡습지 탐방로생태둠벙에는 정자 모양의 작은 쉼터가 마련돼 있다. 이곳이 저수지를 벗어나 운곡람사르습지의 핵심구역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이다. 좀 더 들어가면 고창운곡습지 보호지역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오고 좁은 나무 데크길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겨우 통과할 만한 폭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부러 좁게 설치했다고 한다. 환경 보호 외에 멧돼지와 같은 동물의 습격에도 대비할 수 있는 만큼 정해진 길로 다녀야 한다. 데크길을 따라 걷다 보면 벽돌을 쌓아 만든 벽이 나타나기도 한다. 과거 이곳에 살던 주민의 가옥으로, 수몰되기 전까지 마을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흔적이기도 하다.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습지는 일정 기간 이상 물에 잠겨 있는 지역을 말한다. 운곡습지라고 해서 물이 고인 곳이 많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일반 산길을 걷는 느낌이 들었다. 동행한 해설사는 “실제로 습지 안에 들어가면 물이 허리까지 차오르는데 혼자서는 빠져나오기 힘든 늪지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이 떠났던 운곡람사르습지는 멸종위기동물인 수달을 비롯해 삵, 말똥가리와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붉은배새매 등의 희귀종은 물론 노랑여리연꽃, 애기부들, 큰고랭이 등을 만날 수 있는 생태관광의 명소로 자리를 굳혔다. 자연의 신비가 가득한 지역을 한참 걷자니 저절로 새로운 기운이 차오르는 느낌이다. 동식물 860여 종이 서식하는 생물자원의 보고인 운곡람사르습지추천 방문 시기는 겨울부터 4월 초까지다. 가을은 짧은 편이라 시기를 놓치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짙으니 감안해야 한다. 고창에는 눈이 20㎝까지 쌓일 때도 있는데 나무 데크길에 쌓인 눈과 어우러진 설경 때문에 사진작가들이 이 시기에 많이 찾기도 한다. 생태를 잘 모르는 일반인이라면 해설사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1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고인돌 유적지에는 운곡습지탐방안내소가 있는데 전북지방환경청 소속의 자연환경해설사들이 무료로 안내를 해준다. 현지 해설사는 “단 1명이 오더라도 원하는 코스를 동행하며 설명하고, 무료로 운영되는 만큼 많이 방문해달라”고 말했다. ◇고창 지역 전체가 ‘고인돌 박물관’ 고창 고인돌 유적지고창 고인돌 유적지을 둘러보면 고창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고인돌박물관 앞에서 운행되는 모로모로 열차를 타면 편하게 고인돌공원과 죽림선사마을을 둘러볼 수 있다. 여기저기에 검은색 큰 돌이 널려 있는데 그냥 보면 단순한 돌덩이에 불과하지만 진짜 고인돌로 인증된 곳에는 번호를 매긴 안내판이 놓여 있다. 고창군에 분포해 있는 고인돌은 447기로 지난 9월에 새로운 고인돌 5기가 또 발견되기도 했다. 고창군 죽림리와 상갑리, 도산리 일대에 고인돌 군집이 있는데 고창에선 탁자식, 바둑판식, 개석식 등 다양한 고인돌을 만날 수 있어 그야말로 고인돌의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고창 고인돌 유적에는 축조 과정을 알 수 있는 채석장이 아직 남아 있는 등 학술적 가치가 높아 2000년 12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바 있다. 도산리지석묘일반인에게 가장 잘 알려진 두 개의 굄돌 위에 거대한 덮개돌을 놓은 탁자식 고인돌 역시 볼 수 있다. 고창고인돌공원에서 1.2㎞ 떨어진 곳에 도산리지석묘가 있는데 방문해 보니 주변이 잘 내려다보이는 훌륭한 전망을 갖춘 지형 때문에 명당의 기운이 느껴졌다. 이 고인돌은 장사가 번쩍 들어서 옮겼다는 이야기가 전하며 ‘괴인바위’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고인돌이 일반인의 민가 안에 있을 때, 당시 거주하던 주민은 평평한 고인돌 위에 올라가 고추를 말리는 용도로 썼다고 한다. 소문에 의하면 훗날 고창군이 고인돌의 가치를 깨닫고 해당 주민의 집을 매입하려고 했는데 서울 아파트 가격에 해당하는 호가도 나왔다고 한다. ◇마애불 전설 깃든 가을 명소 선운사선운사 정문고창 선운사는 9월 말부터 10월 초까지 꽃무릇이 절정을 이루고, 가을이면 타오르는 듯한 단풍의 절경을 만날 수 있는 명소다. 사찰 앞에 흐르는 도솔천에 단풍이 수면에 비치는 시기가 되면 환상적인 풍경을 보려는 인파로 북적인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약 3㎞ 길이의 산책로는 그 자체가 가을 축제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차분한 정취를 즐기며 느긋하게 걷다 보면 힐링이란 단어를 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다. 마애여래좌상발길을 옮기다 보면 보물 1200호 동불암지 마애여래좌상에 닿는다. 높이 15.7m 크기로 국내 마애불 중에서 가장 큰 것이다. 절벽에 새긴 마애불이 유명해진 것은 가슴 아래의 사각형 흔적 때문이다. 