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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생에너지·원전 조화 강조한 정부…‘에너지믹스’의 미래는?[이영민의 알쓸기잡]
- [편집자 주] 탄소중립부터 RE100(기업의 사용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조달하겠다는 자발적 캠페인), 환경·사회·지배구조(ESG)까지. 뉴스에 나오는 기후·환경 상식들. 알쏭달쏭한 의미와 배경지식을 하나씩 소개합니다. 이번 주말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기후 잡학사전’(알쓸기잡)에서 삶과 밀접히 연결된 뉴스를 접해보세요.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달 정부가 온실가스를 줄이면서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방법을 찾기 위해 ‘에너지믹스’ 정책 토론회를 열었습니다.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날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과 탈석탄 로드맵을 반영한 에너지믹스 시나리오를 제시했는데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의 비율을 두고 전문가들의 매우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일상에 공기처럼 스며든 전기, 우리는 미래 전기를 어디에서 어떻게 구해야 할까요?◇에너지믹스, 나라마다 천차만별…기후위기에 화석연료 사용↓에너지믹스는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해서 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 또는 각 에너지원이 차지하는 비중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각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탄소중립을 위해 여러 에너지원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석탄이나 석유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했다면 최근에는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부터 원자력발전까지 다양한 발전원을 사용하고 있죠. 에너지믹스는 나라별 기후와 산업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됩니다. 2023년 대한민국의 전체 에너지소비 중 80.9%는 화석에너지(석탄·석유·가스)가 차지했습니다. 나머지 약 20%는 원전과 재생에너지로 충당됐죠. 한국은 주변국과 전력을 공유하기 힘든 지리적 특징이 있고 동서가 짧은 지형 때문에 해가 뜨는 시간이 짧아서 그간 전기의 대부분을 화석연료로 생산했습니다. 그러다가 1970년대 석유파동(오일쇼크)로 유가가 치솟고, 최근 기후변화가 이상기후로 나타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조금씩 늘렸습니다. 상황은 다른 나라도 비슷합니다. 유럽에서 재생에너지 정책을 주도하는 독일은 2045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를 저감·흡수·제거해 순배출을 ‘0’으로 만드는 개념)를 달성하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보급하고 있습니다.한국전력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독일의 발전설비(286GW) 중 석탄과 석유, LNG 같은 전통전원은 28%, 원전과 재생에너지 등 무탄소 전원은 72%를 차지했습니다. 같은 해 미국(199GW)은 67%를 전통발전원으로 해결했습니다. 무탄소 전원은 33%에 불과했죠. 여기에는 화석연료를 적극 개발해 미국의 에너지 자립을 이루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미국도 태양광·풍력 발전은 꾸준히 함께 늘리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원전 대체 비율과 속도가 관건…간헐성·비용 이견 첨예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에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의 조화를 강조했습니다.김 장관은 “현재 인류사의 가장 절박한 문제가 기후위기 대응이라면 우리는 석탄발전소는 물론 가스발전소도 궁극적으로 에너지원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하는 에너지 대전환은 피할 수 없다. 그 방식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결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토론회에서는 정부의 에너지믹스 시나리오도 공개됐습니다. 정부안은 제11차 전기본을 반영한 기준 시나리오와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비중을 높인 저감 시나리오로 나뉩니다. 첫 번째 방식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2038년 약 136GW로 늘리면서 2050년까지 발전비중의 38% 내외로 확대하고, 원자력 발전 설비는 운영기간을 1회(10년) 연장한 뒤 폐지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저감안은 205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58~61%로 늘리고, 원전 설비의 운영기간을 2회(10년)까지 연장하되 수소 50% 혼소와 암모니아 20% 혼소가 추가됩니다. 혼소발전은 화력발전 연료에 수소나 암모니아를 섞어 태워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특징이 있습니다.선진국의 에너지믹스와 정부 시나리오 모두 전통발전원을 무탄소 발전원으로 교체하는 방향은 동일합니다. 관건은 어떤 비율과 속도로 에너지믹스를 다시 짜는지에 달렸죠. 온실가스를 빠르게 줄이려면 재생에너지 보급이 필요하지만, 풍력·태양력 발전은 날씨에 따라 전력 공급의 변동성이 큽니다. 원전은 상시운전이 가능한 반면 사고 발생 시 피해가 크고, 사용 후 핵폐기물을 처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전기 공급을 위해 원전과 LNG 같은 브릿지 전원을 함께 써야 한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노후원전의 교체와 화력발전소의 폐쇄 시기, 전기료 등을 두고 다른 시각을 보였습니다. 정부는 올해 초 열릴 2차 토론회와 대국민 여론조사, 전문가위원회 검토를 종합해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할 계획입니다. 12차 전기본은 올해부터 2040년까지 적용되는 중장기 계획으로, 현재 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총괄위원회와 5개 소위원회가 수립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을 책임질 미래 에너지계획이 어떻게 세워질지 알쓸기잡에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여론조사 그대로 믿어도 될까?