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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점 커지는 선루프 폭발..현대차 1위 불명예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선루프는 20여년 전부터 국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끈 옵션 중 하나다. 주행 중 창문을 열지 않아도 내부 공기를 순환시킬 수 있어 졸음운전을 예방 할 수 있는 것은 물론 2열에 앉은 승객들의 개방감을 높여 사랑받는 옵션이다. 더구나 애연가는 꼭 선택해야 할 옵션으로 꼽힌다. 200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일반 선루프보다 면적이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가 인기다.이런 선루프가 주행 중 갑자기 깨져 폭발을 한다면 어떨게 될까? 탑승객이 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선루프 폭발 사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지난 2월 국내에선 달리던 BMW 차량의 선루프가 폭발, 뒤따르던 차량으로 날아간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아직까지 선루프가 폭발한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사고 당시 운전자는 “선루프를 조작하지 않았는데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선루프가 폭발해 뒤 차로 날아갔다”고 증언했다. 이런 일은 비단 BMW에만 한정된 일은 아니다.최근 미국에선 현대자동차 파노라마 선루프 파손 집단 소송이 이슈다. 결국 3년여 만에 현대자동차가 미국 소비자에게 보상하는 안에 합의했다. 2015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센트럴지역 연방지방법원에 낸 집단 소송이 근거다. 여기에 참여한 원고들은 2010~2016년식 쏘나타, 투싼, 싼타페 등 일부 차종에 장착된 파노라마 선루프가 이유없이 폭발한 현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현대차는 이와 관련해 해당 차종의 선루프 보증기간을 10년 또는 12만 마일(약19만km)로 2배 연장하고 선루프가 돌에 맞거나 낙하물에 의해 파손 되더라도 보증하기로 합의했다.캐나다에서도 미국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캐나다 교통 당국에 따르면 주행 중이던 현대차 선루프가 이유 없이 폭발하는 사고가 지난 2017년까지 61건이 보고됐다. 선루프 폭발 사고를 당한 소비자들은 차선 변경을 하거나 코너를 도는 상황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주행을 할 때도 폭발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선루프 크기가 날로 커짐에 따라 소비자들의 불안감도 증가하고 있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오래전부터 선루프 폭발사고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컨슈머리포트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20여년간 미국 내에서 보고된 859건의 선루프 폭발 사고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총 35개 브랜드 208개 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특히 파노라마 선루프가 급증한 2011년 이후 선루프 폭발사고도 덩달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슈머리포트 발표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많은 선루프 폭발 사고 건수를 기록한 제조사는 아쉽게도 현대자동차로 나타났다. 기아차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가장 많은 사고 사례가 보고된 현대차 선루프 폭발 건수는 119건이다. 2위는 포드 85건, 3위 닛산 82건, 4위 기아 78건, 5위 토요타 사이언 72건 순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통계를 살펴보면 사이언 tC가 71건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현대 벨로스터 54건,기아 쏘렌토 43건, 닛산 무라노 28건, 기아 옵티마(국내명 K5) 25건 등으로 나타났다.아직까지 선루프가 왜 폭발하는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전문가들은 “선루프가 작고 평평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크기가 커지고 곡률이 생길 땐 강성이 약해져 폭발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입을 모은다. 주행을 하다 보면 과속방지턱이나 도로의 포트홀 등에 의해 차체가 뒤틀리는 상황이 발생한다. 주행 시 발생하는 충격을 고스란히 선루프가 받아내야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생긴다. 면적이 넓은 파노라마 선루프의 경우 이런 상황을 반복해서 겪으면 강성이 약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은 분석이다. 선루프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선 강화유리 대신 접합유리를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접합유리는 흔히 자동차 앞유리에 사용하는 것으로 유리 2장을 접합해 만든다. 충격으로 깨져도 파편이 흩어지지 않는다. 선루프에 접합 유리를 사용하면 폭발하더라도 운전자가 직접적인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낮아진다. 반면 강화유리는 자동차 측면과 후면에 사용하는 유리다. 강화유리는 충격을 받으면 여러 조각으로 부서져 흩어지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강화유리를 사용한 선루프가 폭발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탑승객이 받을 수 밖에 없다.현재 파노라마 선루프에 접합유리를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브랜드는 테슬라, 페라리, 볼보 뿐이다. 이 외에 일부 모델에만 접합유리를 사용하는 제조사는 포드, 혼다, 재규어·랜드로버, 닛산, 스바루 등이다. 이 외에 BMW, GM, 메르세데스-벤츠, 현대기아, 폴크스바겐 등은 강화유리만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 [주목!e해외주식]테슬라, 커지는 실적우려…신모델 출시 기대 공존
