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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SD vs 알파마요'…110억km 격차, 따라잡을 방법 있나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엔비디아가 자체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용 플랫폼 ‘알파마요(Alpamayo)’를 공개하면서 자율주행 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테슬라가 독주해온 완전자율주행(FSD) 영역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던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이미 벌어진 데이터 격차를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동시에 제기된다.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엔비디아 CES 2026 라이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율주행 경쟁의 핵심 지표는 ‘실제 도로 주행 데이터’다. 테슬라 FSD는 전 세계 고객 차량의 주행 데이터를 반복 학습해 성능을 끌어올리는 이른바 ‘데이터 플라이휠’ 구조를 채택하고 있으며, 현재 누적 110억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후발 주자가 단기간에 기술 수준을 따라잡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테슬라의 반응도 여유롭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는 알파마요 공개 이후 “기술의 99%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은 쉽지만, 나머지 1%에 해당하는 예외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실질적인 경쟁은 5~6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의 핵심 난제로 꼽히는 예외 상황 처리 능력에서 여전히 테슬라가 우위에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낸 발언으로 풀이된다.반면 엔비디아는 접근 방식 자체가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다. 알파마요는 특정 브랜드에 맞춰 개발된 전용 모델이 아니라, 여러 완성차 업체가 공통으로 활용하되 각자의 차량 특성에 맞게 튜닝해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용 기본 틀이라는 설명이다. 제조사별로 흩어져 있는 주행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하나의 공통 학습 구조로 통합해, 각 업체가 겪은 다양한 도로 환경과 주행 패턴을 동시에 학습시키는 방식이다.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개별 완성차 업체가 단독으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극단적 돌발 상황이나 희귀한 주행 패턴을 공동 학습으로 빠르게 축적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강점”이라며 “GPU 기반 인공지능이 실제 도로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게 성과를 내느냐가 기술적 격차를 좁히는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 제조사들이 운영 방식이나 시스템 구성에서 일정 수준의 자유도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인 만큼, 당장의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일단 완성차 업체 한두 곳만 이 방식에 합류하더라도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가능성은 충분하며, 데이터 규모에서의 열세 역시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실제 엔비디아는 알파마요를 무료 오픈소스로 개방해 참여 기업을 빠르게 늘리고, 주행 데이터의 양과 시나리오 다양성이 함께 확대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시뮬레이션 기반 합성 데이터와 대규모 학습 인프라를 결합해 실주행 데이터 부족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도 알파마요의 강점으로 꼽힌다.다만 이러한 구상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율주행 데이터는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 핵심 경쟁 자산인 만큼 데이터 공유 범위를 둘러싼 이해관계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축적한 데이터를 경쟁사와 나누는 데 대한 부담과 적극적으로 기여하지 않으면서 성과만 누리려는 무임승차 문제 역시 오픈소스 전략의 한계로 거론된다.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픈소스 방식은 참여 기업이 늘어날수록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와 데이터 기여 수준을 둘러싼 갈등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누가 얼마나 데이터를 제공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디까지 책임을 질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실질적인 협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김필수 교수는 “완성차 업체들이 독자적인 알고리즘 경쟁력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특정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면서 “엔비디아 역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해서는 오픈소스 전략의 한계를 어떻게 해소할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모셔널 CEO "로보택시, 후발주자지만 안전하게…연내 美 전격 출시"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자율주행 후발주자이지만 연내 미국 상용화를 통해 안전한 ‘아이오닉 5’ 로보(무인)택시 서비스를 적극 확대할 계획입니다.”