[김유성의 통캐스트]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선거철이면 돌아오는 게 있다. 여론조사에 대한 관심이다. 대통령 선거든, 국회의원·단체장 선거든 가리지 않는다. ‘장이 선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후보자에게는 선거 전략의 근거가 되고, 유권자에게는 후보 선택을 돕는 정보가 된다.중요한 만큼 악용되는 사례도 곧잘 나온다. 2024~2025년 정국을 뜨겁게 흔들었던 정치 브로커 사건이 대표적이다. 때에 따라서는 정당인들이 자신의 정치 세력을 동원하기도 한다. 고개가 갸우뚱할 만한 조사 결과가 나오는 이유다.모든 것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여론조사는 올바른 정보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장점이 있다. 동시에 왜곡될 여지도 안고 있다. 이런 그림자는 고의적일 수도 있지만, 상당수는 부지불식간에 나타난다.사진=연합뉴스◇‘공신력’을 먼저 보시라 여론조사 결과의 신뢰도를 따질 때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조사 업체의 공신력이다. 역사와 전통을 갖고 신뢰를 쌓아온 업체들이 있다. 시스템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고, 조사 오류를 줄이는 데 비용을 들인다. 다시 말하면 조사에 돈을 많이 쓸수록, 공을 더 들일수록 신뢰도 높은 결과에 가까워진다.정치 분야 여론조사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ARS, 자동응답 전화 조사다. 기계음 질문에 응답자가 번호를 눌러 답하는 방식이다. 신속하고 비용이 저렴하다. 하루 만에 응답자 1000명을 확보한 조사 대부분이 이 방식이다. 비용을 줄이려는 의뢰자들이 선호한다.두 번째는 전화면접 조사다. 조사원이 직접 전화를 걸어 응답을 받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ARS보다 응답률이 높다. 연령이나 성별을 속일 여지도 상대적으로 적다.표본추출 방식도 중요하다. 조사업체가 선호하는 방식은 통신사로부터 번호를 제공받는 경우다. 지역·성별·연령대 등 기본 정보가 함께 있어 표본 구성을 세밀하게 할 수 있다. 다른 방식은 무작위로 전화번호를 생성하는 RDD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다.대체로 공신력이 높다고 평가받는 조사업체는 ARS보다 전화면접 조사를 선호한다.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들더라도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대로 비용을 최소화하려는 조사는 RDD로 추출한 번호에 ARS를 결합한다. 일부 업체는 이 방식에서도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응답률도 참고하자 1월 1일 새해를 맞아 여러 언론사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흥미로운 결과를 보인 세 가지를 살펴볼 만하다.A 언론사가 의뢰한 여론조사 ‘1’은 무선 전화면접 조사였다.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다. 응답률은 11.9%다.B 언론사가 한국정당학회와 함께 진행한 여론조사 ‘2’는 유권자 패널 조사였다. 미리 ‘응답자 풀’을 구성해 두는 방식이다.C 언론사가 의뢰한 여론조사 ‘3’은 ARS 방식이었다. 표본은 무작위 전화번호 생성(RDD)으로 추출했다. 신뢰수준과 표본오차는 여론조사 ‘1’과 같다. 응답률은 2.0%다.세 조사 모두 국민이 가장 중요하게 꼽은 분야로 ‘경제’를 제시했다. 조사 방식이 달랐지만 결과가 겹쳤다. 교차 검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신뢰할 만한 대목이다.차이는 역시 ‘신뢰도’다. 그 단서 중 하나가 응답률이다. 응답률이 높을수록 모집단 성향에 근접할 가능성이 커진다. 여론조사 ‘1’과 ‘3’을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여론조사 ‘1’의 응답률은 11.9%, ‘3’은 2.0%다. 응답률은 응답자 1000명을 모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전화를 걸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여론조사 ‘1’은 약 1만 명에게 전화를 돌렸고, ‘3’은 약 5만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뜻이다. 두 조사 간의 조사 신뢰도 우열을 따진다면 전자(응답률 11.9%)가 후자(응답률 2.0%)보다 높을 가능성이 높다. 여론조사 ‘2’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패널을 구성했다. 응답률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다. 시간 흐름에 따른 인식 변화도 추적할 수 있다. 무작위 표본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의 단점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다만 패널 구성의 객관성을 어떻게 담보하느냐는 또 다른 과제다. 진영 논리가 강한 정치 분야일수록 이 문제는 더 민감해진다. 수십만 명의 패널을 보유한 조사 업체들이 정작 정치 조사 활용에 이를 꺼리는 이유다.◇조사결과에 속지말자 응답률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조사는 아니다. 조사 방식마다 통상적인 응답률 범위가 있다. 이를 크게 웃도는 수치는 다른 요인이 개입됐을 가능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지난해 1월 탄핵 정국 당시 일부 여론조사가 그랬다. ARS 조사임에도 응답률이 10%에 육박했다. 앞서 언급한 여론조사 ‘3’의 응답률이 2.0%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조사 업계에서는 특정 정치 세력이 적극적으로 응답에 나섰을 가능성을 거론했다.근거 없는 추정은 아니다. 정당 경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 지지층이 전화조사 응답을 독려하는 장면은 낯설지 않다.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응답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지는 이유이기도 하다.설문 문항이나 질문 순서에 따라 답변 지형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오래전부터 반복돼 온 지적이다.결론은 단순하다. 완벽한 조사는 없다. 어느 한 조사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 여러 조사 결과를 함께 보되, 공신력 있는 업체의 결과에 조금 더 무게를 두는 태도가 필요하다. 또 한 가지. 조사 결과를 담은 기사를 보면서 어떤 방식으로 했는지 보는 태도다. 보다 ‘똑똑한 유권자’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된다.