-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실적이 시장예상치를 밑돌았다. 전기차 보조금 소멸로 인한 실적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유동성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다만 신모델 출시와 로보택시 도입 등의 기대요인도 공존하고 있다는 진단이다.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보고서를 통해 “테슬라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3.2% 증가한 45억4000만달러(약 5조2600억원), 영업손실 5억2000만달러(약 6000억원)를 기록해 예상치 보다 적자폭이 3억6000만달러 확대됐다”며 “지난 1월부터 미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이 종전 7500달러에서 3750달러로 감소했고, 유럽·중국 시장에서 신차 인도가 지연되면서 실적이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분기 34억8800만달러에서 4분기 72억2590만달러로 가파르게 증가했던 매출액은 전분기대비 37% 급감했으며, 지난해 4분기 4억1900만달러를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해 1분기 모델 3와 모델 S/X 판매량은 5만900대, 1만2100대로 전분기대비 각각 1.9%, 5.6% 감소했다는 설명이다.그럼에도 테슬라는 올해 판매목표를 기존 사업계획대로 전년대비 45~65% 증가한 36만~40만대로 유지하고 있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56.2% 증가한 62억4900만달러, 영업이익은 1억4700만달러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조 연구원은 “테슬라의 2분기 인도량은 9만~10만대 수준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오는 7월부터 미국 내 테슬라 모델에 지급되는 전기차 보조금이 완전 소멸되고, 중국·유럽 등 해외 공급망이 불안정하다는 우려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전환사채 상환 및 중국 상해 공장 등 추가 생산설비 증설에 따른 유동성 문제도 잠재 우려 요인이다.반면 신모델 출시와 로보택시 도입 등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3월 4번째 신모델 `모델 Y`를 공개했다. 7인승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1회 충전시 300마일(482km) 주행이 가능하다. 조 연구원은 “테슬라는 모델 Y의 판매량이 기존 라인업인 모델 3와 모델 S/X를 합친 판매량 보다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모델 Y는 내년 하반기부터 인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더불어 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2일 로보택시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로, 테슬라 차량의 소유주가 차량 미운행 시 무인 로보택시로 운영된다. 조 연구원은 “우버와 에어비엔비 서비스를 결합한 형태로, 내년 말 일부 지역에서 로보택시 승인이 예상된다”며 “테슬라가 본격적으로 차량공유 사업에 진입하면서 향후 신규 수익원을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판단했다.
-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기차 브랜드…테슬라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최근 친환경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서 열리는 친환경자동차 전시회 ‘EV TREND KOREA 2019’ 사무국은 4월 15일(월)부터 4월 21일(일)까지 성인남녀 508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선호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이번 설문조사는 2018년에 이어 2회째 진행 중이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전기차에 대한 정보 전달 및 지원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이번 설문결과에 따르면,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94%(475명)로 전년도 91%에 비해 3% 증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다양한 친환경이슈가 많았고,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한 점이 결과로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전기차 구입시 가장 중요한 요인에 대한 질문에는 ‘최대 주행거리’(45%), ‘성능(24%), ‘차량 가격’(17%), ‘디자인’(9%), ‘국가보조금’(5%) 순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국고보조금(25%)에 따라 전기차 구매를 고려했던 반응(2순위)과 다르게 국가보조금이 전기차를 고려하는 가장 후순위로 밀린 점이 인상적이다.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저렴한 연료비’(49%)와 ‘세금감면 및 국고 보조금 등의 정부 혜택’(19%)으로 자동차 구입·유지비에 대한 경제적 요인이 가장 많았다. 특히, 최근 9주 이상 이어진 고유가 영향으로 저렴한 충전요금을 전기차의 가장 큰 장점으로 답변한 응답자가 많았다.전년 결과와 가장 큰 차이점은 전기차 선택의 이유로 '환경 보호(18%)'라고 답변한 사람이 3%이상 늘어난 점이다.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와 대기환경 오염으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점이 이번 설문결과에 그대로 반영되어 나타났다.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에는 충전인프라 부족이라는 답변이 82%를 차지했다. 충전기술의 발전과 충전 1회 주행거리가 늘어나도 충전인프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아직 큰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주행거리(11%)와 가격(5%) 순으로 나타났다.전기차 구매 희망자들이 선호하는 전기차 브랜드 1위는 테슬라로 전체 응답자의 31%를 차지했다. 뒤이어 현대자동차(27%), 기아자동차(11%), 포르쉐(9%), 쉐보레(8%)가 상위권에 위치한 소비자 선호 브랜드로 조사됐다. 전기차 모델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구입가가 높다는 점에서 대중의 관심도가 높은 테슬라(1위)와 포르쉐(4위), 상품성 있는 양산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자동차(2위)와 기아자동차(3위)가 국내 소비자의 관심을 양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EV TREND KOREA 2019 사무국 관계자는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서 친환경과 전기자동차의 높은 관심을 가진 국민들의 관점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며 ”관심이 많아진 전기자동차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줄 EV 트렌드 코리아 2019에 방문하셔서 빠르게 변화하는 EV 트렌드를 직접 경험하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한편, EV TREND KOREA에서는 'EV DRIVE 시승체험' 신청과 'EV 트렌드 세미나' 사전등록을 4월 26일(금)까지 진행한다.