테슬라, 구글 웨이모가 양분 중인 미국 로보택시 시장이 꿈틀거리고 있다. 최근 엔비디아도 메르세데스-벤츠와 1분기 중 로보택시 서비스를 개시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도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을 통해 연내 출시를 목표로 차근차근히 준비 중이다.모셔널 CEO 로라 메이저 사장 (사진=현대차그룹)로라 메이저(Laura Major) 모셔널 사장(CEO)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에서 자율주행 기술 개발 현황과 향후 전략을 소개하며 “2026년 말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4(특정 운행 설계 영역 내 무인 주행)’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하겠다”고 밝혔다.메이저 사장은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항공우주공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드레이퍼연구소의 정보·인지 부문장, 드론 전문업체 ‘아리아 인사이츠’의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다. 2020년 모셔널 창립과 함께 CTO를 맡았으며 지난해 5월부터 CEO를 맡고 있다.모셔널은 현재 미국에서 3개의 거점을 운영 중이다. 보스턴 본사가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총괄하고, 피츠버그 연구소는 머신러닝 및 하드웨어 엔지니어링 연구와 차량 개조를 맡는다.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는 로보택시 서비스 상용화를 위한 실증 전진기지이다.메이저 사장은 “라스베이거스는 관광,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발달해 탑승 수요가 많은 지역으로 로보택시 상용화에 적합하다”며 “많은 공사 현장, 보행자 등 복잡한 환경으로 다양한 주행 데이터 수집이 가능하며 카지노, 쇼핑센터처럼 독특한 환경도 시험할 수 있다”고 전했다.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주행 (영상=정병묵 기자)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사진=현대차그룹)모셔널 로보택시는 테슬라의 카메라 기반 ‘비전 온리(vision only)’ 방식이 아닌 ‘멀티 모달(multi-modal)’ 방식을 유지 중이다. 즉, 테슬라는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 탑재된 라이더(LiDAR)를 사용하지 않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센서가 많으면 복잡해진다”며 비전 온리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메이저 사장은 이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레벨4 자율주행 차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으로, 안전 중복 체크를 위해서는 멀티 모달 방식이 필수”라며 “카메라뿐만 아니라 라이다, 레이더 등을 활용하면 비전 기반 센서에 오류가 있더라도 상호 보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그는 “예를 들어 야간 불빛이나 햇빛이 강할 때는 일반 운전자도 운전하기 어렵지만 로보택시가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며 “눈과 비가 내리는 환경에서도 멀티 모달 방식을 사용하면 안정적으로 레벨4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이날 미디어 시승은 오전에 내린 우박 등으로 약 한 시간여 지연됐다. 메이저 사장은 “날씨 문제나 센서 훼손을 우려해 시승을 늦춘 게 아니라 악천후에 따른 탑승자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라며 “만약 센서 1개가 고장나더라도 다른 센서들을 활용해 주행이 가능하며 차량용 센서 클리닝 기술로 센서에 묻은 이물질, 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모셔널은 자율주행 레벨4 달성을 위해 ‘대규모주행모델(LDM)’을 개발 중이다. 미국 각지에서 수집한 자료를 학습시키고 LDM으로 통합해 다양하고 예측 불가능한 도로 교통 상황에서 대응 가능하도록 성능을 고도화 중이다.한편 현대차그룹 내 자율주행 사업에서 모셔널과 국내 스타트업 출신으로 그룹에 편입된 포티투닷은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소프트웨어차(SDV)를 중심으로 개발한다. 모셔널은 레벨4 이상 로보택시 기술 및 사업을 전담한다.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김흥수 현대차·기아 GSO본부장 부사장은 “모셔널이 자율주행 상용화 현장에서 확보 검증한 운영 경험을 포티투닷 SDV 개발 체계에 적용하고, 이를 LDM 고도화와 결합해 그룹 차원의 자율주행 기술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우선 아이오닉 5 로보택시 미국 상용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축적된 기술력·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포함 다양한 지역에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왼쪽부터)현대차·기아 GSO본부장 김흥수 부사장, 모셔널 로라 메이저 CEO, 현대차·기아 자율주행개발센터장 유지한 전무 (사진=현대차그룹)
