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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율 높으면 민주당 유리 통념 깬 트럼프…美대선 투표율 65%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뽑는 선거에서 투표율이 약 65%를 기록, 1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던 2020년(66.3%)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됐다.투표율이 높으면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통념을 깨고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누르고 승리를 거머쥔 것이다.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2024년 11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만델 레크리에이션 센터에서 선거일에 투표한 후 “투표했습니다” 스티커를 붙이고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로이터)7일(현지시간) 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투표 자격이 있는 미국 유권자의 투표율이 64.52%를 기록하고 있다.만약 이 수치가 그대로 확정된다면 투표율은 미 역사상 세 번째이며, 21세기 들어서는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이 된다. 미 역사상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1900년(73.7%)이었으며, 그 다음으로 2020년(66.4%)였다.플로리다대 선거연구소가 1960년 이래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한 대통령 선거를 분석한 결과 상위 5개 대통령 선거 중 민주당 후보가 4개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바이든이 2020년 66.4%로 가장 높았으며, 그다음으로 존 F. 케네디가 1960년에 63.8%, 린든 B. 존슨이 1964년에 62.8%, 버락 오바마가 2008년에 61.6% 순이었다. 이처럼 그간 투표율이 높으면 투표에 소극적인 청년층과 유색인종 등을 지지층으로 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것이 통설이었지만, 이번 대선에선 통하지 않았다.민주당은 낙태권 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을 중시하는 젊은층도 지지기반으로 삼았지만, 이번 선거에선 트럼프 당선인에 넘어갔다.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체 유권자 중 18~44세 사이 유권자가 36%를 차지했으며, 이들 가운데 57%가 바이든을, 40%가 트럼프를 지지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체 유권자 중 18~44세 사이 유권자가 40%로 비중이 높아졌으며, 이들 중 해리스에 투표한 유권자는 4년 전보다 5%포인트 감소한 52%, 트럼프에 투표한 유권자는 7%포인트 증가한 47%였다.유권자의 60%를 차지하는 45세 이상은 51%가 트럼프에게, 47%가 해리스에게 투표해 4년 전과 거의 변함이 없었다. 이는 결국 트럼프가 젊은층을 공략해 승리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한 ‘Z세대’와 1981년에서 1996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의 정치 참여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지고 민주주의에 유리하다는 전례는 통용되지 않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은 분석했다.AP통신 조사에서 미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를 묻는 질문에 ‘경제·고용’이 39%로 1위를 차지했고, ‘이민’ 20%, ‘낙태(규제)’ 11%가 그 뒤를 이었다. 경합주 중 동부 펜실베이니아, 남부 조지아 등 격전지에서도 순서는 같았다.미국 보수단체인 프리덤윅스의 아담 브랜든 전 이사장은 “Z세대를 포함한 젊은층이 정책적으로는 기후변화와 낙태 등 자유주의 성향이 강한 반면 경제적으로는 부채 확대와 정부 개입을 싫어하는 보수에 가깝다”고 분석했다.앤서니 파울러 미국 시카고대 정치학 교수는 “트럼프에 대한 표심이 지역과 인종, 성별을 불문하고 균일하게 이동했다. 특히 여성과 유색인종 표심이 몰린 것은 주목할 만 하다”며 “민주당이 지지를 회복하려면 보다 온건한 정책을 내세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한편, 전체 득표수로 봐도 트럼프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8일 오전 5시30분 기준 7279만표를 획득, 해리스(465만표)를 앞서고 있다. 공화당 후보가 총 득표수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지른 것은 2004년 43대 대통령이었던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이후 처음이다.