- 월드 베스트셀링 코롤라·시빅..국내서 체면 구긴 이유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남현수 기자= 혼다코리아는 이달 초 준중형 세단 시빅 스포츠를 출시했다. 혼다 시빅은 토요타 코롤라와 함께 북미를 중심으로 준중형 세단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월드 베스트셀링 모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승용차는 토요타 코롤라로 118만1445대를 기록했다. 코롤라의 영원한 경쟁모델인 혼다 시빅은 82만3169대로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두 모델 모두 국내에서는 존재감이 전혀 없다. 토요타 코롤라는 2011년 국내에 잠시 판매됐지만 판매량이 미비해 1년을 버티지 못하고 단종했다. 혼다 시빅은 줄곧 국내 판매를 하지만 수입차 비인기 차종 순위에 이름을 올린다.국내 시장을 장악한 준중형 세단은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다. 지난해 국내에서 판매된 아반떼와 K3는 각각 7만5831대, 4만4514대로 준중형 세단 시장을 양분한다. 또 다른 국산 모델로 지난해 단종된 쉐보레 크루즈는 3615대를 기록했다. 수입 준중형 세단 중에서 국내 판매 모델은 혼다 시빅이 유일하다. 지난해 판매량은 겨우 345대다. 글로벌 판매 4위에 걸맞지 않은 성적이다. 이런 부진을 설명할 가장 큰 이유는 준중형에 걸맞지 않은 3000만원 전후의 엄청 비싼 가격이다. 수입을 하면서 각종 부대비용이 산더미처럼 불어나 미국에서 2000만원 전후 차량이 국내에서는 3000만원 대로 치솟는 것이다. 성능은 아반떼를 능가하는부분이 꽤 있지만 가격이 20~30% 비싸다 보니 경쟁 자체가 되지 않는다.코롤라와 시빅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량을 끌어올린 모델인 만큼 여전히 미국에서 인기가 높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시빅과 코롤라는 각각 32만5760대, 30만3732대로 준중형 세단 판매량 1,2위를 나란히 차지했다. 3위에는 닛산 센트라가 21만3046대, 4위에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가 20만415대로 이름을 올렸다. 5위에는 쉐보레 크루즈 14만2618대, 6위 테슬라 모델3 14만317대, 7위 기아 포르테(국내명 K3) 10만1890대, 8위 폴크스바겐 제타 9만794대 순이다. 국내에서 현대 아반떼와 기아 K3의 판매량이 높지만 미국에서는 시빅과 코롤라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같은 아시아권 국가지만 중국 사정은 국내와 다르다. 지난해 중국에서 코롤라는 37만6719대 판매됐다. 2017년 대비 9.8% 증가한 수치로 중국 자동차 전체 판매량 5위이자 세단 부문 3위의 기록이다. 시빅의 판매량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22.4% 증가한 21만5941대로 세단부문 11위를 차지했다. 현대차 링동(국내명 아반떼)과 기아 K3는 각각 18만8223대, 8만5694대로 각각 세단부문 14위, 4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중국 세단 판매량 1위 모델은 닛산 실피(46만7638대)다. 뒤를 이어 폴크스바겐 제타의 중국 전략 모델인 라비다가 46만6772대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글로벌적으로 인기가 높은 시빅과 코롤라는 왜 국내에서 판매량이 저조할까?준중형 수입 세단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비싼 가격 이외에 SUV 급성장에 따라 시장을 내주면서다. 여기에 현대기아차의 강력한 내수 장악력이 한 몫 한다. 내수 월판매량에서 2017년부터 현대기아차가 80%를 넘어섰다. 미국(1900만대 시장)이나 중국(2800만대 시장)과 달리 국내 자동차 시장은 180만대 시장으로 규모가 작다. 파이가 작아 여러 업체가 나눠갈 수 없는 시장이라는 뜻이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 진출을 위해선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사전 조사가 먼저다. 이런 조사를 통해 차량의 옵션 구성이나 파워트레인을 결정한다. 이후 인증과 수입에 따른 각종 비용이 더해진다. 