- 韓 '거친 택시'보다 낫다…美서 타본 현대차 무인 '모범택시'[르포]
- [라스베이거스=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내에서 차로 남동쪽으로 약 20여분쯤 달리다, 해리 리드 국제공항 남단에 들어서면 약 3400평 부지의 지상 3층 높이 건물이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플랫폼 자회사 ‘모셔널(Motional)’의 첨단 연구시설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다.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 개막 3일차인 8일(현지시간) 찾은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는 올해 말로 예정된 로보(무인)택시 상용화 준비에 한창이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모셔널 테크니컬 센터를 국내 언론에 최초 공개했다. 현대 ‘아이오닉 5’ 로보택시로 라스베이거스 시내 14km 구간을 왕복 약 40여분 간 동승했다.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사진=현대차그룹)테슬라 자율주행 ‘FSD’ 국내 서비스 개시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너무 뒤처져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졌다. 특히 그룹 자율주행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인 ‘포티투닷’ 대표가 물러난 후 차기 대표 선임이 늦어지면서 모셔널에 대한 주목도가 그만큼 높아졌다. 모셔널이 미국에서 아이오닉 5 무인택시를 실험 중이라는 소식은 들려왔지만 그 실체를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모셔널 테크니컬 센터 정문 앞으로 아이오닉 5가 나타났다. 국내에선 택시로 익숙한 아이오닉 5이지만 모습이 많이 달랐다. 지붕과 양쪽 바퀴 위, 전면 라디에이터 그릴에 생소한 장비들을 달고 있었다. 자율주행 장·단거리 라이더(LiDAR)와 카메라 장치들이다. 이 차량은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혁신센터(HMGICS)에서 제작돼 미국으로 넘어왔다. 차량 뒷문에 적힌 ‘모셔널’ 한글이 현대차그룹의 작품임을 실감케 했다.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사진=현대차그룹)운전석에는 모셔널 직원이 탑승했고 기자는 뒷좌석에 앉았다. 안전벨트를 메고 뒷좌석 눈앞에 비치된 모니터에 ‘운행하시겠습니까’라는 메시지가 떴다. ‘OK’를 누르자 주행을 시작했다. 해리 리드 국제공항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남단 사이에 자리한 이 지역은 도심 상업지구와 관광 중심지로 빠르게 연결되는 교차점과 가깝다. 공항 접근 도로와 주요 간선도로가 맞물려 있어 교통 흐름이 많은 곳이다.센터 앞 도로인 ‘이스트 파일럿 로드’로 진입하기 위해 우회전 대기를 했다. 자율주행차를 처음 타 보는 상태에서 왼쪽에서 다른 차량들이 달려오고 있는 터라 긴장감에 안전벨트를 손에 쥐게 됐다. 아이오닉 5는 선행 차량을 보내고 안정적으로 끝차선에서 1차선으로 진입했다.직선 구간인 라스베이거스 프리웨이에서 아이오닉 5는 빨간불에 섰다가 파란불에 움직이는 동작을 능숙하게 수행했다. 운전석에 앉은 모셔널 직원은 스티어링 휠(일명 ‘핸들’)에 양손 엄지손가락을 대고 있었는데 불시 상황 발생 시 개입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혹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완전히 떼어 줄 수 있나요?”라고 물으니 “오브 코스(of course)”라며 손을 뗐다. ‘완전 핸즈 프리’ 상태로 아이오닉 5의 스티어링 휠은 ‘타운 스퀘어’ 쪽으로 진입하기 위해 왼쪽으로 빙빙 돌았다.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주행 (영상=정병묵 기자)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주행 (영상=정병묵 기자)타운 스퀘어는 대형 쇼핑몰 밀집 지역으로 주차장을 오가는 차량과 보행자의 동선이 뒤섞인 곳이다. 해당 구역을 한 바퀴 돈 뒤 S자 곡선 구간에 들어서자 아이오닉 5의 스티어링 휠이 다급하게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돌았다. 우회전을 돌자 마자 2차선에 대형 트럭이 서 있었는데 트럭을 피해 왼쪽으로 스티어링 휠을 돌려 1차선으로 진입, 신호대기 정지했다.뒷좌석에 LCD 모니터에는 아이오닉 5의 장·단거리 라이더(LiDAR)와 카메라 장비가 측정한 주변 환경이 한 눈에 펼쳐졌다. 앞차, 옆차, 건너편 차선의 차량은 물론, 자전거, 보행자까지 무인택시가 주변을 인식하는 방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주행 중 뒷좌석의 모니터에 각종 센서가 감지한 주변 교통 상황이 제시되는 모습 (사진=정병묵 기자)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주행 (영상=정병묵 기자)CES의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리면서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복잡한 구간인 만달레이 베이 호텔 부근에 진입했다. 관광객과 셔틀 차량이 오가는 차로를 지나 아이오닉 5는 호텔 로비 앞 공유 서비스 차량의 전용 드롭 오프(drop-off) 존까지 부드럽게 진입했다. 만달레이 베이를 무사히 빠져 나온 차량이 센터로 복귀하려는 순간 2차선과 인도 사이 도로에 갑자기 자전거 한 대가 역주행하며 다가왔다. 안전벨트가 어깨를 압박할 정도의 급제동이 있었다. 급작스런 상황에 다소 놀랐지만 자전거가 지나가자 아이오닉 5는 주변 안전이 확인된 뒤 다시 움직였다. 주행 시작 때와 달리, 주변을 신경 쓰지 않으며 그간 온 스마트폰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복귀했다.다만 만달레이 베이 호텔 진입로에 있는 과속방지턱을 넘는데 차가 제법 덜컹거렸다. 