- 서울·부산도 안심 못 한다…국힘, 6·3 지선 반전 카드는
-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6·3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야권 핵심 지역인 서울과 부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 기반이 흔들린다는 여론조사가 잇따라 발표되면서 당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르면 1월 둘째 주 발표될 장동혁 대표의 혁신안이 반전의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사진 = 이데일리DB)서울의 경우 오세훈 시장이 여전히 당내 유력 주자로 평가받고 있으나 최근 여론 지형은 심상치 않다. 1일 뉴시스가 여론조사 회사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서울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 양자대결 조사에서 오 시장은 40.4%,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40.9%를 기록해 오차범위 내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후보를 대상으로 한 서울시장 적합도 조사에서는 오 시장이 25.7%, 정 구청장이 20.9%로 격차를 벌렸지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약 20%포인트 차로 압도했던 것과 비교하면 부담스러운 수치라는 평가다. 해당 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조사(통신 3사 제공 무선 가상번호 100%)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5%포인트다.부산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도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가상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8~30일 서울 800명, 경기 802명, 부산 80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가상번호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전 전 장관은 39%, 박 시장은 30%를 기록했다.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도 전 전 장관이 23%, 박 시장이 17%로 앞섰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최대 ±3.5%포인트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새해 첫날인 1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현충탑에 참배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당내 위기감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계엄과 당이 완전히 절연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기다려달라는 말을 당대표가 많이 했다”며 “이제 해가 바뀐 만큼 심기일전해서 적어도 계엄을 합리화하거나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당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할 경우 여론 지형 반전이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발언으로 풀이된다.당 지도부는 연초 발표될 장동혁 대표의 쇄신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한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여론이 왜 이런 건지 모르겠다”면서도 “장 대표가 발표할 쇄신안이 곧 나올 테니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이르면 1월 둘째 주 신년 기자회견 형식으로 쇄신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전문가들은 당 쇄신안이 유권자에게 ‘변화’로 체감되려면 보다 강도 높은 수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보수가 지금의 ‘윤 어게인’과 같은 강성 기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이 싸움에서 계속 질 수밖에 없다”며 “계엄 사태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보수 진영은 여전히 분열돼 있어 하나의 대상에 대해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있다. 이 지점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답이 없다”고 분석했다.
