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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팍팍한 살림살이'…색다른 라면에 지갑 연다
-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민 라면’ 신라면의 계보를 잇는 농심 ‘신라면 더 레드’부터 라면 시장에 새로 출사표를 던진 더본코리아의 ‘백종원 라면’, 대용량·가성비로 눈길을 사로잡은 GS25 ‘점보도시락’까지. 지난해부터 꺾일 줄 모르는 외식비 고공행진에 소비자들이 내식으로 눈을 돌리면서 차별화 라면 제품들이 속속 ‘밀리언셀러’에 등극하고 있다. 편의점 CU가 최근 서울 마포구에서 선보인 라면 특화 편의점 CU 홍대상상점에서 소비자들이 라면 제품을 살피고 있다.(사진=연합뉴스)◇좀처럼 잡히지 않는 외식비…음·식료품 소매 증가로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10월 누적 소매 판매액은 526조242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7조9605억원) 대비 1.6% 증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고물가 속에서 이 같은 성장세를 이끈 건 단연 음·식료품 부문이었다. 같은 기간 음·식료품 소매 판매액은 141조4360억원에서 148조4593억원으로 5.0% 증가했다. 전체 소매 판매액에서 음·식료품가 차지하는 비중 또한 작년 27.3%에서 28.2%로 늘었다.각종 식자재 비용과 함께 인건비와 전기·임대료 등 제반비용 부담까지 늘면서 외식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자 음·식료품을 구매해 이른바 ‘집밥’을 직접 해먹으려는 내식 인구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외식 대비 집 밥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며 증권시장에서 즉석밥, 만두와 함께 라면 업체들을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서울 지역에서 지난해 11월 3085원이었던 김밥 한 줄은 올해 11월 3292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자장면 한 그릇은 6531원에서 7069원, 삼겹살 1인분은 1만8954원에서 1만9253원, 비빔밥은 9846원에서 1만577원,김치찌개 백반은 7423원에서 7923원으로 빠짐없이 올랐다.◇단연 주목받는 ‘라면’…‘텐 밀리언셀러’ 속출내식 수요 증가 속 단연 주목을 받은 제품은 특히 라면이다. 음·식료품 가격 또한 고물가의 영향권인 만큼 라면으로 가성비를 챙기려는 이들이 늘어난 데 더해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을 피해 점심식사를 편의점 컵라면으로 해결하려는 직장인 또한 적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주요 유통채널의 라면 매출은 이미 크게 늘어난 바 있다. 엔데믹 전환 후인 올해 전년 대비 성장세가 이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편의점 CU는 지난해 라면 매출이 전년대비 25.6% 증가한 데 이어 올해 1~11월도 전년동기 대비 2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10.4%, 올해 1~11월 4.8%의 라면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기존 스테디셀러에서 벗어나 차별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농심이 기존 스테디셀러를 차별화해 올 하반기 선보인 신라면 더 레드는 출시 4개월 만에 2000만개, 순하군 안성탕면은 출시 40일 만에 830만개가 팔려나갔다. 라면 시장에 첫 발을 디딘 더본코리아가 ‘백종원 대표’의 이름을 걸고 선보인 ‘빽라면(이마트 단독 출시)’과 ‘백종원 고기짬뽕(CU)’은 최근까지 각각 470만개, 300만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고 대용량·가성비를 전면에 내세운 GS25 PB라면 ‘점보도시락’은 6개월 만에 120만개, ‘공간춘’은 한 달여 만에 35만개가 팔려나가며 한때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농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농심 4대 라면 제품인 신라면과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0% 증가했다”면서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라면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라면 신제품들이 다양한 맛을 찾는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킨 점도 라면 판매량 증가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 요소·인산이암모늄 할당관세 내년 연장…요소 국내생산 검토(종합)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정부가 올해 종료될 예정이었던 요소, 인산이암모늄에 대한 할당관세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생산 원료들의 수입을 안정화하기 위해 제3국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2년 만에 수급 문제가 되풀이된 요소의 경우 국내 생산을 재개하는 방안도 연구용역을 추진해 검토하기로 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 공급망 관계장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왼쪽부터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추 부총리, 박진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정부는 11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제안보공급망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중국의 요소 통관 제한에 따른 국내 동향 및 공급 대책을 논의했다.정부에 따르면 사태가 알려진 직후 국내 주유소의 요소수 판매량은 평시 대비 증가했으나 지난주 후반부터는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가격과 재고도 평시와 유사한 상황으로 2년 전 요소수 사태 당시 가격이 10배 가량 오르고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판단이다.우선 올해 말 종료되는 차량용 요소 할당관세는 연장하고, 도입 비용이 중국산에 비해 더 비싼 나라들로부터 대체 수입하는 산업용·차량용 요소에 대해 해상운송비 일부를 내년 4월까지 한시 지원할 계획이다.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제3국 추가 도입계약을 모색 중이다. 