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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C’s Pick]“여전히 핫한 STO”…한우 조각투자 ‘뱅카우’ 투자 유치
- [이데일리 김연지 기자] 이번 주(3월 27일~31일)에는 메타버스와 신재생에너지, 로봇 등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이 벤처캐피털(VC)과 액셀러레이터(AC)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토큰증권발행(STO)에 대한 각종 기업 및 금융권의 관심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 투자자와 한우 농가를 연결하는 한우 공동 투자 플랫폼 ‘뱅카우’ 운영사가 유의미한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업계 관심을 끌었다.(사진=이미지투데이)◇ 한우 조각투자 플랫폼 ‘스탁키퍼’한우 조각 투자 플랫폼 ‘뱅카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는 신한벤처투자와 씨케이디창업투자, 현대기술투자, KT인베스트먼트, 인라이트벤처스, IBK케피탈 등으로부터 58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뱅카우는 송아지의 소유권과 함께 사육·매각·손익 배분을 수행하는 서비스 계약을 결합해 판매한다. 약 4만원대 소액(조각) 투자부터 500만원에 달하는 소 한마리 투자까지 상품이 다양하다. 서비스 출시 18개월만에 누적투자 금액은 약 60억원, 총 펀딩건수는 약 1만9000건을 기록했다.투자사들은 뱅카우의 서비스 경쟁력과 유통체인으로의 확장성 등을 높이 평가했다. 스탁키퍼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앞으로 다양한 가축자산 투자상품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 버추얼 IP ‘블래스트’버추얼 지식재산권(IP) 스타트업 블래스트는 DSC인베스트먼트와 자회사 슈미트로부터 20억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블래스트는 지난해 2월 MBC에서 독립 분사한 버추얼 IP 스타트업이다. 독보적인 컴퓨터 그래픽 노하우와 자체 버추얼 스튜디오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투자사들은 컴퓨터 그래픽과 리얼타임 콘텐츠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빠르게 늘어가는 가운데 블래스트는 차별화된 파이프라인과 국내 최고 수준의 버추얼 라이브 솔루션을 앞세워 높은 기술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 봤다. 블래스트는 이번 투자를 통해 버추얼 기술, 콘텐츠 기획 역량을 더욱 고도화해 메타버스와 케이팝을 결합한 새로운 IP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메타버스 SNS ‘닫닫닫’차세대 SNS 플랫폼 ‘올로보’를 개발 중인 닫닫닫은 KB인베스트먼트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비티씨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44억 원 규모의 프리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올로보는 소셜미디어와 메타버스가 결합한 차세대 콘텐츠 서비스이다. 목소리를 입힌 아바타를 통해 이용자들이 손쉽게 고품질의 애니메이션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용자 간 소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투자사들은 닫닫닫의 기술력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올로보에서 사용자들은 직접 연기하거나 표정을 짓지 않아도 본인이 원하는 감정과 몸짓을 표현할 수 있다. 추루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음성에서 감정을 추출해 선택지가 추천되는 기능이 더해질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금을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 중인 ‘올로보’ 플랫폼의 개발 및 운영에 투입한다. ◇ 재생에너지+핀테크 ‘루트에너지’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한 주민참여 솔루션 기업 루트에너지는 라이트하우스컴바인인베스트와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KDB산업은행, 현대해상 등으로부터 45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지난 2013년 설립된 루트에너지는 재생에너지와 핀테크를 결합한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재생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해 ‘주민참여형 재생에너지’라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다.투자사들은 루트에너지가 기존에 존재하지 않았던 재생에너지 주민참여 자문·금융·운영 솔루션 시장을 개척한 점뿐 아니라 약 12GW 규모의 고객사를 확보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루트에너지는 이번 투자를 바탕으로 베트남 지사 확대와 함께 글로벌 기업의 RE100 이행 솔루션을 다각화한다. 또 자체 자산을 늘리는 IPP(민자발전사업) 사업을 추진하고, 해상풍력 주민참여 사업 수요에 맞춰 주민참여와 금융·보험 자문 사업도 확장한다.◇ 로봇 업계 정보비대칭 해결 ‘빅웨이브로보틱스’RaaS(Robot-as-a-Service) 플랫폼 ‘마로솔’을 운영하는 빅웨이브로보틱스는 KB인베스트먼트와 미래에셋캐피탈, 신한벤처투자, 위벤처스, 에이스톤벤처스 등으로부터 98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공급자 위주의 시장이었던 로봇 업계의 극심한 정보비대칭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마로솔은 고객의 상황과 환경에 맞는 최적의 로봇 솔루션을 추천·공급하는 플랫폼이다. 국내 로봇 솔루션 공급기업의 80%인 400여개 공급기업과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 고객이 자동화를 희망하는 공정을 촬영해 업로드하면 2만건 이상의 방대한 자동화 데이터베이스가 성공·실패·지연 케이스를 시나리오별로 분석, 최적의 공급기업과 제품을 매칭해 탐색비용과 실패위험을 최소화한다.투자사들은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주목받는 로봇 테마에서 빅웨이브로보틱스가 로봇 수요회사와 로봇 제조회사를 연결시키는 새로운 서비스와 생태계를 창출시키고 있다고 봤다. 빅웨이브로보틱스는 이번 투자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최적의 로봇 솔루션을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로봇 솔루션 경쟁력 강화, 솔링크 기술 고도화, 전국 24시간 서비스 네트워크 등을 구축할 계획이다.