라스베이거스 지역 ‘매핑(mapping·지도 데이터 수집)’을 진행했을 터인데, 과속방지턱 반영이 안 된 것으로 보였다. 또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출발과 정지 시 급가속, 급감속으로 차량이 급격히 꿀렁거린다는 느낌을 이따금 받았다. 전기차 특유의 회생제동 때문일 수도 있는데, 결론은 한국에서 거칠게 운전하는 택시기사가 모는 아이오닉 5보다는 편안한 탑승이었다.라스베이거스 시내를 주행하는 모셔널 ‘아이오닉 5’ 로보택시(사진=현대차그룹)운행을 마치고 운영 차고로 돌아온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별도의 정비 라인으로 이동하지 않고, 각 차량이 주차된 자리에서 바로 점검에 들어갔다. 엔지니어들은 차량의 트렁크를 연 채 노트북과 진단 장비를 연결하고 센서 상태와 소프트웨어 로그를 확인한다. 데이브 슈웽키(Dave Schwanky) 모셔널 소프트웨어 담당 부사장은 “하루 평균 대당 수 테라바이트(TB) 수준의 주행 데이터를 생성하는데, 데이터의 누락이나 이상이 곧바로 주행 판단에 영향을 준다”며 “때문에 정비 과정에서도 기계적 요소보다 데이터 이상 여부를 먼저 확인한다”고 말했다.운영 차고 한쪽에는 자율주행 차량의 센서 정확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캘리브레이션(Calibration) 룸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로보택시에 장착된 카메라·라이다·레이더 센서의 인식 정합을 정밀하게 점검하고 보정한다. 엔지니어들은 차량을 지정된 위치에 정차시킨 뒤, 정규 패턴과 환경을 기준으로 센서 오차를 조정한다. 발라지 칸난(Balajee Kannan) 모셔널 자율주행 담당 부사장은 “도심 주행에서는 작은 인식 오차가 전혀 다른 판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정기적인 캘리브레이션은 안전한 자율주행을 위한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미국 모셔널 라스베이거스 테크니컬 센터에 주차돼 있는 ‘아이오닉 5’ 로보택시 (사진=정병묵 기자)현대 ‘아이오닉 5’ 모셔널 로보택시의 자율주행 핵심 장비들. (왼쪽부터)장거리 라이더(LiDAR), 카메라, 단거리 라이더 및 카메라, 에어 디스트리뷰터 (사진=정병묵 기자)아이오닉 5 로보택시 장거리 라이더 및 카메라 (사진=현대차그룹)아이오닉 5 로보택시 에어 디스트리뷰터(사진=현대차그룹)
- “비싸도 프리미엄, 할부는 60개월” 2025년 자동차 구매 트렌드 분석
- [이데일리 윤정훈 기자]고금리와 경기 불황의 파고 속에서도 대한민국 자동차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여전히 ‘프리미엄’을 향하고 있다. 특히 장기 금융 상품을 활용해 자동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11일 모빌리티 컨시어지 플랫폼 차봇모빌리티가 2025년 한 해 동안 접수된 실제 차량 구매 견적 데이터를 분석한 ‘2025 차량 구매 트렌드 리포트’를 정리했다.(사진=차봇모빌리티)◇프리미엄 모델 쏠림 현상 심화2025년 자동차 시장의 키워드는 단연 ‘프리미엄’이다. 국산차와 수입차를 막론하고 중저가 모델보다는 브랜드 가치가 높은 상위 모델에 수요가 집중됐다.국산차 부문은 ‘국민 아빠차’로 불리는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5.4%)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주목할 점은 제네시스 뉴 GV70(4.4%)의 약진이다. 수입 프리미엄 SUV 대비 높은 가성비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이 맞물리며 당당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수입차 부문에서는 전통의 강자 BMW 5시리즈(13.5%)와 벤츠 E-Class(13.0%)가 압도적인 격차로 1, 2위를 수성했다. 두 모델의 견적 비중을 합치면 수입차 전체의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프리미엄 세단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은 뜨거웠다.◇“고금리 시대의 생존법”… 60개월 장기 할부가 대세주목해야 할 대목은 소비자들이 이 비싼 차들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면서 한 번에 목돈을 지불하기보다는 할부 기간을 최대한 늘려 월 납입금을 낮추는 전략이 뚜렷해졌다.차봇의 분석에 따르면 일시불 및 할부 구매 시 평균 계약 기간은 50.4개월에 달했다. 특히 전체 할부 계약 중 60개월(5년) 비중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차를 빨리 내 것으로 만들기보다, 당장 생활에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프리미엄 라이프’를 유지하려는 실속형 소비 패턴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구매 방식에 따라 선호하는 차종이 갈린다는 점도 흥미롭다. 전체 견적의 67.5%를 차지한 일시불·할부 구매자들은 자산으로서의 ‘소유’를 중시하며 쏘렌토, GV70, BMW 5시리즈 등을 선택했다.반면, 전체의 17.4%를 차지한 리스·렌트 시장은 성격이 조금 다르다. 리스·렌트의 경우 국산차 부문에서는 제네시스 뉴 GV70이 일반 할부 구매(3위) 때보다 높은 순위인 1위를 기록했다.리스·렌트 수입차 부문에서는 △1위 BMW 5시리즈 △2위 벤츠 E-Class △3위 BMW 3시리즈 △4위 벤츠 GLC-Class △5위 BMW X5 순으로 고가 프리미엄 세단과 SUV 쏠림 현상이 강화됐다. 리스·렌트 이용자의 평균 계약 기간은 47.5개월로 할부보다 짧았다. 특히 12개월 단기 계약 비중(10.2%)이 상대적으로 높았는데, 이는 차량을 자산으로 묶어두기보다 2~4년 주기로 신차를 즐기려는 ‘이용 중심’ 소비가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전기차는 전체 견적의 9.9%에 머물며 다소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보조금 축소와 충전 인프라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중고차 가격(잔존가치)에 대한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BMW i5 같은 프리미엄 수입 전기차와 기아 EV3 같은 실용적인 국산 모델로 수요가 양분되는 양상을 보였으며, BYD 등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진입도 소비자들의 새로운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다만 딜러가 없는 테슬라의 고객의 경우 직접 홈페이지를 방문해 견적을 내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실제 전기차 수요는 이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 단점 투성이 이족보행 로봇, 그래도 만드는 이유는?