- 시민단체, 尹대통령·김건희 여사 '공직선거법 위반 등' 경찰 고발
-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시민단체가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공직선거법 위반죄 등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했다.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 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검사를검사하는변호사모임, 민생경제연구소, 서울의소리, 민주시민기독연대, 촛불행동 등은 7일 서울시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캠프 관련자들을 공직선거법 위반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직권남용죄, 뇌물죄 등 혐의로 국수본에 고발한다고 밝혔다.이들은 “명태균 관련 녹취록을 통해 많은 국민이 현 상황을 자세히 알고 있을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2022년 5월9일 취임식 직전 명태균과 통화한 내용을 보면 김영선 공천과 관련 주고받은 내용이 명확하게 확인돼 공천에 개입한 혐의가 분명하게 밝혀졌고 이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했다.이들은 또 “윤 대통령이 대선 경선 과정에서 수십 차례에 걸쳐 명태균을 통해 여론조사를 진행했는데, 3억7000만원에 달하는 상당한 금액을 일체 지급하지 않는 방법으로 기부를 받아 정치자금법 위반으로도 고발한다”고 밝혔다.이들은 “대통령 한 명 바뀌었는데 국격은 무너지고 외교는 폭망하고 안보는 불안해 하루하루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무너져 가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저와 제 아내의 처신이 올바르지 못했고 과거에 소통의 프로토콜(의사소통 약속 또는 규칙 체계를 일컫는 말)을 제대로 안 지켜진 부분에 대해선 사과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 씨와 수차례 연락으로 비공표 여론조사 보고, 공천 개입 의혹, 창원국가산단 개입 의혹에 대해선 가짜뉴스라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명태균 씨와 관련해서 부적절한 일을 한 것도 없고 감출 것도 없다”며 “(명태균 씨와 연락한 것과 관련) 불필요한 얘기나 안 해도 될 일들을 한 곳에 대해 사과를 하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여사가 직접 대국민 사과를 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엔 “제 처가 대선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관리나 이런 부분에 대해 관리를 했어야 했는데 어떻게 보면 (저는) 대통령 후보이고, 당선자이고, 대통령인데 제가 제대로 관리를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 10개 주 중 7개 주 '낙태권 합법화' 선택했지만…해리스 지지와는 '별개'
- 애리조나 주 템피에서 줄리 버프킨(오른쪽) 씨가 5일(현지시간) ‘재생산의 자유’와 ‘싸울 때 우리는 승리한다’는 문구가 적힌 표지판으로 장식된 딸 앨리스의 유모차를 밀며 이웃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애리조나주 주민발의안 139가 통과되면 애리조나 주에서는 낙태할 권리가 기본권으로 명문화될 예정이다.[사진=AFP][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5일(현지시간) 주(州) 헌법에 낙태권을 보장하는 주민투표를 진행한 10개 주에서 7개 주가 낙태권 합법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같은 결정이 민주당 지지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낙태권 합법화 위한 주민 투표 결과 뉴욕, 미주리, 메릴랜드, 콜로라도, 네바다, 애리조나, 몬태나 등에서 낙태권을 보장하거나 강화하는 법이 제정될 예정이다. 반면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강한 지역인 플로리다·사우스다코타·네브래스카에서는 투표안이 부결됐다. 낙태권 축소와 확대를 동시에 투표에 부친 네브래스카에서는 ‘임신 12주 이후 낙태금지’ 법안이 통과돼 오히려 낙태권이 축소됐다.이번 선거에서 낙태권에 대한 주민투표가 주목받은 이유는 카멀라 해리스 캠프가 낙태권 문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재임시절 결정과 연결시켰기 때문이다.트럼프 당선자는 첫 임기 동안 3명의 연방 대법관을 임명했는데 이는 2022년 연방 차원에서 여성 낙태권을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후 보수적인 주를 위주로 낙태금지법이 추진되거나 시행됐다.이 이슈는 2022년 중간선거에서 강력한 쟁점으로 자리잡아 민주당은 상·하원에서 예상 밖 선전을 이뤄냈다. 반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도 이 문제를 전면으로 쟁점시켰지만, 표를 얻어내는 데는 실패했다.AP보트캐스트 조사에 따르면 낙태가 모든 경우나 대부분의 경우 합법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유권자 중 약 30%가 트럼프 당선인에게 투표했다. 미주리, 애리조나, 네바다, 몬테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 트럼프 당선이 13%포인트 격차로 승리한 플로리다에서는 57%의 유권자가 낙태권 합법화와 관련해 찬성표를 던졌다. 플로리다는 ‘임신 6주 이상’ 낙태를 금지하고 있으며 60%의 찬성률을 통과 기준선으로 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낙태권 문제에서 중도적인 입장을 취하려고 노력했던 트럼프 당선인의 전략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각 주 정부가 결정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때때로 낙태 찬성 입장을 밝히거나 낙태허용기간을 6주보다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입장은 낙태금지를 주장하는 그의 주요 지지층을 화나게 했지만, 반대로 낙태를 지지하는 유권자에게 그를 지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기도 했다.