- 새학기 맞아 아이들 예방 백신없는 ‘수족구병’ 주의해야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지난 20일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에서의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면서 코로나19 엔데믹(endemic, 감염병 주기적 유행)이 현실화하고 있다. 3년 넘게 이어지던 코로나19 한파가 서서히 마무리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일상 복귀가 마냥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대면 접촉이 줄면서 감소했던 감염병이 다시 유행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새 학년 새 학기를 맞은 우리 아이들의 경우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봄철과 맞물려 감염병에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 이맘때 특히 조심해야 할 감염병 중 하나가 ‘수족구병’이다. 수족구병은 4월 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6월 중순 또는 7월까지 유행하는 급성바이러스질환이다.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집단생활에서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수족구병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이어지면서 환자 수가 크게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수족구병으로 병원을 찾은 진료 인원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9년 한해만 51만8687명에 달했지만 2020년 3만3210명, 2021년 1만6328명으로 2019년 대비 각각 6.4% 3.1%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김민성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수족구병은 날씨가 온화한 봄철 이후 특히 주의해야 하는데 비교적 전염성이 강해 한 아이가 걸리면 다른 아이들도 쉽게 걸릴 수 있다”며 “코로나19 유행의 반대급부로 그동안 수족구병이 주춤했지만 코로나19 엔데믹이 현실화하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증상은 열 감기와 비슷… 손·발 등에 수포성 발진 나타나수족구(手足口)병은 이름 그대로 손, 발, 입안에 물집이 잡히는 병이다. 영어명 역시 ‘Hand-foot-and mouth disease’다. 콕사키바이러스(Coxsackievirus A16) 또는 엔테로바이러스(enterovirus 71) 감염에 의해 발병한다. 엔테로바이러스에 의해 생긴 수족구병이 콕사키바이러스보다 더 심하게 나타나는데 무균성 뇌막염, 뇌염, 마비성 질환 등 신경계 질환을 동반할 수 있다. 생후 6개월에서 5세 이하의 아이들이 많이 걸리고 침, 가래, 콧물, 대변 등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된다. 수족구병은 열나는 감기와 증상이 거의 비슷하다. 대개 가벼운 질환으로 미열이 있거나 열이 없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은 7~10일 후면 자연 회복된다. 수족구병은 손, 발, 입안의 안쪽 점막과 혀, 잇몸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영유아는 기저귀가 닿는 부위에 수포가 형성되기도 한다. 발진은 발보다 손에서 더 흔하고, 3~7㎜ 크기의 수포성으로 손바닥과 발바닥보다는 손등과 발등에 더 많다. 또 발열, 두통과 함께 설사, 구토 등이 발생할 수 있고 물을 삼키거나 음식을 섭취하기 어려워 탈수 증상을 겪기도 한다. 드물게는 뇌간뇌염, 뇌수막염, 급성이완성 마비, 신경원성 폐부종, 폐출혈 등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잘 먹이는 게 치료 핵심… 설사 없다면 아이스크림도 괜찮아아이가 수족구병에 걸렸다면 우선 잘 먹여야 한다. 입안이 아파 아이가 잘 먹지 못할 때는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준비한다. 따뜻한 음식보다는 찬 음식을 더 잘 먹을 수 있다. 설사만 없다면 아이스크림을 줘도 상관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주면 아파도 잘 먹는 경우가 많고 찬 것을 먹이면 입안이 얼얼해져 아픈 것도 좀 잊을 수 있다. 찬물도 괜찮다. 열이 많이 난다면 해열제를 사용할 수 있다.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30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로 닦아준다. 수족구병을 진단받은 영유아가 △38도 이상의 열이 48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39도 이상의 고열이 있는 경우 △구토·무기력증·호흡곤란·경련 등의 증상을 보이는 경우 △팔다리에 힘이 없거나 걸을 때 비틀거리는 경우에는 합병증을 의심해야 한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대부분 저절로 좋아지지만, 간혹 탈수나 합병증으로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아이가 잘 먹지 못하고 8시간 이상 소변을 보지 않는 경우 탈수를 의심하고, 열이 심하면서 머리나 배를 아파하고 토하거나 처지는 경우에는 뇌수막염이나 심근염 등을 의심할 수 있다”고 했다. ◇백신 등 예방법 없어, 손씻기 등 위생관리 철저히 해야수족구병은 현재 백신이 없다. 