- [이데일리 이배운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6에서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전격 공개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로봇 기술 경쟁이 한층 본격화하는 분위기다.현대차가 CES 2026에서 선보인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이데일리 정병묵 기자)9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해 자사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고,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 유니트리는 자사 로봇 ‘G1’이 쿵후 동작과 발차기 동작을 구현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주목 받았다. 그동안 공상과학영화 속 상상에 머물렀던 인간형 로봇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인간처럼 두 발로 걷는 이족보행 방식은 바퀴 구동이나 사족보행에 비해 매우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무게 중심이 높은 탓에 작은 외부 충격이나 지면의 경사에도 균형을 유지하기 어렵고, 두 발바닥이 지면에 닿는 면적도 좁아 정지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미세한 제어가 필요하다.또한 두 발로 걷기 위해서는 수십 개의 관절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인간과 유사한 보행을 구현하려면 최소 20~30개의 액추에이터(모터)가 필요하며, 각 모터가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면서 연산량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센서가 지면 상태를 감지해 즉각 반영해야 하는 만큼 제어 기술의 난이도 역시 상당히 높다.현대차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사진=현대차그룹)이처럼 많고 복잡한 부품은 그만큼 고장 포인트를 늘리고 생산 단가와 유지보수 비용을 치솟게한다. 이렇게 비싼 돈을 들여 만든 로봇이 한 번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라도 하면 하드웨어 파손으로 직결될 위험도 크다.균형 유지 자체가 쉽지 않은 만큼 이동 속도도 느리고 무거운 물체를 들어 올리거나 밀고 당기는 작업에서도 한계가 뚜렷하다.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의 실용성을 놓고 회의적인 시선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그럼에도 글로벌 완성차·빅테크 기업들이 이족보행 로봇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인간의 업무를 가장 효과적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기 때문이다.공장 설비, 도구, 작업 동선, 안전 규격 등 대부분의 산업 인프라는 인간의 신체에 맞춰져 있다. 이 때문에 인간과 유사한 신체를 가진 로봇은 별도의 개조 없이도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할 수 있다. 기존 자동화 설비를 로봇에 맞춰 다시 구축하는 비용이 일절 들지 않는 셈이다.특히 현대차는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2028년 미국 조지아주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 우선 투입한 뒤, 2030년까지 부품 조립 공정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 반복 작업과 중량물 취급 등 보다 복잡한 공정으로 역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현대차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 (사진=현대차그룹)이 밖에도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바닥 상태나 주변 구조가 일정하지 않은 환경에서도 상황에 맞춰 움직일 수 있어 활용 범위가 무궁무진하다. 인간과 비슷한 모습인 만큼 일상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에도 유리하다. 당장의 효율이나 비용 경쟁력은 낮지만, 완성도가 높아질수록 특정 공정을 넘어 직무 단위로 노동을 대체하는 범용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평가다.물론 이러한 호환성이 필요하지 않은 영역에서는 바퀴 구동이나 사족보행 방식의 로봇이 더 적합하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은 4개의 다리가 넓은 지지면을 형성해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덕분에 기동성과 유연성이 뛰어나 점검, 순찰, 탐색 등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한다.현대차는 이처럼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스마트팩토리 전환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그룹을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글로벌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전략적 승부수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 '없어서 못파는' 삼성 메모리…올해 영업익 150조 시대 연다
