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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가 신고 후 취소”…실거래가 띄우기, 기획조사로 잡는다
-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집값을 띄우기 위해 가짜로 아파트 신고가 계약이 이뤄진 것처럼 신고했다가 계약해제하는 시장교란행위에 대한 기획조사가 이뤄진다.국토교통부는 계약 의사 없이 집값을 자극할 목적으로 주택을 고가에 계약 및 신고한 후 해당 계약을 해제하는 시장교란행위 의심사례를 대상으로 실거래 기획조사에 착수한다고 25일 밝혔다.조사는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반과 한국부동산원의 실거래상설조사팀이 맡는다. 일부 투기세력이 조직적으로 아파트 실거래가를 상승시킨 후 계약을 해제하는 방식으로 호가를 조작한다는 의혹 제기가 국회 등에서 제기된 데 다른 조치로, 시장을 교란하는 실거래 허위신고 의심사례에 대한 집중 점검을 벌인다.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건은 총 79만8000건으로, 이 중 해제신고된 건은 약 3만9000건(거래건 대비 4.9%) 수준이다. 전체 해제건 중 동일 물건이 해제신고 이후 재신고된 경우를 제외한 ‘순수 해제 건’은 약 2만2000건으로 전체 해제 건 대비 56.6%에 달했다. 재신고 이력이 없는 순수 해제 건 중 계약시점 기준 신고가를 기록한 거래건은 약 3700건으로 순수 해제 건 전체에서 16.9%를 차지한다.특히 국토부는 신고가를 기록한 순수 해제 건 가운데서 특정인이 반복하여 다수의 거래 건에 참여했거나, 특정한 단지에 해제신고가 집중되는 등 의심사례가 상당수 포착했다. 특정인 다수거래 건은 전국 기준으로 952건(순수 해제건 대비 4.3%)으로 파악됐고, 특정인이 매도인·매수인·중개사 중 하나로서 최대 5회(36건)까지 해제거래에 참여한 사례도 있었다.국토부 관계자는 “신고가 신고 후 해제됐다고 해서 해당 해제 건이 집값 자극을 목적으로 한 시장교란행위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특정인 다수거래 건 등에 대해서는 면밀한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이번 기획조사는 매매계약 해제 시 해제신고가 의무화된 지난 21일부터 현재까지 지난 1년 간 이루어진 거래 중 존재하지 않은 최고가로 거래신고를 했다가 이를 취소하는 이른바 ‘실거래가 띄우기’ 의심사례를 골라 실시한다. 조사 대상지역은 서울, 세종, 부산, 울산 등 신고가 해제 거래가 다수 이뤄진 규제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이 중심이다. 오는 5월까지 3개월 간 집중 조사가 이뤄진다.조사는 계약서 존재, 계약금 지급 및 반환(배액배상) 등 확인을 통해 허위로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검토하고, 자금조달 과정에서의 탈세·대출규정 위반 여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한다.국토부는 시세 조작을 위한 허위 신고가 사실로 확인되면 3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조사과정에서 범죄 의심사례가 포착되는 즉시 관할 경찰청에 수사의뢰할 예정이다.한편 오는 3~4월 중에는 부동산 시장의 각종 시장교란행위 및 불법행위 대응 정규조직인 국토부 ‘부동산거래분석기획단’이 공식 출범한다. 임시조직이었던 긴급대응반에서 조직 및 기능을 강화·보완해서 부동산 불법행위 조사·수사 물량의 대폭 확대, 거래동향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즉각적 대응이 이뤄질 전망이다. 경찰청·국세청·금융위원회·행정안전부 등 관계기관 전문인력의 파견 확대를 통해 기관 간 공조·연계를 강화하고, 조사·수사역량도 제고할 예정이다.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허위신고·해제사례 외에도, 집값담합·불법전매·부정청약 등 부동산 시장을 교란하는 위법행위 및 이로 인한 피해사례를 시민들이 적극 제보해달라”고 당부했다.