- 국민이 바라는 李정부 최우선 과제는 '내란청산' 아닌 '경제'
-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국민이 이재명 정부에 바란 최우선 과제는 ‘경제’였다.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에서 중점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내란청산’과는 거리가 있었다. 마침 이재명 대통령은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새해 첫 메시지로 ‘대도약’을 약속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최우선 과제는 ‘경제’ 1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정부의 최우선 국정 과제는 ‘경제’로 나타났다. 민생 등 경기 현안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았다. 뉴스원이 엠브레인리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무선전화면접조사 방식,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응답률 11.9%)에 따르면 응답자의 36%가 ‘민생경제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내란 청산과 공직 사회 정상화’ 응답 비율은 13%였다. 한겨레신문이 한국정당학회와 진행한 유권자 패널조사도 비슷했다. 최우선 과제 1위는 ‘민생경제회복’(46.7%)이었다. ‘내란 극복’(16.3%)이 그 뒤를 이었지만 격차는 컸다. ‘통합 및 협치’(14.3%)는 바로 다음이었다. 이 같은 응답은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8~3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무선 RDD·ARS 방식,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응답률 2.0%)에서 ‘전반적으로 어려워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46.5%였다. ‘전반적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답한 비율은 37.4%로, 오차범위 밖에서 낮았다.이는 내수 경기 활성화가 미흡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제조업과 건설업 부진, 미국으로의 투자 유출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떤 방식으로든 대응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환율 불안까지 겹치면서 이 대통령의 지지율도 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 추세를 면치 못했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 직후였던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전국지표조사(NBS), 한국갤럽 등에서 60%를 넘겼지만 12월 중순 이후로는 50%대로 하락했다. 외교 성과에 대한 효과가 약해지고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전임 정부보다 나은 수준이지만 현 지지율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말했다. ◇‘대도약 원년’ 외친 李대통령 이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경제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올해를 성장률 반등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이날 서울국립현충원 참배 후 남긴 방명록에서 이 대통령은 ‘함께 사는 세상,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 대한민국과 함께 열겠다’고 적었다. 지난 6월 4일 대통령 당선 직후 남겼던 ‘함께 사는 세상,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와 비교하면 경제 발전 메시지를 더 강하게 드러냈다. 대도약이라는 단어는 같은 날 공개된 신년사에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경제 성장과 민생 회복 의지를 다지면서 성장 패러다임 전환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균형발전을 도모하면서 첨단전략산업을 육성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구상을 ‘대도약’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참배 후 작성한 방명록. (사진=연합뉴스)이 같은 기조는 정부 부처의 올해 업무 계획에도 녹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1일 기재부 업무보고 후 사후 브리핑에서 “내년(2026년)을 ‘한국 경제의 대도약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는 6대 핵심 과제 선정 사실을 알리면서 새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1.8%로 설정했다고 공개했다. 지난해 성장률 전망치인 0.9%의 두 배 수준이다. 한국은행도 이에 부합한 경제 전망을 했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1.8%로 내다봤다. 2027년은 1.9%로 전망했다. 소비 회복세가 이어지고 건설경기가 개선되면서 반도체 경기가 버텨준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봤다. 한편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으로 내란 잔재를 깔끔히 청산하고 사법개혁을 완수해 더 좋은 민주주의로 국가 발전의 토대를 쌓겠다”고 썼다.
- "참을만큼 참았다"…오세훈, 국힘 면전서 "계엄과 완전히 절연해야"
- [이데일리 김한영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 국민의힘 의원 면전에서 “계엄과 당이 완전히 절연할 때가 됐다”고 비판했다.[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5 서울시소상공인연합회 역량강화 워크숍’에 참석해 강연을 하고 있다.오 시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이같이 밝혔다.그는 “많은 국민은 우리 당이 계엄을 향한 관계가 정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동안 기다려달라는 말을 당대표가 많이 했다”며 “이제 해가 바뀐 만큼 심기일전해서 적어도 계엄을 합리화하거나 옹호하는 듯한 발언은 당에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그 점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질의응답에서 같은 날 오전 ‘통합을 방해하는 언행을 삼가달라’고 당에 요구한 것에 대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당원게시판 감사를 의미하는지를 묻자 “통합은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며 “함께 보수의 가치를 공유하는 분들은 모두 한 진영에 모을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오 시장은 “한 전 대표를 집어서 이야기를 했는데, 한 전 대표가 당원께 상처를 준 언행을 한 건 저도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서라는 작은 힘도 모아야 한다. 통합의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그러면서 통합 대상에 유승민·이준석·한동훈 등을 다 포함하는지에 대해 “그렇다”며 “통합에는 예외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아울러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등 지선 전망에서 여야 박빙 결과가 나온 데 대해 “국민은 매우 엄중한 시선으로 우리 당을 지켜보고 있다”며 “과연 2026년을 맞아서 국민의힘이 어떻게 방향을 설정하고 국민 마음속으로 가려고 하는지 엄중한 눈으로 볼 것이다. 그에 걸맞은 노력이 있어야 비로소 지선에 임하는 바탕이 마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신년 인사회에 참석한 한 지도부 인사는 해당 발언에 대해 “신년 인사회인 만큼 당에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평가했다.[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의원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지방선거총괄기획단장이자 서울시장으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나경원 의원도 이에 가세했다. 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자기부정과 자책, 분열의 언어만으로는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다”며 “진짜 위기이고 함께 살기 위해 발버둥칠 생각이 있다면, 똘똘 뭉쳐서 행동해야 한다”고 비판했다.나 의원은 비판 대상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날 행사에서 당 지도부를 향해 발언한 오 시장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지도부는 그렇지 않아도 당원의 총의를 모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금은 내부에서 지도부를 흔들고 압박할 때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러면서 “왜 조기 대선으로 이러한 국가적 비극을 초래했는지, 각자의 책임에 대해 스스로 자성하고 당과 미래를 위해 각자의 자리를 해야 할 일에서 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나 의원은 “화력을 집중해야 하는 곳은 경제폭망, 안보파탄 등과 같은 이재명 정권의 실정”이라며 “우리는 스스로 변화하고 쇄신하되, 당원과 국민이 국민의힘에 바라는 역할이 무엇인지 좌표설정과 영점조준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했다.