- [이데일리 박원주 송재민 기자] “‘없어서 못 파는’ 삼성 메모리의 힘은 올해 더 드러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숫자들이 이어질 수 있다.”삼성전자가 ‘왕의 귀환’으로 불릴 정도의 역대급 실적을 내놓은 것은 한때 위기설이 돌 정도로 부침을 겪은 반도체 사업이 완전히 살아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돌파한 것은 국내 기업사(史)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다. 그런데 올해는 연 100조원을 훌쩍 넘는, 즉 분기 기준으로는 40조원 안팎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파다하다. 올해 삼성 실적에 재계, 시장, 관가 등의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없어서 못파는’ 삼성 메모리 정상궤도삼성전자가 8일 공시한 잠정 실적을 보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20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8.17%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2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기업들 전체로 봐도 전례가 없는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슈퍼사이클을 탔던 지난 2018년 3분기 당시 17조57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번 메모리 초호황기 초입부터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매출 역시 93조원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3분기 당시 최대 매출 기록(86조617억원)을 한 개 분기 만에 경신했다.(그래픽=김일환 기자)삼성전자는 이날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반도체(DS)부문이 역대급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게 중론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부문의 영업이익을 15조8000억~17조원 수준으로 추정한다. 전기(7조원) 대비 10조원가량 크게 늘어난 셈이다. 이는 인공지능(AI) 수요 급증과 맞물려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 등의 가격 급등이 이어지고 있는 데다 고성능 고부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이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5세대 HBM3E 제품 고객사로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을 확보했다. 6세대 HBM4는 엔비디아 납품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기류다. 특히 삼성전자는 메모리 3사 중 압도적인 생산능력(캐파)을 갖고 있다. AI 특수를 경쟁사들보다 오롯이 누릴 수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아픈손가락’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이 적자 폭을 줄이며 반등 기미를 보인 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반도체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삼성 메모리는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팔고 있다”며 “공장 풀가동을 해도 수요를 맞추지 못하다 보니 이익률은 치솟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AI 황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 2026’에서 “전 세계는 AI 팩토리가 더 많이 필요하다. 메모리 공급자들은 매우 유리하다”고 말한 게 근래 산업계 분위기를 방증한다.삼성전자는 그 덕에 D램 1위 지위까지 탈환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메모리 매출은 259억달러(약 37조6000억원·D램 192억달러+낸드 67억달러)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전체 메모리 매출은 224억달러(D램 171억달러+낸드 53억달러)로 집계됐다. 삼성전자가 1년 만에 SK하이닉스를 제치고 D램 1위로 올라선 것이다.◇“올해 분기 영업익 40조 안팎 갈 수도”더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올해 실적이다. 메모리 초호황기가 지속하면서 기념비적인 실적들이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그룹은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15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분기 평균 40조원 안팎 수준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UBS(135조3000억원), 노무라(133조4000억원), DB증권 (148조9000억원), KB증권(123조원) 등도 비슷하다. 