- 대한민국 2030 여성, 10년 이상 렌즈착용자 60% 차지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대한민국 2030대 여성 렌즈착용자 중 10년 이상 렌즈를 착용해 온 비율이 6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누네안과병원(병원장 권오웅)이 대한민국의 2030 세대 여성 3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7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약 8개월간 설문을 진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분석했다.설문 대상 300명 중 ‘10년 이상 렌즈를 착용해왔다’고 응답한 비율이 60%를 넘은 것에 이어 ‘15년 이상 착용’은 25%, ‘13년 이상 착용’은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주일에 렌즈 착용 횟수는 ‘주 3회 이상’이 약 80%에 근접할 정도로 압도적이었고,‘주 1회’와 ‘주 2회’는 각각 10% 초반대를 웃돌았다.주로 착용하는 렌즈의 종류는 ‘소프트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이 54%를 차지했으며 ‘컬러렌즈’와‘서클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약 20%의비율을 각각 차지했다. ‘하드렌즈’는 6% 비율로,후보군 중 가장 하위권이었다.그렇다면 우리나라의 2030 여성들은 하루에 렌즈를 몇 시간 동안 착용하고 있을까?결과를 살펴보니 하루 평균 렌즈 착용 시간은 ‘8시간 이상’이 66%라는 결과를 보여 압도적이었다.‘6~8시간 착용한다’는 응답도 27% 가까이 차지했다.‘렌즈를 수돗물이나 생수로 세척,또는 보관해 본 적이 있다’는 사람은 24%를 차지했으며,‘렌즈를 착용하고 수영이나 샤워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도 87%를 차지했다.‘렌즈를 빼지 않고 수면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74% 가까이 차지했다.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렌즈를 세척하는 방법을 제대로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올바르게 세척한다’고 답한 이가 49%를 웃돌았으며, ‘알지만실천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도 47%나 차지했다.눈 건강을 위한 올바른 렌즈 착용 및 보관의 기본은 렌즈 착용 전후에 반드시 세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다.세척하지 않고 보관할 경우 렌즈 표면에 단백질 등 이물질이 부착돼 착용 후 이물감이 느껴지고 뿌옇게 흐려 보이는 원인이 된다.매일 렌즈를 착용할 경우 아침,저녁으로 보존액을 교체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렌즈 착용 시 좌,우가 섞이지 않도록 올바르게 착용하고 제거 시에는 눈이 건조한 상태에서 제거하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에 콘택트렌즈 제거 전 인공눈물 1~2방울을 점안한 뒤 제거하는 것이 좋다.렌즈케이스의 보관은 주로 ‘화장대’나 ‘화장실 세면대,또는 화장실 안’이라고 응답한 이가 각각 44%, 41%라는설문 결과를 보였다.화장실에서 렌즈를 착용할 경우에는 세면대 배수구를 막아 렌즈가 세면대나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 후 착용해야 한다.또 습도가 높은 화장실은 세균과 곰팡이균의 번식이 쉽고 눈과접촉할 경우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렌즈를 오래 착용하는 이들에게 해당하는 복수 응답 질문에서는 ‘렌즈를 뺀 후에도 눈이 건조해서 인공눈물이 꼭 필요하다’고 답한 이가 46%, ‘눈이 붉게 충혈돼 있고 실핏줄이 잘 보인다’고 답한 이가 45%를 차지하며 장기간 렌즈 착용 시 느끼는 공통 분모를 발견했다.이외에도 △‘렌즈 착용을 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눈이 따갑다’는 응답이 28%, △‘렌즈 착용 시 찌르는 듯한 느낌이 들고 눈물이 줄줄 흐른다’고 답한 비율은 24%, △‘빛을 보면 무지개 현상과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인다’는 응답이 23%, △‘주기적으로 결막염이 생기고 잘 낫지 않는다’고 답한 이는 14%로 뒤를 이었다.대구 누네안과병원 최재호 원장은 “렌즈를 착용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렌즈와 눈사이 산소 투과율이 낮아져 각막의 감각이 저하되며 눈물 분비를 감소시키고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킨다. 특히 컬러렌즈는일반 투명렌즈에 비해 산소투과율이 낮아서 결막에 신생혈관을 생성시키기 쉬운데 이 신생혈관이 발생해 검은눈동자 경계인 각막윤부에서 2mm 이상 자라 들어오면 렌즈 착용을 즉시 중단하고 병원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에 렌즈 착용기간은 6~8시간 이하가 적당하고 소프트렌즈의 경우 일주일에 3~4회 미만의 착용을 권하며, 렌즈 착용시 무방부제 인공누액을 자주 넣어 안구가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만약, 장기 렌즈 착용으로 지속적인 불편함이 발생한다면 시력교정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코스피, 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1% 넘게 낙폭 확대…'3010선'
- [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24일 코스피 지수가 오후 들어 낙폭을 점차 키우며 3010선대까지 하락했다.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오후 2시 29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9%(54.86포인트) 내린 3015.23을 기록 중이다. 지수가 3010선을 보인 것은 지난 1월 18일(종가 3013.93) 이후 약 한 달여만의 일이다. 간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아직까지 물가와 인플레이션 수준이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완화적인 통화 정책을 이어갈 것을 시사했으나 이날도 외국인과 기간의 매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오전 중 한때 지수는 잠시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오후 들어서 다시 하락세로 전환해 장 초반보다 낙폭을 키웠다. 수급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672억원, 533억원을 팔아치우고 있다. 개인은 홀로 4373억원을 사들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이 366억원 매수, 비차익이 3577억원 매도로 총 3210억원 매도 우위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0.74%)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내리고 있다. 비금속광물, 운수장비, 기계, 섬유의복이 3% 내, 보험, 건설업, 서비스업, 음식료품 등이 2% 내리고 있으며 전기가스업, 제조업, 증권, 종이목재 등도 1%대에서 하락 중이다. 은행, 통신업, 운수창고 등은 1% 미만에서 내림세다.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삼성전자(005930)가 보합권에서 오르내리는 것을 제외하면 전부 파란 불을 켰다. SK하이닉스(000660)가 1.44% 내리고 있으며, NAVER(035420)(-2.82%), LG화학(051910)(-1.47%), 현대차(005380)(-3.48%),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66%), 카카오(035720)(-2.05%) 등 업종과 관계 없이 시가총액 상위를 차지하는 대형 종목들이 일제히 내리는 중이다.종목별로는 전기차 신사업 기대감, 강판 가격 인상 등이 호재로 거론되던 포스코강판(058430)이 27% 넘게 급등 중이다. 덴티움(145720)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덕에 9% 넘게 오르고 있다.