따라서 예방을 위해서는 영유아들이 손씻기를 생활화하도록 지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또 장난감, 놀이기구, 집기 등을 소독하는 등 환경을 청결히 해야 한다. 비말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되는 것을 막기 위해 기침 예절도 준수하도록 한다. 수족구병에 걸린 아이는 열이 내리고 입의 물집이 나을 때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보내지 않는다. 김민성 교수는 “수족구병은 주로 발병 첫 주에 가장 전염성이 크지만, 증상이 사라진 후에도 분변 등을 통해 수 주간 계속해서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며 “전염성이 강한 시기에는 자가 격리를 하도록 하고 이후에도 분변 관리나 손씻기 등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수족구병 이렇게 예방해요1. 철저한 손 씻기 생활화하기- 외출 후, 배변 후, 식사 전후, 기저귀 교체 전후 흐르는 물에 30초 이상 비누로 꼼꼼히 씻기2. 아이들 장난감, 놀이기구 등 소독하기3. 환자 배설물이 묻은 옷 등 철저히 세탁하기4.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증상이 있는 경우 소아청소년과에서 진료받고 스스로 자가 격리하기
- CU, 간편식 신규 브랜드 ‘다이닝 테이블’ 론칭
-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BGF리테일(282330)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간편식 품질을 한 차원 높인 신규 브랜드 ‘다이닝 테이블’을 정식 론칭한다고 31일 밝혔다.CU 다이닝 테이블 론칭. (사진=BGF리테일)다이닝 테이블은 ‘편의점 간편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는 콘셉트로 레스토랑 메뉴를 편의점 상품으로 구현한 CU의 새로운 간편식 라인업이다.기존 편의점 간편식들이 한식 위주였다면 CU 다이닝 테이블은 양식 중심의 메뉴들로 구성된다. 김밥, 삼각김밥, 도시락 등의 틀을 깨고 샐러드, 조리면, 단품 요리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대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넓힌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동종 일반 가공식품 대비 다이닝 테이블은 신선식품으로 만들어져 전문점 수준의 고품질을 자랑하며 알찬 구성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가성비를 높였다.다이닝 테이블은 파스타(5500원), 밀샐러드(5800원), 웨스턴 요리(8900원) 각 3종씩 총 9종의 상품이 출시됐다.파스타는 오리지널 뽀모도로, 쉬림프 알리오올리오, 비프 매콤크림 파스타로 한국인이 좋아하는 인기 파스타들을 내세웠다. 해당 상품들은 300g 이상의 푸짐한 중량이지만 가격은 레스토랑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CU 다이닝 테이블. (사진=BGF리테일)밀샐러드는 하와이안 포케 샐러드를 벤치마킹해 만든 치킨 시저, 쉬림프 레몬, 우삼겹 오리엔탈 샐러드로 다채로운 메인 토핑과 드레싱으로 메뉴를 다양화해 가벼운 한 끼 식사를 찾는 소비자들을 공략한다.최근 건강과 다이어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올해(1~3월) CU의 샐러드 매출은 전년 대비 22.5% 상승했다. CU는 관련 상품들의 성장세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다이닝 테이블의 샐러드 상품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웨스턴 요리는 식사나 안주, 캠핑 음식 등으로 활용도가 높은 고급 메뉴다. 스파이시 치킨·구운 채소, 킬바사 소세지·포테이토, 함박스테이크·맥앤치즈로 패밀리 레스토랑 메뉴를 그대로 구현했으며 주요리와 사이드 메뉴의 조화가 돋보이는 제품들이다.다이닝 테이블 상품은 CU의 커머스 앱 포켓CU에서 예약 구매를 이용하면 4월 한 달간 최대 14%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샐러드의 경우, 구독쿠폰을 통해 30일 동안 10회, 구매 시 20% 정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CU는 다이닝 테이블 론칭과 함께 시그니처 햄버거(3900원)도 함께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THE 레드 버거, 그린 버거, 옐로 버거 총 3종으로 버거 번에 식재료와 연관된 색감을 입힌 이색 컬러 상품이다.햄버거 품질 업그레이드를 위해 영국산 숙성체다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숙성체다는 9개월 이상 숙성한 체다에만 부여되는 명칭이다. 기존 상품 대비 치즈의 두께, 함량, 중량을 최대 17% 가량 높이고 염도는 더 줄여 맛뿐만 아니라 건강까지 고려했다. 