트렌드포스 집계를 보면, 올해 1분기 범용 D램과 낸드 제품군의 계약가격은 전기 대비 각각 55~60% 33~38% 상승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서버용 D램 가격은 60% 이상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엔비디아, 구글의 6세대 HBM4 공급망에 삼성전자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문형반도체(ASIC) 업체들의 5세대 HBM3E 주문량 급증 등도 맞물려 삼성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증가한 26조원으로 전망된다”고 했다.올해 파운드리,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 역시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만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테슬라의 자율주행용 칩 ‘AI6’ 생산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AMD, 퀄컴 등 다른 빅테크들과 2나노 공정 칩 수주를 논의하고 있다. 시스템LSI사업부가 설계하고 파운드리사업부가 위탁 생산한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600’ 역시 주목받는다. 이는 다음달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 S26에 탑재하는데, 그 성공 여부를 통해 추후 비메모리 사업을 가늠해볼 수 있을 전망이다.
- 'CES 주인공'…로봇 테마 ETF에 돈 몰린다
-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로봇 기술을 둘러싼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규모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제조업 자동화에 국한됐던 로봇 활용이 물류·의료·서비스 영역으로 확산하며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재부각된 영향이다. 여기에 연초 열린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국내 기업들의 로보틱스 전략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투자자 관심이 재차 집중되는 모습이다. CES 개막일인 6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한국 로봇 업체 에이로봇의 ‘앨리스’가 빈 자리를 찾아 물건을 이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8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로봇액티브’ ETF는 지난달 30일 순자산총액이 50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5528억원까지 늘었다. 최근 3개월 사이 증가한 순자산만 3508억원에 달한다. 해당 ETF는 기술 경쟁력을 갖춘 국내 로봇 산업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시장 환경에 따라 종목 비중을 조절하는 액티브 전략이 특징이다. 국내 로봇 테마 전반에서도 ETF 순자산 확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KB자산운용의 ‘RISE AI&로봇’ ETF 역시 최근 3개월간 순자산총액이 1273억원 늘며 2817억원까지 증가했다. 이 상품은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인공지능(AI)과 하드웨어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하는 ETF다. 단기간 순자산 증가세가 가팔라지며 로봇 테마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자산 확대의 배경으론 로봇 산업의 외연 확장이 꼽힌다. 공정 자동화 중심의 산업용 로봇을 넘어 물류 현장의 피킹·이송 로봇, 병원·요양시설의 의료·돌봄 로봇, 매장·호텔의 서비스 로봇까지 적용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면서다. 인력난과 비용 부담이 구조적으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로봇 도입이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되며 성장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로봇 산업의 개화 시점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송선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로봇 산업은 기술 발전 속도와 국가별 수용 속도에 따라 장기적으로 성장하겠지만, 최근 기계·IT·AI 기술의 고도화를 고려하면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 시점은 멀지 않았다”며 “올해를 전후로 테슬라의 옵티머스 공개, 글로벌 로봇 기업 상장, 미국의 로봇 산업 지원 정책 등 산업 전반의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초 열린 CES를 계기로 로보틱스 이슈가 재점화된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제시하며, 계열 로봇 전문 기업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중장기 로보틱스 전략을 공개했다. 휴머노이드와 물류·모빌리티 로봇을 아우르는 청사진이 제시되자 관련 밸류체인 전반으로 관심이 퍼지는 분위기다. 정부 정책 역시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차세대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휴머노이드 M.AX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산·학·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 주도의 생태계 조성이 산업 불확실성을 낮추고 민간 투자와 금융 자금 유입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6일 ‘TIGER 코리아휴머노이드로봇산업’ ETF를 신규 상장했다. 