- ‘5인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 근기법…결국 3월 국회로
-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5인 미만 사업장도 주 52시간제를 적용하는 내용 등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3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논의하게 됐다.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23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96개 법안을 일괄 상정해 논의했으나, 근로기준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사진=뉴시스)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환노위는 지난 23일 고용노동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96개 법안을 일괄 상정해 논의한 결과, 큰 틀에서 6개 법안에 대해 가결했다.가결된 법안과 주요내용은 △임금채권 보장법(소액체당금 지급절차 간소화, 재직자 체당금 신설) △퇴직급여 보장법(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 도입) △ 산재보험법 보험료징수법(학생연구원 산재보험가입, 하청재해 원청요율 반영, 사고다발 대기업 보험료 할인액 조정) △외국인 고용법(특례고용허가제, 취업활동기간 연장 등) △근로기준법(괴롭힘 행위 제재, 사용자 조치의무 강화) △산업안전보건법(보호조치 의무확대)이다. 다만 5인 미만 사업장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특히 강은미 정의당 의원과 윤준병·이수진(비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법안은 주요 쟁점 법안으로 꼽혔다. 현재 상시 5인 이상 사업장의 근로자에게 해당하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를 4인 이하 사업장까지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해고 제한과 주 52시간 근로, 연장·야간·휴일근로시 통상임금 50% 가산수당, 연차·휴가 지급 등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노동계가 중대재해처벌법, 노동조합법과 함께 이른바 ‘전태일 3법’으로 입법을 강력 촉구하는 법안이다. 현행 근로기준법 11조는 상시 5인 이상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되, 4인 이하 사업장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영세 사업장에 대한 지나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강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은 11조의 적용범위를 ‘모든 사업장’으로 고치는 것이다. 반면 윤 의원안은 적용범위를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하되, 4인 이하 사업장은 해고제한, 휴업수당, 근로시간·휴가 등 규정을 대통령령에 따라 예외적으로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았다. 이 의원안은 현행 5인 이상 사업장 적용 규정을 유지하는 동시에 근로시간, 해고제한, 연장근로 제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일부 규정을 4인 이하 사업장에도 적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직격탄으로 피해를 호소하는 소상공인이 타격을 입게 되는 만큼 논의 과정에서 난항이 예상되어 왔다. 5인 미만 사업장으로 근로기준법 적용이 확대될 경우 인건비 등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영세 사업주들의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날 법안소위에서도 이 같은 내용이 오가며 결국 여야 의원들은 관련 법안 가결에 이르지는 못했다. 다만 이 의원이 제안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의 내용이 담긴 근로기준법 개정안은 통과됐다. 그간 야당은 5민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는 개정안에 난색을 드러냈다. 소상공인연합회장 출신인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법이 통과될 경우 전체 사업장의 60%를 차지하는 5인 미만 사업장 약 120만 곳 중 대다수는 근로기준법을 위반하는 범법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환노위 관계자는 “이해 관계자간 의견 대립이 첨예해 법안 처리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2월) 임시국회 내 소위를 다시 열 계획은 없으며 3월에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코로나19의 그늘…작년 서울 상가분쟁 1위는 '임대료 조정'
-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서대문구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던 A씨는 2018년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에 주변보다 비싼 시세인 보증금 3억원, 월세 1100만원으로 상가를 5년 장기 계약했다. 하지만 계약 후 상권은 활기를 점점 잃었고,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매출이 급감하면서 적자에 시달리게 됐다. 이에 A씨는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임대료 감액 조정 신청을 냈다. 결국 위원회가 3개월간 10%의 임대료를 감액하는 것을 제안, 임대인과 합의를 이끌어 냈다. 지난해 ‘서울시 상가건물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안건 192건 중 절반 수준인 92건(48%)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분쟁을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았던 분쟁 원인은 코로나19에 따라 임차인들의 매출이 급감한 영향으로 ‘임대료 조정’이 차지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안건은 총 192건으로 2019년(180건)에 비해 7%, 2018년(154건)보다 25%가 늘었다. 