현재 현재 6000톤(1개월분) 규모인 공공비축 규모를 1만2000톤(2개월분)으로 2배 늘리고, 상대적으로 구매 물량이 작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제3국 공동구매를 추진한다. 요소수 완제품 수입이 급증할 것을 대비해 검사 소요 기간을 평시 20일에서 5일까지 줄이는 신속검사 체계도 준비 중이다.시장 안정화 조치 차원에서 공공비축 요소 중 방출 가능한 물량 1930톤에 대해서는 오는 12일까지 방출 수요 조사를 진행한 뒤 이달 중으로 긴급 방출한다는 계획이다. 수급난이 발생하지 않도록 화물·버스·건설업계, 주유소 등을 상대로 1회 구매수량 한도 설정 등에 관해 협조를 요청하고 필요한 경우 매점매석 고시, 긴급수급조정조치도 검토 중이다.향후 관계부처는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하는 ‘경제안보핵심품목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수급 상황을 일일 모니터링하고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범부처 대응체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내년 1월부터는 연구용역을 추진해 중장기적으로 국내 생산시설 구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10일 오후 서울 양천구의 한 주유소에서 관계자가 요소수 재고창고에 있는 요소수를 보여주고 있다.(사진=연합뉴스)아울러 정부는 인산이암모늄의 할당관세도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주로 비료에 쓰이는 인산이암모늄은 중국 수입 비중이 95.7%에 달한다. 최근 중국이 인산이암모늄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현재 중국 통관에서 지연되는 국내 수입 물량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현재 인산이암모늄은 완제품과 원자제 등 내년 5월까지 공급 가능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정부는 추후 모로코, 베트남 등 공동구매를 통해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수급불안이 장기화하면 국내 기업인 남해화학의 원료 생산량을 확대해 국내 수요로 충당하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중국이 지난 1일부터 수출 통제를 시행 중인 흑연에 대해서는 ‘흑연 수급대응 TF’를 통해 수급 동향을 점검하고 자립화·다변화를 위한 업계의 프로젝트를 지원할 예정이다. 특히 오는 2028년까지 1172억원을 들여 리튬메탈 배터리 등 흑연 대체 기술개발을 추진한다. 마찬가지로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갈륨·게르마늄의 경우, 국내에서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에 일부 사용되고 있으나 대체수입처, 리사이클링 등으로도 수급이 가능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 대중관계 관리, 공급망 다변화…투트랙 대응해야
- [이데일리 김형욱 강신우 기자] 2년 만에 다시 차량용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재연되는 등 중국발(發) 요소수 수급 대란 사태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비용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尿素)는 석탄, 천연가스를 정제해 만드는데, 이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다만, 외국산 요소가 훨씬 저렴하다 보니 2011년을 기점으로 국내 생산이 끊겼고, 동남아·중동보다 물류비 부담이 적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약 97%에 달했던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이 2021년 요소수 대란을 계기로 작년에 67%까지 줄었다가. 올 들어 다시 92%까지 치솟은 것도 이 때문이다. 수입 기업들도 비상시 대체 수입처를 확보해 놓더라도, 평소에는 저렴한 중국산을 수입한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산 요소 가격은 동남아산과 비교해 약 2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데일리 김정훈 기자]요소와 같은 저부가가치 소재·부품의 경우 첨단산업 소재·부품 등과 달리 특정국의 수출통제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이유다. 2년 전 수급 차질을 빚었던 차량용 와이어링 하네스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이 같은 저부가가치 소재·부품들이 언제든지 국내 핵심 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3개월 이상 비축 시 상업적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에 비축량을 늘리는 대책도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공급망 기본법에 담긴 범정부 컨트롤타워의 조기경보시스템(EWS) 가동과 공급망안정화 기금을 활용한 정부의 공급망 다변화 노력과 함께 중국 등 핵심 공급망 국가와의 외교적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해지면서 중국이 잘하는 건 중국이 하고 우리가 잘하는 건 우리가 하는 분업 체제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면서 “수많은 저부가가치 소재·부품들을 모두 자립화할 수 없는 만큼 외교적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정부는 이번 사태가 불거진 이달 초부터 각 부처 ‘핫라인’을 통해 중국 당국과 소통했지만, 시장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이번 중국의 요소 수출통제가 정부의 공식 조치가 아닌 탓에 정확한 사태 파악에도 애를 먹고 있는 지경이다. 중국에선 내년 1분기까지 수출통제가 이어질 것이란 보도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조차 확인이 힘들다.구 교수는 “중국 내 요소 수급이 긴박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통관까지 마친 물품(요소)를 붙잡아두고 있다”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언급한) 우리 정부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일종의 정치 행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의 공식 입장은 양국간 공급망을 원활히 하자는 것인 만큼 소재 수출 제한이 없도록 외교적 노력을 하고 핫라인을 통해 중국 당국의 수출제한 계획을 사전에 파악해 미리 물량 확보하는 등의 상시적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왼쪽부터)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왕셔우원(王受文)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가 지난 4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 회의실에서 제5차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공동위원회 회의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둘은 이날 중국 당국의 요소 수출 차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산업부)중국산을 대체할 수 없는 품목도 있다. 