민주당 정치전략가인 톰 보니어는 “낙태권을 지지하는 많은 유권자들에게 트럼프는 위협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이는 놀라운 일”이라고 엑스(X, 옛 트위터)에 남겼다.공화당은 낙태권을 공격하는 민주당에 대응해 이슈를 트랜스젠더로 옮기기 위해 막대한 광고에 자금을 투자한 것 역시 영향을 미쳤다. 공화당은 소수자(LGBTQ)에 대한 차별 정책 폐지를 주장해 온 해리스 부통령이 트랜스젠더 여성(생물학적 남자)이 여성 경기에 참가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해리스 부통령이 수감 중인 불법 체류 외국인에 대해 납세자 자금 지원으로 성전환 치료를 지지한다고 밝힌 것 역시 공격의 대상이 됐다. 여론 조사 전문가인 트레사 언뎀은 낙태권 문제가 독립성향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여전히 중요한 이슈라면서도 이번 선거는 유권자들은 단일 이슈가 아닌 여러 요인을 고려한 후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 거창한 개혁 줄이고 소소한 민생 챙겨야…인적 쇄신 시급
- [이데일리 김기덕 박종화 기자] “초저성장과 대규모 실업, 양극화의 심화와 다양한 사회적 갈등으로 인해 공동체의 결속력이 흔들리고 와해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정치는 민주주의의 위기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견해가 다른 사람들이 서로의 입장을 조정하고 타협하기 위해서는 과학과 진실이 전제돼야 합니다.”윤석열 대통령이 2022년 5월 10일 취임사에서 위기인 민주주의를 재건하기 위해 정치의 복원과 과학과 기술, 혁신을 주창했지만 임기 절반인 2년 6개월이 지난 현재 정국은 꽉 막혀 있다. 윤 정부 출범 첫 해 2.6%였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1.4%로 반토막나면서 팬데믹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으며, 올해는 우리 경제 주축인 수출이 부진한 탓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에 한참 밑도는 2%대 초반대로 주저앉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현 정부의 핵심 과제인 4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의료)은 국회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실종되면서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형국이다. 원전 생태계 복원, 한미·한일 관계 개선 등 외교적 성과는 분명하지만 아직 뚜렷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에서 아직은 지켜봐야 할 사안으로 꼽힌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지난달 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필리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및 라오스 아세안 정상회의를 위해 출국하며 전용기인 공군 1호기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전문가 평가, 尹정부 ‘D학점’…거야 협치 실패·김 여사 불신 팽배 6일 이데일리가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정치학자 5인에게 설문을 한 결과, 평균 학점은 0.9점(A학점 4점 만점)으로 D학점을 면치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직전 정부에서 단절했던 원전 산업을 재가동하며 체코 원전 수주, 한미 동맹을 핵 기반 동맹으로 격상, 한일 관계 복원에 따른 셔틀 외교 재개 등 외교 분야는 주요 성과로 거론된다. 하지만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무대응, 저성장 속 고물가로 시름하는 민생 경제, 일방통행식 개혁 추진 등은 현 정부의 취약점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내세웠던 노동·연금·교육 등 이른바 3대 개혁에 더해 올 2월부터는 의료개혁을 본격 추진하며 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국민적 공감대 실패와 야당과의 협치 실패로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실제로 미래 세대를 위한 연금개혁은 고갈 시기를 늦추는 구조 개혁을 포함한 정부 안을 마련했지만, 국회에서 논의가 멈춰선 상황이다. 교육 개혁은 돌봄학교 정책 확대를 주요 성과로 제시했지만 만 5세 조기 초등학교 입학, 킬라 문항 폐지 논란으로 정작 중요한 획일적 고교평준화 정책 개선, 수능 제도 개편 등은 손도 못 대고 있다. 노동 개혁도 임기 중 추진했던 주 69시간 프레임에 발목이 잡히며 노동시간 유연화와 임금체계 개편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특히 역대 정부에서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던 의대 증원 문제는 긍정적인 시도로 평가됐지만, 협상력 부재에 따른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국민적 불편이 동시에 나타나는 문제에 직면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정책의 성공 여부와 상관없이) 과거 박근혜 정부에선 창조경제, 문재인 정부에서는 소득주도성장이라는 것이 기억에 남지만, 현 정부는 대통령실을 옮긴 것 외에는 기억이 남는 것이 없을 정도”라며 “감세·규제 개혁도 내세웠지만 세수도 부족하고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4대 개혁 역시도 이젠 뜻대로 안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직전 정부에서 파탄 수준이었던 한일 관계를 정상화시키고 한미 동맹을 강화시킨 것은 장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4대 개혁도 아직 제대로 시동도 못한 게 많기 때문에 남은 기간엔 노동시장 이중화 문제 해소, 비정규직 임금 차별 완화 등 쉬운 개혁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여론 반응성 높여야…대통령실·내각 교체 핵심 남은 임기 동안 윤 대통령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로는 불편한 거대 야당과의 관계 회복,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위한 소통 강화 행보다. 