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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석]미세먼지 대책,디젤 대신 전기상용차 트럭ㆍ버스 늘려야
- [이데일리 오토in] 카가이 제갈원 기자= 주말부터 온 국민이 중국발 초미세먼지가 더해진 미세먼지에 고통을 받고 있다. 올 겨울도 저기압 영향으로 온화한 날씨에 대기가 정체하면 어김없이 불청객 미세먼지가 찾아온다. 이제 지겹다 못해 익숙해진다. 마스크가 필수인 세상이 됐다.최근 세계보건기구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미세먼지로 조기 사망하는 사람이 1년에 700만 명에 달한다. 흡연 사망자 600만 명보다 미세먼지 사망자가 더 많은 수치다. 수도권 미세먼지는 해가 갈수록 더 악화한다. 중국에서 바람을 타고 건너오는 미세먼지야 국가적인 해결차원이라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고 해도 대략 40~50%정도로 추정되는 자체 발생량은 줄여야 하고 줄일 수 있다. 자체 발생 가운데 대표적인 게 자동차 배기가스다. 배기가스 미세먼지의 주범은 오래된 디젤 상용 트럭이나 버스에서 내뿜는 매캐한 매연이다. 물로 요즘 나오는 첨단 디젤 승용차도 한몫한다. 이미 폴크스바겐 디젤 게이트를 통해 친환경 디젤이 허구라는 것이 밝혀진 바 있다. 결과적으로 이런 디젤 연료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해줄 대안이 바로 전기차이다.사실 전기 자동차는 가솔린 자동차보다 40년 먼저 발명됐다. 전기 자동차의 시초는 1830년대 스코틀랜드의 사업가 로버트 앤더슨 경이 만든 ‘전기마차’이다. 가솔린 자동차는 1870년대 개발돼 1886년 독일의 칼 벤츠가 “페이먼트 모터바겐”이란 자동차로 처음 특허를 받았다. 이렇듯 전기차는 가솔린차보다 무려 40년이나 앞섰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더 빨리 발명될 수 있었던 이유는 작동원리가 단순해서다. 전기차는 배터리 힘만으로 움직여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복잡한 변속장치도 필요 없다. 1865년 프랑스의 가스통 플란테가 축전지를 개발하면서 전기차 충전이 가능해지고 관련 기술도 급속도로 발전했다. 1880년대에 들어서는 상용화가 시작됐다. 전기차는 기어를 바꾸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운전이 쉽고 진동과 소음이 적어서 상류층 여성에게 인기를 끌었다. 이렇듯 전기차는 작동 원리도 단순하고 단순한 조작과 적은 진동, 소음이라는 장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내연기관 차량 보급에 뒤진 것일까?바로 대량생산 방식을 도입한 헨리 포드 때문이다. 1908년 ‘자동차 왕’ 헨리 포드는 컨베이어 벨트를 이용한 대량생산 방식을 통해 값싼 가솔린차를 시장에 내놓았다. 사실 전기차에도 단점은 있었다. 무거운 배터리, 긴 충전 시간 그리고 비싼 가격이다. 게다가 1920년대 텍사스에서 유전이 개발되면서 가솔린 가격이 크게 떨어졌다. 그러면서 1930년대 전기차는 세상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러다 최근 환경문제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 그리고 테슬라의 등장으로 전기차가 재조명 받고 있다.독일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해 2025년까지 전기차 개발에 집중하고, 관련 시설에 95조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외의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심지어 전기차는 이제 대중교통 영역까지 넘보고 있다.서울시는 지난해 전기버스 30대 보급을 시작으로 오는 2025년까지 전체 시내버스의 40% 이상인 3000대를 전기버스로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현재 개발된 전기버스 가격은 대당 4억∼5억원이다. 아직은 기존 내연기관 버스에 비해 2,3배 비싸다. 시는 운행업체의 재정 부담을 완화하고 전기버스 보급을 촉진하기 위해 2018년 대당 2억9200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 전기버스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충전인프라 구축을 위해 충전시설 1기당 최대 5000만원의 설치비도 보조해준다.유럽에서는 스웨덴이 돋보인다. 볼보자동차의 본사가 있기도 한 예테보리 시는 지역 공공기관과 협력해 2013년부터 전기버스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현재 예테보리 시에는 50여개 이상의 노선과 10대 이상의 전기버스를 성공적으로 운행하고 있다.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 탈퇴와 동시에 거꾸로 가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실상은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배타적으로 지키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지지를 얻고 있다.미국 주요 전기버스 업체는 프로테라가 꼽힌다. 여기에 포드, GM과 같은 전통 자동차 회사들도 전기버스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프로테라는 시중에 판매되는 전기버스 가운데 최장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1회 충전으로 미국 내 대부분 대중교통 노선을 하루 동안 충분히 주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주요 주에서도 적극적으로 전기버스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미국 로스엔젤레스는 오늘 2030년까지 모든 버스를 전기버스로 바꿀 계획을 검토 중이다.전기버스 기술력과 인프라는 아시아도 유럽, 미국 못지않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다. 한국과 중국은 대기오염 문제가 심각해 단기간에 산업이 급성장했다. 