현재 중국 당국이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시행 중인 갈륨, 게르마늄은 전 세계 생산량 중 중국 비중이 각각 98%, 68%에 이른다. 실제 수출이 통제된다면 국내 반도체업체들의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지평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특임교수는 “중국의 의도는 불확실하지만, 한·중 관계의 중요성은 충분히 상기시켰다”며 “중장기적으로 중국 이외 지역으로 공급망를 분산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벽 높은 비만치료제 시장…화이자, 부작용에 임상 중단
-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비만치료제 시장의 후발주자인 화이자가 부작용을 이유로 임상시험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 6월에 이어 올 들어 두 번째 체중감량 약물 임상 중단 소식으로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손꼽히는 비만치료제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화이자 로고(사진=로이터)3일(현지시간) CNBC는 화이자가 비만치료제를 목표로 임상시험했던 ‘다누글리폰’이 폐기된 약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고 보도했다.앞서 화이자는 하루에 2회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다누글리폰에 대한 임상시험을 중단한다고 지난 1일 밝혔다. 2상 임상시험을 치르면서 신약을 복용한 비만환자가 상당한 체중을 줄였지만, 부작용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시험 참여자 중 73%는 메스꺼움을, 47%는 구토증을, 25%는 설사병을 경험했다. 위장 장애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시험자 대다수가 약물 복용을 중단했다. 이에 화이자는 하루에 1회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 개발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내년에 해당 신약에 대한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앞으로 화이자가 나아갈 길을 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다만 화이자는 앞서 지난 6월 하루에 1회 복용하는 다른 체중감량 약물을 간 효소 수치가 높아지는 부작용 등으로 임상시험을 중단한 바 있다. 불과 몇 달 만에 2개의 비만치료제 후보를 폐기한 화이자의 행보는 안전하며 효과 있는 체중감량 약물을 개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CNBC는 지적했다.덴마크 제약사인 노보노디스크의 당뇨병 치료제인 오젬픽과 비만치료제인 위고비,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릴리의 당뇨병 치료제인 마운자로 등은 모두 안전하고 성공적인 체중감량 효과 덕분에 인기가 급상승,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기준 성인의 약 40%가 비만으로 이러한 비만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가운데 제약업계의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노보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의 개발 성공 전까지만 해도 비만치료제 시장은 실패 투성이었다고 CNBC는 전했다. 임상실험 단계에서 중단되거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승인이 거부되는 등 시장에서 퇴출당한 이유는 간 효수 수치 상승, 심혈관 위험, 암 유발 가능성, 자살과 같은 정신과적인 문제 등 의도하지 않았던 부작용 문제가 커서다. 일본 제약회사인 에이사이의 로카세린, 프랑스 제약회사인 사노피의 리모나반트, 미국 제약회사인 애보트의 시부트라민 등이 대표적이다.반면 최근 비만치료제 시장에서 승인된 제품은 체중감량뿐 아니라 심장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위고비의 임상시험에 따르면 매주 1회씩 주사를 맞으면 심장마비와 뇌졸중,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전반적으로 2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 "또 사재기?" 중국발 '요소수 대란' 악몽 재현되나 [르포]
- [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오늘 요소수 여러 통을 살 수 있는지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는데, 수급이 잘 안 된다는 말이 돌고 있어서 인당 2~3개만 살 수 있게 제한하고 있어요.”인천 계양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최모씨는 “당장 확보해둔 물량이 부족하진 않지만, 불안한 소비자들이 여러 통을 챙겨 두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통관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막으며 국내에서 또다시 ‘요소수 대란’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적정재고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요소수 대란을 겪었던 소비자들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4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말 중국에서 수입하려던 요소 상당량이 검사를 마친 상태에서 현지 세관의 지시로 선적 작업이 중단되면서 발이 묶였다. 요소는 주로 트럭, 버스 등 디젤 차량 운행에 쓰이는 요소수와 농사에 사용되는 비료용으로 쓰인다. 