국회의 협조 없이는 아무리 명분이 높은 개혁과제라도 사실상 추진할 동력이 없기 때문이다. 또 가장 여론의 불신이 높은 김 여사를 둘러싼 문제를 풀려는 노력 없이는 국민적인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올 9월 22대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 국회 시정연설도 한덕수 국무총리 대독으로 갈음하며 2013년 이후 11년 만에 불참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성과라는 것은 김 여사 문제로 다 덮어졌고, 이런 부정적인 여론에 대응을 잘 못했다는 것은 굉장히 큰 문제”라며 “국민적인 지지를 받거나 신뢰를 얻기 위해선 여론에 대한 반응성을 높이고 소소한 민생을 더욱 챙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당이 명태균 씨의 녹취록 이슈로 탄핵 소추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이르렀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 결정이 나온다고 해도 이 기간 직무집행정지가 될 것이고, 이후에도 레임덕으로 들어설 수밖에 없게 된다”며 “야당이 원하는대로 인사 혁신을 제대로 해 전화위복을 기점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 대통령이 할 수 있는 정치”라고 말했다. 인적 쇄신도 필수다. 윤 정부의 대통령실 2실 5수석으로 출범하면서 작지만 강하고 민첩한 대통령실 지향했지만, 현재는 3실 8수석로 비대해졌다. 당연히 대통령실 인력 30% 축소 공약도 역행했다. 내각에선 한덕수 국무총리 교체와 장수 장관이자 윤 정부의 핵심 실세로 불리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 등을 교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대국민 담화를 통해 정치권이나 국민적 요구를 넘어선 더 큰 수준의 국정 쇄신 개혁을 해야 한다”며 “우선 김 여사 의혹에 대해 사과를 하고, 총리부터 대통령실까지 탕평 인사를 하고 이미 앞세웠던 개혁도 원점부터 다시 시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 꽉 막힌 정국, 활로가 안 보인다…정부 입법 10건 중 3건 폐기
- 윤석열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제공)[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임기 절반이 지났지만, 아직도 2년6개월이 남았다. 반환점을 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의 협치 실패, 무리한 개혁 추진, 영부인을 둘러싼 의혹 등 각종 악재가 쏟아지면서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다. 남은 기간 실수를 되풀이할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계기가 될지는 전적으로 윤 대통령의 의지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임기 후반전을 앞두고 날개 없는 지지율 추락으로 최대 위기를 맞은 윤 대통령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선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변화, 달성 가능한 국정 과제 재설정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6일 정치권과 한국갤럽 등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임기 절반을 보낸 윤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2분기 국정 수행 지지율은 25%로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 중 최저 수준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10월 마지막 주 지지율이 19%로 정부 출범 이후 사상 처음으로 10%대로 주저앉았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정국을 뒤흔드는 사태가 없는 상황에서 복합적인 악재로 집권 이후 줄곧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문제로 지적된다. 실제로 현 지지율은 국정 농단 사태로 재임 대통령이 첫 탄핵으로 물러난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분기에 속한 2016년 10월 한달 간 평균 지지율(24%)과 비슷한 수준이다. 비정치인 출신인 윤 대통령은 진보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에게 단기간에 높은 기대와 지지를 한 몸에 받으며 검찰 출신으로는 첫 대통령직에 올랐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인식이 국민들에게 반감으로 다가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실제로 당선인 신분인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시절에 용산 대통령실 이전 이슈로 국정과제를 설정할 가장 중요한 시기를 실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극단적인 여소야대 정국에서 출발한 정부는 역대 최악의 야당과의 관계로 정국이 꽉 막힌 상황이다. 