중국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경제 중심지인 상하이에서 전기버스를 시범 운행한다. 전기버스 활성화는 일본이 가장 빠르다. 인프라 구축도 빨랐고 각 제조사들의 경쟁이 더해져 아시아 국가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친환경 대중교통 시스템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일본 도로에서 하이브리드 및 EV버스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최근 일본은 정부가 대학교를 지원하면서 전기버스 개발 프로젝트를 장려하고 있다. 일본 구마모토 대학교는 일본 자동차 닛산과 함께 ‘오염물질 제로’를 위한 전기 버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전기차 시장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그 중에서 전기 트럭과 버스는 가장 핫한 시장인다. 아직 어느 누구도 전기자동차 대중교통 인프라를 완벽하게 구축한 나라는 없다. 한국이 삼성과 LG라는 강력한 배터리 기업을 통해 한발 앞선 기술과 효과적인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전기버스 시장은 또 하나의 블루 오션이다. 전기버스는 앞으로 글로벌 교통의 필수로 자리잡을 모양새다. 자가용 전기차 보급 우선 정책이 아니라 대중교통을 책임지는 상용 버스와 트럭의 전기차 교체가 수도권 미세먼지 대책의 급선무다. 한국의 앞선 배터리 기술과 글로벌 자동차 회사를 잘 활용한다면 상용 전기버스, 트럭 시장은 4차산업혁명의 만개한 꽃이 될 수 있다. 아울러 미세먼지 저감대책의 최적의 대안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성큼 앞당겨진 자율주행..현대차 찾은 하현회, 라이다 우위자신 박정호
-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세계 최대의 가전 박람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전시장. 어제(현지시간 7일) 러시아 회사가 만든 로봇이 테슬라 자율주행차와 부딪혀 로봇의 머리와 팔이 심하게 부서지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올해 CES의 최대 화두는 역시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율주행차였다.인텔이 워너 브라더스와 몰입형 엔터테인먼트가 가능한 컨셉트카를 전시했고, 인텔자회사인 모빌아이는 자율주행에 필요한 지도를 제공하는 도로경험관리 기술을 제공해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기능을 개선했다.엔비디아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레벨2+ 자율주행 시스템인 엔비디아 드라이브 오토파일럿을 공개해 내년 생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글로벌 업체들보다는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 기술력에 뒤지지만, 국내 기업들도 2020년 이후 본격 상용화될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긴 마찬가지다. 5G분야 초저지연 표준이 완성되는 올해 말 이후 2020년이면 자율주행차에 5G 적용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면서 통신사들의 관심도 남달랐다.하현회 LG유플러스 하현회 부회장이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탑승했다. LG유플러스 제공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중인 CES2019에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혼다, 닛산 등 완성차 업체의 부스를 방문 자율 주행차의 미래 발전방향에 대해 인사이트를 구했다. 하 부회장은 현대차 부스를 방문해 둥근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에 탑승해 자율주행차 내에서 학습, 운동, 업무 쇼핑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5G시대의 자동차는 운전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서비스가 제공되며, 자동차의 기능이 가장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 실감난다”고 말했다.기아차 전시관에서는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돼 운전자의 표정이나 심박수 등 생체인식을 통해 감정상황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을 살펴본 후, “미래 스마트시티의 In-Car 라이프 스타일, 실시간 AI 분석을 위해 초 저지연 5G 통신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한양대 공동으로 자율주행차에 5G를 접목해여 장애물 회피, 경로 변경하여 운행 및 주차하는 시나리오를 실증했다. 올해는 서울 강변북로, 상암DMC 포함 선별된 테스트베드에서 LG유플러스의 5G 환경에 기반한 자율주행차 운행과 다이나믹 정밀지도의 정합성 등을 연구한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기아차 전시관에서 센서와 카메라가 부착돼 운전자의 표정이나 심박수 등 생체인식을 통해 감정상황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을 살폈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CES SK 부스에서 소개되는 ‘단일광자 라이다(LiDAR)’에 대한 홍보에 집중했다. 