앞서 지난 2021년엔 중국이 요소 수입을 끊으며 ‘요소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 국내 관련 업계와 화물차 운전기사들, 디젤차 운행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이 때문에 국내 관련 업계에선 혹시 모를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 현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실제 일부 주유소는 평소보다 확보해둔 물량이 적거나, 요소수 가격을 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에서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임모씨는 판매처에서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가격을 50% 올렸다고 말했다. 임씨는 “(요소수) 재고가 부족해서 보름째 못 사고 있다”며 “평소라면 10ℓ짜리로 300~400통은 쌓아둬야 하는데 지금은 100통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래 예전에는 한 통당 만원에 팔았는데 지금은 구할 수가 없으니까 1만5000원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남동구의 한 주유소에서 근무하는 유모씨도 “원래 재고가 1000통은 돼야 하는데 오늘부터 구매처가 발주를 안 받아서 600통뿐”이라며 “한 사람이 10통씩 사기도 한다”고 말했다. 2년 전 요소수 대란을 경험한 정부는 수입처 다변화를 추진해왔지만 중국의 영향을 벗어나진 못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67%까지 떨어진 중국산 비중은 올해 10월 91%까지 늘어났다. 요소수를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거나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길이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요소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일 환경부와 외교부, 기획재정부, 조달청과 관계부처 점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현재 국내에 차량용 요소와 국내 요소수 재고, 베트남·일본 등 중국 외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할 예정인 요소수까지 3개월 치 재고가 확보돼 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이 중국 기업과 체결한 계약 물량이 예정대로 도입될 수 있도록 중국 정부와 긴밀히 협의할 예정”이라며 “업계의 수입처 다변화를 지원하고, 정부의 차량용 요소 비축분을 늘리는 등 국내 수요물량을 차질 없이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향후 요소수 대란을 막기 위해 요소 비축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탄소중립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격경쟁력을 생각할 때 중국산 요소에 기대는 현상은 어쩔 수 없다”면서도 “자국우선주의에 따른 수입 불안에 대비해서 평소 비축분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석 교수는 “일본이나 베트남 같은 주변국에서 당장 필요한 재고를 수입하면서 장기적으로는 경유 중심의 운송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해 요소수 불안을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 올해 주택건설실적 5년 내 최저치, '신축 품귀 현상' 지속 전망
-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전국 아파트 준공실적이 최근 5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주택건설실적통계(준공)’ 자료를 통해 2019년부터 올해(1~9월 기준)까지 전국 아파트 준공실적을 조사한 결과, 올해는 총 19만 9964세대가 준공되며 5년 내 가장 낮은 모습을 보였다. 이는 전년도 아파트 준공실적과 비교했을 때 38.12% 감소한 수준이다. 이 중 수도권은 올해 10만3441세대로 전년 대비 41.3% 줄었고 지방은 올해 9만 6523세대에 그쳐 전년과 비교해 34.31%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준공실적이 줄어듦에 따라 신규 분양 단지로의 내 집 마련 열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국 민간아파트의 평균 초기분양률(분양 개시일 이후 3개월 초과, 6개월 이하)이 83.5%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1.9%, 전년 동기 대비 1.2% 상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도 공급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사전청약이나 신규 택지지구를 지정하는 등 대규모 공급을 예고하고 있지만 이주, 보상 등이 남아 있는 만큼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표로서 입증 가능한 공급 실적이 나오지 않는 이상 내 집 마련 열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당장 연내 분양 예정인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410세대)’,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983세대)’, ‘영통역자이 프라시엘(472세대)’, ‘힐스테이트 가양 더와이즈(358세대)’ 등 주요 신규 분양 단지에도 청약 쏠림이 예상된다. 먼저 HDC현대산업개발은 12월, 충남 서산시 석림동 일원에 짓는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4개동, 전용면적 84~116㎡, 총 410세대 규모로 공급된다. 국내 3대 석유화학단지이자 HD현대오일뱅크, LG화학, 롯데케미칼 등이 입주한 대산석유화학단지로 출퇴근이 가능하다. GS건설은 12월, 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일원에 짓는 ‘영통역자이 프라시엘’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23층, 6개동, 전용면적 84~100㎡, 총 472세대로 구성된다. 삼성전자 본사인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와 삼성전자나노시티 기흥캠퍼스가 인근에 위치해 있다. 수인분당선 영통역 이용도 가능하다. 현대건설은 12월, 대전시 동구 가양동 일원에 짓는 ‘힐스테이트 가양 더와이즈’를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4층~지상 49층, 3개 동, 전용면적 84~155㎡, 총 358세대 규모로 조성된다. 2024년 10월 입주 예정인 후분양 아파트다. 롯데건설은 연내 경기 부천시 소사 본동 일원에 짓는 ‘소사역 롯데캐슬 더 뉴엘’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6개동, 전용면적 59~132㎡, 총 983세대로 구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