이 치즈는 CU의 모든 햄버거와 샌드위치에 적용될 예정이다.황지선 BGF리테일 간편식품팀장은 “리오프닝 이후 편의점 간편식에 대한 수요가 날로 증가하고 고객들의 눈높이도 높아짐에 따라 가성비와 함께 프리미엄 투트랙 전략으로 편의점의 새로운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이닝 테이블은 시즌별 추가 신상품 출시와 관련 프로모션을 더욱 강화해 고객 만족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심장 가늘게 떨리는 ‘심방세동’ 뇌졸중 유발 위험 높여 초기 진단 중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부정맥 중 하나인 심방세동은 느닷없이 부르르 떠는 심장박동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노화가 주 원인으로, 노년기 급격하게 는다. 전체 60대에 5% 남짓이던 환자가 80대에 이르면 약 15% 까지 증가한다. 인구 고령화로 환자가 계속 늘면서, 나중에는 고혈압처럼 대중적인 질환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따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심장혈관내과 진은선 교수의 도움말로 심방세동에 대해 알아본다. ◇ 뇌경색 유발하는 부정맥, 심방세동심장 박동이 빨리 또는 느리게 불규칙적으로 뛰는 질환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부정맥의 범주는 매우 넓어 그 자리에서 급사하는 부정맥부터 무시해도 되는 부정맥까지 다양하다. 심방세동은 이러한 부정맥 중 하나다. 심방세동은 부정맥 중에서도 매우 흔한 질환이다. 노인의 10~15%가 경험하지만 이해도가 부족하다보니 방치하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뇌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 심장 부르르~ 가늘게 떨리면서 혈액 방출 못시켜 심장은 규칙적으로 온몸에 피를 순환시켜 주는 펌프라고 할 수 있다. 윗집인 심방의 동결절이라는 부위에서 전기를 만들어 아랫집인 심실을 규칙적으로 수축시킨다. 그런데 동결절이 아닌 심방의 다른 부위에서 마치 불꽃놀이 하듯 후루룩 전기가 튀면서 심방이 가늘게 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심실도 영향을 받아 혈액이 힘차게 방출되지 못한다. 이런 현상이 심방세동이다. ◇ 심방세동으로 발생한 혈전이 뇌로 가면 뇌경색 유발심방세동이 급사를 유발하는 질환은 아니더라도 뇌경색은 매우 조심해야 한다. 심방세동 환자의 30%가 평생 한번 이상 뇌졸중을 경험할 정도다. 심방이 파르르 떨면 안에 있던 피가 심실로 내려가지 못해 고이고, 그 결과 피가 뭉쳐 혈전이 생긴다. 이 혈전이 떨어져 나가 혈관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뇌혈관을 막으면 그것이 뇌경색증이다.◇ 심장 두근두근, 숨차고 무력감까지 호소심장이 콩닥콩닥 두근대거나, 불규칙하게 뛰기 때문에 불안한 느낌이 든다. 심방세동인지 모르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다니다가 오는 경우도 있다. 심박출량이 감소하다보니 가슴이 답답하거나 숨이 찬 느낌, 무력감을 호소하는 분도 있다. 또 부정맥이 있는 상태에서 걷거나 운동하면 숨이 더 가빠지기도 한다. 이와는 달리 아예 증상이 없을 수도 있어서 부정맥은 자가진단으로 100% 판단할 수 없다. ◇ 발작성으로 나타나면 생활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진단하루 종일 증상이 지속되는 지속성 심방세동에는 심전도 검사가 유용하지만, 가끔씩 나타나는 발작성 심방세동에는 검사에 한계가 있다. 심전도는 심방세동이 유발될 때 측정해야 한다. 이런 환자는 심전도를 몸에 부착하고 하루나 이틀 기록하는 생활심전도(홀터)검사를 받으면 된다. 24시간에서 72시간 동안 심전도 장치를 가슴에 부착해서 맥박을 기록한다. 더 길게는 3일, 일주일, 2주일 단위로 측정하는 장치도 있다. 만일 1년에 몇 번씩만 증상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뜸하다면, 평상시 들고 다니다가 부정맥이 발생했을 때 사용하는 간이심전도 기기를 이용하면 된다. 이외에도 심장 부위 피부에 작은 칩을 넣어두고 기록하는 삽입형 심전도기록장치도 있다. 최장 3년까지 기록한다. ◇ 스마트워치로 이상확인했다면,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필요부정맥을 진단하는 데에 심전도 기능이 있는 스마트워치가 매우 유용한다. 두근두근 이상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스마트워치로 즉시 심전도를 찍어 보자. 또는, 특별히 증상이 없는데도 부정맥이 있다는 경고가 뜨는 경우에도 심전도를 찍는 것이 좋다. 스마트워치 심전도는 이렇게 매우 유용하지만, 스마트워치가 잘못 판독하는 사례도 꽤 많기 때문에 스마트워치의 판독을 그대로 믿지 말고, 해당 심전도를 출력해서 병원으로 가져와 전문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혈전 방지 치료와 심장 박동 찾아주는 치료 동시 시행심방세동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혈전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항응고치료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동반질환이 있는지, 나이, 뇌경색증 기왕력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기고, 기준을 넘어서 혈전이 생길 위험도가 높다고 판단되면 약을 처방을 한다. 