여기에는 신기한 비결이 숨겨져 있었는데 꺼내는 날에는 조선이 망하고 꺼낸 자는 벼락에 맞을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누구도 열어볼 엄두를 내지 못하다 1820년대 전라도 관찰사였던 이서구가 마애불의 배꼽에서 서기가 뻗치는 것을 보고 비결을 열기로 했다. 안에는 책이 들어 있었는데 갑자기 벼락이 치는 바람에 ‘이서구가 열어 본다’는 구절만 언뜻 보고 다시 넣었다고 한다. 이후 1892년 동학접주 손화중이 민심을 모으기 위해 이 비기를 꺼내갔고 소문을 들은 수만 명의 새로운 교도가 몰려왔다고 전해진다. 전설이 동학농민운동과 연결되는 과정이 무척 재미있다. 도솔암내원궁으로 가는 입구마애여래좌상 옆의 계단으로 오르면 도솔암내원궁이 있다. 기도 효험이 좋다고 소문이 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기도를 올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선운사에서 도솔암까지 이어지는 길은 자연과 사찰이 잘 어우러져 마음의 정화를 돕는다. 가을의 분위기에 젖어 호젓하게 걷고 싶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공간이 되어줄 것이다.
- 가짜 임신부터 위장결혼까지…부정청약 절반은 취소 못해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지난 5년간 2000건이 넘는 부정청약 적발 사례를 적발했지만 이미 절반가량이 해당 주택을 팔아 취소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19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유경준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부정청약 점검실적 및 조치결과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총 2173개의 청약 단지 중 22.1%인 482개 단지만 점검했음에도 2000건이 넘는 부정청약 사례를 적발했다. 부동산 활황기였던 2018년에는 단 12개 단지만 점검했음에도 955건의 부정청약 사례를 적발했고 이후에도 2019년 185건, 2020년 228건, 2021년 424건, 2022년 329건으로 5년간 총 2121건을 적발해 부정청약 사례가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신혼부부 특별공급 소득기준을 초과하자 청약 전 모친을 전입시켜 소득기준을 충족해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당첨된 사례와 같은 ‘위장전입’ 사례가 1198(56.5%)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당첨 가능성이 큰 청약통장을 사들여 분양을 받는 등의 ‘통장매매’ 사례가 295건(13.9%)으로 뒤를 이었다.또한, 허위임신진단서를 제출해 자녀 수를 인정받아 당첨된 ‘임신진단서 위조’ 사례 67건, 동일인과 혼인·이혼을 반복해 청약에 당첨되는 등 ‘위장 결혼·이혼’ 사례가 34건 등 다양한 불법 방식으로 청약에 당첨된 것으로 밝혀졌다. 문제는 적발된 2000여 건의 불법청약 사례는 전체 2173개의 청약 단지 중 22.1%인 482개 단지만 점검한 수치라는 것이다. 모든 청약 단지를 대상으로 점검했다면 불법 청약 사례는 1만건을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부정청약 가구를 적발해도 계약취소나 주택환수 등 직접적인 조치를 한 사례는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최근 5년간 부정청약 총 2583건 중 약 30% 수준인 845건만 계약취소·주택환수를 완료했고 586건은 계약취소를 추진 중이나 취소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나머지 약 1152건은 이미 해당 주택을 매도해 계약취소·주택환수가 불가능했다. 부동산원은 이러한 부정청약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고자 기계학습(머신러닝)기반 알고리즘을 고도화해 조사대상을 100%로 전면 확대하는 ‘부정청약 위험예측 데이터 분석 및 시각화’ AI 시스템을 개발해 올해 8월부터 도입했다. 시스템은 부정청약 적발 유형별 특징을 적용ㆍ분석한 결과를 청약자의 청약조건과 비교해 ‘위험도’로 메긴다. 부동산원은 시스템 도입 이후 2개월간 위험도가 높은 16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86건을 ‘부정청약 의심’ 사례로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 시스템에는 청약에 필요한 행정안전부, 대법원이 관리하는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은 자동 연동하지 않고 시스템상 아무리 위험도가 높게 나오더라도 부정청약으로 자동 분류하지 않는 한계가 있다. 수사 의뢰까지 이어지기 위해서는 사실관계 확인, 증거자료 확보 등 현장 점검이 필수적으로 요구돼 연평균 400개 이상 청약 단지를 부동산원만 점검해서는 모든 부정청약을 적발하기 어렵다는 게 유 의원의 지적이다.유경준 의원은 “부정한 방법으로 청약에 당첨된 사람들 때문에 애꿎은 청년·신혼부부만 피해를 보고 있다”며 “국토부는 정부기관 연계를 통해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등 청약제출 서류가 위험예측 데이터에 자동 연동할 수 있도록 AI를 이용한 시스템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했다. (자료=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 국토교통부)