이 중 조정성립은 92건(47.9%), 각하 85건(44.3%), 조정불성립 15건(7.8%)이었다. 각하 건을 제외한 조정개시 사건(107건)만 놓고 보면 86%의 조정성립을 이끌어 낸 셈이다.서울시 분쟁조정위원회는 변호사, 감정평가사, 건축사, 공인중개사, 교수 등 30인으로 구성돼 있다. 임대인이나 임차인이 임대료 및 권리금, 임대차 기간, 계약갱신, 원상회복 등의 분쟁조정 의뢰 시 직접 현장에 나가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한 조정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분쟁조정 신청은 임차인이 171명(89%), 임대인이 21명(11%)으로 임차인 신청이 전년대비 12% 증가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등으로 임차인들의 매출이 줄면서 임대료 조정 신청이 늘어난 것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임차인과 임대인 간 분쟁원인 1위는 임대료 조정으로 총 68건(35.4%)을 차지했다. 이어 △수리비(44건·22.9%) △권리금(26건·13.5%) △계약해지(26건·13.5%) △원상회복(10건·5.2%) △계약갱신(6건·3.1%) 등의 순이었다. 박주선 서울시 공정경제담당관은 “분쟁조정위는 상가임대차와 관련한 다양한 분쟁을 법원 소송까지 가지 않고 조정을 통해 분쟁 초기 단계에서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 전문성과 공공성을 더욱 강화해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2020년 공연계 티켓 매출 1303억원…전년 대비 75.3% 감소
-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 공연계 티켓 판매 매출이 전년 대비 75.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지난해 인터파크에서 뮤지컬 티켓 판매 1위를 차지한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의 한 장면(사진=에스앤코).국내 최대 공연 예매 사이트 인터파크는 202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티켓 판매량을 기준으로 한 2020년 공연 시장 결산 자료를 24일 발표했다.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은 1303억 5600만원으로 집계됐다. 2019년(5276억 4800만원) 대비 75.3% 감소한 수치로 코로나19 장기화로 공연계가 큰 타격을 받은 결과다.장르별로는 콘서트 판매 금액이 전년 대비 약 2085억원 감소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뮤지컬이 약 1372억원, 클래식·오페라가 전년 대비 221억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연극은 전년 대비 203억원, 무용·전통예술은 92억원 각각 감소했다.최근 5년간 공연 장르별 인터파크 티켓 판매금액(사진=인터파크).그동안 공연 시장은 뮤지컬과 콘서트가 양분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부분의 콘서트가 개최하지 못하면서 전체 공연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던 비중도 2019년 47%에서 2020년 30%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뮤지컬은 코로나19 상황에도 공연을 지속한 결과 전체 공연 판매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41%에서 2020년 59%로 높아졌다.2020년 인터파크에서 판매된 전체 공연 편수는 총 4310편으로 집계됐다. 전년(1만3305편) 대비 67.6% 감소한 수치다. 장르별로는 콘서트가 전년 대비 82.1% 감소해 가장 높은 감소율을 보였다. 뮤지컬도 전년 대비 76.7% 감소한 715편이 판매됐다. 편수로는 클래식·오페라 장르가 1794편으로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가장 많은 공연 수를 기록했다.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공연 시장을 이끈 것은 20~40대 여성 관객이었다. 공연 티켓을 구매한 예매자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성별 연령별 분포를 살펴본 결과 여성이 77%, 남성이 23%로 전년(여성 72%·남성 28%) 대비 여성 관객 비중이 5% 포인트 증가했다.여성 중에서도 20대(28%), 30대(24%), 40대(13%) 순으로 높은 예매자 비중을 보였다. 특히 20대 여성에서 전년 대비 3% 포인트, 50대 여성 관객이 2% 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예매자 중에서는 20대 여성과 30대 여성이 52%로 공연 시장의 주축을 이루는 핵심 고객층임을 알 수 있다. 남성은 30대(8%), 20대(7%), 40대(5%)의 순으로 높은 예매자 비중을 보였다.2020년 인터파크 공연 예매자 성별 연령별 분포(사진=인터파크)코로나19로 촉발된 온라인 공연은 총 58편이 판매됐다. 콘서트가 36편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뮤지컬 12편, 클래식 8편, 연극 2편으로 집계됐다. 이들 온라인 공연의 판매 금액은 66억 6000만원으로 2020년 전체 공연 티켓 판매금액 중 5.1%의 비중을 차지했다.온라인 공연 티켓 구매 예매자 성비에서는 여성 78% 남성 22%로 전체 공연 예매자 성비 분포와 거의 유사했다. 다만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10대(14%)와 20대(51%)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20대 여성 관객이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는데 아이돌 가수의 온라인 공연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온라인 공연을 2번 이상 관람한 ‘N차 관객’도 2787명으로 조사됐다.한편 지난해 인터파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뮤지컬은 ‘오페라의 유령’ 월드투어 서울 공연이었다. ‘모차르트!’ 10주년 기념공연, ‘드라큘라’ ‘킹키부츠’ ‘브로드웨이 42번가’가 그 뒤를 이었다.콘서트에서는 지난해 방송가에 불어온 트롯 열풍 영향으로 ‘미스터트롯’ 관련 콘서트가 1~3위와 5위를 차지했다.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의 온라인 콘서트가 4위에 올랐다. 연극에서는 ‘옥탑방 고양이’가 1위를 차지했고, 클래식·오페라에서는 ‘2020 디즈니 인 콘서트’, 무용·전통예술에서는 유니버설발레단 ‘오네긴’이 1위에 올랐다.