그는 SK의 자율주행차 사업 방향을 묻는 질문에 “구글 자회사 웨이모를 보면 그 회사 가치가 50조 정도 나오는데 불행하게도 자율주행 기술에서 전체적으로 떨어진다고 판단한다”면서도 5G와의 소통을 통해 다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박 사장은 “자율주행은 결국 단독 네트워크로는 주행이 안되고 5G와 데이터를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으로 해야 한다”며 “그런데 주행하는 동안 여러 상황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분석하는 기술은 우리가 구글보다 우위”라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자율주행차의 눈에 해당하는 라이다와 티맵의 진화를 언급했다. 라이다는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하는 핵심 센서다. 박 사장은 “SK그룹 부스에 가면 전기차 배터리 부분도 있지만 SK텔레콤이 가진 양자 기술인 양자 센싱이 개발돼 단일 광자 라이다로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걸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개발한 기술은 이스라엘사 회사의 라이다보다 5배 정도 탐지거리가 길고, 눈이 내려도 물체를 구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전세계 ‘라이다’ 시장은 주로 혁신적인 과학기술을 개발해 온 이스라엘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그런데 SK텔레콤이 스위스의 양자암호통신 및 센싱 원천기술 업체 IDQ를 인수한 뒤, 단일 광자 라이다로 기술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는 의미다.박정호 사장은 “모빌리티 사업은 우리가 자율주행차 사업을 한다기 보다는 주차 알고리즘을 센싱 기반을 바꾸는 일, 스마트폰에 치중한 티맵을 이동성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바꾸는 일 등에 집중하고 있다”고 부연했다.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7일(현지시간) CES2019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 [2019년 빛낼 유망스타트업]해커 잡는 해커…당신의 폰을 지켜드립니다
-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이데일리 이재운 기자]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모터스가 주최하는 모의해킹대회(버그바운티)에서 가장 먼저 해커가 공략하는 대상은 바로 ‘모바일 앱(애플리케이션)’이다. 다른 시스템에 비해 상대적으로 단순하면서도, 장악하고 나면 다양한 제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스마트폰은 이처럼 일상생활 수단은 물론 금융거래, 업무상 비밀정보까지 담고 전달하는 기능을 수행하면서, 갈수록 보안에 대한 위협도 커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차입이나 외부투자 없이 창업 5년차를 맞이한 스틸리언은 올해 ‘보다 쉬운 보안’을 꿈꾸고 있다.◇보안 전문가 ‘화이트해커’로 꽉찬 조직“공격자(해커) 관점에서 보안 솔루션을 만드는게 스틸리언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박찬암(사진) 스틸리언 대표의 창업 계기는 대단한 명분이 아닌, ‘재미있는 일을 내 사업을 키워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어린 시절 우연히 해커 세계에 대해 접한 뒤 화이트해커로서 보안 전문가로 성장했다. 2009년 코드게이트 우승을 시작으로 HITB, 데프콘(DEFCON) 등 유명한 국제 해킹방어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명성을 쌓았다.이런 덕분인지 2015년 스틸리언을 창업하자 일감이 바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외부 투자 없이 독립된 경영을 하겠다는 꿈의 기반으로 이어졌고, 지난해부터는 한국정보보호산업협회의 시큐리티스타트업포럼 공동의장을 맡아 보안분야 새로운 스타트업 창업자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제공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금융감독원, 경찰청을 비롯해 검찰과 군 등 다양한 기관의 자문위원도 역임중이다.이 밖에 신동휘 연구소장을 비롯한 전체 구성원도 해킹방어대회 입상 경력 등 보안에 대한 넓고 깊은 이해와 실력을 겸비한 이들로 이뤄져있다고 박 대표는 자부했다.이런 전문가, 특히 공격자의 관점에서 모바일 보안을 제공하는 ‘앱수트’(AppSuit) 제품이 강점이 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보안 컨설팅, 연구개발(R&D)·교육 등 다른 사업과 연계해 고객사를 폭 넓게 확보하고 있다. 현재 고객사는 LG전자, SK텔레콤, KB국민은행, 키움증권, 교보생명, 케이뱅크, 핀크, 한국스마트카드, 이니텍, 인터파크, KBS 등 100곳이 넘는다.◇교과서에 이름 올린 해커, 새해 목표는 ‘보다 쉬운 보안’박 대표는 ‘교과서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해커’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해 개정된 고등학교 컴퓨터 과목 검정교과서 중 천재교육 교과서에 유망 미래직업을 소개하는 ‘JOB아라 미래 직업’에 정보보안 전문가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그는 “평소에도 초·중·고등학생 대상 강연 요청이 들어오면 다른 조건을 따지지 않고 바로 가서 한다”며 “보안의 중요성과 함께 ‘이런 꿈도 있다’는 점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인 스스로도 다양한 꿈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현재의 모습이 됐으며, 그렇기에 다양한 진로가 있다는 점을 알린다는 측면에서 교과서 등재가 감격이었다고 덧붙였다.