- 로그 기록 삭제 방치한 쿠팡…정부, 경찰 수사 의뢰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정부가 국회 쿠팡 연석청문회(12월 30~31일) 후속 조치로 범정부 태스크포스(TF) 대응계획을 내놓고 “법 위반 시 엄정 조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침해사고와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의혹, 플랫폼 노동자 과로사 문제, 입점업체 불공정 거래 행위 등 복합 쟁점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한다”는 것이다.정부는 청문회 과정에서 쿠팡의 해명이 미온적이고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피해 축소 및 책임 회피로 비칠 수 있는 대응이 국민적 불신을 키웠다고 보고 “법적으로 가능한 모든 방안을 강구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와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한 증인들이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뉴스1침해사고·개인정보 유출 의혹, 범정부 공조로 조사·수사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이 긴밀히 협력해 “3300만건 이상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고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했다.특히 민관합동조사단이 확인한 ‘정보통신망법상 침해사고 관련 자료 보전 명령 위반’에 대해서는 과기정통부가 경찰에 즉시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배경훈 부총리는 31일 청문회에서 “침해사고 신고 이후 11월 19일 자료 보존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접속 로그가 삭제되도록 방치돼 5개월 분량 홈페이지 접속 기록이 삭제됐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배후와 저장·유출 경로까지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수사·조사 과정과 별개로 기업이 ‘자체 결론’을 내세우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기관별 역할도 제시했다. 과기정통부는 사고 원인과 보안 문제점을, 개인정보위는 유출 규모·범위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여부(ISMS-P 포함)를, 금융위는 부정결제 가능성과 고금리 대출 관행 등을 들여다본다. 경찰청은 압수물 분석, 증거인멸·조작 여부 확인, 국제 공조를 통한 피의자 검거 등 수사를 맡는다는 계획이다.이용자 보호…‘복잡한 탈퇴 절차’도 법 위반 여부 조사이용자 피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 도용 여부, 소비자 재산상 손해 우려, 피해 회복 조치 등을 검토하겠다고 했다.또 공정위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방미통위)는 탈퇴 절차가 복잡해 이용자 불편이 크다는 지적과 관련해 전자상거래법 및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위반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 조치하겠다고 밝혔다.노동·안전·물류…산재 은폐 수사와 근로여건 점검고용노동부는 산재 은폐 의혹을 신속히 수사하고 야간 노동 및 건강권 보호조치 실태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업무상 질병 산재 신청도 신속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국회 을지로위원회와 함께 종사자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 관련 합의안을 조속히 마련하는 한편, 쿠팡 및 물류 자회사들의 근로 여건과 안전관리 조치를 점검하고 위법 사항 발견 시 엄정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시장질서·내부거래…불공정행위와 동일인 지정 검토공정위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납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행위 등 법 위반행위를 조사하고, 김범석 의장의 동일인 지정 여부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세금 탈루 이슈와 내부거래 적정성 여부를 검증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장이 청문회 현장에서 광고비 착취, 입점업체 영업비밀 활용 PB 상품화 의혹, 끼워팔기 등 쿠팡 행태를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했다고 전했다.중국 증거 수집 등 국제 공조 추진법무부는 중국에 개인정보 유출 증거 수집을 위한 형사사법공조의 신속 이행을 요청하고, 주요 사건 관계자들의 체류자격 변동 내역과 출입국 기록, 법 위반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최민희 “국정조사 포함 가능한 모든 조치”…배경훈 “여론전 아닌 성실한 협조”청문회를 이끈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최민희 위원장은 김범석 의장의 청문회 불출석을 거론하며 “실권이 없는 외국인 대표를 내세워 청문회를 방해한 것은 국민과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밝혔다. 국회는 향후 국정조사를 비롯해 법 위반 시 영업정지 등 조치가 가능하도록 정부와 협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배경훈 부총리는 쿠팡이 언론을 통해 여론을 호도하려 한다는 취지로 비판하며, 정부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산적한 이슈를 자발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범정부가 하나의 팀으로 움직여 의혹을 남기지 않도록 끝까지 대응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며 국민 안전, 노동자 생명, 공정한 시장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에 타협하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를 밝혔다.