다른 하나는 심방세동 자체를 치료하는 것이다. 심방세동이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는 발작성의 경우에는 비교적 초기이기 때문에 약을 써서 적극적으로 정상리듬을 유지시켜주는 치료를 한다. 약을 써도 부정맥이 강하게 튀어나오는 환자는 고주파로 해당 부위를 지져주는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이나 냉동풍선시술을 하게 된다. 두 가지 시술방법이 어떤 것이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고 비슷한 결과를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심방세동의 다양한 원인 부위를 한 번에 시술할 수 있는 고주파도자절제술을 더 선호한다. 고주파도자절제술은 다리 정맥 부위를 부분 마취한 뒤 관을 삽입해 심장까지 밀어 넣어 시술하는 방식이다. 전신마취를 하지 않아 부담이 적고, 통증과 위험성도 낮은 편이다. ◇ 부정맥에 대한 이해가 우선, 적극적인 검사 필요환자들이 자신의 병에 대해 과학적으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고, 효과가 입증되지 않고 부작용 위험이 있는 건강보조제를 임의로 복용하지 않는 등 치료과정에 적극 협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슴이 두근거린다고 걱정만 하지 말고 무조건 검사받을 것을 권한다. 부정맥의 검사는 대단한 것이 아닌 바로 심전도이다. 항상 두근거림이 있거나 맥박이 불규칙해서 부정맥이 의심되는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심전도 검사를 해 보고, 전문의와 상의해서 추가적인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 현실과 이상의 괴리, 가위질할 수 있다면[정하윤의 아트차이나]<25>
- 마오쉬후이의 ‘붉은 가위’(2001). 지금껏 30년 남짓 가위를 테마로 작업해온 마오쉬후이의 ‘가위 시리즈’ 중 한 점이다. 별다른 치장이나 군더더기 없이 가위 하나로만 화면을 꽉 채우고 있다.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히 위협적이다. 때론 세상의 권위에 저항하는 무기로, 때론 자신의 분노를 드러내는 도구로 쓰인 마오쉬후이의 가위는, 이후 일상의 다른 사물을 눌러버리는 권력의 화신이 돼 점점 화면을 지배해나갔다. 캔버스에 유채, 180×130㎝, ⓒ마오쉬후이·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중국 그림을 보지 못한 지 한참입니다. 한국 미술시장이 자못 뜨거웠던 지난해와 올해, 세계의 작가와 작품이 우리를 기웃거리던 때도 중국은 없었습니다. 중국 ‘큰손’ 컬렉터의 규모와 수가 미국을 제쳤다는 얘기도 이미 2~3년 전입니다. ‘으레 미술은, 그림은 그런 것’이라며 반쯤 우려하고 반쯤 체념했던 한국화단을 뒤흔든, 기발한 감수성으로 뒤통수를 내리쳤던 중국 작가들이 하나둘 사라졌습니다. 예술을 예술이 아닌 잣대로 들여다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술에 기대하는 희망 역시 그런 게 아니겠습니까. 정치에도 경제에도 답이 없다 생각할 때 결정적인 열쇠를 예술이 꺼내놨습니다. 오랜시간 미술사를 연구하며 특히 중국미술이 가진 그 힘을 지켜봤던 정하윤 미술평론가가 이데일리와 함께 그 지점 그 장면을 들여다봅니다. 때마침 ‘한중 수교 30주년’입니다.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먼저 돌아보는 시간이고 먼저 찾아가는 길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 여러분을 깊고 푸른 ‘아트차이나’로 안내합니다. <편집자 주> [정하윤 미술평론가] 시뻘건 몸체. 녹슨 칼날. 뾰족하고 거대한 몸집의 가위가 화면을 지배한다. 어째 섬뜩한 느낌이 드는 이 그림(‘붉은 가위’ 2001)은 중국 화가 마오쉬후이(毛旭輝·67)가 그렸다. 30년 가까이 가위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그이지만 처음부터 이런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니다. 딱히 서늘한 그림을 그릴 이유도 없었다. 성장 과정에서도 별 특이사항이 없었고, 세상이 그에게만 특별히 가혹한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마오쉬후이는 온화한 날씨 덕에 ‘중국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쿤밍 지역에서 자랐다. 그래서인지 마오쉬후이의 초기작은 인상주의 뺨칠 만큼 아름다운 색채로 그린 따뜻한 풍경화였다. 그런 그가 돌연 위협적인 가위를 그리게 된 까닭은 뭘까. 화가의 생애를 짚어보는 것이 그 이유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거다. 마오쉬후이는 그림 잘 그리는 사람으로 일찍부터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미술에 눈을 뜬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그는 마오쩌둥 시대 여느 청년들처럼 10대 후반부터 노동자로 일했다. 주요 업무는 백화점 창고를 지키는 것. 