- 웃음·카리스마 다 잡은 다크히어로…'빈센조' 송중기 매력탐구
- (사진=tvN ‘빈센조’)[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빈센조’ 송중기가 웃음과 카리스마 다 잡은 레전드 다크히어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지난 20일 첫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연출 김희원, 극본 박재범,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로고스필름)는 마피아 콘실리에리 빈센조(송중기 분)의 강렬한 등장과 통쾌한 활약으로 단숨에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사로잡았다. ‘히트 메이커’ 박재범 작가와 김희원 감독의 시너지는 기대 이상이었다. 다이내믹한 전개 속에서도 위트 넘치는 대사와 날카로운 메시지가 블랙코미디의 진수를 선사했고, 극의 무게감과 웃음을 균형감 있게 담아낸 연출 역시 빛났다. 비범한 캐릭터들의 개성 넘치는 활약도 흥미진진했다. 이를 증명하듯 폭발적인 반응과 함께 시청률 또한 상승세를 탔다. 특히 21일 방송된 2회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수도권 유료 가구 기준 최고 11.6%까지 치솟으며 케이블과 종편을 포함한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tvN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은 지상파를 포함한 전채널 1위를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단 2회 만에 주말 안방극장을 휩쓴 ‘빈센조’. 그 중심에는 전무후무한 캐릭터를 탄생시킨 송중기가 있다. 송중기는 금괴를 찾아 한국 땅을 밟은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로 변신해 카리스마와 코믹을 오가며 열연을 펼쳤다. 마피아 콘실리에리의 어둡고 차가운 면모는 물론이고 적재적소 웃음을 유발하는 코믹 연기까지, 그야말로 ‘갓’벽한 연기 변신이라는 찬사가 쏟아졌다. ‘빈센조’라는 캐릭터에 담긴 다양한 장르적 요소는 그의 연기를 통해 빛을 발했다. 이에 송중기였기에 가능한 빈센조의 매력을 집중적으로 탐구해봤다.◇등장부터 강렬한 임팩트와 카리스마이탈리아 마피아 까사노 패밀리의 고문 변호사, 빈센조의 등장은 시작부터 화려했다. 1회에서는 보스의 죽음 이후 마지막 임무를 처리하는 빈센조의 모습이 담겼다. 음지의 세계에 존재하던 그는 본디 냉혈하고 무자비한 인물. 거대한 포도 농장 전체를 불태우는 것은 기본, 한밤중 급습한 킬러들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처리하는 빈센조의 모습은 진짜 ‘센 놈’의 등장을 알리는 강렬한 시작이었다. 송중기는 빈센조의 하드보일드한 면을 제대로 살렸다. 완벽한 슈트핏과 포커페이스, 싸늘한 눈빛에 낮은 목소리로 뱉는 이탈리아어까지,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빈센조 캐릭터를 풀어가는 방식은 비주얼적인 측면과 스케일면에서도 보는 재미를 충족시켰다. 연기와 연출이 제대로 합을 이룬 결과물이다. 빈센조의 과거가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가운데, 과거의 파편인 듯한 악몽 속 몽타주가 궁금증을 유발하기도. 냉혹한 카리스마를 지닌 마피아 빈센조의 본색은 유쾌한 웃음 가운데 극적 긴장감을 조율할 전망이다. 악을 악의 방식으로 처단하는 ‘다크 히어로’ 빈센조, 자비 없는 그의 활약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 ◇금가프라자 패밀리와 환장의 ‘티키타카’ 한국의 ‘매운맛’은 빈센조의 엉뚱한 매력을 발견하게 했다. 금괴를 찾으러 한국에 오자마자 공항 절도범들에게 가진 걸 다 털린 빈센조. 힘겹게 목적지인 금가프라자에 도달하긴 했으나, 그곳의 세입자들마저 예사롭지 않았다.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금가프라자 사람들은 빈센조와 사사건건 부딪치며 환장의 코믹 포텐을 터뜨렸다. 이탈리아 장인이 만든 명품 슈트를 ‘싸구려’라고 우기는 세탁장인 탁홍식(최덕문 분), 이탈리아 유학파인 줄 알았지만 엄마손 요리학원 출신이었던 셰프 토토(김형묵 분), 금괴가 숨겨진 밀실 위에 터를 잡은 난약사의 스님들, 이 구역 센 언니 영호분식 사장 곽희수(이항나 분) 등 이방인 빈센조와 이들의 묘한 케미는 신박한 웃음을 이끌었다. 이성적인 빈센조조차 카리스마를 내려놓게 만드는 기묘한 금가프라자. 시원찮은 샤워기와 씨름을 하고 야광별을 바라보며 잠드는 빈센조, 막걸리 숙취에 시달리는 빈센조 등 한국의 새로운 맛을 알아가는 그의 반전 매력도 흥미를 더했다. 