- 틱톡 "광고도 재밌어야 본다"…새 마케팅 솔루션 제시
- [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글로벌 숏폼 동영상 플랫폼 틱톡(TikTok)이 숏폼을 활용한 마케팅 기회와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틱톡 포유 서밋 코리아(TikTok ForYou Summit Korea) 2023)’을 19일 서울웨이브 아트센터에서 진행했다. 올해 4회를 맞이한 이번 서밋에서는 ‘브랜드를 위한 새로운 기회, 트렌돌로지(Trend+Technology)’를 주제로 틱톡 트렌드와 테크놀로지의 결합을 통해 비즈니스 임팩트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 소개하고, 다양한 산업군의 영향력 있는 파트너들의 성공적인 틱톡 광고 캠페인 사례 등을 공유한다.샨트 오크나얀(Shant Oknayan) 틱톡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GBS) 아시아태평양, 중동, 아프리카 및 중앙아시아 지역 총괄이 메인 연사로 등장, 한국 광고 마케팅 시장의 특징과 마케터들이 직면한 도전과제를 짚고, 숏폼 유저의 광고 몰입도를 높이고 참여를 이끌어내는 마케팅 트렌드를 소개했다. 샨트 총괄은 “한국의 역동적 문화, 창의성, 기술 혁신 등은 틱톡에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며, 아태 지역과 전 세계에서 트렌드를 창출하고 선도하는 데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이번 서밋은 세계 무대로 진출하고자 하는 많은 브랜드에게 더욱 복잡해지는 광고 시장에서 틱톡의 트렌드와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보다 쉽고 효과적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마케팅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샨트 오크나얀(Shant Oknayan) 틱톡 글로벌비즈니스솔루션(GBS) APAC & MEA 지역 총괄이 19일 틱톡 포유 서밋 코리아 2023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틱톡)한국은 콘텐츠 수출 부문에서 글로벌 강국이며, 광고시장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 광고 시장 소비는 100억 달러, 이중 디지털 광고가 58억 달러를 차지한다. 디지털 광고 분야의 소비 규모는 전 세계 9위, 모바일 광고 분야 소비는 6위다. 한편, 한국인들의 광고 수용률은 저조하다. 광고를 재밌게 시청하는 비율은 한국(21%)이 가장 낮고, 광고가 나올 때 채널을 변경하는 비율은 한국(51%)이 제일 높았다.틱톡은 마케터들이 직면하고 있는 이 같은 도전 과제와 광고 시장내 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기술(Technology)과 트렌드(Trend)의 결합을 의미하는 트렌돌로지(Trendology) 개념을 마케팅 솔루션으로 제안했다. 트렌돌로지를 활용한 브랜드 콘텐츠와 광고는 사용자들의 광고 수용도를 높일 뿐 아니라 마케팅 캠페인에 사용자들이 즐겁고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을 이끌어내, 성공적인 캠페인 확산으로 이어지게 된다.틱톡에서 트렌돌로지가 구체적으로 실현되는 예는 ‘For You Page(FYP)’다.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 선호도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공통의 관심사와 경험을 중심으로 활기차고 열정적인 그룹이 형성되는 ‘커뮤니티(Communities)’는 해시태그 기능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문화적 대화를 통해 이용자를 하나로 모으는 역할을 한다. 제작 도구(creation tool)는 증강 현실부터 인터랙티브 스티커, 음악에 이르기까지 브랜드와 사용자가 좋아하는 매력적이고 몰입도 높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도록 도와준다. 마지막으로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효과를 향상시키는 크리에이티브 솔루션(Creative Solution)은 자동 새로고침 도구 등을 통해 광고 피로도를 감지하고 성과를 향상시킨다.미디어스피어의 강정수 박사가 ‘숏폼의 기회: 문화적 변화(Culture Shift)를 만드는 틱톡의 경쟁력’을 주제로, 트렌드를 만들고 문화 변동을 일으키는 틱톡의 역할에 대해 설명했다. 