여덟 시간의 노동, 두 시간의 정치교육, 이어지는 저녁 회의가 마오쉬후이의 반복되는 일상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한 친구가 연필 소묘에 관한 책을 그에게 선물했다. 평소 마오쉬후이가 미술에 대한 관심을 내보여서인지 친구가 먼저 그의 소질을 알아봤던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작은 책이 10대 후반의 이 청년을 제대로 자극했던 것만큼은 확실하다. 책을 받은 이후 마오쉬후이는 틈나는 대로 데생을 연습했다. 독학이었음에도 실력은 쑥쑥 자랐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 마오쉬후이는 쿤밍에 아마추어 화가들의 야외스케치 모임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됐고, 주중 노동시간을 늘려 주말시간을 확보한 뒤 그 무리에 합류했다. 그리고 그들 덕분에 아름다운 색채로 그린 낭만적인 풍경화에 눈을 떴다. ‘쿤밍 풍경’(1976)은 그 무렵 마오쉬후이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 화창한 날씨, 밝은 색채, 자신감 있는 붓질. 아주 숙련된 화가의 작품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맑고 밝은 매력이 돋보이는 그림임은 분명하다. 특히 당시 중국에 유통하던 그림이 모조리 정치 선전화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마오쉬후이의 순수한 풍경화는 이례적이고 그 자체로 도전적이기까지 하다. 마오쉬후이의 ‘쿤밍 풍경’(1976). 마오쉬후이의 초기작. 고향 쿤밍에서 아마추어 화가들과 야외스케치를 다니던 시절 눈을 뜬 ‘낭만적인 풍경’을 화면에 그대로 옮겨냈다. 두툼하지만 밝은 색채로 자신있게 그어낸 순수한 붓질이 도드라진 작품이다. 종이에 수채, 42×36㎝, ⓒ마오쉬후이·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연이은 좌절…절망·고통, 거친 붓질과 사발술로 풀어재능이 있던 만큼 화가가 되고 싶은 마음도 간절했을 터. 마오쉬후이는 길고 긴 문화대혁명이 끝나자마자 윈난사범대에 진학해 그림을 배우기 시작했다. 학교에서 그림을 배울 수 있는 것 자체는 물론 좋은 일이지만 배우는 내용은 지루했다. 기술적인 부분은 이미 마스터한 뒤였으니까. 마오쉬후이의 배움터는 학교 밖이었다. 뜻을 같이하는 미대생들과 함께 스케치여행도 떠나고 미술이론도 공부했다. 각종 미술잡지를 섭렵하고 동서양 미술사스터디를 하기도 했다. 열심히 한 만큼 일이 풀리면 참 좋을 텐데,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잘 그렸고, 모두가 따놓은 당상이라고 얘기했던 미술대 강사 보직을 마오쉬후이는 결국 얻지 못했다. ‘실력’만으로 얻을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던 거다. 어쩔 수 없이 그는 다시 백화점 노동자로 복귀했다. 역시나 예술과는 별 상관이 없는 곳이었다. 그는 또다시 매일 여덟 시간씩 쇼윈도를 꾸미고, 영혼 없이 간판을 꾸몄다. 인생을 허비하는 느낌이었다. 그렇다고 미술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주간에는 생업을 이어가면서 야간과 주말에는 그림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러다가 베이징에 가서 기어이 보고만 전시 하나가 결국 마오쉬후이를 뒤집어 놓았다. 막스 베크만, 안젤름 키퍼, 게오르그 바젤리츠 등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강렬하게 표현한 그림이었다. 마오쉬후이는 전율을 느꼈다. 이후 마오쉬후이는 더욱 절박하게 그림에 매달렸다. 화면은 거칠어졌다. 색도 어두워지고, 붓질도 난폭해졌다. 술도 더 많이 마셔댔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 절망과 고통을 거친 붓질과 사발 술로 풀어냈다. 그렇게 영혼을 다바쳐 그린 마오쉬후이의 그림은 또 한번 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엄청난 화가가 있다!’ 마오쉬후이는 그 기세를 몰아 야근수당을 모으고 빚까지 더해 전시를 열었고, 다행히 전시는 호평을 받으며 여러 지역을 순회하기까지 했다. 커리어는 이제야 좀 상승세를 타는 듯했다. 하지만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게 세상의 이치. 마오쉬후이의 개인 삶이 파탄 난 것이다. 그때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었다. 대학 동창이던 여자친구와 일찍이 결혼했던 그에게는 딸도 하나 있었다. 하지만 아내는 1987년, 세 살짜리 딸을 데리고 마오쉬후이의 곁을 떠났다. 신혼여행용으로 받았던 휴가를 친구들과 스케치여행으로 다 써버리고, 월급의 절반을 미술 관련 책을 사는 데 사용하고, 미친 듯 그림을 그리며 술에 절어 있는 남편을 버틸 수 없었던 거다. ‘가장 시리즈’는 이 무렵에 탄생한 작품이다. 검정과 흰색, 회색조로만 구성된 그림은 마치 날카로운 선들이 난도질을 하고 지나간 듯 보인다. 그 폭력적인 화면 안에는 검은색 사람이 흰색 등받이 의자에 기댄 채 앉아 있다. 모든 걸 놓은 듯 힘이 쭉 빠져 있는 이 사람이 작품명에서 말하는 ‘가장’이다. 퇴근 후 텅 빈 집으로 돌아와 몇 시간씩 흑백텔레비전 앞에 멍하니 앉아 있는 본인의 모습이기도 하다(‘등받이의자의 가장’ 1989). 마오쉬후이의 ‘등받이의자의 가장’(1989), 미술로 꿈을 품었으나 미술로 좌절한 시절에 그린 ‘가장 시리즈’ 중 한 점이다. 