잘생긴 악당의 뜻밖의 면모를 살린 송중기의 능청 연기가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다크 히어로 탄생! 센 놈 잡는 더 센 놈금괴를 차지하고자 금가프라자에 온 빈센조는 본의 아니게 아이러니한 정의구현을 시작했다. 겉보기에 평범해 보이는 금가프라자 지하밀실엔 빈센조와 건물주만이 알고 있는 15톤의 금괴가 숨겨져 있었다. 특수한 구조의 밀실을 열기 위해선 건물을 무너뜨리는 방법밖에 없었다. 다른 이가 건물을 무너뜨린다면 금괴의 정체가 들통나는 상황. 아무도 모르게 금을 차지하기 위해선 직접 건물을 무너뜨려야 했다. 하지만 장애물이 나타났다. 바벨건설이 금가프라자를 탐내고 있었고, 몰상식한 방법으로 건물을 점유하려 했다. 용역들이 밀고 들어와 세입자들이 위기에 빠진 순간 빈센조가 등장했다. 그는 용역들의 우두머리를 단박에 제압했다. 그뿐만 아니라 중장비까지 동원해 밀고 들어온 바벨건설을 막기 위해 ‘인싸’ 파티라는 신박한 묘수를 생각해냈다. 빈센조는 정공법이 통하지 않는 변종들에게 제대로 ‘한 방’을 날렸다. 금괴를 차지하고자 금가프라자를 지켜낸 그는 마피아보다 더한 한국형 변종 빌런에 자극받기 시작했다. 빌런들과의 진짜 한판 승부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화끈한 응징을 보여줄 송중기의 활약 또한 기대심리를 자극한다. 한편,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 3회는 오는 27일(토) 밤 9시 방송된다.
- [위대한 생각]①바다를 지배한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 ◇오늘의 강연 및 지성인☆ ‘인더스토리’(INDUSTORY)현대 산업사회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들의 과거와 현재를 역사·정치·문화·기술·경제 등 복합적인 시선으로 이해하고 이를 통해 미래를 보는 능력을 기른다. 현대 문명의 기반이 된 ‘철’(鐵)과 ‘사’(沙·모래)부터 코로나19 사태로 주목받고 있는 ‘약’(藥), ‘의’(醫) 등 이 세상 모든 산업의 역사를 다룬다.☆ 임규태 공학자·교육자·기업가미국 조지아공대에서 15년간 교수로 재직. 조지아공대 부설 전자설계연구소 부소장, 조지아공대 기업혁신센터 국제협력 수석고문. 국제 통신표준화 의장. 빅데이터·소프트웨어·게임·블록체인·기후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참여.임규태 박사가 서울 중구 순화동 KG하모니홀에서 ‘위대한 생각’ 지상 강연 ‘인더스토리Ⅲ’ 5강 ‘바다’(海) 1편을 강의하고 있다. ‘인더스토리’는 이 세상 모든 산업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코너로 시즌3에서는 교통·물류산업을 집중 조명한다.(사진=김태형 기자)[총괄기획=최은영 부장, 연출=권승현 PD, 정리=김무연 기자]“우리는 모두 바다로 연결되어 있다.” 임규태 박사는 강연의 시작을 존 F. 케네디의 말로 시작했다. 바다를 이용하면 지구상의 어느 곳이든 갈 수 있고 누구와도 만날 수 있으며 어떤 물건이라도 실어 나를 수 있다. 임 박사는 바다는 세계를 연결하는 문명의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해양산업을 장악하는 것은 전 세계의 패권을 쥐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인더스토리 시즌3 ‘바다’ 편이 산업의 역사를 넘어 역사의 패권을 다룰 수밖에 없는 이유다. 페니키아와 페니키아 식민지의 위치◇ 페니키아, 모든 해양 산업의 원류페니키아는 기원전 1500년부터 기원전 539년까지 현재 이스라엘 북쪽 레바논 지역에 자리 잡았던 소국으로 기록돼 있다. 페니키아인들은 현재 레바논인들의 직계조상이라 여겨지지만 인종적 구성은 아직까지 논쟁의 대상이다. 뿐만 아니라 이들이 어디서 흘러들어왔고 이후 어떻게 퍼졌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임 박사는 페니키아의 역사적 유래는 중요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보다 중요한 건 페니키아인들이 후세에 끼친 영향이다. 페니키아인이 인류 해상 문명과 산업에 미친 영향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페니키아는 국가가 형성되기 이전부터 동쪽의 메소포타미아 문명과 남쪽의 이집트 문명을 지중해를 통해 유럽에 전파했다. 그 과정에서 북아프리카와 이베리아 반도까지 지중해 전역에 식민지를 개척하고 해상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페니키아인들은 해양산업의 시초라 볼 수 있다. 선박을 만들고(건조), 이 선박을 이용해 바다로 나갔으며(항해), 새로운 땅에 도착해 물건을 사고팔았고(무역), 이 돈을 굴려 부를 축적(금융)했다. 