- 발표는 독단 인정한 쿠팡…“국정원 직원 3명 접촉” 주장에 참고인 출석 추진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쿠팡 개인정보 유출 의혹을 둘러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쿠팡은 12월 25일 ‘자체 개인정보 유출 조사 결과’ 발표가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 아니라 쿠팡의 독단적 판단이었다고 인정했다. 수사기관과 합동조사단이 검증 중인 사안을 당사자인 기업이 먼저 ‘결론’처럼 공표하면서 여론 흐름을 선점하려 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더구나 쿠팡 측은 그간 “정부 지시·협업”을 반복해 강조해 왔지만, 정작 발표 자체는 정부가 시키지 않았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노종면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모든 단계가 정부 지시였다는 주장과 12월 25일 단독 발표가 양립할 수 있느냐”며 “발표는 누가 결정했나, 국정원이 시켰나, 쿠팡이 자체 판단했나”를 집요하게 따졌다. 쿠팡 법무담당 이재걸 부사장은 “지시를 내려서 발표한 것은 아니다”는 취지로 답했다.왼쪽부터 이재걸 쿠팡 법무담당 부사장과 노종면 의원(더불어민주당). 사진=국회 방송노 의원은 “수사기관과 조사기관이 자료를 확보해 검증하고 결과를 발표하는 절차가 있는데, 사건 당사자가 먼저 발표하면 신뢰가 떨어지고 불필요한 오해를 키울 수밖에 없다”며 “왜 합동조사단 발표를 기다리지 못했느냐”고 비판했다. 쿠팡은 ‘2차 피싱 우려’ 등을 이유로 들었지만, 노 의원은 “무엇이 허위인지, 무엇이 사실인지 아직 검증 중인데 당사자가 먼저 ‘안전하다’고 결론을 내려버리면 수사를 무력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러려면 한국을 떠나라고”라고 지적했다.국정원 접촉 사실도 청문회에서 도마에 올랐다. 노 의원이 “국정원 직원을 국내에서 만난 적이 있느냐”고 묻자, 이 부사장은 “있다”고 답했다. 다른 임원의 접촉 여부도 “있다”고 했고, 접촉한 국정원 직원 수는 “3명”, 공문은 “1개”였다고 밝혔다. 이 대목에서 노종면 의원은 “국정조사 과정에서 국정원 관계자까지 참고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의원은 “국정원 접촉이 ‘물타기’로 귀결되면 정부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며 “국정조사에서 접촉한 국정원 직원도 출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정부는 쿠팡의 태도 자체를 문제 삼았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쿠팡이 주장하는 용의자 진술은 정부가 신뢰하지 않는다”며 쿠팡의 ‘단독 발표’에 대해 “심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조사에 필요한 자료 제출에도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합동조사단이 160여 건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현재까지 제출받은 것은 50건 정도에 그쳤고, 중요한 로데이터, 미국 보안업체 조사 결과, 모의 해킹 자료, 3년간 레드팀 운영 결과 등 핵심 자료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배 부총리는 “자료가 종합적으로 제출돼야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피조사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배 부총리는 다른 법 위반 사항이 있었음을 증언하기도 했다. 그는 “침해사고 신고이후 11월 19일 자료 보존 명령이 내려진 뒤에도 접속 로그가 삭제되도록 방치돼 5개월 분량 홈페이지 접속 기록이 삭제됐음을 확인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는 배후와 저장·유출 경로까지 낱낱이 조사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며 쿠팡이 수사·조사 과정과 별개로 ‘자체 결론’을 내세우는 방식에 선을 그었다.노 의원은 “쿠팡이 정부 조사와 수사를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정작 중요한 국면에서 독자 발표로 수사 가이드라인을 치려 했다”며 “국정조사에서 국정원 접촉 경위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민희 위원장도 국정조사 쟁점 가능성을 언급하며 국정원 관련 사실관계를 추가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 “왜 정부기관이 감추냐”는 쿠팡…청문회에서 드러난 3가지 실수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국가정보원이 쿠팡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국가기관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발언한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를 위증 혐의로 고발해달라고 국회에 요청하면서, 논란의 초점이 ‘정부와 쿠팡의 진실 공방’에서 ‘쿠팡의 책임과 태도’로 옮겨가고 있다.30일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는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다고 비난받다가 공유하니 또 비난받는다”며 “왜 정부는 이 정보를 공유하지 않고, 왜 정부기관이 이것을 감추려고 하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럴드 로저스 쿠팡 임시 대표가 30일 국회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그러나 국정원은 물론 민관합동조사단을 운영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경찰청 등 정부기관과 전문가들은 오히려 쿠팡이 청문회 과정에서 쟁점을 비켜가며 논란을 키웠다고 지적했다.