특히 올 4월에 치러진 22대 총선에서 야권에 192석을 내주면서 입법 활로를 모색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실제로 정부 출범 이후 11월 6일 현재까지 정부 입법 통과율은 29%(613건 정부 입법안 중 법안 통과 175건)에 불과하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인 노무현 전 정부(80%), 이명박 전 정부(78%), 박근혜 전 정부 (72%), 문재인 전 정부(64%)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여기에 의대 증원을 포함한 무리한 4대 개혁(노동·연금·교육·의료) 추진, 임기 후반기를 앞두고 터진 정치브로커로 알려진 명태균의 인사 개입 의혹,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극한 갈등으로 여권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탄핵과 개헌 저지선인 200석에 근접한 야권에선 임기 단축 개헌, 탄핵마저 주장하고 나섰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여사 문제가 온갖 이슈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리한 개혁 추진이 용두사미에 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기 레임덕에 접어들 수도 있다”며 “우선 대통령실 참모를 대규모로 바꾸고, 장수 장관 등 내각도 교체하려면 야당에 추천권을 주는 대연정 방식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암살 당할뻔한 펜실베이니아서 트럼프 승리…박빙 예상 깬 경합주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 승패를 가를 경합주라던 7개주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초박빙 판세의 여론조사 결과와 달라 압도적 우위로 승기를 거머쥐었다.공화당 대선 후보이자 전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가 6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카운티 컨벤션 센터에서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조기 개표 결과가 나온 후 부인 멜라니아, 아들 배런과 함께 무대에 올라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장 먼저 노스캐롤라이나(선거인단 16명)를 시작으로 조지아(16명)에 이어 펜실베이니아(19명)에서 승리를 확정지었다.특히 펜실베이니아는 농촌과 도시 유권자, 흑인과 피스패닉, 백인, 아시아계 유권자 등 다양한 인종과 규모를 가진 독특한 지역으로 7개 경합주 중에서도 승부처로 여겨졌다.또 이번 대선 7개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아 초박빙 접전으로 치러지는 대선구도상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제기되는 곳이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지지 유세 중 암살 시도를 당하기도 했으며, 귀에 피를 흘리면서도 주먹을 불끈 쥐며 “싸우자”를 외쳐 선거 판세를 뒤엎기도 한 상징적인 곳이었다.이에 트럼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팜비치 컨벤션센터에 집결한 지지자들 앞에서 연설에 나서기도 했다.펜실베이니아의 투표 현황을 보면 개표가 96%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는 50.7%, 해리스는 48.2%를 기록 중이다. 지역별 투표 현황으로 보면 공화당은 주 전역에서 상당한 표를 얻었으며, 트럼프의 핵심 기반인 농촌 지역에서 표를 많이 확보했다. 게다가 트럼프는 해리스가 높은 민주당 투표율을 기대해야했던 주요 도시에서도 상당한 표를 얻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인 라카완나 카운티와 리하이 카운티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지지율과 비교해 5%포인트 이상 더 늘었다.이는 ‘러스트벨트’(오대호 인근 쇠락한 공업지대)에 속한 펜실베이니아는 이번 대선에서 특히 경제 문제에 민감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는 하위 중산층이나 노동 계층이 많아 바이든 행정부 시기 찾아온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과 생활비 인상을 견디기 어려워했다는 평가다. 트럼프가 관세 인상 등을 강력히 주장하며 2016년에 이어 또다시 보호무역주의로 러스트벨트와 제조업을 부활시키겠다고 약속하고 나서 변화에 대한 기대감도 표심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민주당 소속인 존 페터먼 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도 NYT에 펜실베이니아 주민들이 트럼프와 맺은 유대감을 인정하며 선거 일주일 전 “그 치열함을 알 수 있었다”며 “놀랍다”고 말했다.미 대선 승패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와 함께 러스트벨트 3총사로 불리는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에서도 트럼프는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애리조나(11명), 네바다(6명)에서도 해리스를 누르고 앞서고 있어 경합주에서 우세를 이어가고 있다.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러한 개표 상황에 “트럼프가 경합주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선전했음을 보여준다”며 “트럼프는 지금까지 모든 면에서 2020년 대선보다 더 나은 성과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 초박빙 접전이라더니…처음부터 '붉은 신기루' 없었다