스틸리언 로고일자리 창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국가가 인턴십 프로그램에 대한 인건비 보조 정책으로 채용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평범한 스펙이라도 업무를 잘하는 인재도 많다”며 “정부의 고용 지원책이 있으면 구인기업이나 구직자 모두 적극적으로 움직일 수 있어 관련 정책이 계속 강화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새해 각오는 ‘보다 쉬운 보안을 전달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기술력과 제품 자체에 집중해왔다면, 이제는 고객사에 보안의 가치와 중요성을 보다 쉽게 설명하고 설득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고객사 담당자들과 만나보면 여전히 보안을 어려워한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고객에게 어떻게 효과적으로 쉽게 편하게 설명하고 공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또 이제는 국내 보안업계도 글로벌 경쟁력이 과거보다 상당히 높아진만큼, 산업 자체의 성장을 통해 글로벌 진출 확대에 대한 고민도 하겠다고 덧붙였다.고등학교 컴퓨터 교과서(천재교육)에 소개된 박찬암 대표. 스틸리언 제공
- “지갑 닫는 中소비자…애플이 유일한 희생자가 아니다”
- / AFP PHOTO[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애플이 중국 경제 둔화에 따른 유일한 피해자가 아니다.”블룸버그통신과 CNN은 2일(현지시간) 전 세계 금융시장을 덮친 애플발(發) 중국 소비 둔화 우려에 대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블룸버그는 “페덱스, 스타벅스, 티파니, 다임러, 제냐 등 자동차부터 테이크 아웃 커피 등 다양한 분야 유명 기업들도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전했다. CNN도 “중국 경제가 수십년 간 팽창해왔지만 2018년 성장세는 1990년 이래 가장 약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올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부채 감축을 위한 정부 드라이브 등으로 더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늘리려는 기업들에겐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포드, 테슬라, 스타벅스 등을 피해 기업으로 꼽았다.컨설팅 업체 차이나마켓리서치그룹의 벤자민 카벤더 애널리스트는 CNN에 “중국 소비자들의 구매능력이 악화되고 있다. 올해는 서구 기업들에게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며 “화웨이와 샤오미 등 아이폰보다는 싸지만 기능은 떨어지지 않는 토종 브랜드들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는 만큼, 애플과 같은 고급 브랜드는 중국에서 제품경쟁력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잃고 있다”고 말했다. / AFP PHOTO미국 대형 배송업체인 페덱스는 지난달 말 미중 무역전쟁 이유로 올해 이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조정했다. 프레드 스미스 페덱스 CEO는 “대부분의 문제를 맞닥뜨리게 된 이유는 나쁜 정치적 선택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커피기업 스타벅스도 타격이 예상된다. 몇 주 후 실적 발표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지난달 중국에서의 성장률이 장기적으로 1%를 밑돌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국가에서 평균 3~4% 성장률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갈등이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없다”면서 “단순히 중국인들이 카페인 맛에 질려가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스타벅스가 중국에선 명품 브랜드로 간주되는 만큼 중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면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CNN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첨단 IT 기업만 압박감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스타벅스의 라떼 한 잔 가격이 아이폰 신제품보다 훨씬 싸지만 중국 경기 침체의 파고를 피해갈 수 없다”면서 “미국 다음으로 큰 중국 시장에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매출이 감소하고 있다”고 전했다.귀금속 기업인 티파니는 이미 직격탄을 맞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예상보다 저조한 판매 실적을 발표한 뒤 “중국 쇼핑객들의 해외 소비가 줄어들고 있다. 분명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중국 세관 당국의 명품 단속이 강화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년 간 중국에서 블록버스터급 판매량을 보였던 자동차 기업들에겐 중국 경기 둔화가 더욱 치명적이다. GM, 폭스바겐, 재규어, 랜드로버, 포드 등 중국에 진출한 해외 자동차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매출이 감소하기 시작했다. 테슬라 역시 중국 전기차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을 벌여야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최근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기로 했지만 그 효과를 보기도 전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분석업체 시노 오토 인사이트의 설립자 투 러는 “중국 경제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 내년은 물론 2년 후까지도 성장세를 회복하는 게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관측했다.