틱톡 코리아의 김미애 GBS 비즈니스 마케팅 총괄은 최근 글로벌 광고 대행사 TBWA와 함께 발행한 “크리에이티브 르네상스 시대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 in the Nest Creative Renaissance)” 백서를 기반으로 틱톡에서 브랜드의 창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3R(Recut, Remix, Reimagine) 프레임워크를 제시했다. 3R은 기존 브랜드 콘텐츠를 틱톡 플랫폼 포맷에 적합하게 수정하는 리컷(Recut), 자막 및 음악 등의 내용을 변경하는 리믹스(Remix), 크리에이터 및 틱톡 커뮤니티를 참여시켜 브랜드와 함께 창의적 개념을 확장시키는 리이매진(Reimagine)으로 구성되며 이를 통해 캠페인의 성공 비율을 75%, 브랜드 매출은 약 47%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틱톡 코리아의 김지현 GBS 클라이언트 솔루션 총괄은 “발견, 참여, 연결(Discover, Engage, Convert)”이라는 키워드로 브랜드들이 틱톡 사용자들과 연결을 강화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 박명수 "딸 덕분에 한국무용의 아름다움 알게 됐어요"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사명감을 갖고 우리의 춤에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도록 노력하겠습니다.”개그맨 박명수(53)가 무용 알리기에 앞장선다. 박명수는 오는 11월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등에서 열리는 ‘제44회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를 맡는다.‘제44회 서울무용제’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홍보대사 박명수,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 안병주 운영위원장, 서울시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이은주. (사진=연합뉴스)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박명수는 “딸 덕분에 한국무용 공연을 보게 됐는데 ‘트렌디하다’, ‘폼난다’고 하는 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우리 춤의 아름다움이야말로 한국 문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서울무용제’를 통해 우리 문화의 자긍심을 느끼는 시간을 갖겠다”고 덧붙였다.박명수가 이번 ‘서울무용제’ 홍보대사 제안을 수락한 것 또한 딸의 영향이다. 박명수는 “제 아이가 한국무용을 한다. 처음엔 ‘무용 대신 공부를 하자’고 말렸지만, 10시간 동안 연습실에서 무용을 했다. ‘계속 무용을 할 거냐’라고 물으니 ‘무용이 너무 좋다’고 하더라”라며 “딸 때문에 저도 무용에 관심이 많이 생겼다”고 밝혔다.또한 박명수는 “훌륭한 무용가에게는 그 무용가만의 춤이 있는데, 저에게는 ‘쪼쪼댄스’가 있다”며 “그만큼 저 역시 무용과 관련이 깊다”고 너스레를 떨며 무용에 대한 애정을 나타내기도 했다.‘서울무용제’는 대한무용협회가 주최하고 서울무용제운영위원회가 주관하는 무용계 대표 축제다. 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한국무용, 발레, 현대무용 등 무용 전 장르의 공연을 만날 수 있는 자리다. 경연 중심의 행사였던 ‘서울무용제’는 2017년부터 축제의 성격을 강화해 야외 공연 등으로 대중과의 접점을 넓혀가고 있다.‘제44회 서울무용제’가 1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송형종 서울시 문화수석, 홍보대사 박명수,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 안병주 운영위원장, 서울시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보유자 이은주. (사진=연합뉴스)올해는 ‘두 개의 세상, 하나의 춤’이라는 주제로 관객을 찾아온다. 경연대상 부문에서는 △순헌무용단 ‘도화는 점점, 낙화는 분분’(안무 차수정) △발레블랑 ‘비전’(안무 백연) △다파크댄스 ‘맥베스 인 어 홈’(안무 박근태) △로댄스 프로젝트 ‘프랑켄슈타인’(안무 노정식) 등이 참여한다.가스라이팅, 인공지능(AI) 등 최근의 사회적 이슈를 무용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안병주 운영위원은 “경연 작품의 공연 시간이 기존 30분에서 1시간으로 늘어나면서 시대에 대한 화두를 던지는 작품이 늘어나고 있다”고 경연 작품 경향을 설명했다.‘서울무용제’ 대표 프로그램으로 무용계 거장들을 소개하는 ‘무.념.무.상’,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진 못했지만 전국 각지에서 전해져온 전통 무용을 발굴·소개하는 ‘명작무극장’도 열린다. 젊은 무용가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열정춤판’, 중견 무용가들의 무대 ‘남판여판춤판’ 등도 만날 수 있다. 젊은 안무가 육성을 위한 ‘서울 댄스 랩’에는 함초롬, 최시울, 정재우, 성은경, 이수민, 윤예령, 선승훈, 정하늘, 김태훈, 이혜상, 이혜인, 박소현, 정진하, 정주혜 등이 출연한다. 사전축제 ‘4마리 백조 페스티벌-춤추는 릴스완(Reelswan)’은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선보인다.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일부 프로그램은 매진됐으며 90% 이상이 판매되는 성과를 냈다”며 “앞으로도 대중과 함께하는 축제로 ‘서울무용제’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