-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초박빙 접전이 예상됐던 5일(현지시간) 미 제47대 대통령 선거였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실상 승리를 확실시했다. 6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웨스트 팜비치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지지자 연설에서 나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AFP)6일 여론조사기관 에디슨리서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핵심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노스캐롤라이나(16명), 조지아(16명) 등을 장악하고 여타 경합주에서도 선두를 유지하면서 승리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접전을 벌이면서 일각에선 ‘붉은 신기루’(red mirage·개표 초기 공화당이 우세하다가 개표가 진행될수록 민주당이 우위를 점하는 현상) 등을 관측했으나 개표 초기부터 전국 단위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의 모든 지역에서 4년 전보다 더 높은 득표율을 보여줬다고 짚었다. 로이터 자체 분석 결과 이날 오전 12시30분 전국 단위 약 50% 개표 기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특표율은 4년 전과 비교해 약 2%포인트 상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교외 지역과 농촌 지역은 물론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일부 대도시에서도 득표율이 올랐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도시와 교외 유권자들을 공략했으나, 이들 지역에서의 지지율은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에 훨씬 못 미쳤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4년 전과 비교해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인 히스패닉계와 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은 저소득층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 높아졌다는 분석도 있다. 에디슨 출구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45%의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53%) 보다 뒤처졌지만, 2020년 대비 13%포인트 올랐다. 특히 히스패닉계 남성 유권자들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율은 4년 전과 비교해 18%포인트 급증했다. 이들이 ‘샤이 트럼프’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민주당은 생식권(낙태권) 현안 등을 통해 여성 유권자들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길 기대했지만 적어도 백인 여성 유권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에디슨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교외 백인 여성 유권자 사이에서 51%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7%) 대비 우위를 점했다. 예상보다 ‘히든 해리스’가 적었다는 분석이다. 경제 현안도 영향을 미쳤다. 에디슨은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31%가 최우선 현안으로 경제를 꼽았다고 전했다. 해당 유권자들의 79%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다. 전국 유권자의 약 45%는 가계의 재정 상황이 4년 전보다 더 나빠졌다고 답했는데, 이들 중 80%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에디슨은 전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학과 교수는 “미국 우선주의와 대대적인 감세라는 노골적이면서 거친 트럼프의 메시지가 저소득층은 물론 고소득층까지 사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젠더 이슈에서 아직은 보수적인 미국 사회, 민주당 행정부에 대한 실망감, 해리스 부통령의 뚜렷한 정책 부재 등도 이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요인으로 꼽았다. 이 교수는 “현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대통령은 물론 상원, 하원 또한 공화당이 가져가는 ‘레드 스윕·Red Sweep’으로 의회가 제 기능을 못할 수 있다”면서 “한국 입장에선 우리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상식 있는 친한(親韓)·지한(知韓) 상원의원 확보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의 승리’ 보단 ‘민주당의 패배’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미국 정치의 역사를 살펴보면 때때로 유권자들이 정치적으로 재편성(realignment)된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치적인 올바름에 집착한 나머지 노동자, 흑인, 히스패닉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실제 AP가 전국 11만5000여명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민주당 기반이었던 흑인 유권자와 히스패닉계, 젊은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도 성향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집토끼’들의 마음을 일부 돌려놨지만 이번 대선에서 “너무 진보적인 나머지” 민주당이 패배했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