내면세계를 강렬하게 표현한 독일 표현주의 작가들의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듯 거친 화면에 어둡고 난폭하게 그어댄 붓질이 특징. 색을 뺀 흑백톤으로 붓 대신 칼을 쓴 것처럼 날카로운 선이 난무한 그림에 자신의 처지를 투영한 ‘가장’을 박아넣었다. 이후 가장은 어느 순간 가위로 바뀌어 등장했다. 캔버스에 유채, 90×80㎝, ⓒ마오쉬후이·탕컨템포러리아트 제공.앞서 본 ‘붉은 가위’는 ‘가장 시리즈’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어느 순간 가위는 남자 대신 의자를 차지하더니 점차 의자로부터 분리돼 침실이나 거실 등의 공간에 침입했다. 갑작스럽게 등장한 가위가 가장을 둘러싼 세상에 위협을 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급작스럽게 등장한 가위는 그 무렵 마오쉬후이가 느꼈던 위기감을 상징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노년에 그린 가위들, 차분하고 얌전해져 그때는 바야흐로 중국 현대미술의 전성기. 국제 미술계에 중국 현대미술이란 어마어마한 돌풍이 일어나던 시기였다. 외국의 자본은 중국으로 들어와 여러 작가를 선택해 국제무대에 데뷔시켰고, 해외 이곳저곳에서 동시대 중국 그림 가격이 폭등했다. 해외 큐레이터나 딜러로부터 선택을 받은 몇몇 작가는 그야말로 돈방석에 앉았다. 대개 중국의 역사를 전면에 드러내며 이국성을 뽐내는 작품이었다. 절친이던 장샤오강 같은 마오쉬후이의 또래들도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반면, 중국역사나 마오시대의 도상을 전면에 드러내기보다는 인간 존재의 본질이나 내면의 괴로움을 다루는 마오쉬후이의 작품은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마오쉬후이는 이런 상업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을 느꼈다.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는지도 모른다. 이곳저곳 제멋대로 춤추며 다니는 그림 속 가위는 이런 상황 속에서 자신이 느끼는 위기감을 나타내는 동시에 온갖 걱정과 난관을 끊어내고 훨훨 마음대로 날고 싶은 자신을 대변하는지도 모르겠다. 어느덧 60대 중반을 넘긴 마오쉬후이의 화면에는 여전히 가위가 등장한다. 그러나 분위기는 예전과 다르다. 서슬이 퍼렇긴 하지만 더 이상 난폭한 가위질을 해대진 않는다. 칼질 같던 붓질도 사라졌다. 가위는 어떤 공간에도 속하지 않은 채 차분한 화면에 얌전히 놓여 있다. 어떻게 보면 실재가 아닌 것도 같다. 기억 속 존재인 것처럼 아련하다. 과거 마오쉬후이를 괴롭히던 여러 문제가 더 이상 그를 괴롭히지 않는다는 의미일까. 노년의 화가는 이제 젊은 시절의 번민으로부터 해방된 걸까. 모든 것을 난도질하던 가위도, 그 가위질을 닮은 붓질도 사라진 화면에 어쩐지 안도하게 된다. △정하윤 미술평론가는…1983년 생. 그림은 ‘그리기’보단 ‘보기’였다. 붓으로 길을 내기보단 붓이 간 길을 보고 싶었단 얘기다. 예술고를 다니던 시절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푹 빠지면서다. 이화여대 회화과를 졸업했지만 작가는 일찌감치 접고, 대학원에 진학해 미술사학을 전공했다. 내친김에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샌디에이고 캠퍼스에서 중국현대미술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사실 관심은 한국현대미술이었다. 하지만 그 깊이를 보려면 아시아란 큰물이 필요하겠다 싶었고, 그 꼭대기에 있는 중국을 파고들어야겠다 했던 거다. 귀국한 이후 미술사 연구와 논문이 주요 ‘작품’이 됐지만 목표는 따로 있다. 미술이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란 걸 알리는 일이다. 이화여대 등에서 미술교양 강의를 하며 ‘사는 일에 재미를 주고 도움까지 되는 미술이야기’로 학계와 대중 사이에 다리가 되려 한다. 저서도 그 한 방향이다. ‘꽃피는 미술관’(2022), ‘여자의 미술관’(2021), ‘커튼콜 한국 현대미술’(2019), ‘엄마의 시간을 시작하는 당신에게’(2018) 등을 펴냈다.
- 발병하면 사망 위험까지! 뇌혈관질환... 골든타임이 중요
-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뇌혈관에서 발생하는 초응급질환에는 뇌경색과 뇌동맥류를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뇌경색은 혈관이 혈전(피떡)으로 막히는 질환으로, 혈액공급이 차단되면서 뇌세포가 빠르게 괴사한다. 이른바 ‘허혈성 뇌졸중’이다. 서둘러 공급로를 확보해주지 못하면 사망 아니면 편마비와 같은 평생 후유증이 남는다. 뇌동맥류는 혈관의 일부가 꽈리처럼 불룩해지는 질환이다. 방치하면 압력으로 인해 얇은 부위가 터지는 ‘출혈성 뇌졸중’이발생할 수 있다. 두 질환 모두 뇌졸중의 범주에 들어있지만 발생 기전이 다른 만큼 증상에서 치료와 예방 또한 구분해야 한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신희섭 교수의 도움말로 뇌경색과 뇌동맥류에 대해 알아본다. ◇ 벼락 두통과 편마비만 알아도 응급상황 대처 갑자기 발생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위험까지 높은 뇌졸중은 초응급질환에 속한다. 예고없이 발생하지만, 두 질환에 대한 특징을 사전에 알고 있다면 신속한 대처와 치료로 이어질 수 있다. 