그렇게 불린 자금으로 다시 배를 만드는 해양산업의 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또한 페니키아 문자는 그리스 문자에 영향을 줬고, 그리스 문자는 라틴 문자로 바뀌어 현재 알파벳의 원형이 됐다. 알파벳의 기원페니키아인은 고대 주력 선박이던 ‘갤리선’을 만든 주역이기도 하다. 돛과 노젓기를 병행하는 갤리선은 초기에는 돛의 역할이 컸지만, 전함으로 사용되는 일이 많아지며 노젓기가 강화됐다. 지중해 국가들은 노를 젓기 위한 수많은 노예가 필요했고, 이를 충당하기 위해 정복전쟁을 수행했다. 페니키아인은 키루스 대제에 의해 페르시아에 복속돼 페르시아와 그리스 연합군이 맞붙은 ‘살라미스 해전’에서 비록 그리스에 패하기는 했으나 페르시아 해군의 전력강화에 기여하기도 했다.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 사후 제국이 사분오열된 틈을 타 로마가 지중해의 신흥 강자로 부상한다. 로마는 지중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카르타고와 세 번의 전쟁을 치른다. 로마와 카르타고와 전쟁을 포에니 전쟁이라 불리는데, 이 포에니는 라틴어로 ‘페니키아인’을 가리킨다. 즉 로마는 카르타고를 페니키아인의 후예로 여겼던 것이다. 실제로 현재 튀니지 지역에 해당하는 카르타고와 한니발이 주둔했던 스페인은 모두 페니키아가 개척한 식민지였다. 페니키아는 멸망한 이후에도 여전히 영향력을 발휘한 셈이다.임 박사는 “바다에 관련된 모든 산업에는 페니키아인의 DNA가 들어 있다”라면서 “페니키아인은 인류의 해양 역사를 만들었고 현재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도 인류는 페니키아인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바이킹◇ 바이킹, 이슬람, 베네치아 공화국… 끊임없이 변하는 해양 패권카르타고를 누르고 지중해 패권을 장악한 로마는 5현제 시기 이후 군인 황제 집권기를 거치며 급속히 쇠퇴했다. 306년 즉위한 콘스탄틴 대제는 그동안 탄압받던 기독교를 공인하고 새로운 사회 질서로 삼으려 했다. 하지만 그의 사후 결국 로마는 동과 서로 갈라졌고, 이후 서로마는 게르만족의 대이동 등으로 멸망하고 만다. 이후 서유럽은 기독교 중심의 중세시대가 시작됐다. 기독교가 사회 전반을 지배하면서 ‘탐욕’은 죄악시 됐고 이에 따라 부를 불리는 무역과 금융업도 쇠퇴해 갔다. 무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던 해양산업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이 틈을 타 바다에서 힘을 불린 새로운 강자 ‘바이킹’이 등장했다. 국가 단위가 아니라 소규모 부락 단위로 움직이던 바이킹은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정착한 뒤 유럽 내륙은 물론 영국까지 진출했다. 그들은 야만적이고 잔혹한 이미지로 알려진 것과 달리 탁월한 항해 기술을 지녔고, 내부 문제는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했다. 바이킹의 이런 전통은 훗날 영국 의회제도에도 영향을 준다. 임 박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바이킹의 이미지는 바이킹에 침략 당했던 유럽 기독교 국가들의 기록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라면서 “그들은 통합된 정치체계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무정부주의 성향이 강했고, 이런 독특한 사고는 현대 북유럽 국가들이 이상적인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가브리엘의 계시를 받는 무함마드.바이킹이 북에서 서유럽을 압박했다면 남쪽으로는 이슬람 세력이 준동했다. 621년 무함마드는 천사 가브리엘이 계시를 받고 이슬람교를 창시했다. 곧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세력은 중동, 북아프리카, 이베리아 반도에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했다. 이슬람 제국은 상인이었던 무함마드의 영향을 받아 경제적으로도 매우 융성했으며, 동과 서를 잇는 중개 무역을 완벽히 장악했다. 지중해의 패권도 이슬람 제국의 몫이었다.적으로 둘러싸인 서유럽은 결국 십자군 전쟁이란 강수를 뒀다. 이 과정에서 베네치아 공화국이 큰 성장을 거둔다. 4차 십자군 원정에서 십자군을 레반트 지역까지 이송하는 계약을 체결했던 베네치아는 정작 십자군이 이를 지불할 돈이 없자, 이들을 지원 대상이었던 동로마 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보내 약탈을 시켜 빚을 갚도록 했다. 