이 상품은 국내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에 더욱 직접적으로 투자하는 패시브 ETF로, 핵심 부품·소프트웨어·완성 로봇 기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레인보우로보틱스, 로보티즈 등 순수 로봇 밸류체인 기업 비중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휴머노이드 로봇은 피지컬 AI를 대표하는 키워드로, 빅테크 기업과 각국 정부 주도 아래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라며 “한국 역시 정부 주도의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 가운데 32조원이 AI·로봇 분야에 투입될 계획으로, 정책 모멘텀에 대한 기대 역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 "AI가 나를 벗겼다"…X, 성적 이미지 피해 확산 '시간당 6700건'
-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소셜미디어(SNS) 플랫폼에서 동의 없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해 여성 이용자의 이미지를 성적으로 재생성하는 ‘딥페이크’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AFP)8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의 한 여성 아이돌은 전날 온라인 방송에서 “AI가 나를 벗겼다. 내 사진이 악용돼 초상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일본의 한 만화가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이 발단이 됐다. 이 만화가는 여성 아이돌 사진을 올린 뒤 플랫폼 내 AI 그록(Grok)을 이용해 비키니를 입고 있는 모습으로 바꿔달라고 지시했고 곧바로 성적 이미지가 생성됐다. 아이돌 소속사는 성명을 내고 “초상권과 저작권을 현저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맹비난했고 X 이용자들의 비판도 뒤따랐다. 결국 만화가는 문제의 이미지를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으나, 이후에도 그록으로 재생성한 유명 여성들의 성적 이미지가 플랫폼 내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이러한 사례는 세계 곳곳, 그리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24년 1월에도 미국 인기 여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딥페이크가 SNS에 확산해 논란을 일으켰다. 해당 이미지는 4700만 회 이상 조회된 후 삭제됐다. 스위프트는 딥페이크로 가장 많은 피해를 보는 인물로도 유명하다. 스칼릿 조핸슨, 제나 오르테가, 시드니 스위니, 사브리나 카펜터 등과 같은 다른 유명 스타들뿐 아니라 영국 캐서린 왕세자비, 심지어 일론 머스크의 13번째 자녀를 출산한 인플루언서 애슐리 세인트 클레어마저 피해를 주장했다. 미 사이버보안 회사 홈 시큐리티 히어로즈에 따르면 2023년 온라인 딥페이크 영상 중 음란물이 98%를 차지했으며, 99%가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X는 피해 발생시 자사에 통보할 수 있으며, 권리 침해를 이유로 문제가 되는 이미지에 대해 삭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플랫폼 안에서 이미지가 삭제되더라도 다운로드한 사람이 있으면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피해 규모가 커지자 결국 세계 각국 수사·규제당국도 칼을 빼들었다. 인도를 시작으로 프랑스, 말레이시아, 영국, 유럽연합(EU) 등은 X를 상대로 관련 보고 요구 또는 조사를 개시했다. 영국의 미디어·통신 규제당국인 오프콤(OfCom)은 지난 5일 그록이 사람들의 옷을 벗기는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는 우려를 조사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일본 나고야시에선 AI로 작성한 미성년자 여성의 성적 이미지를 소지한 한 남성 교사가 아동 매춘·아동 포르노 금지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머스크도 대응 의지를 밝혔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불법 콘텐츠 제작자의 계정을 영구 정지하고 법 집행기관과 협력하겠다”고 알렸다.문제는 삭제되는 이미지보다 생성·유포되는 이미지가 월등하게 많다는 점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딥페이크 연구자 제네비브 오(Genevieve Oh)가 지난 5~6일 24시간 동안 그록 이미지 생성을 분석한 결과 시간당 약 6700건의 성적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이는 경쟁 플랫폼(평균 79건)의 85배에 달한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AI 관련 사기 피해 신고가 매일 수천건 접수되고 있지만, 범인을 추적하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대다수 국가가 책임을 물을 만한 법적 근거를 아직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도 문제다. 일본의 경우 AI 부정 사용으로 인권 침해시 사업자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사업자에 신속한 삭제를 ‘권고’하는 수준에 그친다. 불법 촬영물 감시단체 히이라기넷의 나가모리 스미레 대표는 “가짜 이미지는 순식간에 만들어진다. 하지만 삭제에는 오랜 시간이 걸려 피해자가 큰 부담을 지게 된다”며 “언제 다시 올라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피해는 장기화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