뇌경색은 뇌혈관이 막히면서 편마비 또는 언어장애가 온다. 얼굴이 한쪽으로 돌아가거나 균형을 잡지 못하기도 한다. 뇌동맥류에 의한 뇌출혈은 ‘벼락두통’이 특징으로, 평생 이런 두통이 없다 싶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한다면 지체없이 응급실을 찾아야한다. ◇ 뇌경색은 골든타임 중요, 뇌출혈은 최대한 빠른 치료뇌경색은 골든타임이 중요한 질환이다. 발병 후 3시간 안에 혈전용해제를 투약하거나 시술을 시행해 혈류를 확보해야 뇌세포를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뇌출혈에는 골든타임이 따로 없지만 최대한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운 좋게 출혈량이 많지 않고, 혈액이 응고되면서 출혈이 멈추면 시간을 벌 수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출혈이 심하면 현장에서 사망할 확률이 높고, 응급처치를 받아도 평생 후유증을 남긴다.◇ 고령화로 계속 늘고 있는 뇌경색과거에는 뇌출혈 환자가 훨씬 많았지만 이제는 전체 뇌졸중 환자의 60~70%가 뇌경색 환자다. 고령화와 함께 고지혈증, 비만, 심방세동 등 부정맥환자가 증가하면서 덩달아 증가세다. 혈전은 심장이나 굵은 동맥 어디서나 생길 수 있다. 혈관에 생긴 노폐물 찌꺼기인 죽종이나 누수된 혈액이 응고돼 혈전이 만들어진다. 또 심장의 펌핑기능이 고장나 생긴 혈전이 혈관을 떠돌아다니다 뇌혈관을 막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초응급질환 뇌경색 50%는 혈전용해제 사용 어려워뇌경색은 혈관이 막히면서 뇌세포들이 시시각각 죽어가기 때문에 뇌세포를 살리기 위해선 1~2분을 다투는 초응급질환이다. 치료의 기본은 혈전을 녹이는 용해제를 투여하는 것이다. 하지만 뇌경색 환자 모두에게 혈전용해제를 투여할 수는 없다. 출혈 가능성이 있는 환자, 최근 큰 수술을 받았다거나 혈소판 수치가 낮아 지혈이 안 되는 환자, 과거 뇌출혈 경험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수축기 혈압이 185이상 일 정도로 혈압관리가 안 되는 환자도 제외된다. 결국 절반 정도의 환자에게만 혈전용해제를 쓰게 된다. ◇ 혈전용해제 어렵다면, 혈관내 혈전제거술 시행혈전용해제를 사용할 수 없다면, 혈관내 혈전제거술이 시행된다. 카데터를 집어넣어 혈관을 막은 혈전을 빼내는 시술이다. 카데터 끝에 스텐트가 달려있어 이를 펼쳐 혈전을 잡아 끌어낸다. 음압으로 빨아들이는 시술법도 있다. 시간은 30분이면 충분하지만 한 번에 혈전을 제거해야 하므로 정확하고 숙련된 기술이 필요하다. 혈전이 제거되면 환자상태는 드라마틱하게 바뀐다. 편마비가 풀려 정상적으로 걷는가 하면 어눌한 발음이 똑똑해진다. 또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던 눈동자가 생기를 되찾는다.◇ 혈관 터진 뇌출혈, 재출혈 막는 것 중요뇌출혈 환자에게 시급한 것은 재출혈을 막는 것이다. 동맥류가 다시 터져 2차 출혈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을 맞는다. 환자의 CT 영상과 뇌압을 참고해 혈관내 시술을 할 것인지, 머리를 여는 개두술을 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혈관내 시술은 사타구니 동맥으로 카데터를 집어넣어 동맥류까지 진입시킨 뒤 백금 코일로 뇌동맥류를 메우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이 1시간~1시간30분 걸릴 정도로 빠르고, 주변 조직을 건드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뇌압이 높거나 동맥류의 위치에 따라 불가피하게 개두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가 최선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는 사전에 대비 가능뇌동맥류는 혈관에 생긴 염증이 원인으로 손상된 혈관 내벽이 높은 압력으로 늘어나 주머니를 형성한다. 흡연, 또는 고혈압, 여성호르몬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가족력도 있다. 동맥류가 2개 이상인 사람의 직계가족이라면 나이와 상관없이 검사받기를 권한다. 뇌동맥류를 진단받게 된다면 터지기 전에 제거하면 된다. 크기는 3㎜부터 30㎜까지 다양하며 요즘 의학계에선 시술 대상의 크기가 계속 작아져 직경 3㎜라도 제거하기를 권한다. 게다가 시술방법이 간편해지니 미리 제거하는 것이 실보다 득이 크다. ◇ 정기 검사와 만성질환 적절한 관리로 예방 신경써야뇌동맥류는 반드시 정기검사를 받아 동맥류의 변화를 체크해야 한다. 위험인자인 흡연이나 폭음을 삼가고, 여성호르몬 조절 약제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또 혈압을 갑작스레 올리는 무게운동, 숨을 오래 참는 수영, 찜질방 등도 피해야 한다. 한겨울 야외활동을 할 때는 목도리와 모자를 챙기고, 옷을 따뜻하게 입어야 한다. 실제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부터 봄이 오는 3월까지 가장 많은 환자가 병원을 찾는다. 뇌경색도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비만이나 고지혈증, 당뇨병, 고혈압과 같은 혈관 위해요인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운동으로 혈관의 탄력성을 길러주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