베네치아는 4차 십자군 원정에 따른 이득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은 물론 무역을 방해했던 동로마 제국의 힘을 약화시키면서 지중해의 패자로 급부상했다. 베네치아는 유럽의 무역은 물론 금융의 중심지로 발돋움했다. 임 박사는 “4차 십자군 전쟁 직후 베네치아에서 근대적 은행의 효시인 방코(Banco)가 등장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흑사병 창궐 당시를 묘사한 피테르 브뢰헬 죽음의 승리◇ “육두구를 찾아라” 대서양 개척에 나선 서유럽1346년 유럽에서 발병한 흑사병은 곧 대륙 전체를 강타했다. 치사율이 50%가 넘는 이 질병의 대유행으로 유럽 인구 3분의 1이 줄었다. 문제는 당시 흑사병의 치료제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해 창궐했다는 점이다. 흑사병에 대한 공포가 극에 달한 가운데 영국의 한 의사가 향료인 ‘육두구’가 흑사병을 막아준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유럽 각 국은 육두구 확보에 혈안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제는 육두구 산지로 알려진 중앙아시아로 가는 길을 오스만 제국이 철저히 막고 있다는 사실. 결국 유럽인들은 배를 타고 바다로 나아가 육두구 산지를 찾는 여정을 떠나야만 했다. 대항해 시대의 시작이다.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는 지구가 둥글다는 ‘지구 구형론’에 기반 해 서쪽으로 항해를 하더라도 동쪽의 인도에 도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스페인의 지원을 받은 그는 인도에 도달하진 못했지만 신대륙을 발견했다.포르투갈의 페르디난드 마젤란 탐험대는 스페인에서 출발해 남아메리카를 거쳐 필리핀에 도착한 뒤 아프리카 희망봉을 찍고 다시 스페인으로 돌아옴으로써 세계 일주를 완성했다. 마젤란의 세계 일주는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입증한 역사적 사건이었다. 바스쿠 다가마가 개척한 인도 항로그보다 몇 해 전 포르투갈의 바스쿠 다가마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인도에 도달하는 ‘인도 항로’를 개발했다. 1511년 포르투갈 선원들이 인도 항로를 이용해 육두구의 산지였던 말레이시아 말라카를 발견했다. 이때부터 유럽 각국은 지중해가 아니라 동남아시아 무역 패권을 두고 다투게 됐다. 대항해 시대를 주도했던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맞선 것은 영국·네덜란드(영란) 연합군이었다. 결국 영국-스페인 해전에서 영란 연합군이 승리함에 따라 동남아시아 향료 무역 주도권이 반(反) 가톨릭의 양 국가로 넘어갔다.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는 1600년 동인도회사를 세우고 육두구 무역권을 일임했다. 네덜란드도 2년 뒤 동인도 회사를 세우며 이를 뒤따랐다. 두 나라의 동인도회사는 합병을 논의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이어갔지만 1623년 네덜란드 상인들이 향신료 제도라 불리던 말라카 제도에서 영국 상인들을 습격해 살해한 암보이나 학살 사건으로 등을 돌렸다. 말라카 제도에서 영향력을 상실한 영국은 인도로 눈을 돌려 후추 재배에 박차를 가했다.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야욕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영국을 몰아낸 네덜란드는 1641년 포르투갈령 말라카를 공격해 무력으로 장악했고, 근처 나무를 베어내면서 육두구 공급을 철저하게 통제하려 했다. 임 박사는 “암보이나 학살사건과 포르투갈령 무력장악은 인간의 탐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하고 “탐욕의 끝은 결코 아름다울 수 없다”고 단언했다. ◇‘위대한 생각’은…이데일리와 이데일리의 지식인 서포터스,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경제 인문학 토크 콘서트입니다. 우리 시대 ‘지성인’(至成人·men of success)들이 남과 다른 위대한 생각을 발굴하고 제안해 성공에 이르도록 돕는 프로그램으로, 지난해 이데일리 창립 20주년을 맞아 기획했습니다. ‘위대한 생각’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 이데일리TV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