수입차 업체 입장에서 준중형 세단 시장은 이미 현대기아차가 95% 이상 점유율을 기록해 막대한 자본을 들여서 진입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더구나 국내 판매를 하더라도 홍보 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다. 대표적으로 포드 포커스는 2016년 국내 판매량이 저조하자 슬그머니 단종했다.가장 큰 이유는 역시나 높은 가격이다. 자동차 구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구매할 때 드는 비용이다. 소비자들은 가격이 비슷해야 동일한 구매선상에 두고 고민을 시작한다. 가격적인 차이가 크면 애초에 비교대상에서 제외시키는 경우가 대다수다. 토요타 코롤라가 국내 판매되던 2011년 당시 가격은 2590만원이었다. 같은 시기 현대 아반떼 시작가는 1340만원이었고 코롤라와 비슷한 옵션을 단 고급형 모델이 2000만원 정도였다. 2019 서울모터쇼에서 공개된 시빅 스포츠 가격은 3290만원이다. 현대 아반떼는 1404만원부터 시작한다. 혼다 시빅 스포츠와 비슷한 등급인 아반떼 스포츠의 경우 모든 옵션을 더해도 2640만원이다. 시빅이 20% 이상 비싼 셈이다. 반면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혼다 시빅, 토요타 코롤라와 현대 아반떼, 기아 K3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미국 가격을 보면 시빅 세단 1만9450달러(한화 약2221만원), 토요타 코롤라 1만9500달러(한화 약2227만원)다. 1만4950달러(한화 약1707만원)의 현대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나 1만7790달러(한화 약2032만원)부터 시작하는 기아 K3와 직접 비교가 가능한 차이일 뿐이다.중국도 사정은 비슷하다. 혼다 시빅은 11만5900위안(한화 약1970만원), 토요타 코롤라는 10만5800위안(한화 약1798만원)부터다. 현대 링동(국내명 아반떼)과 기아 K3는 9만9800위안(한화 약1697만원), 9만6800위안(한화 약 1646만원)부터 시작한다. 4개 모델의 격차가 크지 않은 만큼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들은 4개의 모델을 동일 선상에 놓고 고민하면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반면 국내 소비자들은 토요타 코롤라나 혼다 시빅을 고려한다면 가격이 비싸 한 등급 위인 현대 쏘나타, 기아 K5와 비교를 해야 한다.미국과 중국에서도 코롤라와 시빅의 가격이 아반떼나 K3보다 10% 이상 비싸지만 잘 팔리는 이유는 국가별 소비자의 구매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은 내가 구매하고자 하는 차량이 어떤 디자인을 갖추고 있는지, AS는 잘 되는지, 중고차로 팔 때 감가가 적은지, 다양한 편의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을 주로 따진다. 현대기아차는 국산 브랜드인만큼 소비자들의 선호 사양을 정확하게 파악해 개발한다. 이런 이유로 국산 경차에도 열선 시트나 열선 스티어링휠 등을 갖추는 것은 물론 국내 최적화된 내비게이션과 버튼 배치를 적용한다.수입차는 상대적으로 국내 소비자의 선호를 맞추기 어렵다. 가령 토요타 코롤라의 경우 준중형 세단임에도 1.8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하고 출시됐다. 국내 소비자들에겐 '준중형=1600cc'라는 인식이 깊게 자리잡고 있다. 당연히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미국이나 유럽의 소비자들은 차량을 선택 할 때 브랜드나 차량에 대한 신뢰도가 구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오랫동안 스테디셀러로 입지를 굳히 토요타나 코롤라, 혼다 시빅의 판매량이 크다. 국내는 위에서 언급한 트렌드를 따라 차량을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런 이유로 사회 초년생을 위한 차로 불리는 현대 아반떼나 기아 K3의 판매량이 압도적이다. 토요타 코롤라와 포드 포커스 등 걸출한 수입 준중형 세단이 쓴 맛을 보고 국내에서 철수했다. 혼다 시빅만이 남아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판매 성공을 위해선 가격을 20% 정도 내리지 않는 한 불가능해 보인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구색 갖추기' 용도에 그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