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국회가 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죄로 쿠팡 대표를 고발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쿠팡 측이 ‘자체 조사’가 국정원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주장한 데 대해 “자료 요청 외 어떠한 지시·명령·허가를 한 사실이 없으며,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① ‘지시’와 ‘협조’의 차이를 흐렸다충돌의 핵심은 쿠팡이 ‘협조’를 ‘지시’로 확장해 해석한 대목이다. 로저스 대표는 “조사는 일방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의 지시를 받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국정원은 “자료 요청 외 지시·명령·허가가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법(국가정보원법 제5조)에 근거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이며 협조 요청의 범주”라고 반박했다.국가정보원법 제5조는 국정원장이 직무 수행을 위해 국가기관이나 단체에 사실 조회, 자료 제출 등 필요한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는 취지다. 다만 이는 정보 수집과 국가안보 관련 업무 수행을 위한 ‘협조 요청’의 근거일 뿐, 개별 기업의 조사나 발표를 지시하거나 승인하는 권한과는 성격이 다르다.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도 “국정원은 장비 이송 과정의 보안 우려를 이유로 협조했을 뿐, 쿠팡에 조사나 발표를 지시할 권한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유출자 접촉’ 논란과 관련해서도 국정원은 “최종 판단은 쿠팡이 하는 것이 맞다”는 취지로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밝혔다.결국 “국가기관 지시”라는 표현이 등장한 순간, 청문회는 유출 사실 자체보다 ‘국가기관을 방패로 삼았는지’로 시선이 이동했고, 국정원은 위증 고발 요청이라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럴드 로저스(왼쪽 첫 번째) 쿠팡 임시대표 등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② ‘3000개 유출’ 주장으로 유출 정의와 절차 논쟁을 키웠다쿠팡이 내세운 “계정 3000개만 유출” 주장도 청문회에서 흔들렸다. 배경훈 부총리는 “용의자가 제공한 하드디스크 정보만으로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문제가 심각하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합동조사단과 경찰이 서버 전수조사, 로그 분석, 포렌식 분석을 진행하는 상황에서 기업이 ‘저장된 건수’를 근거로 유출 범위를 단정하면 판단을 흐릴 수 있다는 의미다.전문가들은 ‘저장 건수’ 중심의 프레임이 유출의 정의와 어긋날 수 있다고 봤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표준 개인정보 보호 지침상 유출은 ‘권한 없는 자가 무단으로 알 수 있게 된 상태’로, 저장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유출 규모는 ‘무단 접근자가 알게 된 정보’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장된 개수를 전면에 내세우면 유출을 축소하는 인상을 줄 수 있고, 피해자 보상과 2차 피해 방지 논의까지 왜곡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권호현 법률사무소 현명 대표변호사는 절차 문제를 짚었다. 그는 “결백을 주장하려면 공권력이 함께 적법 절차로 확보했어야 한다”며 “오염 가능성이 생기면 신빙성이 약해진다”고 말했다. ‘외국계 보안업체를 활용했다’는 설명과 별개로, 국내 법과 절차가 요구하는 증거 보전과 공표 원칙을 제대로 따랐는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셈이다.국정원도 절차 주도권 논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쿠팡이 “정부기관 지시로 포렌식 이미지를 채취했다”는 취지로 말한 것과 달리, 국정원은 “국정원이 접촉한 시점 이전에 쿠팡이 이미 독자적으로 이미지 사본을 복제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정부기관이 별도 복사본 제작을 허락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이데일리 김일환 기자]③ 공정위·국세청·노동부로 번질 확전 리스크를 키웠다사실관계 공방이 이어지면서 쟁점은 기술 문제를 넘어 조직의 의사결정과 내부 통제 문제로 확장됐다. 청문회에서는 쿠팡이 발표한 국문 성명서와 영문 성명서의 내용 및 뉘앙스 차이가 집중 질의 대상이 됐고, “문안을 띄운 게 본인이냐”, “누가 작성했느냐” 같은 질문이 이어졌다. 대응 메시지가 어떤 절차로 만들어졌고 책임 라인이 어디인지가 본격적으로 도마에 오른 것이다.특히 번역 표현이 논란을 키웠다. 국문 성명서의 “불필요한 불안감”은 영문본에서 “false insecurity(잘못된 불안감)”로, “억울한 비판”은 “falsely accused(허위의 비판)”로 표현되면서 국내 비판 자체를 ‘거짓’으로 규정하는 듯한 뉘앙스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내 여론과 해외 투자자에게 서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커진 배경이다.여기에 “왜 정부기관이 감추냐”는 공세적 발언까지 겹치면서, ‘지시냐 협조냐’ 논쟁이 국가기관과의 정면충돌로 번졌고, “3000개 유출” 프레임은 유출 정의와 조사 절차 논쟁을 키웠다. 결과적으로 사안은 개인정보 유출을 넘어 기업 전반의 신뢰 문제로 확장될 소지를 키웠다.실제로 이날 청문회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임광현 국세청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참석해, 향후 공정거래 이슈, 세무조사 범위, 특별감독 및 산재 조사 강화 등으로 논란이 번질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들이 이어졌다. 논란이 길어질수록 보안 사고 대응을 넘어 기업 운영 전반의 책임으로 확전될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다.한편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청문회에서 “아직 미국 정부로부터 (쿠팡과 관련된) 항의를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 김성환 “재생에너지·원전 결합 불가피…이념 아닌 과학으로 접근해야”
- [이데일리 정두리 기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0일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결합하는 에너지 대전환은 피할 수 없다. 그 방식은 이념이 아니라 과학적 사실에 기반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기후부)김 장관은 이날 국회서 열린 ‘바람직한 에너지믹스 1차 정책토론회’에서 “현재 인류사의 가장 절박한 문제가 기후위기 대응이라면, 우리는 석탄발전소는 물론 가스발전소도 궁극적으로 에너지원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결국 탄소를 발생시키지 않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잘 결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토론회의 핵심 쟁점은 지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서 확정한 신규 원전 건설 여부다. 정부는 기후부 신설과 함께 신규 원전 건설 여부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재검토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 장관은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에너지 대전환을 추진하려고 했지만 탈원전 논쟁에 휩싸이면서 석탄도 빨리 퇴출시키지 못했고, 원전에 대한 논쟁만 하다가 5년을 보낸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윤석열 정부에선 정반대로 오직 원전만 하면서 재생에너지를 진흥하지 못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재생에너지가 OECD 꼴지가 됐다”고 비판했다.그러면서 그는 “현재 우리 에너지 비중은 대략 원전 30%, 석탄 30%, 가스 30%, 재생에너지 10% 수준”이라며 “여기서 안정적인 에너지원인 석탄 30%를 뺀 자리를 무엇으로 메울지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장관은 원전 논의를 재점화시키는 배경으로 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한국의 지리적 제약을 짚었다.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는 간헐성 문제가 심각한데 대한민국은 에너지가 독립된 섬나라로 유럽처럼 다른 나라와 연계해 에너지원을 사용할 수 없고 동서가 너무 짧아 태양에너지를 받아들일 시간이 적다”며 “이 공백을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양수발전으로 대체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과제”라고 진단했다.이어 김 장관은 “대한민국은 단위 면적당 원전이 가장 많은 나라”라며 원전이 그동안 한국의 주요 기저전원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원전의 안전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지만, 한 번 사고가 나면 매우 위험한 에너지원이라는 점 역시 부정할 수 없다”면서 “결국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잘 결합해 갈 수 있는지 여부가 피해갈 수 없는 숙제”라고 부연했다.이날 진행된 패널토론에서는 원전·재생에너지의 비중 문제를 넘어 시스템 차원의 에너지믹스 재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정용훈 카이스트 교수는 현재 논의되고 있는 에너지 전환 시나리오 대부분이 사실상 ‘탈원전 시나리오’라며, 2038년 이후 신규 원전이 반영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그는 “최소한 2050년 원전 비중 50% 등 다양한 원전 확대 시나리오를 포함해 비용·효과를 비교해야 하며, 신규 원전 건설 시 효과, 입지, 산업경쟁력 영향까지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원전은 대형·경직 전원이라 출력조절이 어렵고, 예기치 않은 불시정지 시 수 초에서 수 시간 내 메워줄 유연성 전원이 필요한데, 그 역할을 해온 가스발전이 태양광의 ‘연료비 제로’ 경쟁에 밀려 가동이 줄어드는 것이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남태섭 한국노총 전력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에너지 믹스는 필요할 때 공급 가능한 능력과 순간 안정성까지 포함해 발전원별 역할을 재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믹스 방향으로 △무탄소 전원(원전·재생)의 보완 관계 설정 △재생에너지의 최적 조합 △배터리·양수·수소 등 다층 ESS 믹스 △액화천연가스(LNG)를 점진 축소하되 전환기 ‘최소 안전판’ 유지 △석탄발전 휴지 보존 검토 등을 제안했다.한편 정부는 이번 토론회 결과와 내년 초 2차 토론회 및 대국민 여론조사 내용을 전문가위원회 검토를 거쳐 제12차 전기본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12차 전기본은 2026년부터 2040년까지 적용되는 중장기 계획으로, 현재 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총괄위원회와 5개 소위원회가 수립 작업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